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49)
Sp1. Win or Nothing (6)
나레이션 : 클럽의 감독들은 A매치 주간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껏 리그 일정에 맞춰 둔 선수들의 리듬이 망가지고, 부상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합류하는 과정 자체도 문제다. 아시아 국가에 소속된 선수들의 경우, 왕복 20시간 이상의 비행해야 하기도 한다.
@@ 인터뷰
페란 소리아노(맨체스터 시티의 풋볼 매니저) : 선수들이 A매치 주간 부상을 입고 돌아오면, 클럽은 무척 좌절합니다. 우리의 잘못도 아닌 일로, 선수를 잃었기 때문이죠. 누구도 이를 보상해 주지 않습니다. 피해는 오롯하게 클럽이 부담해야 하죠. 이는, 절대 공평한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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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대한민국의 수비수 김다온은 A매치 주간, 매번 왕복 25시간 이상의 강행군을 소화했다.
@@ 인터뷰
김다온 : 몸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그보다 더욱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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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김다온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그들의 축구 역사에 손꼽힐 만한 업적을 일궈 냈다. 그는 두 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냈고,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팀을 8강으로 끌어올렸다.
@@ 인터뷰
박지성(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드/대한민국 국가대표) : 뭐, 최고죠. 23살의 나이에 그런 커리어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것이기 때문에. 또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친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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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그런 김다온을 위해,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은 과감한 투자를 했다.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에티하드 항공을 통해, 맨체스터와 인천을 잇는 직항편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김다온의 A매치 일정에, 전용기를 제공했다.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맨체스터 시티의 사장) : 모든 것들을 고려한 끝에 내려진 결정입니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죠. 그가 부상을 당하거나 해서 입는 손실이, 전용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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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만수르는 자신이 가진 전용기 중 하나를 개조한 뒤 김다온에게 제공했다. 캐나다의 항공기 봉바르디에 글로벌 5000. 최대 9,630km의 거리를 마하 0.88로 비행할 수 있는 이 비행기는 5,451마일인 맨체스터와 인천을 중간 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본래는 최대 16인승이지만, 김다온을 위해 내부 개조를 시행했다.
@@ 인터뷰
벤틀리 마셜(봉바르디에 직원) : 새롭게 개조된 글로벌 5000은 축구 선수를 위한 최적의 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이 뷔페와 미니 바는 물론이고, 회복에 도움을 주는 최첨단 시설들까지 탑재되어 있습니다. 땅 위에서 하는 것들을 거의 그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맨체스터로 돌아갈 때쯤이면,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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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이런 특별대우 속에, 다온은 맹활약을 펼친다.
@@ 중계방송
백형곤(MBC 캐스터) : 김다온. 날카로운 크로스.
안정환(MBC 해설위원) : 손흥민이 있어요.
백형곤 : 손흥민.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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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벌써 3년 넘게 A매치 패배가 없는 대한민국이 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를 압도한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라다멜 팔카오가 버티는 강팀 콜롬비아지만,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두 선수가 경기를 지배한다. 그리고 후반 16분, 콜롬비아의 미드필드 에드윈 카르도나가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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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치 위
에드윈 카르도나(콜롬비아의 미드필드) : 엄살 피우지 말고 당장 일어나! Chino!
@@@@ 인터뷰
인터뷰어 : ……기분이 어땠죠?
김다온 :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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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축구는 매년 인종차별과 관련된 이슈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보통, 흑인들과 관련된 것이다. 다온과 같은 동양인들은, 이런 부분에서 보호받는 일에 취약하다.
@@ 인터뷰
김다온 : 저는 동양인이 특별취급 받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동등하게 대우받길 원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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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11월 A매치 주간, 세계적으로 180개가 넘는 경기가 펼쳐졌으나 사람들은 오직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 관해서만 이야기했다. FIFA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였고, UEFA 또한 Say no to Racism 캠페인을 재개했다. 카르도나의 불미스러운 행동이 벌어진 지 12시간 이내에 벌어진 일이다.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지금까지 동양인이 축구에서 최고로 평가받은 일은 없습니다. 높은 수준에서 뛴 선수들은 있지만, 최고로 한정 지었을 때 다온이 최초이자 유일합니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모든 아시아의 기대를 짊어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그 무게가 무겁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차범근(대한민국 축구협회 이사) : 저 때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이죠. 요즘은 세상이 조금 더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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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A매치를 끝내고 다시 맨체스터로 돌아온 날, 다온은 자신을 향한 지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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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6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좀 더 왼쪽이야.”
“아래 아니야?”
“눈이 삐었어? 지금 왼쪽으로 치우쳤잖아.”
“아래라니까?”
맨체스터 시티의 킷맨 마이클 클리더로와 어시스턴트 브랜든 애쉬튼이 벽에다가 걸 작은 현수막의 위치를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막 클럽하우스에 들어선 ‘Amazon’의 여성 인터뷰어가 위치를 조절해 준다.
“조금 오른쪽이에요.”
“……크흠. 오른쪽이래.”
“……나도 알고 있었어.”
“웃기시네.”
“시끄럽고, 얼른 조절이나 해.”
“…….”
We`re always standing with you.
현수막에 적힌 글귀를 본 순간, ‘Amazon’의 사람들은 그것이 김다온을 위한 메시지라는 것을 알아챈다.
“이것 때문에, 일찍 출근하신 거예요?”
“넵. 곧 다온이 출근할 거니까요.”
“흐음- 멋진 일 같아요.”
“그렇죠?”
“네. 에드윈 카르도나는 정말 멍청한 짓을 저질렀죠. 서로를 적대시할 수는 있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는 법이니까요. 클럽이 자신을 지지해 준다는 것을 알면, 다온에게도 무척 힘이 되는 일이 될 것 같네요.”
“아, 클럽이 아니에요.”
“네?”
“우리가 따로 준비한 거죠.”
“……뭐라고요?”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인터뷰어를 위해, 브랜든 애쉬튼이 어제 백룸(Back Room) 직원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클럽의 행동과는 별개로, 우리가 그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다온은 그런 취급을 받을 사람이 아니니까요. 웬 병신이 못된 짓을 한 것을 가만히 눈뜨고 지켜볼 수는 없죠. 사실, 이걸로도 부족해요. 그가 지금까지 우리에게 해 준 것들을 생각하면 말이죠.”
“…….”
선수가 클럽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는지를 알고 싶다면, 백룸의 사람들이 선수를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해 보면 된다. 그들은 팬들이 모르는 가장 원초적인 부분을 안다.
그리고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백룸은 전적으로 김다온을 신뢰하고 있다.
“어쨌든, 고마워요. 다른 곳도 살피러 가야겠어요.”
“또 다른 게 있나요?”
“물론이죠. 클럽하우스 전체에 다온을 위한 현수막을 걸 생각이거든요.”
마이클 클리더로와 브랜든 애쉬튼이 한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뒤, 뒤늦게 온 카메라맨을 확인한 여성 인터뷰어가 카메라를 돌릴 것을 부탁한다.
“벌써 말인가요?”
“네. 이것들은 전부 쓸모 있겠어요.”
“대체 이게 뭔데요?”
“응원 메시지죠.”
“??”
“차차 알게 될 테니, 얼른 촬영이나 해요. 여기 말고도 곳곳에 있다고 하니까,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거예요.”
어리둥절한 와중에도 촬영을 시작한 카메라맨을 남겨 두며, 여성 인터뷰어가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센터로 들어서는 로비 외에도, 식당/라커룸/복도/회복실/짐을 포함한 곳곳에 백룸의 직원들이 다온을 위해 곁에 있겠다는 메시지가 잔뜩 붙어 있었다.
만약 사정을 모르는 누군가가 이를 보았다면, 맨체스터 시티에서 10년 이상 헌신한 이가 힘든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겨우 4개월. 입단 시점으로 따지면 5개월인데…….’
에드윈 카르도나의 그릇된 행동은 현재, 김다온의 위치와 영향력을 오히려 더 도드라지게 만들어 주고 있다.
***
나레이션 : 떠들썩했던 A매치 주간 이후, 맨체스터 시티가 만나게 된 첫 번째 상대는 2015/16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레스터 시티다.
@@ 중계방송
이안 다크(BT Sports 코멘테이터) : 2015/16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레스터 시티입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성취입니까!! 프리미어리그의 진정한 신데렐라가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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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프리미어리그 개막 11연승 중인 맨체스터 시티는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 승리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가장 긴 개막 12연승과 동률 기록에 도전한다.
@@ 중계방송
알란 패리(Sky Sports 코멘테이터) : 역사적인 날이 될 수도 있는 하루입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11연승을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이들은 오늘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12연승에 도전합니다.
알란 패리 : 더브라위너!! ……Two and Null Manchester City! This is Absolutely Team Made Goal! 이로써 12연승에 한 발 더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1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다온! 제이미 바디가 가진 1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향해 순항합니다!
@@@@ 피치 위
삑-! 삐?익!!
@@ 중계방송
알란 패리 : 경기 끝납니다! 12경기 만에 승점 36점을 확보하는 맨체스터 시티! 완벽한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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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A매치 주간의 인종차별 이슈와 1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이후, 사람들은 다온의 2회 연속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점쳤다. 1956년 최초로 프랑스풋볼이 발롱도르를 만든 이후 오직 9명만이 두 차례 이상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그보다 적은 7명이 2년 이상 연속으로 발롱도르에 선정됐다. 다온은 이제, 그 8번째 멤버가 되려고 한다.
@@ 인터뷰
김다온 : 축구 선수라면 당연히 발롱도르에 욕심을 가질 겁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더불어, 가장 명예로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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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2016년 12월, 다온은 발롱도르가 다시 FIFA와 분리된 후 첫 번째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얻었다.
@@ 인터뷰
파스켈 페레(프랑스풋볼의 치프 에디터) : 발롱도르는 단순히 최고의 선수를 뽑는 상이 아닙니다. 축구 역사를 통틀어 최고 중의 최고라고 부를 만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죠. 단순히 한두 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해서, 발롱도르의 주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 상이 지닌 역사와 의미에 적합한 사람만이 거머쥘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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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만약 다온이 2017년 발롱도르 수상자가 되면, 시티는 그들의 역사에서 최초로 클럽 소속 발롱도르 수상자를 품게 된다. 블랙풀 FC/맨체스터 유나이티드/리버풀 FC에 이어, 잉글랜드에서 단 넷뿐인 클럽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2008년 후 9년 만에 발롱도르를 프리미어리그로 가져온다.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 : 클럽의 역사에서 굉장한 일이 될 겁니다. 이 팀이 진정으로 최고가 될 수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
페란 소리아노 : 상징적인 의미가 클럽의 운영에 미치는 부분은 생각 밖으로 굉장합니다. 클럽의 이름이 곧 브랜드인 세계에서 팀의 전반적인 가치가 높아진다는 건, 선수들의 사기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 TV 프로그램
리오 퍼디난드(BBC 펀디츠) : 저는 5월부터 쭉 강조해 왔습니다. 만약 발롱도르가 다온이 아닌 다른 선수에게 향한다면, 그 진정성에 심각한 훼손이 올 겁니다.
다니엘 커츠(BBC Radio 5 진행자) :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온이 사실상 유일한 발롱도르 후보예요.
@@ 인터뷰
김다온 : 제가 원한다고 해서 또 사람들이 그래야 한다고 해서 주어지는 상이 아닙니다. 투표를 행사할 수 있는 전 세계의 기자들을 설득해야 하죠. 오직 피치 위에서 보여 준 실력과 결과물로서만 평가받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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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그의 말대로, 발롱도르는 특별한 자격을 지닌 기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감독/선수/기자의 투표가 각각 반영되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는 차별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과거 논란이 되는 수상도 존재했다. 당해의 성적이 아닌, 그동안 이어온 명성으로 평가된다는 비난이 존재해 왔다. 하지만, 맨체스터 이브닝의 신뢰받는 기자 레녹스 베이커는 올해는 이견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 인터뷰
레녹스 베이커(맨체스터 이브닝의 기자) : 매우 간단하게 답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다온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트레블로 이끌었습니다. 이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가 해내지 못한 일입니다. 또 7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죠. 다른 의견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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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발롱도르를 향한 기대감이 점점 더 높아지며, 사람들은 김다온이 이뤄 낼 새로운 기록에 주목한다. 1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2015/16 시즌 제이미 바디가 만들어 낸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단 2년 만에 추월하려 하고 있다. 홈에서 페예노르트를 2:0으로 꺾은 맨체스터 시티의 다음 프리미어리그 상대는 승격팀 허더즈필드다. 독일 태생의 미국 국적 감독 다비트 바그너의 지휘 아래, 끈끈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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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8일. 허더즈필드 HD1 6PG, 잉글랜드. 스타디움 웨이. 더 욘 스미츠 스타디움.
.전반 40분
맨체스터 시티 0 : 0 허더즈필드
@맨체스터 시티의 드레싱 룸
“…….”
“…….”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맨체스터 시티는 의외의 고전을 하고 있었다.
9명의 선수를 그들의 페널티 박스에 놓아둔 허더즈필드의 단단한 수비가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막아 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티는 초조해져 간다.
“오-! 지금 저건 페널티잖아!!”
“파울을 안 분 거야?”
“휘슬이 없었어.”
“Bugger!!”
원정길에 동행한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백룸의 직원들과 함께 TV로 경기를 시청 중이다.
그런 이들의 모습을 ‘Amazon’이 담고 있다.
“뭐가 문제인가요?”
“응?”
“경기가 생각보다 어렵네요.”
“아, 복합적인 문제예요.”
“구체적으로 설명 가능하세요?”
“…….”
머리를 긁적인 치키 베헤리스타인이 동행 중인 여성 인터뷰어의 호기심에 답한다.
“우선, 실수가 잦아요. 다들 오늘 경기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네요. 그리고 컨디션도 썩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허더즈필드의 대처가 훌륭합니다.”
리그를 막론하고, 장기적인 연승이 힘겨운 이유는 들쭉날쭉한 컨디션 때문이었다. 이는 육체적인 것이 될 수도, 정신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을 늘 최상으로 관리하는 게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에 하나지만, 때때로 실수가 발생한다.
“젠장, 역습이야!”
“응?”
TV 화면 속, 라힘 스털링의 패스 실수를 받아 든 조너선 호그가 피치의 오른쪽 측면에서 달리기 시작한 톰 인스를 겨냥해 긴 패스를 보낸다.
공격에 집중하던 맨체스터 시티에 위기가 찾아드는가 했지만, 어느새 수비로 복귀한 김다온이 축구공을 사이드라인 밖으로 걷어 내며 지연에 성공한다.
실내 한쪽에서 안도의 한숨이 쉬어진다.
“휴우~”
그리고 잠시 대화를 멈췄던 치키 베히리스타인이 화면에 계속 눈을 고정한 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네요.”
“…….”
전문적이지 않은 시선으로도, 오늘 맨체스터 시티는 확실히 고전 중이다. 득점은커녕, 그에 근접한 기회조차 별달리 주어지지 않고 있었다.
화면에 띄워진 숫자가 맨체스터 시티의 일방적인 우세를 알렸지만, 선수들의 얼굴은 확실히 조급해 보인다.
그렇게 몇 분이 더 흐르고.
“헤-이!! 또야?!”
“이런, 제기랄! 누울 거면 집으로 가!!”
맨체스터 시티의 사람들을 분노하게 한 아론 무이가 고통스러워하며 피치 위에 드러누웠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고 싶었던 이들이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뱉는 동안, 바뀐 화면 속에서 대기심이 추가시간을 알리려 사이드라인으로 다가서는 모습이 잡혔다.
이대로 경기의 절반이 흐를 것 같았다.
그런데.
삐?익!
얼마 뒤에 시작된 세트피스 상황에서, 케빈 더브라위너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축구공을 띄워 보냈다.
그리고 그곳엔, 김다온이 있었다.
“??”
“…….”
높은 비율의 놀라움이 섞인 기대가 맨체스터 시티의 드레싱 룸에 찾아들고, 눈을 크게 뜨고 입을 굳게 다문 이들이 화면 속에서 벌어질 일을 지켜본다.
잠시 뒤.
“우와아악-!!!”
“OH- Dear Lord…….”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양손을 머리 위에 얹는 자세가 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케빈 더브라위너에게도 달려 나가는 김다온을 보았다.
‘저 미소는 절대로 질릴 수가 없군.’
팀을 향한 신뢰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는 치키 베히리스타인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