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72)
Sp1. Win or Nothing (29)
@@ 중계방송
다니엘 만(Sky Sports 코멘테이터) : Da-On. Into David Silva. Back to SANE!! Magical!! 경기가 시작되고 4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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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맨체스터 시티는 경기 시작부터 에버튼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들은 82%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3:0을 만들었다. 전형적인 펩 과르디올라의 게임. 다시 한번 시티의 아름다운 축구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또 하나의 대승을 이끈다.
@@ 중계방송
다니엘 만 : 귄도안. 전진을 시도하지만, 수비에 막힙니다. 페르난지뉴가 뒤쪽에서 등장합니다. Oh, What a Pass. 그리고 다온-!! Super Finish!! Absolutely Great Strike!
다네일 만 : 전반전에 이미 승부가 난 경기였습니다. 5:1 시티의 승리. 30승 1무. 이건 초현실적인 기록입니다. 토트넘 역시 27라운드 경기부터 계속해서 승리를 챙겨 가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시티의 우승까지는 단 한 경기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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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에버튼전 승리로, 시티의 우승은 유나이티드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결정되게 되었다. 스완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주제 무리뉴. 그는 더비 경기에서 들러리가 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다.
@@ 경기 후 인터뷰
주제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 왜 유나이티드의 인터뷰 자리에서 시티의 우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저는 우리 팀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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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에버튼전 승리에 기뻐하는 시티지만, 다음 날부터 그들은 리버풀 전 준비에 나선다.
@@ 에티하드 캠퍼스, 전력/영상 분석실
펩 과르디올라 : 모두 잘 들어. 다음은 우리의 남은 경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합이야. 그들은 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공격수들을 셋이나 보유했어. 살라, 마네, 피르미누. 걔들 셋은 너희를 박살 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거야. 그리고 장담하는데, 그건 꽤 위협적일 거다. 아무리 너희라 할지라도, 그들의 공격력은 벅차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니, 한눈팔지 마라.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는 무척 중요하다.
펩 과르디올라 : 리버풀의 공격 패턴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피르미누가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 그럼 살라와 마네가 안쪽으로 좁히면서 뛰어들 거야. 매우 위협적이지. 그래서 우리는 이 위치와 이 위치에서 상대를 수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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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펩 과르디올라가 강조한, 남은 시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치러지는 날이다. 분데스리가부터 인연을 이어 온 두 감독. 그들은 각자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 BBC News
사라 멀케린스(BBC News 앵커) : 가장 주목받는 경기입니다. 맨시티와 리버풀, 리버풀과 맨시티가 오늘 안필드에서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릅니다. 스포츠 기자 데이비드 온스테인이 지금 현장에 나가 있는데요, 한 번 연결해 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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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안필드 주변 도로는 수천 명의 팬으로 채워졌다. 개중 일부는 극성스러운 훌리건이다.
@@ 시티의 선수들을 태운 버스 안
탁-!
탁, 탁-!
쿵!
도메네크 토렌트(맨체스터 시티의 어시스턴트 코치) : 젠장, 저들이 뭔가를 던지고 있어.
브라이언 키드(맨체스터 시티의 어시스턴트 코치) : 망할 경찰들은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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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경기장으로 향하는 시티의 버스를 향해, 리버풀의 훌리건들이 병과 홍염탄 등을 던지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경찰이 말리기 시작해 보지만, 겹쳐진 인파 사이에서 던져지는 모든 것들을 막을 수는 없다.
@@ 시티의 선수들을 태운 버스 안
탁-!
쩌저적-!
로돌포 보렐(맨체스터 시티의 어시스턴트 코치) : 이런! 금이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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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 리버풀 훌리건들의 폭력 앞에, 버스 안에는 큰 불안감이 감돈다. 얼른 속도를 높여 인파 사이를 빠져나가고 싶지만, 워낙 좁은 길이라 그것 역시 불가능하다. 그렇게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시티의 선수들은 약간 기진맥진해져 있었다. 만약 훌리건들이 이를 노리고 물건들을 던져 댄 것이라면, 그들의 계책은 성공한 셈이다. 과르디올라를 포함한 시티의 선수단은 일단 안으로 들어서지만, 팀과 동행한 칼둔 알 무바라크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 안필드, 원정팀 주차장
칼둔 알 무바라크(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 당장 FA에 항의해야겠어. 그들이 우리에게 위협을 줬다고. 선수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쩔 뻔했어?
@@@@ 인터뷰
칼둔 알 무바라크 : 일반적으로, 그건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입니다. 홈 팬들이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거야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상대를 해하려고 했다면 그건 문제가 됩니다. 더욱 큰 건, 사람들 사이에서 불필요한 문장들이 나왔다는 겁니다. 다온, 제주스, 야야와 같은 이들을 향한 문장 말입니다.
가브리에우 제주스 : 네. 버스 안에서도 충분히 들렸습니다. 그들은 저나 다른 친구들에게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문장을 내뱉었죠. 상처가 되는 일이었지만, 동시에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리버풀을 박살 내야 하겠다고 생각했죠.
김다온 : 그건 도전입니다. 울트라스나 훌리건들이 있는 클럽과 경기할 때면 종종 겪는 일이죠. 그들은 우리와 피치에서 대결할 수 없기에, 그러한 방식으로라도 우리와 대결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것뿐입니다. 네. 그런 상황에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그건 명백한 스트레스죠. 하지만 제겐 무척 익숙한 일이기도 합니다. SL 벤피카에서 뛸 때 스포르팅과 붙게 되면 매번 그랬습니다. 뮌헨과 마드리드에서도 마찬가지였죠.
***
인터뷰를 진행하던 메레디스 리드는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래서 그녀는 바로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슬프지 않나요?”
“슬프죠.”
“화도 나고요?”
“네. 당연해요.”
“이 말이 당신에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무척 편안해 보여요.”
메레디스 리드의 질문에, 김다온은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기분 좋은 종류는 아니었다.
씁쓸함과 슬픔.
이 두 가지의 감정이 미소와 섞여 나타나게 되자, 메레디스 리드는 처음으로 김다온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던 메레디스 리드.
그녀는 이어지는 대답을 조용히 경청한다.
“제가 편안해 보인다면, 그건 아마도 익숙하기 때문일 겁니다.”
“익숙하다고요?”
“네.”
@@ 인터뷰
메레디스 리드 : …….
김다온 : 어떠한 사람들은 축구 실력 외에 다른 것들을 증명해야 하기도 합니다. 의심의 시선을 뛰어넘어야 하죠. 물론 실력이 나아지면 질수록, 피치 위에서 슬퍼하는 시간은 줄어듭니다. 그건 명백하죠. 하지만 영원히 그게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어딘가에서는 꼭 그런 말을 듣게 되니까요. 저는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피치를 영원히 떠나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을 테니까요.
***
메레디스 리드는 축구에 감춰진 추악한 일면들을 잘 알고 있었다. FIFA와 UEFA는 돈과 권력에 따른 이중적인 잣대로 축구계를 재단하는 중이다.
그로 인해 스포츠맨십은 이미 오래전에 훼손됐고, 약자에 대한 보호 역시 실천 없는 구호로 그치기 일쑤였다.
생색은 내지만, 실효는 없다.
만약 김다온이 아니었다면, 잉글랜드 방송사는 이번에도 카라바오 컵 결승에서 동양인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유럽은 흑인에 대한 차별에는 매우 민감하지만, 그 외 유색 인종을 향한 차별은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존재한다.
김다온은 거기까지는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고, 그래서 영원히 피치를 떠나는 순간까지 차별적인 시선과 태도가 멈추지 않을 거라 말했던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메레디스 리드는 슬퍼졌다.
아니 그보다, 역겨움이 밀려왔다.
자신 역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라는 이유로 김다온과 같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혐오해 왔기 때문이다.
메레디스 리드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나 역시 인정해야만 해.’
인간은 부끄러운 기억이나 행동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도망이나 외면을 택한다. 만약 자기중심적 사고를 지녔다면, 몇 초 만에 합리화를 한다.
메레디스 리드는 외면과 합리화를 동시에 하는 전형적인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고개를 돌리는 대신 자신의 과거를 똑바로 마주 보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약간 울상이 되었고, 김다온은 그것이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슬픈 얼굴이시네요. 제게 공감해 줘서 고마워요.”
“…….”
“하하. 이 정도로 감수성이 있는 분이실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잠깐 끊었다가 갈까요?”
“네. 하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에요.”
“?”
“저요. 전부 다 저 때문이죠.”
“??”
힘겹긴 해도 제대로 웃고 있는 메레디스의 모습은 인터뷰 장소에 있던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
2018년 4월 4일. 리버풀 L4 0TH, 잉글랜드. 안필드 로드, 안필드. 안필드.
리버풀의 훌리건들이 한 행동은 시간이 제법 지난 이후에도 효과를 내고 있다. 웜업을 진행하는 동안, 시티의 코치들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
“몸이 무거워. 짓눌린 느낌이야.”
“실수가 많아질 수도 있어.”
평소의 컨디션을 100으로 보았을 때 오늘은 60~70밖에 되지 않는다는 부에나벤투라의 목소리를 들으며, 메레디스 리드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드레싱 룸 내부를 살폈다.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소보다 어쩐지 말수가 적어 보였다.
‘아니. 확실히 줄었어.’
드레싱 룸 내부 노래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것에서도, 시티 선수들의 현재가 잘 나타나 있다. 생각이 많아지고 무언가에 쫓긴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가장 시끄럽게 떠들었을 베르나르두 실바와 라힘 스털링마저 조용한 모습에, 메레디스 리드 역시 작은 불안감을 느낀다.
시티의 선수들은 오늘 제대로 집중하고 있지 못했고, 이런 경기에서는 십중팔구 패배로 이어졌다.
“저, 마이클.”
“?”
“다들 좀 어때요?”
“……뭐, 비슷해요.”
“진짜요?”
“약간 처진 느낌이기는 하죠. 하지만 이런 날도 있는 법이에요. 예전에는 더 나빴던 적도 많았으니까요. 그럼.”
애써 밝게 말하려는 마이클 클리더로였지만, 그 역시 지금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피치로 나가 홍염을 다시 접하게 된다면, 시티의 선수들은 버스 안에서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은 작은 트라우마로, 삶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결과를 좌우하곤 한다.
그런데 바로 그때, 드레싱 룸 한쪽에서 등장한 한 남자에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What the…….”
“대체 저건 뭐야?”
“유니폼인데?”
“그건 나도 알아. 근데 쟤가 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는 바로, 조금 꽉 끼어 보이는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김다온이다.
그는 웜업을 끝마치고 드레싱 룸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인을 요청하는 한 소년과 웜업용 셔츠와 경기 후 사인볼과 유니폼을 주는 조건으로 리버풀의 홈 킷(Kit)을 교환했다.
안필드의 원정팀 드레싱 룸 한복판으로 걸어간 김다온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
그러한 모습에, 결국 참다못한 케빈 더브라위너가 한마디를 던진다.
“지금 무슨 지랄이야?”
“잠깐 기다려.”
“?!”
“헤이, 브랜든!!”
김다온이 고개를 돌려 바라본 곳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킷 어시스턴트 브랜든 애쉬튼이 등장한다.
브랜든 애쉬튼의 팔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바구니가 걸려 있었는데, 그가 선수들의 앞으로 하나하나 다가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맞은편 이의 손에 무언가가 주어졌다.
“이건?”
“달걀? 대체 무슨 짓인데?”
달걀을 손에 쥔 이들이 의아함을 표하는 사이, 바닥에 놓아두었던 수건을 터번 쓰듯 얼굴에 두르기 시작한 김다온이 텅 빈 바구니를 가지고 곁으로 온 브랜든 애쉬튼을 가리켰다.
그러자 마치 대리인이기라도 한 것처럼, 브랜든 애쉬튼이 헛기침 이후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저건 야바위꾼이잖아.”
“쉿! 집중해서 끝까지 들어요.”
“…….”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던 페르난지뉴의 입을 다물게 만든 후, 브랜든 애쉬튼이 굳이 처음부터 같은 문장을 반복하며 사람들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오늘 하루! 정확히 오늘 하루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여러분께 드립니다! 여기! 바로 여기 타깃이 보이죠?”
“?!?!”
“!!!!”
“바로 그렇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손에 쥐고 있는 달걀 두 개를 이 목표물에 던지시면 됩니다! 워-!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부터 목표물이 장갑을 낄 거거든요.”
브랜든 애쉬튼의 손가락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움직였고, 최종 장소에 있던 목표물(?)은 어느새 골키퍼 장갑을 손에다 착용하는 중이었다.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단번에 그것이 자신의 것임을 깨달았지만, 많은 경험의 베테랑은 의문을 갖기보다 그냥 가볍게 미소 짓는 방법을 택했다.
이제는 그도, 앞으로 벌어질 일이 궁금했다.
잠시 뒤.
“좋습니다, 신사 여러분. 그럼, 준비는 되셨나요?”
“…….”
“제가 셋을 세겠습니다. 카운트가 떨어지면, 그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셋. 둘. 그리고— 하나!!”
하나를 외침과 동시에 브랜든 애쉬튼이 재빨리 김다온의 곁을 떠나고, 베르나르두 실바는 기다렸다는 듯 왼팔을 휘둘러 들고 있던 달걀 중 하나를 김다온에게 집어 던졌다.
팍-!
“!!”
김다온의 등에 맞은 달걀이 산산조각이 나고, 안에 있던 내용물은 그대로 그가 입고 있던 리버풀 유니폼에 묻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 유니폼이 제라드의 것임을 깨닫는다.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잉글랜드의 전설.
콥(Kop)과 안필드를 상징.
그것이 계기가 되었을까?
베르나르두 이외에는 망설이던 이들이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잔뜩 숙이고 두 팔로 얼굴을 보호한 김다온을 향해 달걀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팍-!
파바박-!
팍!
어떠한 것은 김다온의 등에 제대로 명중했고, 어떠한 것은 주변으로 빗나가 드레싱 룸 내부를 더럽혔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티의 선수들이 어느새 웃기 시작했다는 것이자, 침울했던 공간이 운동회나 축제의 한 장소처럼 변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어느새 두 개의 달걀을 모두 사용한 이들은 브랜든 애쉬튼을 가져가 여분이 없는지를 물어볼 정도였다.
“없어. 이것도 겨우 구했는걸.”
“진짜? 제기랄. 난 하나도 못 맞혔어.”
“그게 뭐야? 난 하나는 했거든? 만약 손으로 던지는 운동을 했다면 넌 완전 젬병이었겠다.”
“아닌데?”
“하-! 퍽이나.”
드레싱 룸 내부를 뒤덮은 달걀 세례가 끝난 뒤, 쥐 죽은 듯 가만히 있던 김다온이 크게 목소리를 높인다.
“다 던진 거야?!?!”
“아니, 남았는데?”
“Vamos, Ber. 아닌 거 알거든?”
“젠장! 어떻게?”
“나는 네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 그럼 다 던진 거지?! 일어난다??”
손을 떼고 숙였던 몸을 세운 김다온.
그는 편안하게 앉아 숨을 내쉬었다.
“휴우~ 다행히, 하나도 안 아팠어.”
몸 여기저기를 털어 내던 김다온이 자리에서 일어선 뒤, 드레싱 룸 안의 사람들을 돌아본다.
“어때? 다들 스트레스가 풀려?”
“!”
“!!”
“1차전은 리버풀의 서포터들이 이겼어. 아니, 훌리건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1차전은 우리의 완벽한 패배야. 2차전도 그렇게 지고 싶진 않겠지? 우린 시티야. 이 빌어먹을 빨간색이 아니라, 파랑이라고.”
“…….”
“Vamos, Amigos. 이제 우리가 안필드를 파란색으로 물들일 시간이야. 콥들의 안색이 푸르죽죽하게 변한다면, 그거보다 꿀잼은 없을 것 같지 않아?”
스티븐 제라드의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순간부터, 메레디스 리드는 소름을 감출 길이 없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러한 방식의 리더십은 보여 준 적이 없다.
리버풀의 훌리건들이 ‘던진’ 화염병과 기타 물건들에 의해 받은 스트레스를, 리버풀의 유니폼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방법으로 푼다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김다온 정도 되는 선수가 기꺼이 목표물을 자청한다는 건 상상은커녕 그 비슷한 것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듯, 김다온의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건 정말 미쳤어.’
제라드의 유니폼을 벗은 김다온이 빠른 샤워를 하러 잠시 안으로 들어간 사이, 이 모두를 지켜보고 있던 펩 과르디올라가 나타나 시티의 선수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런 그의 첫마디는 이랬다.
“이제, 준비는 됐나?”
“…….”
“…….”
조용한 실내.
하지만 메레디스 리드는 시티의 선수들이 답을 했다고 생각했다.
‘눈이 불타고 있어.’
예상 밖의 일로 침체가 된 채 경기를 시작할 뻔했던 시티였지만, 이제 그들은 평소 승리와 무패를 갈구하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와 있었다.
***
작가의 말 : 한 편은 내일 연재됩니다(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