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82)
847화 1097 (4)
2018년 4월 21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시즌의 마지막이 가까워지면서, 남은 경기들의 중요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18개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시즌은 사실상 끝이 났지만, 맨체스터에 있는 두 개의 팀에겐 타이틀이 남아 있다.
FA 컵 결승전 상대로 유나이티드가 확정된 오늘 밤, 과르디올라는 감독실에 틀어박혀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 중이다.
“······.”
사흘 후 시티가 상대하게 될 AS 로마는 세리에 A의 대표적인 젊은 클럽으로 손꼽힌다,
오랜 기간 하부 리그를 벗어나지 못하던 사수올로 칼초를 93년 만에 승격시킨 젊은 감독, 에우세비오 디 프란체스코(Eusebio Di Francesco)가 팀을 잘 이끈다는 평을 얻었다.
물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름 세리에 A에서 빅클럽인 AS 로마에서의 첫 번째 시즌이기 때문인지, 중요한 길목에서 종종 승리를 놓치곤 했다. 다소 뻔한 전술도, 프란체스코의 단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10일, ‘로마의 기적’으로 알려진 FC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시즌 개막 후 오직 4-3-3 전술만을 사용했던 프란체스코는 해당 경기에서 3-5-2로의 과감한 전술 변화를 꾀했고, 3:0 승리를 거두며 1차전 1:4 패배를 뒤집어 버렸다.
‘쓰리백일 때가 움직임이 훨씬 더 나아.’
FC 바르셀로나전과 SS 라치오와의 세리에 A 경기를 시청하던 과르디올라가 내린 결론이다.
“후우-”
화면을 멈춘 과르디올라가 의자에 몸을 기댄다.
그러곤 피곤한 눈을 껌뻑이다, 안경을 벗고 눈에 다 집어넣을 인공 눈물을 찾았다. 본래는 잠깐 쉬는 것 정도가 전부였지만, 작년부터 살뜰하게 챙기는 이가 있어 사용을 시작했다.
과르디올라가 한국어가 적힌 인공 눈물 상자 아래 놓아둔 안경을 다시 뒤집어쓴다.
앞쪽에 흩어진 전술 노트에는 오늘 오후부터 고심해 온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전력만 놓고 보았을 땐 의심할 여지 없이 시티가 더 우위에 있었지만, FC 바르셀로나라는 거함을 무너뜨린 AS 로마의 젊은 선수들은 기세가 잔뜩 올랐다.
로렌초 펠레그리니(Lorenzo Pellegrini), 젠기즈 윈데르(Cengiz Unde), 파트리크 시크(Patrik Schick).
모두 에우세비오 디 프란체스코의 지지 아래, 출전 기회를 잡고 실적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다니엘레 데 로시(Daniele De Rossi), 라자 나잉골란, 케빈 스트로트만, 에딘 제코 등. 세리에 A에서 잔뼈 굵은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 줬다.
‘저들은 어떻게든 중앙 구역을 잠그려고 할 거야.’
과거,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며, AS 로마를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종합전적 12:0으로 박살 낸 적도 있다.
하지만 당시의 AS 로마보다 현재의 AS 로마가 더 까다로운 팀이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함께했던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있다는 점도, 로마의 공략이 조금 까다롭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톡. 톡. 톡.
펜 뒤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는 과르디올라.
그는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톡.
“······.”
곧, 무언가를 결심한 과르디올라가 몸을 살짝 앞으로 숙이면서 깨끗한 전술 노트를 찾아 필기를 시작한다.
하얀 공간에 검은색 글씨가 채워지고, 이를 시작으로 과르디올라는 30분 넘게 펜을 움직이고 또 움직이고 또 움직여 모든 여백을 채워 갔다.
모든 경기를 준비할 때마다, 과르디올라는 늘 자신의 팀이 열세에 놓였다 가정한다.
그래야 아주 작은 것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과르디올라는 AS 로마가 지상 최고의 축구 클럽이기라도 한 것처럼 생각했다.
그 끝에서, 그는 마침내 시작한다.
‘좋아. 이번엔 여기서부터군.’
시티는 24일 AS 로마를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인 경기에서, 평소와 같은 4-3-3으로 경기를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같은 경기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과르디올라는 단 한 번도 같은 방법으로 경기에 나서 본 적이 없다.
‘이 공간을 넓어지도록 만들어야 해.’
탁.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될 위치에 펜으로 원을 그려 보인 과르디올라의 머릿속엔, AS 로마와의 경기에서 펼쳐질 일어날 상황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
2018년 4월 23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전력/영상 분석실.
“내일은 에데르송, 다온, 니코, 비니, 카일, 지뉴, 케빈, 다비드, 라힘, 베르나르두, 가비가 선발로 나설 거야. AS 로마는 현재 기세가 좋다. 바르셀로나를 꺾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승리로 카타르 항공이라는 스폰서도 얻었지. 클럽 전체가 우승을 향한 열기로 끓어오를 거다. 거친 도전자가 될 거라는 뜻이야.”
“······.”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인 만큼, 펩은 AS 로마를 충분히 경계하고 있다.
미디어가 우리의 손쉬운 승리를 예측하며 온갖 긍정적인 말들을 토해 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러한 모습은 집중력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본다.
최근 그 어떠한 때보다 빅이어의 탈환이 가까워져 잔뜩 흥분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러한 긍정 회로가 오히려 독(毒)이 된다는 걸 왜 모를까도 싶었다.
“그들은 쓰리백으로 나올 거다.”
“······.”
“바르셀로나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사용한 전술이지. 다만,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땐 로마가 득점이 필요한 때였고, 지금은 실점을 줄여야 할 때니까.”
역시다.
나 또한, 로마의 쓰리백을 예상했다.
AS 로마가 보름 전에 보여 준 3:0 경기는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기적적인 승리였고, 이곳에 있는 사람 중 그것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거로 생각한다.
지난 이틀 동안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 왔던 것도 AS 로마의 쓰리백 여부였다.
펩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그의 말은 우리가 내일 경기를 준비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중앙이 중요해지겠어.’
FC 바르셀로나전에서 AS 로마가 3:0의 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중앙에서 시작되는 빌드업을 완벽한 존(Zone) 수비로 커버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른 시간에 에딘 제코가 득점을 만들어 내며, 로마 전체가 희망을 품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또 시즌 내내 주전들을 혹사해 온 에르네스토 발베르데의 업보(業報)와 4-3-3이 아닌 4-4-2를 택한 전술적 실수도 기적의 희생자가 되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내일도 그런 기적이 일어나진 않을 거다.
같은 방법으론, 우릴 꺾을 수 없다.
“중앙이 중요하다.”
내 생각과 마찬가지로 중원을 강조하는 펩.
센터서클 주변이 격전지가 될 예정이다.
‘측면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겠어.’
설명을 들으며, 나 역시 나름의 생각을 이어 나간다. 그리고 머잖아, 펩이 또 한 번 나와 같은 생각을 이야기하며 다시 바짝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로마의 중원 장악 시도를 무너뜨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측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었다.
“로마는 매우 조직적인 팀이다. 피치 위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지. 하지만 그게 꼭 좋은 건 아니야. 쉽게 한쪽으로 쏠린다는 거니까. 그래서 우린 측면에서 볼을 받고, 사이드라인을 중심으로 빌드업을 전개한다. 카일과 다온이 넓게 벌려서 있으면, 다비드와 케빈이 가까이 접근해 줘야 한다. 볼이 있는 곳 반대편은 전환을 받을 준비를 해라. 한쪽에서 삼각형을 만들고, 반대편의 한 사람이 뛰어들어 가는 거야. 쉽다. 쭉 해 왔던 거야.”
비엘시즘에 입각한 전형적인 스퀘어 무브먼트다.
비엘사는 1998년 이전부터 이를 생각했다.
한쪽 사이드백이 볼을 잡았을 때, 반대편 사이드백의 포지셔닝이 훌륭해야 남은 필드 플레이어들의 위치가 제대로 정립된다고 믿었다.
“반대편으로 볼을 넘기고 나면, 그 즉시 앞으로 뛰어들어. 박스 안으로 뛰어드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해. 역습 때라면 문제없지만, 우리가 볼을 지배하는 상황이라면 함께 달려야만 해.”
최근 몇 달 동안 치른 그 어떠한 경기보다, 내일이 측면에 두는 비중이 가장 컸다. 어떻게 보면, 바이에른 뮌헨 때의 축구와 흡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줄곧 강조되어 오던 델란테로(Delantero)의 비중이 줄어들고, 라떼랄(Lateral)과 엑스뜨레모(Extremo)가 다시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저 두 위치로 볼을 보내 중앙 미드필드에게 자유를 주었던 건, FC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펩이 보여 준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자네가 아닌 베르나르두가 선발로 투입된 것도, 당시의 축구를 이해할 사람이 하나라도 더 필요하기 때문일 거다.
미팅이 끝난 후, 난 퇴근을 준비한다.
“예전에 해 왔던 일이야.”
“그러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은 조금 낯설 수도 있어. 큰 틀은 같지만, 그걸 풀어 나가는 방식을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거니까. 사람들이 어제와 오늘 훈련을 생각했으면 좋겠어.”
“그러게. 혹시, 마누와는 연락해?”
“응. 너는?”
“나도. 걔 꽤 기대하고 있더라.”
“하하. 그렇겠지.”
“응. 본인만 쏙 빠진 셈이니까. 리크를 영입했다는 뉴스를 본 뒤에, 왜 자기를 펩에게 추천하지 않았냐고 뭐라 한 거 있지?”
“하-!”
내가 코웃음을 치고, 베르나르두가 웃어 보인다.
마누는 코스타스 마놀라스의 별명이다.
마놀라스도 카를로 안첼로티 아래에서 뮌헨을 떠나게 된 선수 중 하나였는데, AS 로마 이적 이후 수비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 두 사람과는 비슷한 공감대가 있어, 뮌헨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걔한테 한 번 물어보자.”
“그럴까? 걔 거짓말 잘못하잖아.”
“그러니까. 포백인지, 쓰리백인지 묻자고.”
“좋은 생각이네. 네가 보내 봐.”
“응.”
클럽하우스 건물을 빠져나가기 전, 로비에 선 베르나르두가 마놀라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띵-
“왔다!”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들려왔다.
답신은 마놀라로부터 도착한 것이다.
“Estou Certo? 얜 거짓말 못 한다니까.”
“큭큭큭. 다시 보내봐.”
“뭐라고?”
“이탈리아어로 고맙다가 뭐였지?”
“찾아보지 뭐. 그리스어도 보탤까?”
“그거 좋은 생각이야.”
“쿡쿡쿡.”
ευχαριστ? 그리고 grazie.
사소한 기선제압에 기뻐하며, 나는 베르나르두와 함께 나란히 퇴근길에 오른다.
“도착하면 연락하고.”
“네가 뭐 내 애인인 줄 알아?”
“······실은 그게.”
“닥쳐. 지금은 내가 실수했어.”
“큭큭큭큭. 내일 봐.”
“응. 내일 봐.”
어느덧 4월의 마지막 주를 앞둔 오늘, 길었던 2017/18 시즌도 이젠 한 달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
2018년 4월 24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3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AS 로마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3-4-2-1
GK ? 에데르송 / GK ? 알리송
RB ? 카일 워커 / RCB ? 코스타스 마놀라스
R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 CB ? 페데리코 파시오
LCB ? 뱅상 콩파니 / LCB ? 후안 헤수스
LB ? 김다온 / RWB ? 알레산드로 플로렌치
DM ? 페르난지뉴 / RCM ? 케빈 스트로트만
RCM ? 케빈 더브라위너 / LCM ? 다니엘레 데 로시
LCM ? 다비드 실바 / LWB ? 알렉산다르 콜라로프
RW ? 라힘 스털링 / RAM ? 젠기즈 윈데르
LW ? 베르나르두 실바 / LAM ? 라자 나잉골란
ST ? 가브리에우 제주스 / ST ? 에딘 제코
.
.
맨체스터 시티 클럽 역사상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다. 아직 선수들이 도착하기 전이지만, 에티하드 스타디움 내부는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긴장되나요?”
“하하. 그게 티가 나요?”
“말이 거의 없거든요. 그리고 그건, 제가 아는 브랜든과는 전혀 다르고요.”
“후우- 이 단계까지 서 본 경험이 거의 없으니까요.”
“이해해요.”
스포츠에서 경험이란 사소한 차이를 만들지만, 그 사소함이 종종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를 논하기엔, AS 로마 역시 유럽 대항전 경험이 적은 편에 속한다.
1961년 유럽대항전 성격의 인터-시티 페어스 컵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제외하면, 로마가 기록한 모든 우승은 이탈리아 국내 무대로 국한되어 있다.
하지만 메레디스 리드는 시티의 백룸이 긴장하는 이유가 경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들이 긴장하는 ‘진짜’ 이유는, AS 로마가 기적을 연출하고 준결승에 올라온 팀이기 때문이다.
희망적인 예상을 하는 몇몇 이탈리아 언론들이 한, [AS 로마보다 적합한 맨체스터 시티의 무패를 깨트릴 클럽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경 쓰는 것이다.
게임으로 따지자면 최종 보스와도 같은 시티기에, 기적을 연출한 팀과 맞붙는다는 건 분명 긴장되는 일일 수도 있다.
조용히 준비 과정을 지켜보던 메레디스 리드가 발걸음을 움직여 다른 공간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
“어떻게 예상하세요?”
“인터뷰 시작입니까?”
“아뇨, 그냥 잡담이에요.”
“하하. 보안은 확실한 거겠죠?”
“그럼요.”
맨체스터 시티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동참해 온 레녹스 베이커가 고개를 끄덕이며 메레디스 리드의 질문에 대답한다.
“시티가 이길 겁니다. 압도적으로요.”
“사심이 담긴 말인가요?”
“그럴 수도 있죠. 당신은 어떤데요?”
“시티가 이기겠죠.”
“······.”
“압도적인 차이로 말이에요.”
“하하. 아무래도 우린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는 것 같군요. 하지만 어때요? 사람들은 긴장하고 있죠?”
“네. 백룸은 그랬어요.”
고개를 끄덕이는 레녹스 베이커는 다음 시즌부터 샘 리를 대신해 맨체스터 시티의 ITK로 활동할 예정이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는 점과 샘 리가 확보한 정보가 비밀리에 유나이티드로 새어 나가고 있다는 심증이 겹쳐진 데에 따른 결정이다.
당연히 샘 리는 거세게 반발하며 자신을 향한 의심을 부정했지만, ITK라는 특권을 빼앗기는 것은 막지 못했다.
“근거는요?”
“경험이죠.”
“그건 양 팀 모두 마찬가지이지 않나요?”
“네. 클럽만 놓고 보면 분명 그래요.”
“펩, 다온, 베르나르두군요.”
“그들이 가진 빅이어의 개수만 해도 여덟 개예요. 빅이어를 따내지 못했던 시즌에도, 최소 8강이나 준결승전까지 진출했고요. AS 로마에도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시티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부족해요.”
“그렇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
“로마에는 다온이 없죠.”
“풋-!”
레녹스 베이커가 김다온의 열렬한 추종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많이 없다.
본래 ‘Goal.com’의 기자였던 그가 무려 두 번이나 직장을 바꾼 이유도 순전히 김다온을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취재하기 위함이라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메레디스 리드는 지금의 말이 단순한 팬심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 역시, 같은 생각 중이기 때문이다.
김다온의 존재는 이 단계에선 결정적이다.
AS 로마가 아닌 다른 클럽이었다면 다를 수도 있었겠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경험부재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결정적 차이가 될 수 있다.
“다온 정도 되는 선수라 만들 수 있는 차이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Win or Nothing.
All or Nothing.
승리(Win)가 곧 모든 것(All)인 세상에서, 지난 수년 동안 승리자이자 모든 것을 손에 거머쥔 자로서 살아온 김다온과 펩 과르디올라.
두 사람의 존재가 커다란 영향을 미칠 오늘의 경기가 시작될 때까진, 정확히 160분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