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64)
Sp1. Win or Nothing (21)
나레이션 : 유럽에 존재하는 55개의 리그의 챔피언들과 UEFA 랭킹에 따라 추가로 진출 자격을 얻은 24개의 클럽은, 약 11개월 동안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챔피언스리그. 전 세계에서 가장 특별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구 대회다.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챔피언스리그는 언제나 특별했습니다. 가장 우승하기 어려운 대회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실력이 좋다고 해서 승리할 수는 없습니다. (웃음) 그 커다란 귀는 언제나 그랬죠. 빅이어는 굶주린 이에게만 자신을 붙잡을 자격을 내어 줍니다.
스티브 바워(BBC 코멘테이터) : 어떠한 예측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되면, 드라마가 펼쳐지죠. 그러면 사람들은 깨닫습니다. 자신이 왜 축구에 열광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만약 당신의 친구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곳으로 데려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건 진짜 굉장한 경험이 될 테니까요.
.
.
나레이션 : 2016/17 챔피언스리그. 전년도 프리미어리그 4위를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는 플레이오프 라운드부터 시작했다. 총 20개의 팀이 홈&어웨이로 경쟁하는 라운드로, 승리한 팀이 다음 단계로 진출할 자격을 획득한다. 시티의 상대는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 루마니아에서 가장 강한 클럽 중에 하나다.
@@ 중계방송
리처드 키스(BeIN Sports U.K 코멘테이터) : 아궤로-!! 해트트릭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부큐레슈티의 안방에서 상대를 5:0으로 격침합니다!!
이안 다크(BT Sports 코멘테이터) : 수비 실수가 나옵니다! 놀리토가 달리고, 그 옆에서 아궤로가 나란히 뜁니다. 직접 슈팅을 노리는 놀리토. 하지만 델프-!! 집념이 느껴지는 득점입니다!! 골키퍼가 슈팅을 잘 막아 냈습니다만, 페이비언 델프가 세컨볼을 따내면서 기어코 득점으로 만듭니다!
.
.
나레이션 : 플레이오프 라운드 매치업에서, 시티는 부큐레슈티를 6:0으로 꺾고 그룹 스테이지에 올랐다. 그리고 20일 후 이어진 조 추첨식에서, 시티는 리오넬 메시가 뛰는 FC 바르셀로나. 분데스리가의 강호 묀헨글라트바흐. 스코틀랜드의 용맹한 클럽 셀틱 FC를 상대하게 되었다.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 바르셀로나를 만난 것은 불운한 일이었습니다만, 남은 경기는 충분히 해 볼 만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죠. 실제로 출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
.
나레이션 : 2016년 9월 14일. 시티는 헤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경기에서 4:0의 대승을 거둔다.
@@ 중계방송
대런 플레처(BT Sports 코멘테이터) : 아궤로-!! 다시 해트트릭입니다!! 환상적이군요!! 챔피언스리그에서만 벌써 여섯 번째 득점입니다!!
@@@@ 인터뷰
세르히오 아궤로 : 출발은 정말이지 훌륭했습니다. 펩 감독님이 새롭게 부임했고,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계속해서 승리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다음부터 갑자기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페르난지뉴 : 엉망이었습니다. 변명할 것도 없이 정말로 형편없었죠.
.
.
나레이션 : 보름 뒤, 시티는 셀틱의 홈 글래스고로 떠나 그룹 스테이지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 중계방송
레이 허드슨(BeIN Sports U.K 코멘테이터) : 다시 득점입니다! 셀틱이 저력을 보여 줍니다! 무사 뎀벨레가 오늘 경기 두 번째 득점을 올리며, 팀 세 번째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레이 허드슨 : 경기가 끝납니다. 솔직히 예상 밖의 결과입니다. 3:3 무승부를 거두는 맨체스터 시티. 과르디올라의 표정은 만족스럽지 않아 보입니다. 당연히 그렇겠죠.
@@@@ 인터뷰
라힘 스털링 : 우리는 잘하다가도 갑자기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집중력의 문제였죠. 전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순전히, 우리 선수들의 책임이었습니다.
.
.
나레이션 : 셀틱 원정에서의 무승부는 펩 과르디올라에게 있어 예상 밖의 결과였다. 그는 첫 두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6점을 획득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세 번째 경기가 캄노우 원정이기 때문이다.
@@ 인터뷰
펩 과르디올라 : 냉정하게 말해, 당시의 우리는 FC 바르셀로나를 꺾을 전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괜찮은(Okay) 수준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Good) 수준은 아니었죠. 그렇지만 바르셀로나는 위대한(Great) 팀이었습니다.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었으니까요.
.
.
나레이션 : 바이에른 뮌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면서, FC 바르셀로나는 비어 버린 왕좌를 노릴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다. MSN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공격진과 여전히 훌륭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그리고 이반 라키티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 중계방송
에네코 산도발(BeIN Sports Spain 코멘테이터) : 메시. 메시가 볼을 잡고, 페르난지뉴가 넘어집니다. 뛰어드는 메시.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습니다. 골키퍼와 마주한 상황. 브라보가 마주합니다만 그마저도 따돌립니다. 메시. 메시. 메시-!!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
나레이션 : 메시의 해트트릭과 함께, 시티는 캄노우 원정 경기에서 0:4로 패배한다.
@@ 인터뷰
치키 베히리스타인(맨체스터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 : 캄노우 원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펩이 제게 말했습니다. 치키. 우린 더 훌륭한 사이드백이 필요해. 저는 그것이 다온 외에도 추가적인 풀백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카일 워커나 주앙 칸셀루가 클럽에 합류한 것도, 어떻게 보면 그때의 대화가 원인이었죠.
펩 과르디올라 :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하려면, 실력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팀이 뛰어나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반드시 이길 거란 믿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축구에서 그건 보통 수비에서 나옵니다.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외출했는데, 한참 뒤에 집의 문을 잠그지 않고 나왔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떨까요? 그런 불안감은 팀을 망가뜨립니다. 그것도 가장 좋지 않은 방법으로요.
.
.
나레이션 : 충격적이었던 캄노우에서의 대패 이후, 시티는 우려 속에서 FC 바르셀로나를 다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마주한다. 그러나 시티는 2주 전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전반 21분 리오넬 메시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압박을 거듭한 끝에 견고해 보였던 FC 바르셀로나의 진영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다.
@@ 중계방송
이안 다크 : 로베르토. 오-!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골키퍼에게 볼을 전한다는 게 짧았습니다! 아궤로-!! 그대로 마무리합니다! 경기는 이제 동점! 시티가 빠르게 균형을 맞춰 놓습니다!
이안 다크 : 더브라위너.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노립니다. 박스 안엔 많은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뚫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더브라위너. HE NAILED IT!! 그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케빈 더브라위너!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 이제, 시티가 바르셀로나에 2:1 리드를 점합니다!
이안 다크 : 오-! 시티가 볼을 가로챕니다. 길게 볼을 전달하는 더브라위너. 빈 공간으로 잘 패스를 찔러 보냈습니다. 나바스. 안으로 보내는 크로스. 조금 이상하게 아궤로의 몸에 맞았습니다만, 상관없이 득점합니다!! 일카이 귄도안!! 3:1 리그를 거머쥐는 맨체스터 시티! 캄노우 원정을 완벽히 복수합니다!!
.
.
나레이션 : 완벽한 전술의 승리였지만, 무려 4년 만에 FC 바르셀로나를 잡아냈다는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시티는 남은 두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고, 간신히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다. 해가 바뀌고 그들이 만나게 될 팀은 AS 모나코로, 시티는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모나코 스타드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경기 결과가 시티의 꿈을 산산조각 내 버린다.
@@ 피치 위
삑-! 삐?익!!
@@@@ 중계방송
대런 플레처 :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모나코 원정에서 1:3으로 패배하면서,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이 확정되었습니다.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 : 당시는 3월이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순간 그 시즌은 실패가 되어 버립니다. 운 좋게 리그에서 우승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걸 거머쥐었다는 기분은 들지 않죠. 그렇기에 챔피언스리그가 더 무섭습니다. 그 대회에서의 결과가 다른 대회에서의 결과물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죠.
레녹스 베이커(맨체스터 이브닝 기자) : 시티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그들이 부자라는 겁니다. 그리고 매년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네댓 개의 클럽 중 하나죠. 하지만 그들은 바이에른 뮌헨이나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첼시나 맨유 정도도 되지 않죠.
칼둔 알 무바라크 :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없는 이상, 클럽을 향한 평가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에서 시대를 풍미했던 클럽들은 모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가지고 있죠. 그것 없인, 진정한 최고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펩 과르디올라 : 저는 늘 최고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제가 특별한 게 아니라, 이런 직업을 가졌다면 당연한 겁니다. 만약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겁니다. 최고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최고를 가리는 무대 위에 서 있는 셈이니까요.
.
.
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는 클럽의 역사를 통틀어 딱 한 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 오른 게 그들의 최고 성적이다. 1970년 UEFA컵 위너스 컵을 차지한 이후, 시티는 50년 가까이 유럽대항전 트로피와 거리가 멀다.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 : 저는 그런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트리길 원하죠. 우리가 이 클럽과 도시에 계속 투자하는 것도, 그래야 오랜 사슬을 끊어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빅이어를 원합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죠.
.
.
나레이션 : 클럽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 그들의 도전의 새로운 단계는 스위스의 클럽 FC 바젤의 홈그라운드인 장크트 야콥 파크에서 펼쳐진다.
***
2018년 2월 14일. 4052 바젤, 스위스. 장크트 야콥-슈트라세 395. 장크트 야콥 파크(St. Jakob-Park. St. Jakob-Straße 395. 4052 Basel, Swiss).
지난 주말, 홈으로 불러들인 레스터 시티를 6:0으로 완파한 시티는 기세를 높이고 있다.
“LET`S GO!! 끝까지 완벽하게 해!!”
드레싱 룸 안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목소리에, 시티의 킷어시스턴트 브랜든 애쉬튼히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는 곁에 있던 ‘Amazon’의 카메라를 바라봤다.
메레디스 리드는 지금 이 자리에 없지만, 여전히 촬영은 진행 중이다.
“봤죠? 제가 말했잖아요.”
“하하. 확실히 그러네요.”
“챔피언스리그 경기만 되면, 다온이 몇 배는 더 예민해져요. 그리고 평소보다 더 시끄럽죠. 하지만 누구도 그걸 뭐라고 하지 않아요. 벌써 세 개의 빅이어가 있잖아요. 그리고 하나의 유로파 트로피. 이 말은 그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거예요. 모두가 그걸 따르고 있죠.”
“······.”
카메라맨이 파인더를 김다온에게 가져가고, 빠르게 준비를 끝낸 대한민국의 사이드백은 계속해서 손뼉을 두드리며 시티의 선수들을 격려하기에 바쁘다.
지난해, 시티는 플레이오프 라운드 이후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2무 2패의 형편없는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2승 1무를 기록했고, 오늘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 3승에 도전한다.
.
(대런 플레처) – BT Sports 코멘테이터
“챔피언스리그도 이제 중요한 길목에 들어섭니다. 그룹 스테이지를 지배했던 맨체스터 시티가 녹아웃 스테이지를 시작합니다. 그들의 상대는 FC 바젤입니다.”
.
삐?익!!
하늘색 상의와 하얀색 바지를 입은 시티는 경기 시작부터 FC 바젤을 몰아붙인다. 강도 높은 전방 압박으로 볼을 빠르게 탈취했고, 점유율을 높이며 과르디올라 특유의 경기를 펼쳤다.
작년까지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작아졌던 시티였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김다온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향해 몸을 던진 파비안 프라이(Fabian Frei)가 피치에 드러누운 사이, 코너킥을 처리하고자 움직이는 더브라위너가 작전을 지시한다.
“군도!!”
은밀한 눈빛 교환이 이뤄진 뒤, 케빈 더브라위너가 띄워 올린 코너킥을 일카이 귄도안이 그대로 마무리한다.
.
(대런 플레처)
“De Bruyne On Corner. 그리고 그대로 골대로 향합니다! 일카이 귄도안의 헤더! 골키퍼의 머리 위를 지나 그대로 그물에 안착합니다! One Nil, Manchester City! 전반전 14분 만에, FC 바젤에 한발 앞서 나갑니다!”
.
올해의 맨체스터 시티는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다. 프리미어리그 27경기에서 26승 1무를 거뒀고, 세 개의 컵 대회에서는 11승 2무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리버풀 안필드 원정 경기에서 고비를 맞았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 시티는 그것을 완전히 극복한 것처럼 보인다.
전반 14분 첫 번째 득점을 기록한 뒤에도, 시티의 공세는 멈추지 않는다.
.
(대런 플레처)
“더브라위너. 깊숙한 곳으로 패스를 보냅니다. 거기로 다온이 뛰어듭니다! 그리고 넘어졌습니다! It`s Penalty! 요나스 에릭손 주심. 주저하지 않고 페널티스폿으로 손을 뻗습니다.”
.
경기는 빠르게 맨체스터 시티로 넘어가는 중이다. 전반 14분 일카이 귄도안의 선제골이 나온 이후 약 10분 동안, 시티는 무려 세 골을 더 추가한다.
세르히오 아궤로가 두 골을 기록했고,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환상적인 왼발 발리로 득점을 만들어 낸다.
친한 친구의 환상적인 슈팅에, 단숨에 달려긴 김다온이 베르나르두 실바를 안아 올린다.
“왜 매번 이렇게 못 하는데?!! 앙?!!”
“VAMOS–!!”
전반 25분이 채 지나기도 전이건만, 전광판의 점수는 맨체스터 시티의 네 골 차 리드를 말해 주고 있다.
홈 경기라 희망을 품고 쟝크트 야콥 파크를 찾은 FC 바젤의 팬들이건만,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기엔 자신들이 보고 있는 숫자가 너무나도 컸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했던 그들이었기에, 시티를 상대로도 같은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거의 무너져 가는 FC 바젤 팬들의 믿음.
이는 결국, 전반이 끝나기 전에 무너진다.
.
(대런 플레처)
“아궤로. 측면으로 넓게 벌려서 줍니다. 그가 안쪽으로 볼을 전달합니다. It`s Da-On. 저 남자를 저렇게 내버려 두는 것은 좋지 않은데요. 제 말이 옳았습니다!! WHAT A STRIKE!”
.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김다온의 오른발 끝에서 시티의 다섯 번째 득점이 만들어진다.
FC 바젤은 오늘, 클럽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전반 45분 만에 다섯 개의 실점을 허락하는 굴욕을 맛본다. 벌써, 경기장을 떠나는 팬들의 행렬이 늘어졌다.
삑-! 삐?익!! 삐—익!!
유독 바젤의 사람들에게 길게만 느껴졌을 전반전이 끝나고, 반쯤 넋이 나가 버린 FC 바젤의 선수들은 멍한 표정으로 피치를 내려다보며 드레싱 룸으로 향한다.
오히려 경기력에 관한 피드백과 논의는 시티 쪽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아까 커버가 늦었어.”
“그래. 판단을 제대로 못 했거든.”
“내가 뒤를 봐줄까?”
“그럼 좋지.”
김다온의 합류 이후, 시티 내에서 수비에 관한 논의는 경기 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통로에서 그러한 모습을 본 메레디스 리드는 의문을 느낀다.
과연 오늘 경기 어디에 문제점이 있었던 걸까?
BT Sports는 전반전 40분까지의 점유율을 72:28로 보여 줬고, FC 바젤은 단 하나의 슈팅도 가져가지 못했다.
강팀과 약팀의 승부에서 끝까지 유효슈팅이 없는 경우는 종종 나오지만, 일반 슈팅조차 나오지 않는 경기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물론 후반전 45분이 남긴 했지만, 메레디스 리드는 계속해서 대화를 주고받는 중인 시티의 수비진을 FC 바젤이 뚫어 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 시티의 출전 명단에는 그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에므리크 라포르트/필 포든/다비드 실바.
물론 셋 모두 온전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야닉 카라스코가 합류한 지금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100% 컨디션이 될 때까지 몸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흔들렸던 겨울을 무사히 보낸 지금, 시티는 점점 따뜻해지는 기온과 함께 다시 한번 승리에 박차를 가해 가고 있다.
“계속 볼을 지켜라! 그리고 앞으로 패스를 보내! 상대가 뛰어나오면, 거기로 뛰어들어! 높게! 높게! 더 높게! 그럼 모든 게 만사형통이다! 모오-든 게 다 잘 풀릴 거야!”
높게, 더 높게.
시티의 행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
작가의 말 ? 욕심 같아선 어떻게든 10편 채울랬는데, 8편이 한계네요.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금일 증상은 오후부터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오늘 푹 자고, 토요일인 내일 하루도 푹 쉬고 나면 아마 일요일쯤엔 거의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것 같습니다.
담주는 정상적으로 연재할 수 있게 힘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며, 코로나는 진짜 조심하세요.
주변에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오미크론 증상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접종자 중 증상이 조금 강했기는 하지만, 아마 타고난 몸이 약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
사족 : 김민재의 토트넘/맨체스터 시티 이적 과정은 제가 긴 호흡으로 다뤘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부터 밑밥을 던져왔고, 현실에서 시티로 향한 다닐루/멘디를 토트넘이 빼앗아가면서 토트넘이 눈독을 들인 김민재를 시티가 빼앗는다는 골자를 그렸습니다.
국뽕임은 인정하지만, 다재다능한 센터백 유망주를 두고 다툼이 빅클럽 사이에서 영입전이 펼쳐지는 건 무척 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다큐멘터리 시점이라 과한 것처럼 비쳤을 수도 있겠지만, 본문을 통해서는 김민재의 영입이 크게 주목받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마이너(Minor)한 영입으로 평가한다는 것을 보여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티도 영입 후 소튼으로 1년 반 임대를 보낸 거고요. 현실을 대입해보자면 에리크 가르시아/필립 산들러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말 잘 쉬시고, 월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