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46)
Sp1. Win or Nothing (3)
@@ 인터뷰
인터뷰어 : 6:0 승리네요.
펩 과르디올라 : 좋은 시합이었죠. 뜻밖의 부상으로 문제가 생겼습니다만, 모두가 잘 집중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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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에게는 다행히도, 에데르송은 단순 타박상과 찰과상 판정을 받았다. 에데르송의 합류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만 그런 게 아니다. 주앙 칸셀루. 에므리크 라포르트. 펩 과르디올라는 지난여름, 골키퍼와 수비라인을 개선하는 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김다온은 맨체스터 시티의 오랜 골칫거리인 수비 불안과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해 줄 선수로 평가를 받는다.
@@ 인터뷰
디에고 시메오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감독) :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하는 클럽을 단 한 순간에 바꿔 놓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온은 그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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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시즌이 시작된 이후 단 한 달 만에, 다온은 맨체스터 시티 풋볼 클럽의 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선수들은 이전보다 더 부지런해졌고, 스태프들은 클럽의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 인터뷰
일카이 귄도안 : 그와 함께하기 전부터,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팀에서 뛰게 된 순간, 어째서 그렇게 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겠더군요. 그는 가장 일찍 출근해 가장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유형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훈련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하며 사람들을 이끕니다.
폴 피터스(우편물 매니저) : 저는 거의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들에게 줄 우편이나 각종 편지를 배달하고, 선수들에게 도착한 선물도 분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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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김다온이 합류하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부터, 맨체스터 시티 그룹은 그들의 우편물 관리에 더욱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 인터뷰(맨체스터 시티 우편센터)
폴 피터스 : 이건 한국에서 왔고, 이것도 한국에서 왔습니다. 여기에서 여기까지가 전부 다온의 선물이에요. 엽서나 과자 같은 것들을 시작으로, 직접 딴 목도리나 직접 그린 그림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다온에게 도착하는 소포 일주일 치면, 남은 맨체스터 시티 전체가 시즌 동안 받는 양과 거의 같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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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폴 피터스는 시티의 클럽하우스 관계자들의 표정이 몇 배는 더 밝아졌다고 말한다.
@@ 인터뷰
베티 데이(로비 매니저) : 누구도 다온보다 아침 인사를 행복하게 건네올 수는 없을 거예요. 출근 직후 몸이 조금 피곤할 때, 보통은 커피가 필요하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웃음) 모두가 다온의 얼굴을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고 말해요. 마치 한참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사람인 것만 같은 착각을 느끼고는 합니다.
김다온 : (웃음)(폭소) 아- (눈물을 닦으며) 재미있네요. 네. 제가 좀 잘 웃는 편이기는 하죠. 하지만 그건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저, 훈련장으로 향하는 일이 즐거워서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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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어느새, 훈련장에서도 김다온은 인기인이 되었다.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베르나르두 실바와 에데르송, 그리고 주앙 칸셀루는 모두 포르투갈의 축구 클럽 SL 벤피카 출신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 인터뷰
주앙 칸셀루 : 정말 재미있는 친구예요. 함께 있으면 웃음이 끊이지를 않죠. 우리에게 공감대가 있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이들에게 인기가 있어요.
올렉산드르 진첸코 : 아마, 포든이 제일 좋아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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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2000년생의 필 포든은 맨체스터 시티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유망주다. 펩 과르디올라는 그가 세계적인 미드필드가 될 것이라고 했으며, 김다온 역시 이 젊은 재능을 향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 인터뷰
필 포든 : 다온은 진짜 굉장해요. 훈련 때 단 한 번도 잘못을 지적받지 않죠. 과르디올라 감독님과 함께해 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지 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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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다온은 펩 과르디올라가 추구하는 축구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팀을 이끌 수 있는 월드클래스 사이드백. 전 세계에서 오직 다온만이, 공수 모든 측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를 받는다.
@@ 인터뷰
다비드 실바 : 다온과 함께 뛰면 경기가 무척 편합니다. 매우 빠르고 부지런해서 피치의 모든 곳에 있다고 생각이 될 정도죠. 심지어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나타납니다.
야야 투레 : 비교 대상이 없어요. 네, 물론 뛰어난 측면 수비수들은 있었죠. 하지만 그들이 다온처럼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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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아무리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라 할지라도,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며칠, 몇 주. 혹은 반년이나 하나의 시즌이 통째로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김다온은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첫 번째 날부터 무척 편안해 보였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훈련 두 번째 날부터는 동료의 식판에 담긴 음식을 뺏어 먹고, 끊임없이 장난을 치며 훈련장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게 했다.
@@ 인터뷰
필 포든 : 그런 점은 의외이긴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들은 대단히 프로페셔널하고,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도 또 말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라고 했죠. 물론, 다온은 프로페셔널합니다. 하지만 뭐랄까, 조금 더 인간미가 넘치죠.
세르히오 아궤로 : 네, 그는 좋은 친구입니다. 그는 저를 쿤이라 부르고, 저는 그를 다오니라고 부르죠. 만약 그와 농담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그날 하루가 허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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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김다온이 만들어 낸 이러한 분위기는, 리버풀전 대승으로 흐름을 탄 맨체스터 시티에 순풍을 달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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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타일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Fantastic Game of Manchester City! 왓포드에게 완벽한 재앙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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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탭하우스) – Sky Sports 코멘테이터
“Four One, Manchester City! 다온을 포함한 주요 선수들 없이도, 여전히 강력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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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패리) – Sky Sports 코멘테이터
“Would you Believe it?!! Another Six Goal Game of Manchester City! Four in a Low! 이건 틀림없는 잉글랜드 축구의 역사입니다!”
***
2017년 9월 27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포먼스 센터.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샤흐타르와의 경기에서 4:0 승리를 거둔 다음 날, 시즌 개막 후 9연승을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클럽하우스에 비명이 번져 나가고 있었다.
나쁜 종류는 아니고.
좋은 종류의 것이다.
“Oh my god! 대체 이게 다 뭐야?!”
오늘 오전, 김다온은 맨체스터 시티의 백룸(Back Room)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산더미처럼 쌓인 애플 워치다.
“때마침 이게 필요했다고! 이전의 걸 잃어버렸어!”
“전부 아이폰을 위한 것뿐인 거야?”
“아니, 안드로이드를 위한 것도 있어.”
“진짜? 뭔데?”
“직접 열어 봐.”
비슷한 가격대의 이어폰이 등장하자, 애플 워치는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이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백룸 직원들의 휴대폰 기종을 전부 알아내는 데에만 지난 두 달을 소모한 김다온은, 애플워치를 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따로 선물을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각 상자에는 예쁘게 인쇄된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 적힌 말이 사람들을 웃게 했다.
“응? 하핫! 이거 뭐야?!”
“이제 봤어?”
“응. 크하핫.”
[시티의 모든 폴터가이스트들을 위해.]짧으면 몇 주 만에 팀을 떠나기도 하는 감독이나 선수들과는 달리, 백룸의 직원들을 수년 더 나아가 십여 년 이상을 한 클럽에서 보낸다.
다온은 그런 백룸 직원들을 폴터가이스트(지박령)에 비유했고,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건을 나르거나 하는 이들에겐 제법 재치 있는 표현으로 느껴졌다.
애정 어린 선물에 농담이 적힌 메모지를 붙였다는 점도, 지극히 김다온다운 행동이었다.
“Best season, Ever!”
“뭐? 벌써?”
“우리가 언제 또 이런 선물을 받아 보겠어? 안 그래?”
“그래~ 그건 네 말이 맞는 것도 같아.”
“젠장. 우리 아들이 진짜 좋아하겠어.”
축구 선수들에게 있어 장비 담당자는 신뢰할 수 있는 이발사보다 더 친근한 존재가 된다.
특히 16살 때부터 맨체스터 시티에서 일해 온 브랜든 애쉬튼과 같은 남자라면, 클럽에서 제일가는 인기인이 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뱅상 콩파니, 세르히오 아궤로, 케빈 더브라위너.
맨체스터 시티에서 중요한 남자들 모두, 브랜든 애쉬튼과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낸다.
브랜든 애쉬튼은 이들로부터 때때로 커피나 음식을 대접받기도 하고 자신과 가족의 기념일 때 따로 선물도 받지만, 이러한 마음 씀씀이에는 늘 고마워하게 된다.
“헤이, 다온!! 이거 보여?!!”
“오-! 무척 잘 어울리는데요? 어디에서 났어요?”
“큭큭큭큭. 네가 그래서 참 좋다니까.”
“하하. 대금은 나중에 따로 청구할게요.”
“멍청한 소릴. 고마워!!”
“천만에요!!”
백룸 직원들의 기분이 이렇게 좋아지게 되면, 클럽의 하루는 물 흐르듯 흘러간다.
“다온이 선물을 돌렸다고?”
“네. 바로 그것 때문에 분위기가 이런 거예요.”
“……뭘 돌린 건가?”
“애플워치와 이어폰요.”
“그렇군.”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는, 올 시즌 본연의 스카우트 임무로 복귀한 스튜어트 톰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스튜어트 톰슨은 클럽의 궂은일을 담당해 왔고, 이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피치로 돌아간다.
“타고난 리더라고들 해요.”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네.”
“뱅상이 힘을 실어 주기로 한 이유가 있었어요. 페란도 요즘 팀의 분위기에 만족해하고요.”
뱅상 콩파니가 부상으로 리그 3라운드 이후 결장을 하게 되면서, 맨체스터 시티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해졌다.
사람들은 처음 케빈 더브라위너를 먼저 떠올렸지만, 그의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과 피치 위에서만 돌변한다는 점 때문에 다비드 실바가 임시로 주장직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관계자들은, 팀을 계속 긍정적으로 이끄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다가올 A매치 주간 대한민국 경기를 스카우트키로 한 스튜어트 톰슨이 떠나고, 비어있던 칼둔의 사무실을 페란 소리아노와 그의 스태프가 채웠다.
매주 시행하는 정기적인 미팅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풋볼매니저인 페란 소리아노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에 하나다.
“쿤은 다음 경기에서 뛸 수 없을 겁니다.”
“복귀까지 얼마나 더 걸리지?”
“A매치 주간이 지난 뒤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펩도 복귀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뱅상의 재활은 잘 진행되고 있고, 어쩌면 생각한 시점보다 조금 빨리 복귀하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사흘 뒤, 런던으로 떠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첼시 FC를 상대한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7연승과 시즌 10연승의 길목에서 만난 강한 팀이다.
“그런데 혹시, 한국 수비수의 이야기는…….”
“아, 나도 들었네.”
“네. 밑에서는 제법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꼭 다온의 추천이 아니더라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선수라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2천만 유로까지는 가능해.”
“이적료는 비싸지 않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지?”
“토트넘이 함께 경쟁하고 있다는 것 정도죠.”
“…….”
스코틀랜드 출신의 귀족 제임스 그래험에게 인수된 후, 토트넘 홋스퍼는 프리미어리그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인색한 협상가로 유명한 다니엘 레비를 여전히 사장으로 두고 있음에도, 맨체스터 시티의 자본력을 이겨 내며 몇몇 선수를 하이재킹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당연히 관계가 좋을 수가 없다.
“아시다시피, 토트넘에 쏜이 있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게.”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오전의 일과가 끝나고 난 뒤, 점심을 먹기 전 창가에 선 칼둔 알 무바라크가 훈련용 그라운드를 바라본다.
거기엔, 한 남자가 홀로 연습하고 있었다.
퍽-!!
퍽-!!
FC 노르셸란 시절부터 이어 온 프리킥 훈련 중인 김다온은, 오늘도 50개의 만족스러운 슈팅이 나올 때까지 휴식 시간을 쪼개어 가며 개인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저러한 노력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퍽-!!
퍽-!!
세계 최고가 된다는 것.
김다온과 같은 꿈을 가진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은, 비로소 클럽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는 새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
2017년 9월 29일. 맨체스터 M60 7RA, 잉글랜드. 피카딜리 스테이션 어프로치. 맨체스터 피카딜리(Manchester Piccadilly. Piccadilly Station Approach. Manchester M60 7RA, England).
시티는 오늘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일곱 번째 경기를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맨체스터 피카딜리에서 출발해 런던 유스턴에 도착하는 기차 여행은 전용기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몸에 부담이 없고 심리적으로도 훨씬 안정적이다.
선수단과 스태프가 모두 탑승하고, 기차가 출발해 어느 정도 나아갔을 때 한 남자가 ‘Amazon’의 사람들 앞에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케빈 더브라위너.
과거, 첼시의 선수였다.
“인터뷰를 한다고요?”
“네. 길어도 10분이면 돼요.”
“…….”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케빈 더브라위너는 잠재능력을 인정받는 유망주였다. 벨기에 헨트(Gent) 드롱언에서 태어나, 지역 유소년 클럽인 KVV 드롱언과 KAA 헨트를 거쳤다.
18살이던 2009년 5월 9일 KRC 헹크 소속으로 프로 데뷔전을 가졌고, 2010/11 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 최다 1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클럽의 통산 세 번째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이듬해 겨울, 케빈 더브라위너는 단돈 800만 유로에 첼시 FC로 이적했다.
당시 케빈 더브라위너의 활약과 세간의 평가를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금액이었다.
“…….”
“…….”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여하며 맨체스터 시티와 동행 중인 이들 모두, 케빈 더브라위너가 가까워지기 어려운 남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말수가 없는 이 미드필드는, 낯선 사람과 만나는 것을 어려워했다.
벌써 3개월 이상 클럽과 동행하는 사람들이었음에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생각인 케빈 더브라위너는 인터뷰 외의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시작된다.
“당신은 과거 첼시 소속이었죠.”
“네.”
“하지만 당신은 독일로 떠났었고, 결국 첼시가 아닌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하며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어요. 오늘은 거기에서부터 이야기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주제가 저를 신뢰하지 않았어요.”
“주제 무리뉴 말이죠?”
“네.”
2010년대 초반, 첼시 FC는 ‘황금 세대’로 불리던 벨기에의 젊은 선수들을 몽땅 영입했다.
로멜루 루카쿠, 티모 쿠르투아, 에덴 아자르와 같은 선수들이 모두 첼시 FC의 파란 유니폼을 입었다. 케빈 더브라위너는 그중 합류가 가장 늦은 경우였다.
당장 빅리그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던 더브라위너는 처음엔 인내심을 발휘했고, 이어진 2012/13 시즌 SV 베르더 브레멘으로 임대되며 잠재력이 폭발했다.
강등권을 오가던 팀을 홀로 이끌며, 33경기 10골 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빼어난 성적을 남긴 것이다.
당연히 수많은 클럽이 더브라위너에게 관심을 가졌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어 레버쿠젠이 영입에 근접했으나 주제 무리뉴가 모든 거래를 백지화해 버렸다.
“2013년에는 개막전에서 뛰었어요.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고, 팀도 승리했죠. 당연히 꾸준히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었죠. 갑자기 멈췄어요. 누구도 그 이유를 이야기해 주지 않았죠. 주제에게 몇 번 말했지만, 그는 기다리라고만 했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당시 케빈 더브라위너는 위르겐 클롭이 자신을 강력하게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론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될 정도로 도르트문트와 근접했지만 주제 무리뉴의 전화 한 통에 마음을 돌렸다.
“그때의 저는 지금보다 더 인내심이 없었죠. 클럽을 떠나야 했고, 다행히 독일에서 연락이 왔어요. 고민할 이유가 없었죠. 왜냐하면 그땐, 분데스리가가 굉장했거든요.”
“바이에른 뮌헨의 시대였죠.”
“네.”
“거기에서 다온을 처음으로 만난 거죠?”
“네.”
김다온의 이야기가 나오자, 케빈 더브라위너는 눈에 띄게 불편해한다. 그것을 보며, ‘Amazon’의 사람들은 좀 더 이야기를 캐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현재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는 꼭 좋은 점만 보여 주는 게 아니라, 갈등과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역시도 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프리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김다온과 케빈 더브라위너는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다온은 당신에게 어떤 존재죠?”
“동료.”
“그게 전부인가요?”
“…….”
입을 굳게 다문 더브라위너를 보며 인내심을 가진 지도 제법 되었을 무렵, 고집 센 벨기에 출신의 남자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솔직히 말해…….”
“?”
“약간 거슬리기는 했습니다.”
“?!!”
런던으로 향하는 기차는 이제, 어두운 터널 안으로 진입한다.
덜컹덜컹-
덜컹덜컹-
***
작가의 말 ? 병원 진료 문제로,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한 편이 업로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