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47)
Sp1. Win or Nothing (4)
나레이션 : 2016/17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 FC는 개막전에서 번리에 2: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후 그들은 토트넘 홋스퍼를 2:1로 격파했고, 안토니오 콘테는 빠르게 팀을 추슬러 첼시를 다시 경쟁권으로 올려놓는다.
@@ 중계방송
대런 플레처(BT Sports 코멘테이터) : 모라타~~ 그리고 코너에서 등장해 마무리합니다! 정교하고 또 무척 전문적이군요! 세스크 파브레가스. 첼시가 에버튼에 1:0으로 앞서 나갑니다!
이안 다크(BT Sports 코멘테이터) : Again!! 알바로 모라타!! 시즌 여섯 번째 득점을 올리며, 오늘 경기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 인터뷰
김다온 : 첼시는 좋은 클럽이죠. 그렇지만. (침묵) 우리가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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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경기를 앞두고, 사람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친다. 계속된 SIX IN THE CITY의 영향이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신중하다.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첼시와 같은 클럽을 상대로 섣부르게 승리를 장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분위기는 우리에게 썩 좋지 않죠. 이러한 사람들의 반응은 상대를 언더독으로 만듭니다. 그들을 강하게 뭉치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 저는 안심했습니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진정으로 강한 팀은 상대에게 그런 압도감을 줍니다. 팬들도 알아요. 젠장. 쟤네는 여기에 승리를 가지러 왔어. 그들도 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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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펩 과르디올라의 불안감을 진정시킨 건, 이번에도 김다온이었다.
@@ 하프타임 맨시티 드레싱 룸
김다온 : 첼시는 강한 상대야! 그들 때문에 긴장되고 패배가 걱정되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우린 이를 이겨 낼 수 있어! 우린 이길 거야! 난 너희를 믿어!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너희가 빌어먹게 좋은 축구 선수라는 걸 믿는다고! 첼시?! X까라고 해!! 우린 오늘 이긴다!! 이런 내 의견에 따르지 않을 녀석이라면, 펩에게 뛰고 싶지 않다고 말해! 그게 아니라면! 우리를 믿어! 우린 빌어먹을 SIX IN THE CITY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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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경기가 시작되고, 맨체스터 시티는 측면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며 첼시를 몰아붙인다.
@@ 중계방송
마틴 타일러(Sky Sports 코멘테이터) : 다온. 그는 절대 밀리지 않습니다.
마틴 타일러 : 카일 워커. 속도에서 마르코스 알론소를 완전히 압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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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안토니오 콘테는 측면이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첼시는 후반전, 측면에 더 많은 투자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들이 중앙을 비워 놓자마자 한 남자가 경기를 장악해 버린다. 케빈 더브라위너. 첼시 FC가 떠나보낸 미드필드다.
@@ 중계방송
마틴 타일러 : 더브라위너. 엄청난 득점입니다!!
알란 스미스(Sky Sports 공동-코멘테이터) : 더브라위너가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 줍니다.
마틴 타일러 : 한때 그는 Blue(첼시)였습니다만, 이제 그들에게 슬픔(Blues)을 안겨다 주는군요. 시티가 챔피언의 홈그라운드에서 득점을 기록합니다.
@@@@ 중계 방송
마틴 타일러 : 경기가 끝납니다- 2:0의 승리를 거두는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Seven in a low-! 전년도 챔피언이 첼시도 맨체스터 시티의 연승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중요한 승리입니다. 이제, 선수들은 자신들이 훌륭한 팀이라는 것을 믿게 됐습니다.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겠죠. 그리고 그건 이번 시즌 동안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
“다온 파스타.”
“다온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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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2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시즌 두 번째 A매치 주간이 끝난 뒤, 다시 클럽하우스에 모인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스토크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여덟 번째 경기를 준비 중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이틀을 촬영 중인 ‘Amazon’의 인터뷰어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Sous) 쉐프에게 질문을 던진다.
“다온 파스타가 뭐죠?”
“말 그대로예요. 다온이 먹는 파스타죠.”
“그게 메뉴에 있나요?”
“물론이죠. 영양학적으로 굉장히 훌륭하거든요. 그리고 맛도 좋고요. 경기 전날이면, 선수단의 80%가 다온 파스타를 찾아요. 어쩔 땐 90%가 넘어갈 때도 있고요.”
운동선수에게 있어, 무엇을 먹느냐는 훈련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느냐와 비슷한 수준의 문제다.
모든 선수가 자신만의 음식 루틴을 가지고 있고, 어지간해서는 시즌 중에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는 음식에 무척 민감한 유형이다.
줄지어 팔리는 다온 파스타를 보며 놀라던 인터뷰어가, 식당 안에 등장한 펩 과르디올라를 발견하곤 얼른 자리를 옮긴다.
“Mr. 과르디올라?”
“?”
“괜찮으시면 잠깐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펩 과르디올라만큼, 음식에 집착하는 축구 감독은 드물다. 바이에른 뮌헨 부임 이후, 선수들의 식습관을 180도 바꿔 놓았던 건 유명한 일이다.
붉은 고기의 섭취 횟수를 일주일에 최대 2회로 제한하고, 빵/탄산/초콜릿 등을 끊도록 만들었다.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한 뒤에도, 펩 과르디올라는 피자와 케첩/마요네즈를 금지했다.
“모두가 다온 파스타를 주문해서요.”
“이것도 다큐멘터리용입니까?”
“쓸 수 있는지 보려는 거죠.”
“하하. 식사는 하게 해 줄 겁니까?”
“물론이에요. 당신 자리는 저기죠?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천천히 오셔도 돼요.”
잠시 뒤, 두 사람은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았다.
“다온 파스타에 대해서 말을 하려는 거라면, 그건 축구 선수에게 완벽한 음식입니다. 에너지를 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죠. 특히, 흰 살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의 입맛을 바꿔 놓고 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의 말을 건성으로 듣는 인터뷰어는 사실, 다른 부분이 궁금했다.
시즌 첫 세 경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여 주긴 했지만, 이후는 김다온보다 다른 선수의 활약이 더 도드라진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이들이 세르히오 아궤로와 케빈 더브라위너다.
하지만 이곳엔 ‘아궤로 파스타’나 ‘더브라위너 파스타’와 같은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다온 파스타가 축구선수에게 완벽한 음식이라지만, 특정 선수의 이름이 붙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더 놀라운 건, A매치 주간 시내로 나갔을 때 숱한 레스토랑에서 같은 메뉴를 파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신은…….”
“…….”
무언가를 이해한 펩 과르디올라가 인터뷰어를 바라본다. 처음엔 그저 다큐멘터리 관계자로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숨겨진 뭔가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에 관해 말을 해 볼까 했던 과르디올라지만, 이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는 것을 깨닫곤 하려던 말을 삼켰다.
대신, 이런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다온을 본 느낌은 어떻습니까?”
“네?”
“하하. 어색합니까? 그럴 수도 있겠군요. 매번 당신이 질문을 하는 쪽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일이 아니라고 했으니, 솔직하게 말해 봅시다.”
“…….”
테이블 위 침묵이 이어지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 과르디올라가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든다.
접시에 담긴 음식이 모두 비워지고 따뜻했던 커피가 식을 때가 되어서야, 오랜 시간 생각을 이어 간 인터뷰어가 어렵다는 얼굴로 이렇게 답을 했다.
“다음에 다시 질문해 주세요.”
“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
펩 과르디올라가 먼저 자리를 떠나고, 식사를 끝마친 선수들이 하나둘 식당을 떠난 뒤에도 인터뷰어는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더는 촬영할 것이 없어진 카메라맨이 찍는 것을 멈췄고, 그는 다른 테이블에서 음식이 담긴 접시를 놓아둔 채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인터뷰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계속, 과르디올라의 질문을 곱씹는 중이다.
‘모르겠어.’
얼핏 클럽하우스는 보안이 철저해 보이지만, 백룸(Back Room)의 조금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게 되면 의외로 많은 부분이 허술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부의 일이 외부로 빠져나가지는 않았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쉽게 소문이 돌았다.
A매치 주간 이후 선수단이 재소집 되었던 날, 훈련이 끝나고 펩 과르디올라가 김다온을 호출했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김다온은 펩 과르디올라에게 이런 스위스 속담 하나를 건넸다.
[der Appetit steigt beim Essen.]식욕은 먹으면서 는다는 말로,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는 그저 소극적인 게 아닐까?’
과거, ‘Amazon’의 인터뷰어는 프리랜서로 명성을 떨쳤다.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와 선을 잘 지키는 모습으로, 수많은 스포츠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다.
그중엔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Alex de la Iglesia)가 2014년에 제작한 ‘MESSI’도 있었고, 2015년에 릴리즈 된 ‘CRISTIANO RONALDO’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DA-ON’이나 ‘KIM DAON’이 아닌, ‘All or Nothing’이다.
과거 ‘Amazon’은 김다온의 개인적인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접촉을 했으나, 그의 에이전시로부터 [“선수가 그걸 바라지 않는다.”]라는 거절의 답을 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한때, 계약이 불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인터뷰어는 김다온을 거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다큐멘터리보다 더, 자신을 위대하게 포장해 줄 시나리오를 원하는 남자라고만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그녀가 보았던 것이었다.
리오넬 메시의 경우 본인 스스로는 대체로 겸손했지만, 그의 아버지와 주변 인물들이 오만했다. 선수의 업적이 마치 자신의 것이기라도 한 것처럼 굴었다.
반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그 자체가 오만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누굴까? 바로 나.”] [“내가 최고다. 누구도 부정해선 안 된다.”] [“다들 멍청하다. 나처럼 뛰면 되는데.”] [“누구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될 수 없다.”]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호날두에게 따라붙었던 시간 동안, 그녀는 이와 같은 이야기를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특히 가족과 가까운 이들을 불러 모아 와인을 마시며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이어 가는 날이면, 마치 우상을 숭배하는 종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호날두가 그 스스로 최고라고 말하면, 주변인들은 그것이 맞다며 경쟁자를 험담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스스로는 험담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호날두는 단 한 번도 그것을 멈추라고 말한 적이 없다.
최고란 결국 그런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믿게 됐다.
“…….”
하지만, 김다온은 지금까지 그녀가 만나온 최고들과는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늘 경쟁자들을 칭찬했고, 언제든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때로는 그것이 너무나도 지나쳐, 거짓이나 가면으로 느껴질 정도다.
같은 동료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파스타를 주요 메뉴로 선택하게끔 할 정도로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이가, 오만하지 않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하다못해 시내에 나가기만 해도, 곳곳에 있는 김다온의 흔적을 발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맨체스터의 모든 ‘아디다스’ 매장 벽면에는 김다온이 그려져 있고, 다온 파스타는 물론 김치와 돼지고기 등을 채워 넣은 다온 파스티(Pasty)와 다온 파이(Pie)가 유행 중이다.
심지어 과거 평범했던 피쉬&칩스 가게가, 다온 부부가 다녀간 이후 웨이팅을 해야 할 정도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평범한 것처럼 행동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쯤이 되면, 그들을 일반인으로 부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리그 강등권의 선수라 할지라도, 시내에서 5분만 혼자 둬도 팬들에게 둘러싸이는 게 바로 잉글랜드의 문화다. 하물며 다온 정도 되면, 5분은커녕 1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다.
괜히 유럽 리그에서 뛴 유명 선수들이 미국이나 중동 리그로 이적한 뒤에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하는 게 아니다.
빅리그에서 뛴다는 건 사생활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였고, 점점 더 좁은 세계에 갇힌다는 뜻이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곳에서 왕이 되어 군림한다.
더구나, 김다온의 별명은 왕(King/Rey)이다.
그래서 더욱, 그가 오만한 사람일 줄 알았다.
“!”
무의식중에 얼굴로 손을 가져갔던 인터뷰어가, 목으로 손을 내리다가 무언가를 만지고는 흠칫하고 놀란다.
지금 그녀의 목엔, 이번 A매치 주간 이후 김다온이 선물한 스카프가 둘려 있었다. 한국 전통의 문양을 가져온 것으로, 제법 마음에 들어 매일 착용 중이었다.
외에도, ‘Amazon’의 스태프들 모두가, 김다온이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을 받았다.
다큐멘터리를 찍느라 고생한다며, 자신이 선물한 내용은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다른 친구들이 인색한 것처럼 보이는 건 싫거든요.”]“…….”
메시나 호날두도 때때로 선물을 돌린다.
호날두가 조금 더 후한 편이다.
하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선물한 부분을 감춰 달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어.’
맨체스터 시티와 동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최고의 기준이 무너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펩 과르디올라가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속으로 묵혀 둔 이유 때문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다.
프로페셔널하지 않았으니까.
자신은 직업 앞에 객관적이어야 했다.
“도망친다!!!”
“잡아!!!”
“…….”
촬영이 잠시 멈춘 시간, 클럽하우스의 2층 홀(Hall) 난간에 기대어서 멍하니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녀의 시선에 물총을 가지고 뛰놀기 시작한 남자들이 보였다.
궁지에 몰린 베르나르두 실바의 몸은 홀딱 젖어 있었고, 그 주변을 둘러싼 김다온와 에데르송은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의 시선이 되어 물총을 장전하고 있었다.
눈치를 보던 베르나르두 실바가 포위망을 뚫고 달려 나가 보려고 하지만, 이내 필 포든과 올렉산드르 진첸코에 의해 붙잡히고 만다.
로비에서 쓰러진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각종 물세례가 쏟아지고, 한바탕 뛰논 그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잠시 뒤, 김다온이 들고 있는 물총이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건네진다.
술래와 도망쳐야 할 사람이 바뀌고, 실내 그라운드가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간 그들은 장난에 완전히 푹 빠진 모습으로 서로에게 물을 퍼붓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저러다 감기라도 걸리는 건 아닐까?
그럼 그것대로 프로답지 않다.
‘그래도 즐거워 보이네.’
지금의 저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Amazon’의 인터뷰어는 양손으로 파인더를 만들어 김다온에게 고정했다.
***
2017년 10월 14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결과
맨체스터 시티 8 : 0 스토크시티
약 보름 동안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맨체스터 시티의 기세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클럽의 역사에 남을 8:0 승리를 기록한 것이다.
리그 8연승.
리그와 컵 대회를 합쳐 11연승을 이어 나가고 있는 시티의 전진이 계속되고 있다.
“VAMOS CITY~♩ VAMOS CITY~♬”
승리를 거둔 뒤의 드레싱룸은 축제 분위기다.
모두가 소리 지르고, 또 노래하고 춤춘다.
두 경기 연속 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케빈 더브라위너가 인터뷰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내자, 선수들은 다시 환호하며 경기의 주인공을 맞이한다.
“으아아아아아-!!!”
“예에에에에에-!!!!”
“오~~ 케빈 더브라~위너! 오~~ 케빈 더브라~~위너!!”
첼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한 케빈 더브라위너는 연속해서 드레싱룸에서 자신의 이름이 노래처럼 울려 퍼지는 것에 만족한다.
정리가 끝나고 퇴근을 하기 전, 약간 상기된 표정의 더브라위너가 인터뷰 장소로 들어선다.
“오늘은 조금 피곤한데요.”
“질문 두 개만 할게요.”
“일찍 끝내 주세요.”
살짝 짜증이 난 케빈 더브라위너를 보며, 살짝 인위적인 미소를 드러낸 인터뷰어가 질문을 이어간다.
오늘, 케빈 더브라위너가 만들어 낸 득점은 김다온의 발끝에서 나왔다.
“아까의 인터뷰요.”
“네?”
“아까 Sky Sports가 당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죠. 동료로서, 연속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다온의 모습을 어떻게 보냐고요. 하지만 당신은 말을 돌렸죠.”
“…….”
“여전히 그가 거슬리나요?”
“…….”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는 누가 뭐라 하더라도 케빈 더브라위너였다.
그는 가장 도드라지는 활약을 보인 선수 중 하나였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모두가 더브라위너를 두고, 장차 팀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케빈 더브라위너는 그 타이틀을 김다온에게 빼앗겼다.
이젠 모두가, 시티를 김다온의 클럽이라고 말한다.
“런던으로 가는 열차에서, 당신은 지금 다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오늘도 다온을 묻는 질문을 교묘히 회피했죠. 명백히, 당신은 이 주제를 피하고 있네요. 헤이, 라이언.”
“?”
“카메라 꺼요.”
“뭐?”
“Turn Off!! 이건 다큐멘터리에 싣지 않을 거라고요.”
“…….”
그녀는 카메라가 꺼지면 더브라위너가 솔직하게 이야기할 거라고 믿었다. 비록 이 내용은 다룰 수 없게 되겠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야 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갈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케빈 더브라위너는 갈등이 있다는 것조차 인정하려고 들지 않고. 김다온은 알고는 있으나 더 많은 것을 신경 쓰느라 바빴다.
라이언으로 불린 카메라맨이 전원을 껐음을 알린 후, 다시 케빈 더브라위너를 바라본 인터뷰어가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까지 올려놓으며 녹음 중이 아님을 확인시킨다.
잠시 뒤, 망설이던 더브라위너가 입을 연다.
“다온은 좋은 선수죠. 아니, 대단한 선수예요.”
“그렇죠.”
“그리고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 클럽이 마치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라는 듯 말입니다. 전 그와 함께해서 기쁘지만, 한편으론 혼란스럽습니다. 왜냐하면 과거부터, 그를 꼭 꺾고 싶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걸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때때로 그를 보고 있으면 화가 납니다. 네가 왜 여기에 있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져요.”
“…….”
맨체스터 시티에서 최고가 되려고 했던 이가, 굴러온 돌에 의해 밀려나게 되어 버렸다.
케빈 더브라위너 정도의 실력을 지닌 선수라면 당연히 자존심도 드높을 것이고, 경쟁심 역시 강할 것이다. 한데 훈련 첫날부터, 김다온에게서 조정(調停)에 관한 제안을 받았다.
그건 더브라위너와 같은 성격을 지닌 남자에겐, 최악의 첫인상이다.
“그럼 이제 질문은 없나요?”
“네. 물론이죠.”
“이 내용은 절대로 담지 않았으면 해요. 그럼.”
“오늘 수고했어요.”
예상대로, 케빈 더브라위너와 김다온의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는 일종의 힘 싸움 때문이었다.
이는 과거에도 종종 있어 온 일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나 티에리 앙리가 리오넬 메시와 그러했고, 호날두 역시 이케르 카시야스와 같은 레알 마드리드의 터줏대감들과의 관계가 좋지 못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메시와 호날두의 편을 들어준 클럽으로 인해, 이들과 척졌던 선수들은 기존의 클럽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김다온이 맨체스터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건 분명했지만, 일부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케빈 더브라위너가 대표적인 예로, 그도 어쩌면 과거의 다른 이들처럼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두 개의 태양이 동시 떠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연…….’
풀릴 것이냐, 아니면 터질 것이냐.
지금의 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Amazon’의 인터뷰어는 조용히 이를 지켜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