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56)
Sp1. Win or Nothing (13)
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의 연승은 터무니없는 곳에서 끊길 뻔했다. 토트넘에 5:1 승리를 거두고 사흘 뒤, 시티는 다시 레스터시티의 홈구장은 킹파워 스타디움을 찾았다. 칼링컵 준준결승전을 치르기 위함이다.
@@ 중계방송
다니엘 만(Sky Sports 코멘테이터) : 이제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승부죠. 어쩌면 레스터시티가 맨체스터 시티에 첫 패배를 안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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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12월에만 다섯 차례의 경기를 펼친 선수들을 위해, 펩 과르디올라는 주요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다. 그 대신 브라힘 디아즈/필 포든/올렉산드르 진첸코/토신 애더러바이오요/주앙 칸셀루/클라우디오 브라보와 같은 남자들이 출전했다. 후반전에는 벤치에 있던 루카스 은메차와 톰 델레-바쉬루와 같은 유망주들도 출전했다.
@@ 중계방송
다니엘 만 : 아직 승부차기에는 실수가 없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세 번째 키커는 놀랍게도 루카스 은메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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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19살의 루카스 은메차를 키커로 내세운다는 것은 분명한 도박이었다. 하지만 독일 태생의 이 어린 공격수는 펩 과르디올라의 기대에 부응한다.
@@ 중계방송
다니엘 만 : 만들어 냅니다-! 다시 승부차기가 균형이 맞춰지는군요. 좋아하는 펩 과르디올라. 자신이 선택한 어린 선수가 성공한 것이 기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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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가 등장한다. 지난 2년 동안 40골을 쏟아부은 유능한 공격수다. 하지만, 승부차기에는 한 가지 법칙과도 같은 것이 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종종, 커다란 실수를 저질러 왔다. 제이미 바디 역시 예외는 아니다.
@@ 중계방송
다니엘 만 : Oh- He miss it!! 결정적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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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제이미 바디의 실축 이후, 레스터시티는 눈에 띄게 흔들렸다.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네 번째 킥을 성공시키고, 이제 레스터시티는 먼저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 패배하지 않기 위해 승부차기에 성공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다. 그들의 마지막 키커는 또 다른 스타. 리야드 마레즈다.
@@ 중계방송
다니엘 만 : 마레즈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려 있습니다. 최소한 이 득점을 넣어야, 마지막까지 희망을 살려 볼 수 있죠. 하지만 이 골이 들어간다고 해도, 시티의 마지막 키커가 집어넣는다면 레스터시티의 탈락은 확정됩니다. 마레즈. 하지만 그가 성공하지 못합니다! 클라우디오 브라보-!! 맨체스터 시티가 2017/18 칼링컵 준결승전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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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로테이션 멤버들을 대거 투입하고도 칼링컵에서 승리를 거둔 맨체스터 시티는 다시 한번 힘을 얻었다. 충분한 휴식을 마치고 출전한 시티의 정예들을 상대로, 본머스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더 큰 점수 차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저항을 하는 것뿐이었다.
@@ 중계방송
대런 플레처(BT Sports 코멘테이터) : 다온. 오-! 좋은 침투 패스입니다. 자네. And Aguero-!! 전형적인 시티 방식의 공격입니다! Manchester City One, Bournemouth Nil. 전반전 13분 만에, 맨체스터 시티가 경기를 리드합니다.
대런 플레처 : 다온. 반대쪽으로 잘 찔러 줍니다. 페르난지뉴가 거기에. 크로스. 그리고 헤더!! 세르히오 아게로!! 다시 득점을 기록합니다!!
대런 플레처 : 프레이저가 올바른 위치에 있었습니다. 페르난지뉴가 세컨볼을 잡습니다만, 조금 터치가 길군요. 오, 이건 먼 거리입니다! 하지만 아무 상관이 없군요!! 35M 지점에서 발사된 다온의 슈퍼 대포입니다!! 이건 분명 이달의 골에 선정될 만한 득점입니다!! WHAT A MAGNIFICENT GOAL-! 1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입니다!
@@@@ 피치 위
삑-! 삐?익!! 삐—-익!!
@@ 중계방송
대런 플레처 : Nineteen in a row-!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전반기 전승을 기록합니다! 수많은 기록이 깨어지고 세워진 오늘입니다!
@@@@ 경기 후 맨체스터 시티의 드레싱 룸
뱅상 콩파니 : 여기에 만족하지 마! 우린 20을 채울 거야! 그리고 21! 22!! 우린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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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19연승.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 리그의 모든 클럽이 맨체스터 시티에 패배했다. 역대 그 어떠한 축구팀도, 같은 수준에서 뛰는 경쟁자들을 이토록 이른 시간에 모두 제압하지는 못했다. 시티는 역사가 되었고, 펩 과르디올라 역시 마찬가지다.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처음부터, 이 팀은 큰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아궤로, 라힘, 뱅상, 케빈, 니코, 지뉴. 이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었죠. 하지만 단 하나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자신감입니다. 어떠한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죠. 전반기를 통해, 우리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승리가 아닌 자신들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는 부분입니다.
@@@@ BT Sports PL Tonight
마이클 오언(PL Tonight 펀디츠) : 기괴할 정도입니다. 도저히 이 현상을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19경기에서 승점 57점을 챙겼습니다. 토트넘과의 승점 차만 벌써 16점입니다. 과연 누가 이 팀을 꺾을 수 있을까요? 오직 부상만이 그들을 멈출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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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의 19연승과 함께, 다온의 1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역시 주목받고 있다. 커리어에서 가장 빠른 공격 페이스를 보이는 다온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3골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은 모하메드 살라와 해리 케인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2위. 어시스트는 독보적인 리그 1위다.
@@ 인터뷰
레녹스 베이커(맨체스터 이브닝 기자) : 다온은 단 한 번도 평범한 사이드백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늘 그 이상이었죠. 벤피카의 마지막 시즌 때, 그는 20골 25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또, 분데스리가에서는 3년 동안 50골 99어시스트를 기록했죠. 단 3년 만에요. 과연 누가 그와 같은 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
스티브 바워(BBC 코멘테이터) : 제가 그를 처음 본 건, 2012 런던 올림픽이었습니다. 그때도 그는 굉장히 특별했죠. 중계하며 그가 뛰는 걸 본 순간, 저는 바로 깨달았습니다. 스타가 탄생했구나. 저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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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하지만 다온은 여전히 겸손하다. 2년 연속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 주인공이 되었음에도, 주변의 동료들 없인 해낼 수 없었다고 말한다. 기계적인 겸손함이라 부를 수도 있겠지만, 다온의 주변 사람들은 아니라고 말한다.
@@ 인터뷰
권아영(김다온의 아내) : 남편이 어떠한 환경에서 자라 왔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이가 말하는 게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요나스 보럽(김다온의 에이전트) : 곁에서 그가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지켜봐 왔습니다. 그는 절대 거만하지도 않고,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그저 축구와 자신의 주변을 사랑할 뿐이죠. 기존의 다른 스타들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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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전반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상태로 맞은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시티와 다온의 인기는 계속된다.
***
2017년 12월 24일. 맨체스터 M13 9WL, 잉글랜드. 옥스퍼드 로드. 로열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Royal Manchester Children`s Hospital. Oxford Rd. Manchester M13 9WL, England).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경기를 소화한 피곤한 몸이지만, 시티의 선수들은 지역 아동들을 위해 로열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을 찾았다.
“어때? 아프진 않고?”
“조금요. 그치만 괜찮아요.”
“Yeah, You Boy. 잠깐만 눈을 감아 볼래?”
“······.”
기대를 숨기지 못하는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에, 뒤쪽에 선물을 감추고 있던 김다온이 미소를 짓는다. 시티의 선수단과 백룸 직원들은 오늘 하루 산타가 되기로 했다.
“좋아. 이제 눈 떠도 돼.”
“······와-!! 닌텐도야!!”
“하하. 네가 이걸 갖고 싶어 한다고 들었어.”
“THANK YOU, MR KIM.”
“미스터라니. 그냥 다오니로 불러.”
“Thank you Daony.”
맨체스터 시티의 오늘 방문이 더 특별한 이유는, 이것이 발렌시아에 있는 그들의 동료 다비드 실바를 위한 메시지도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늘 시티의 사람들은, 어떠한 때보다 더 열정적으로 활동을 이어 간다.
“위독한 아이는 없는 건가요?”
“네. 지금은 전부 안정되어 있죠.”
“그거 다행이군요.”
복도에서 의사와 진지한 대화를 이어 가는 뱅상 콩파니의 뒤쪽 병실 안에서, 라힘 스털링과 리로이 자네가 조이패드를 붙잡고 한 소년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그 옆 병실에서 빠져나온 세르히오 아궤로는, 스태프에게 다음 일정을 물으며 성실히 걸음을 옮겼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데 어려움을 느낀 케빈 더브라위너의 경우, 자신의 열렬한 팬이라는 소년과의 대화에만 집중했다.
로열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의 모든 곳에서, 시티의 선수들이 어떠한 개성을 지녔는지가 드러나는 중이다.
“좋아요. 다음은요?”
“위층으로 올라가야 해요.”
“가죠. 오늘 많은 아이를 만나야 한다고요.”
“하하. 힘들지는 않고요?”
“Nope. 전 오늘 산타거든요.”
콧노래를 부르며 걸음을 옮기는 다온에게 ‘Amazon’의 카메라맨이 따라붙고,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뒤따르기 시작한 메레디스 리드는 지금 신선한 충격을 느끼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김다온의 진심이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진정으로, 오늘의 활동을 즐기고 있다.
그렇게 위층으로 올라서서 복도를 걸을 때, 목적지를 향해 걷던 다온의 발이 잠깐 멈춰 선다.
“응?”
“?”
현재 다온의 눈은 한 병실을 향하고 있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아마도요.”
“네?”
“전에 축구장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거든요. 잠깐만 여기에 좀 들를게요.”
몸을 돌린 다온이 한 소년이 누워 있는 병실의 열린 문 앞에 서서 노크한다.
똑똑똑.
“응?”
“?!!!”
“음, 잠깐 안에 들어가도 되나요?”
안에서 차트를 보고 있던 의사와 이야기를 경청하던 소년은 다온을 발견하곤 눈에 휘둥그레진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의사를 본 김다온이 안으로 들어선 뒤, 왼발에 깁스를 두른 소년의 앞으로 걸어가 언젠가 본 적 있지 않으냐고 질문을 던졌다.
“네! 에, 에버튼전에서요.”
“아, 맞다! 네가 그 아이구나!”
“저를 기억하세요?”
“물론. 모든 팬을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너는 잘 기억해. 왜냐하면 그때, 누군가가 웜업 셔츠를 가로채려고 했었으니까.”
4개월 전의 일을 떠올린 다온이 환하게 웃으며, 아마나 오케케에게 어째서 다리를 다친 것인지를 물었다.
“축구를 하다가 다쳤거든요.”
“오, 이런. 발을 잘못 디뎌서?”
“······.”
“응?”
어두워지는 소년의 모습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다온이 의자를 빼낸 후 아예 곁에 앉아 버린다.
이를 본 의사는 조용히 문 쪽으로 걸었고, 근처에 있던 시티의 스태프에게 원래 이런 것인지를 묻는다.
“가끔 있는 일이에요.”
“그런가요?”
“네. 모두에게 친절한 것은 아니지만, 다온은 자신이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저렇게 굴거든요.”
“저 둘은 아는 사이고요?”
“뭐, 이야기 들었다시피.”
“······.”
다른 병실도 찾아야 했던 의사가 자리를 떠나고, 조금 길어지겠다고 판단한 시티의 스태프가 복도를 걷던 베르나르두 실바와 에데르송을 발견하곤 얼른 따라붙는다.
이제 다온이 있는 곳엔, ‘Amazon’의 관계자들만이 남게 되었다.
메레디스 리드는 조용히 둘의 이야기를 듣는다.
“차였어요.”
“다리가 이렇게 될 정도로?”
“제가 노는 곳엔······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어째서?”
“음······ 아마도 제가 난민이라서요?”
“······.”
아마나의 말을 들은 다온의 얼굴에 슬픔이 내려앉는다.
그리고 근처의 메레디스 리드 역시 마찬가지다.
“그건 정말이지······ 끔찍하구나.”
“하지만 괜찮아요.”
“괜찮다고? 어째서?”
“제가 슬퍼하면 아빠가 더 힘들어하시니까요. 그러니 지금 제가 한 이야기는 비밀로 해 주실 수 있나요?”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한 김다온이 아마나의 곁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티가 나지 않게 질문을 던지며, 오케케 부자의 사연을 들었다.
어찌나 능숙한지, 취조에 능한 형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그런 다온의 앞에서, 많은 것을 홀로 품어온 아마나 오케케는 어리기에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상처를 털어놓는다.
“왜 자꾸 우는지 모르겠어요.”
“울어도 돼.”
“아뇨. 전 지금 슬프지 않아요. 오히려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기쁘단 말이에요.”
순수한 아마나의 모습에, 다온은 미소를 짓는다.
“얼마나 더 입원해야 하는 거니?”
“모레 바로 퇴원하려고요.”
“그래도 돼?”
“그건 아니지만······ 병원비가······.”
“······잠깐만 기다려.”
오늘 시티는 이곳에 입원한 소년 소녀들을 위해 70만 유로의 금액을 병원에 기부했다. 그리고 추가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전달할 물품을 따로 구매해 두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암 혹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한정된 것이었다.
그 외의 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전달한 70만 유로가 어떻게 사용될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나와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는 쓰이지 않을 게 분명했다.
이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병실 밖으로 나선 다온이 3층의 데스크를 찾는다.
“아마나의 담당 의사 선생님이 누구죠?”
“어······ 전데요?”
“?”
조금 전까지 병실에 있었던 의사를 본 다온이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선다. 잠깐 티 타임을 가지던 의사는 그 모습이 사뭇 위협적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이런 두 사람의 옆.
“제레미? 카메라를 꺼 줘요.”
“네?”
“그냥 꺼요.”
“······그러죠.”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메레디스 리드는 지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카메라를 끄도록 만들며 다온이 의사에게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다.
“아마나의 치료 비용을 전부 제가 대죠.”
“뭐라고요?”
“저 아이가 완벽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요. 돈은 물론 낼 거예요. 내일 이곳으로 제 에이전트를 보내죠. 그에게 비용을 말하면, 기꺼이 카드를 내어줄 겁니다.”
“보, 보호자의 동의는······.”
“그것도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럼 된 거죠?”
“저는, 음, 그러니까······.”
“Dr. 핸슨. 제발요.”
“최대한 노력해 보죠.”
“Good. 그거면 됐어요.”
고개를 끄덕인 다온이 다시 아마나가 있는 병실로 들어가고, 그는 병원이 필요할 때까지 치료해 주기로 했다면서 비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을 했다.
당연히 소년은 그것을 의심했지만, 시티에서 기부한 돈으로 치료해 주는 거란 말로 둘러댄 다온은 아마나의 아버지 샤니와 통화를 하는 일에 성공했다.
손님을 막 내려주고 빈 택시로 맨체스터 시내를 돌고 있던 샤니는, 뜻밖의 전화에 깜짝 놀란다.
– 아, 아들이 옆에 있습니까?
“네. 물론이죠.”
“아빠!! 진짜 다온이에요!! 그가 여기에 왔다고요!!”
– 그, 그래. 그, 그렇구나. 난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인지······ 정말 아마나가 무료로 치료를 받는다는 겁니까?
“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죠.”
– 음, 괜찮다면 나중에 제가 따로 아마나와 이야기를 해 봐도 될까요? 그리고 당신에게는 어떻게······.
– “내일 제 에이전트가 이곳으로 올 겁니다. 그에게 아마나를 찾으라고 할 테니, 그때 이야기해 주시면 돼요.”
– 오, 이런 세상에나. 이 일을 어찌······.
“크리스마스잖아요. 메리 크리스마스. 그럼.”
전화를 끊고 난 뒤, 휴대전화를 아마나에게 돌려준 다온이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소년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축구를 하다가 다쳤다고 했지? 축구가 좋니?”
“네.”
“하하. 좋아. 포지션은?”
“풀백이요.”
“오-! 그렇구나. 그럼, 좋아하는 팀은?”
“시티. 그중에서도 당신이 제일 좋아요.”
“하하. 혹시나 네가 유나이티드라고 말했다면, 제안을 취소하려고 했어.”
“맨유는 구려요.”
“큭큭큭큭. 그거 마음에 드는 답변이네.”
아예 이곳에서 눌러앉기로 작정한 듯, 다온은 10분이 더 지나도록 아마나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다.
한참 동안 보이지 않던 다온을 찾기 위해서 온 스태프가 억지로 끌어내고 나서야, 그는 마지못한 듯 인사를 나누며 다음에 또 찾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마나는 그것 역시도 의심했지만, 다온이 빠져나간 뒤 메레디스 리드가 그럴 필요가 없다며 말을 보탰다.
“그는 약속을 지킬 거야.”
“정말요?”
“응. 아무리 바빠도 분명.”
“그러면 정말 저는 좋을 거예요! 그거 아세요? 다온도 예전에는 저처럼 괴롭힘을 받았다는 거. 그런데 세계 최고가 됐죠. 그러니 저도 할 수 있어요!”
“······그래. 물론이지.”
기뻐하는 아마나 오케케의 모습을 보며, 메레디스 리드는 처음으로 김다온을 향한 시선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동양인들과 같아 그를 미워하고 있었지만, 그 역시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다온이 자신처럼 누군가를 ‘증오’하는 대신 ‘용서’를 택했다는 점이었다.
‘좋은 사람······인 걸까?’
다른 병실에 있는 아이의 곁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다온을 본 메레디스 리드의 마음은, 슬프고 아팠지만 동시에 간지럽고 복잡했다.
크리스마스의 마법은, 오랫동안 특정 인종을 향해 마음의 문을 닫았던 메레디스 리드에게도 찾아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