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50)
Sp1. Win or Nothing (7)
『對 허더즈필드 김다온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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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뱅상 콩파니 : BIG SHOT이었습니다. 외에는 다른 표현을 할 수가 없네요.
치키 베히리스타인(맨체스터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 : 마치, 리오의 득점 장면을 보는 것 같았죠. 월드클래스. 아니, 진정으로 대단한 선수들은 하나의 골로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습니다. Just One Goal. 함께 뛰는 동료들에게 알려 주는 거죠. 그들이 진정한 세계 최고와 함께 뛴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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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ATIONAL.
경기를 중계하던 이안 크로커(Ian Crocker)의 말보다, 지금의 득점을 잘 설명해 주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모든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함, 멋, 상황에 이르기까지 마치 잘 준비된 무대처럼 느껴졌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한복판에서, 김다온은 케빈 더브라위너와 어깨동무를 한다.
“이야아아아아-!!”
“VAMOS!!!”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 두 명의 세계적인 재능들이 소리를 내지르는 사이, 벤치에 있는 펩 과르디올라 역시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쥔다.
그는 지금, 승리를 강하게 예감하고 있다.
***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모든 득점은 중요합니다. 5:0에서 5:1로 따라붙는 득점이나, 4:0에서 5:0으로 달아나는 득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축구에서는 어떠한 일이든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분명 특별한 득점도 존재합니다.
@@@@ 피치 위
삑-! 삐?익!! 삐—익!!
@@ 중계방송
이안 크로커 : It`s Thirteen-! 누구도 맨체스터 시티의 질주를 막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13연승. 컵 대회까지 포함 19연승입니다. This is so Incredible. 오직 맨체스터 시티만이 이런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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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THE GOAL. 에버튼과의 리그 2라운드 경기와 13라운드 허더즈필드전에서 나온 선제 득점은 맨체스터 시티가 연승을 이어 나가는 데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유럽 최고가 되길 원하는 맨체스터 시티는 여전히 다온의 힘이 필요하다. 이어지는 사우샘프턴과의 경기,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 45분이 끝날 때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추가시간은 7분. 부상 등으로 지연된 시간을 보상받는다.
그리고.
@@ 중계방송
마틴 타일러(Sky Sports 코멘테이터) : 시티의 클리어. 흐르는 세컨볼. 베르나르두 실바. 볼을 따냅니다.
제이미 캐러거(Sky Sports 컬러-코멘테이터) : 다온이 지금 달리고 있어요.
마틴 타일러 : 실바가 공간으로 패스를 집어넣습니다. 볼을 향해 달립니다. OH-! WHAT A SP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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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누구도 90분 이상을 뛰고서 그렇게 달릴 수 없다. 오직 단 한 사람, 2016년 발롱도르에 빛나는 아시아의 풀백만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다.
@@ 중계방송
마틴 타일러 : HE DONE IT!!!! OH-! WHAT A…….
제이미 캐러거 : This is not fair. Totally not fair.
마틴 타일러 : ……저는 지금 잠깐 말문을 잃었습니다. 직무유기로군요.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Absolutely Incredible. 지금까지 중계방송을 이어 오면서, 단 한 번도 이런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습니다. 소름조차 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경이로우니까요.
@@@@ 인터뷰
베르나르두 실바 : 엄청난 골이었죠. 아마, 다온이 시즌 중에 집어넣은 골 중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겁니다. 하지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것을 해내는 걸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미켈 아르테타(맨체스터 시티의 코치) : 그런 선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왜 펩이 그를 원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죠.
『對 사우샘프턴 다온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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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발롱도르 시상식을 앞두고, 다온은 모든 이들에게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이어지는 웨스트햄전에서, 다온은 마침내 프리미어리그의 역사가 된다.
@@ 중계방송
대런 플레처(BT Sports 코멘테이터) : 페르난드스. 어림없습니다. 볼을 가로채는 다온. 오-! 바로 안쪽으로 크로스네요. 그리고 아궤로-!! 2:0! 맨체스터 시티의 리드! 그리고 또 하나의 어시스트를 추가하는 다온입니다! FIFTEEN IN A LOW!! 제이미 바디와 더불어 프리미어리그 최장 연속경기 공격포인트의 주인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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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Fifteen.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15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다온은, 개인적으로도 1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란 기록을 안은 채 발롱도르 시상식 참여를 위해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
2017년 12월 6일. 75008 파리, 프랑스. 10 플라스 데 라 콩커르드. 호텔 드 크리용, 어 로즈우드 호텔(Hotel de Crillon, A Rosewood Hotel. 10 Pl. de la Concorde. 75008 Paris, France).
발롱도르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김다온은 그의 가족들과 함께 파리 시내에 있는 로즈우드 호텔에 도착했다.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오-! 멋진 발음이네요. 불어를 하실 줄 압니까?”
“약간요. 그래 봤자 4, 5살 아이 수준이지만요.”
“하하. 대단한 분을 모시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단순한 축구 선수일 뿐인걸요.”
“당치도 않습니다. 이리로. 마담? 따라오시죠.”
“…….”
5성급 관광용 호텔인 로즈우드는 유력한 발롱도르 후보인 김다온과 그의 가족들을 대접하기 위해 최소한의 손님들만을 받아 둔 상태다.
그의 가족들이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아 호화로운 하루를 즐기는 동안, 김다온은 미리 준비된 장소로 움직인다.
“헤에이~”
“와우.”
“하하. 와우라고?”
“저는 당신의 엄청난 팬이거든요.”
“그거 엄청나게 기쁜 말인걸?”
90년대 프랑스 축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릴리앙 튀랑은 현재,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며 유색인종의 인권 보장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A매치(142경기)를 소화한 불세출의 수비수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서로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는데, 어떠한 위치에서든 월드클래스급의 기량을 선보였다.
“이제 축구 관련 활동은 안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그랬지만, 이번엔 내가 자처했어.”
“네?”
“너를 한 번쯤 만나고 싶었거든.”
릴리앙 튀랑의 말에, 김다온이 상기된 표정을 지어 보인다. 10대 시절, 김다온은 파올로 말디니와 함께 릴리앙 튀랑의 플레이에서 큰 수비적 영감을 받았다.
우상과도 같은 존재의 앞에서, 2년 연속 발롱도르의 유력 후보는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그러한 순수함에, 릴리앙 튀랑 역시 금세 마음의 벽을 허물곤 편안히 이야기를 나눈다.
“그 일은 유감이야.”
“아, 괜찮아요. 벌써 잊었는걸요.”
“그래- 빨리 잊는 것보다 그런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지. 현명한 판단이야.”
“당신 때는 더 심했다면서요?”
“말도 마. 요즘 녀석들은 아마 울었을걸?”
오늘의 자리는 UEFA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가벼운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어 녹화될 이 영상은, 얼마 전 재개된 ‘Say no to Racism’ 캠페인의 하나로 송출될 예정이다.
“세상에는 편견이 있어.”
“그렇죠.”
“그걸 부정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
“동감이에요.”
인종차별과 그와 관련된 경험으로 이어진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레 축구로 이어진다.
“누가 제일 막기 힘들었나요?”
“음, 호나우두. 그리고 지뉴.”
“호나우지뉴요?”
“응. 그들 둘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노는 것처럼 느껴졌어. 두 사람 곁에 있다 보면, 조금만 방심해도 크게 당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 기분 뭔지 알죠.”
“큭큭큭. 그렇지? 하지만 있잖아. 난 그게 좋았어.”
“높은 수준의 경쟁이니까요.”
“바로 그거야. 역시. 넌 뭘 아는 것 같아.”
“물론이죠.”
“그러는 넌? 누가 제일 막기 힘들었어?”
튀랑의 질문에, 김다온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리오넬 메시의 이름을 꺼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네이마르도 훌륭하지만, 상대했을 때 주어지는 압박감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그리고 눈에 띄는 수비수를 묻는 추가 질문엔, 리버풀의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같은 대한민국 국적의 센터백 김민재를 꼽았다.
“아.”
“응?”
“반데이크. 얼마 전 사우샘프턴이랑 경기했는데,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저희 팀 공격수들이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어요.”
마지막으로 다시 인종차별 문제로 돌아온 두 남자는, 약 40분에 걸친 담화를 말끔하게 끝냈다.
“사인이랑 사진 좀 부탁드려도 되나요?”
“이런! 영광이지. 나도 조금 부탁해.”
“그럼, 서로 교환하죠.”
“100% 동감이야.”
찰칵-
릴리앙 튀랑은 김다온을 위해, 김다온은 그의 열렬한 팬이라는 튀랑의 아들을 위해 사인을 끝냈다.
“모처럼 즐거웠어. 너 같은 녀석이 조금 더 많아지면, 축구계도 좀 더 정신을 차릴 건데 말이야.”
“이거 오늘 귀가 가렵겠어요.”
“응?”
“한국에는 칭찬을 들으면 왼쪽 귀가 가렵다는 속설이 있거든요. 반대로 오른쪽이 가려우면 누가 욕을 하는 거고요.”
“아-! 그럼 이따가 오른쪽이 많이 간지럽겠는데?”
“네?!”
“하핫-!”
만난 지 40분 만에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보이기 시작한 두 남자를 보며, UEFA의 관계자가 곁에서 흐뭇한 미소를 띤 이를 보며 질문을 던진다.
“언제나 이러나요?”
“응? 뭐라고 하셨죠?”
“다온 말이에요. 저렇게 소탈한 사람일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거든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뭐랄까…….”
“강하다고요?”
“뭐, 비슷하지만 얼추 맞아요.”
“하하하. 가장 흔한 오해죠.”
“오해요?”
“네.”
오늘 이 자리엔, 김다온의 에이전트인 요나스 보럽도 함께하고 있다.
그는 김다온의 평소 성격을 궁금해하는 이를 위해, 가공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그것을 믿을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상대에게 달렸다.
“만약 당신에게 악의가 없고 진심으로 그를 대한다면, 장담하는데 당신은 다온과 30분 이내에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저 친구를 무척 좋아하게 되겠죠.”
“흐음-”
“오, 촬영이 끝났네요. 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이미 그런걸요.”
프랑스 파리로 날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요나스 보럽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2017 발롱도르 수상자를 알게 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얼마 전 파스칼 페레로부터 직접 수상 사실을 통보받은 김다온이, 자신의 신뢰하는 에이전트에게 내용을 밝힌 것이다.
당연히, 요나스 보럽은 뛸 듯이 기뻐했다.
“표정이 좋은데?”
“네. 릴리앙은 제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었어요.”
“하하. 네가 좋다니, 나도 좋아. 그럼, 갈까?”
“네. 다음은 뭐죠?”
일정을 묻는 김다온에게, 요나스 보럽은 발롱도르 리허설을 위해 에펠탑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상식과 오프닝이 진행될 장소와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프랑스풋볼’과 UEFA 및 FIFA의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 그리고 말인데.”
“?”
“선물이 하나 도착했어.”
“선물?”
“응. 새로운 스폰서십이야.”
“이미 충분히 많은데요.”
2017년을 기준으로, 김다온은 매년 5,080만 유로(약 688억 원)를 스폰서 수입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에서 뛸 때는 초상권으로 벌어들인 수입의 절반을 세금으로 냈지만,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한 이후에는 이를 아낄 수 있게 되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로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제도에 회사를 설립하는 건 합법적인 일이었고, 최초 회사등록비를 제외하면 소득에 관해 돈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아끼게 된 세금만큼은 대한민국 유소년과 FC 노르셸란/SL 벤피카를 위해 쓰기로 한 상태다.
“아디다스가 계약 연장을 원해.”
“또요?”
“응.”
고개를 끄덕인 요나스 보럽은 최근 ‘아디다스’의 상황을 전했다.
“자극을 받은 것 같아.”
“자극?”
“너도 알지? 르브론 제임스가 작년 나이키와 종신 계약을 맺었다는 거.”
“네. 그럼요.”
2015년, ‘NIKE’는 창립 역사상 최초로 NBA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종신 계약을 체결했음을 발표했다.
르브론 제임스와 ‘NIKE’는 기존에 이미 연 3,000만 달러의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고, 지난 종신 계약으로 총액 1조 1천억 원이 넘는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스폰서십을 맺게 되었다.
‘NIKE’와 경쟁 관계인 ‘아디다스’도 NBA의 스타 데릭 로즈,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인기가 높았던 데이비드 베컴과 종신 계약을 체결했으나 규모는 많이 적었다.
“아디다스도 종신 계약을 원하고 있어.”
“?!”
“일단 서른 살 때까지는 매년 3,500만 유로를 지급하겠다고 했어. 서른 이후부터 은퇴할 시점까지는 매년 2,000만 유로로 줄어들고 은퇴한 뒤에는 1,000만 유로로 다시 줄어들 것 같아. 네가 만약 35살까지 현역 생활을 하고 8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7억 6천만 유로를 받는다는 결론이 나와. 물론, 인센티브는 제외한 금액이야.”
“…….”
“어때? 선물이라고 할 만하지 않아?”
종신 계약(終身契約).
생에 두 번째 발롱도르 수상을 하루 앞두고, 23살의 마지막 열흘을 보내고 있는 김다온은 ‘아디다스’의 평생 모델이 되었다.
***
2017년 12월 7일. 75008 파리, 프랑스. 10 플라스 데 라 콩커르드. 호텔 드 크리용, 어 로즈우드 호텔.
발롱도르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연회장소로 이동한 이들이 2017년 축구계의 주인공을 큰 박수로 맞아들인다.
짝짝짝짝짝-!
“브라보오-!!”
“휘이익!!”
황금빛 축구공을 손에든 김다온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는 동안, ‘All or Nothing’ 맨체스터 시티 편을 제작 중인 마누엘 후에르가가 한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엔, 단발의 붉은 머리카락을 지닌 여성이 생각이 많은 얼굴로 서 있었다.
“의외로, 잘 버티고 있군요.”
“마누엘.”
“사람들은 당신이 이 일의 적합자가 아니라고 했죠.”
“……네. 저도 알아요.”
“평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에 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
“어떻습니까? 지난 5개월은 어땠죠?”
“…….”
지금까지 맨체스터 시티와 동행해 온 ‘Amazon’의 여성 인터뷰어. 아니, 메레디스 리드(Meredith Reed)는 한 번에 모든 걸 답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침묵하는 그녀를 보며, 중간 점검차 파리를 찾은 마누엘 후에르가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예상대로군요.”
“뭐가 말이죠?”
“예상대로, 당신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지켜봐 온 것들 때문에. 그리고 그걸 부정하는 자신의 마음 때문에 말입니다.”
잠시, 메레디스 리드의 곁에서 입을 다물고 김다온을 바라보던 마누엘 후에르가. 그는 한 차례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했다.
“당신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렇죠.”
“네. 최초 계약한 대로 그 자리를 제게 양보하든가, 아니면 제가 어제 보낸 메일을 출력해 사인해서 스캔한 뒤에 다시 아마존으로 보내든가입니다.”
“…….”
스페인에서 따로 일이 있었던 마누엘 후에르가는 자신을 대신할 사람으로 메레디스 리드를 선택했다.
과거 리오넬 메시의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참여했던 그는, 당시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하던 메레디스를 보곤 강한 호기심을 느꼈었다.
이성적인 감정이 아니라, 같은 예술가로서의 동질감을 느꼈다고 보는 게 옳았다.
하지만, 그녀에겐 커다란 단점이 있었다.
메레디스는 동양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머물면서, 오히려 동양인에게 역차별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지닌 상처는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
마누엘 후에르가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유일한 방법은 ‘용서’뿐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메레디스 리드가 살아온 환경은 그보다는 ‘복수’를 하도록 강요했다.
겉으론 단 한 번도 동양인을 향한 증오를 내비치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마누엘 후에르가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질문이 하나 있어요.”
“얼마든지.”
“왜죠?”
“응?”
“당신은 제가 맨체스터 시티와 다온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들은 인정할 수 없고, 미워할 거란 사실을요. 그런데 왜? 어째서 제게 이 일을 부탁한 거죠?”
“…….”
마누엘 후에르가는 늘, 미움과 증오가 관심에서 뻗어 나온 하나의 갈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관심이 없다면, 사람은 무언가를 미워할 이유조차 느낄 수 없다.
특히나 그것이 마음의 상처 때문이라면. ‘용서’가 아닌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아온 이라면, 같은 예술가 선배로서 한 번쯤은 기회를 주고 싶었다.
조건 없는 호기심과 조건 없는 선의(善意).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마누엘 후에르가는 솔직한 말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역시, 부끄러움을 느끼는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방식으로 말했다.
“오히려 미워하기에.”
“?”
“오히려 미워하기에, 최고의 영상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당신 미쳤군요.”
“하하.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그렇죠. 과연 몇이나 정상이겠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할 겁니까?”
아직 답변을 듣기 전이었지만, 마누엘 후에르가는 어떠한 말이 들려올지를 알 수 있었다.
메레디스 리드는, 틀림없이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와 동행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의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들겠지만, 마누엘 후에르가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여전히 총책임자는 자신으로 남을 것이고, 추후 계속 ‘Amazon’의 유럽 축구 리그 다큐멘터리를 맡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빚을 갚는 거야.’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생의 마누엘 후에르가는 한때, 지독한 번아웃(Burn Out)으로 나쁜 생각을 먹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펩 과르디올라가 그를 구원했다.
FC 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 돌아온 펩 과르디올라는 마누엘 후에르가가 계속해서 캄노우를 찾게 했고, 감독으로서 첫 번째 트레블을 확정 지었던 날 살아갈 이유를 제공해 주었다.
이후 우연히 참석하게 된 FC 바르셀로나의 축하 파티에서, 마누엘 후에르가는 펩 과르디올라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을 했다.
[“당신은 제 은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부탁하셔도 됩니다.”] [“하하. 그거 영광입니다. 그럼 부탁하죠.”] [“얼마든지요.”] [“당신이 누군가의 은인이 되십시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는 겁니다. 그거면 됩니다. 제게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셔도 충분합니다.”]메레디스 리드의 답변을 듣고 난 뒤, 자리에 홀로 남은 마누엘 후에르가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펩 과르디올라가 사랑에 빠진 축구 선수를 바라보았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겐, 축구는 삶의 모든 것이지.’
그리고 자신처럼 축구가 모든 것인 여성이 다음으로 다룰 것은, 맨체스터 시티와 한 지붕 아래에 있는 오래된 시끄러운 이웃과의 이야기다.
맨체스터 시티 더비는 곧, 시작될 예정이다.
***
작가의 말 ? 말씀드렸듯, 챔피언스리그 4강 직전까지는 계속해서 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