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83)
848화 1097 (5)
(제이크 험프리) – BT Sports 프레젠터
“맨체스터 시티와 AS 로마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입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대의 전력을 인정하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에우세비오 디 프란체스코 또한, 세계 최고의 클럽을 상대하는 어려움을 말했습니다. 경기가 펼쳐지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가 보겠습니다. 시티와 로마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바로 화면으로 만나 보시죠.”
***
.경기 시작 05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AS 로마
{“Blue Moon~ You saw standing me alone~ Without dream in my heart~~”}
시티의 공식 응원가인 ‘Blue Moon’은 멋진 반전이 있다. 첫 구절을 원곡(元曲) 그대로 부르고 나면, 바로 펑키한 락 스타일의 멜로디로 바뀐다.
@@@
파란 달빛이여.
(Blue Moon)
가슴속에 꿈 없는.
(Without dream in my heart)
자기애 하나 없는.
(Without love of my own)
그렇게 홀로 서 있는 나를 바라봐 준 존재여.
(You saw me standing me alone)
파란 달빛이여.
(Blue Moon)
내가 왜 거기에 있는지 아는 존재여.
(You knew just what I was there for)
정말 좋아하는 이에게 한 기도를 들은 존재여.
(You heard me saying a prayer for Someone I really care for)
평생을 함께할 이가 되어 갑자기 나타난 존재여.
(And then you suddenly appeared before me the only one my arm could ever hold)
파란 달빛이여.
(Blue Moon)
@@@
“You saw me standing…….”
“입장합니다-!!”
그라운드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 ‘Blue Moon’을 따라부르고 있을 때, 입장을 알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난 흥얼거림을 멈춘다.
그리고.
“ALRIGHT!! LET`S GO!!!!”
주변이 깜짝 놀랄 만큼 크게 목소리를 내지르곤, 정면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몸을 다시 앞으로 놓아두기 전에 본 AS 로마 선수들은 불쾌한 표정이었다.
어쩌면 그들은 내가 축구의 불문율(不文律)을 깨트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틀림없이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만, 그것이 두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AS 로마에서 나와 같은 사람이 없다면 그게 더 실망스럽다.
무려 챔피언스리그다.
그것도 준결승.
【“Die Meister-!!”】
【“Die Besten-!!”】
【“Les Grandes equipes-!!”】
【“The Champion-!!”】
AS 로마와의 경기가 있기 전, 펩은 내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만큼은 내가 클럽 내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선수이며, 베테랑이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난 거기에 동의했다.
.
(황은석) – SPORTV 캐스터
“캡틴 킴. 캡틴 다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김다온을 주장으로 삼았습니다.”
(정지현) – SPORTV 해설위원
“당연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현재 시티에 있는 선수들을 모두 합쳐도 김다온만큼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습니다. 클럽 역사상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인 만큼, 김다온이 가진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경기 전 순서가 모두 끝나고, 나는 선공을 정하기 위해 심판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오늘 경기의 주심은 펠릭스 브리히로, 내겐 무척 익숙한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은, 브리히가 과거 K리그를 맡은 적도 있다는 거다.
2008년에 있었던 K리그 챔피언 결승전 두 번째 매치업을 담당한 사람이 바로 브리히다.
“어느 쪽을 하겠나?”
“앞이요.”
“그럼 자네가 뒤야.”
브리히가 튕긴 동전이 머리 위로 솟구친 후 그라운드로 떨어져 내린다.
“앞면이군. 어떻게 하겠나?”
“그대로 하죠.”
“좋아. 서로 악수를 교환하게.”
AS 로마의 주장은 다니엘레 데 로시다.
개인적으론 이탈리아 최고의 미드필드라고 본다.
마르코 베라티(Marco Verratti)와 조르지뉴도 훌륭하지만, 다재다능함이란 측면에서 한참 떨어진다.
만약 데 로시가 AS 로마가 아닌 다른 클럽으로의 이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게 틀림없다.
“챠오.”
“Ciao.”
무뚝뚝한 얼굴로 손을 맞잡은 다니엘레 데 로시가 기계적으로 정면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은 후, 교환한 엠블럼을 가지고 뒤로 돌아선다.
그리고 난 그 모습을 잠시 바라봤다.
‘저 남자를 흔들어야 해.’
다니엘레 데 로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파트너인 케빈 스트로트만이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 그리고 그 과부하 속에서, 종종 스트로트만은 강한 압박을 느꼈다.
두 선수 모두 다재다능한 미드필드라는 공통점이 존재했지만, 스트로트만은 데 로시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그래서 만약 스트로트만에게 압박을 줘 그의 발끝에서 이뤄지는 중장거리 패스를 줄일 수 있다면, 기동력에서 조금 더 장점이 있는 우리가 쉽게 경기를 풀어 나갈 수 있다.
펩이 주요 포인트로 강조한 측면과 전환 패스를 통한 흔들기 역시,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거다.
삐?익!
펠릭스 브리히의 휘슬로, 경기가 시작된다.
서두를 이유가 없었던 우린 침착하게 후방에서 패스를 이어 갔고, 특정한 위치로 볼을 보내어 AS 로마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살폈다.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AS 로마의 압박 정도는 그리 강해 보이지 않았다.
에우세비오 디 프란체스코가 선택한 수비 전술이 존(Zone)을 걸어 잠그는 것이라는 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우린 패스를 측면으로 보내야 했다.
일단은 시계 방향으로.
“비니!”
나름 부지런하게 달려 주는 에딘 제코에게서 벗어난 콩파니가 왼쪽 라떼랄(Lateral)에 자리 잡은 내게 패스를 보낸다.
현재 팀의 진영은 3-2-2-3의 형태로 바뀌었다.
전형이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며 내가 위로 올라섰고, 카일이 공격 가담을 억제하고 센터백이 되어 변형 쓰리백 형태를 취한 것이다.
일단 전반 10분까지는 펩이 정한 순서대로 라떼랄에 설 풀백을 바꾸겠지만,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다비드! Man On!”
“…….”
{“!!”}
{“우오오오-!!”}
다비드 실바가 보여 준 마법과도 같은 턴(Turn) 동작이 기습적인 압박을 시도한 알레산드로 플로렌치의 수비를 무력화한다.
그리고 바로, 기회가 주어진다.
플로렌치의 이탈로 왼쪽이 비었다.
거기엔, 베르나르두가 있다.
‘올라가자.’
정(正) 발 위치에 선 베르나르두의 움직임은 확실히 오른쪽에 섰을 때보다 편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리커버리에 들어간 플로렌치와 동료의 실수를 커버하고자 오른쪽 수비로 이동한 옛 동료, 코스타스 마놀라스의 시선을 분산시킬 생각이었다.
라떼랄에서 쭉 직선으로 달리며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종단(縱斷)하는 거다.
베르나르두에게 패스를 보낸 다비드가 포켓(Pocket)으로 움직여 준 덕에, 라떼랄에서 인떼리오(Interio)로 자리를 옮겨 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내 페널티 에어리어가 5M 앞으로 다가왔고, 살짝 속도를 늦추며 페이스를 조절한 나는 로마의 진영을 바라봤다.
“…….”
마놀라스가 좋은 콜(Call)을 보낸 탓에, 베르나르두를 향한 접근을 포기한 플로렌치가 인떼리오와 델란테로(Delantero)로 이어지는 공간을 점유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내 언더랩은 의미를 잃지만, 베르나르두가 편하게 마놀라스와 1:1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두 사람.
짧은 순간, 속고 속이는 상황이 펼쳐진다.
베르나르두가 먼저 잔걸음을 내디디며 상체를 좌우로 흔들어 보지만, 마놀라스는 꼿꼿하게 버티면서 상대가 확실히 방향을 정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공격이 약간 지연되려고 한다는 생각에, 나는 살짝 뒤로 물러서며 베르나르두의 패스 길을 열어 주었다.
‘여기로 보내.’
시야 속에서 나를 발견한 베르나르두가 왼발을 움직여서 패스를 굴려 보내오고, 이를 따라서 마놀라스의 시선이 내게 향하는 걸 놓치지 않는다.
팡-!
베르나르두의 패스를 다이렉트로 받아쳐, 녀석이 뛰어드는 공간으로 빠르게 밀어 보내 본다.
조금 전 나는 왼쪽 델란테로로의 침투에 실패했으나, 지금 베르나르두는 제대로 안으로 파고들어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고 1분밖에 되지 않은 순간이다.
그러나.
파악-!
“!!”
“?!”
내 패스가 베르나르두의 발밑에 닿기 전, AS 로마의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Alisson Becker)가 뛰어들어 축구공을 가슴팍에 품어 안았다.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수비수가 아닌 골키퍼가 막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순간, 펩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AS 로마는 수비수가 한 명 더 많다.”]알리송 베케르는 오랜 기간 세리에 A를 상징하는 골키퍼로 꼽혔던 부폰을 따돌리고, 전반기 세리에 A BEST 11에 올랐다.
그것만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엔 충분했고, 후반기에도 엄청난 폼을 보여 주며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좋은 골키퍼를 원하는 클럽의 목표가 되었다.
펩은 저 남자가 마누엘 노이어와 같은 유형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었다.
‘패스에 더 신경 써야 하겠어.’
마지막 패스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우나, AS 로마를 흔들고 알리송이라는 골키퍼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했다.
알리송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케빈과 라힘을 보며, 나는 소득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확신했다.
파앙-!
침착하게 수비를 정돈한 알리송이 센터백에게 볼을 굴렸고, 이를 넘겨받은 스트로트만의 발끝에서 왼쪽으로 움직인 나잉골란에게로 향하는 패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다소 긴 축구공은 그대로 사이드라인을 벗어난다. 관중들은 이에 야유를 보냈지만, 우린 살짝 위협을 느꼈다.
아니.
경계심이라 설명하는 게 옳을 거다.
‘시작될 거야.’
단 한 번도 AS 로마와의 경기가 우리가 SIX IN THE CITY로 뛰었던 날처럼 흘러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올 시즌 세리에 A에서 챔피언스리그의 가장 높은 단계로 진출한 클럽인 로마였기에,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 주려고 할 거다.
그리고 우린 진심으로 거기에 맞서야 했다.
그게 바로 존중이자.
그게 바로.
‘승리하는 방법이야.’
카일 워커의 스로인 이후, 팀의 전형은 아까와는 다른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전반 20분
맨체스터 시티 0 : 0 AS 로마
2017/18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 팀이 모두 확정되었을 때, 가장 큰 환호성을 내질렀던 것은 다름 아닌 대회를 주관하는 UEFA의 사람들이었다.
2009/10 챔피언스리그 이후, 서로 다른 4개의 리그에 속한 팀이 준결승에 오른 첫 대회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위 ‘빅 리그’로 불리는 곳에 속한 클럽이 준결승 대진에 편성된 건, 챔피언스리그가 탄생한 이래 최초였다.
자연스레 대회의 주목도는 크게 올랐고, UEFA를 포함한 준결승 클럽 넷은 이런 폭발적인 열기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만끽했다.
하루 전인 13일.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 2:1로 승리한 레알 마드리드가 누린 것들도, 이러한 열기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가-!!”}
{“박살 내라고!!”}
카일 워커의 폭발적인 오버랩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들썩이게 만들고, 이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중계 화면을 보던 메레디스 리드가 주먹을 꽉 쥐어 보였다.
생각보다 거셌던 AS 로마의 반격은 몇 차례 시티의 위기를 불러왔고, 전반전 20분이 지난 현재 누구도 상대가 전력이 떨어진다고 여기지 않게 되었다.
메레디스 리드가 주먹을 쥔 이유 또한, 지금의 공격 시도가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 C`Mon-!!”
“옛 팀이잖아! 좀 살살하라고!”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의 완벽한 태클이 카일 워커의 전진을 저지해 낸다.
그에 시티의 백룸 직원들이 원성을 토해 내고, 작은 한숨을 삼킨 메레디스 리드는 시티가 로마를 공략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남자의 생각은 달랐다.
“슬슬 무너지고 있어요.”
“네?”
“로마의 수비요. 지금도 콜라로프 개인의 힘으로 막아 낸 거예요. 하지만 어제까지고 저럴 수는 없죠. 지금 시티는 현명하게 경기를 풀어 나가는 중이에요.”
“……누구시죠?”
현재 메레디스 리드의 곁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가 서 있었다. 제대로 된 수트를 착용하고 잘 빗어 넘긴 머리카락을 지닌 남성은 호감을 주는 인상이었다.
어지간한 여성이었다면, 부드러운 미소에 바로 마음을 빼앗겼을 수도 있다.
“파울라인 캐시디. 그냥 폴이라고 부르세요.”
“제 질문에 대답하진 않았는데요.”
“하하. 듣던 대로군요. 저는 시티의 임시 고문입니다. 정확히는 클럽의 운영 등과 관련한 부분을 도울 사람이고요. 오마르가 절 고용했고, 8월까지 시티에 머물 겁니다.”
“8월이라. 이적인가요?”
“그것도 있죠.”
파울라인 캐시디(Pauline Cassidy)의 설명을 들은 메레디스 리드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도 이 남자는 숨겨진 에이전트일 것이다.
축구계에는 종종 이런 스페셜리스트가 있다.
특정 선수의 영입 혹은 규정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한 기관에 인맥이 있는 이를 단기간 고용하기도 한다. 물론 그 비용은 근속기간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높다.
경계심을 풀어 버린 메레디스 리드.
그녀가 다시 질문을 이어 간다.
“무너지고 있다는 게 무슨 뜻이죠?”
“말 그대로죠.”
“저는 자세한 설명을 좋아해요. 직업병이죠.”
“하하. 봐요. 로마도 시티처럼 변칙적인 수비 전술을 쓰고 있어요. 볼이 있는 곳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미드필드를 센터백 사이로 끌어 내리죠. 지금도 보면 데 로시가 조금 아래에 있죠? 그건 시티가 오른쪽에서 볼을 전개하기 때문이에요.”
캐시디의 말대로, AS 로마는 시티가 볼을 전개하는 지점에 맞춰 두 명의 중앙 미드필드 중에 하나를 센터백 사이로 끌어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순간적으로 포백 전환이 되면, 남은 한 명의 미드필드가 수비진의 앞에서 홀딩 역할을 맡았다.
메커니즘 자체는 참신했지만, 문제는 이런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피치 위의 선수들도 자신의 역할과 포지션을 헷갈리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어떠한 규칙이고 누가 지시를 내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티가 굉장히 효율적으로 측면을 공략하고 있어요, 볼이 사이드에 머물기 때문에, 좌우 폭이 넓어지죠. 그럼 한 명을 홀딩으로 두는 효과가 크게 떨어져요. 4-1-4-1이나 4-3-3이라면 모를까. 3-4-2-1로 나선 상황이라면 측면에 머물러 줄 선수는 기본적으로 한 명뿐이니까요.”
“……누구라고 하셨죠?”
“하하하. 재미있네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진짜 의도는 과르디올라와 시티의 선수들만이 알고 있겠죠.”
장난스럽게 의심하는 행동을 취하곤 있었지만, 메레디스 리드는 파울라인 캐시디의 의견에 놀라워하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의견이 무척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새 캐시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백룸의 모습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파울라인 캐시디라. 재미있는 남자야.’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입을 다물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파울라인 캐시디가 실례했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긴 후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다시 이곳엔 시티의 백룸과 ‘Amazon’의 사람들만이 남게 되었고, TV로 시선을 돌린 사람들은 이제 캐시디의 이야기만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번에 시티는 왼쪽으로 볼을 전개했고, AS 로마의 쓰리백 사이로 케빈 스트로트만이 내려앉았다.
이에, 브랜든 애쉬튼이 감탄했다.
“오- 진짠데?”
왼쪽에 자리 잡은 라힘 스털링과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알레산드로 플로렌치와 코스타스 마놀라스를 끌어들이고, 왼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등장한 김다온이 패스를 넘겨받는다.
오늘 경기 내내 있어 온 평범한 전개였지만, 첫 터치를 몸을 열어 두는 방향으로 가져간 김다온이 오른발을 휘두른 순간 여기저기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왔어-!”
“기회야!”
조금 전 파울라인 캐시디가 남긴 말처럼, 방향 전환 패스 하나에 측면 수비가 허술해진 AS 로마.
오른쪽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 자리 잡은 베르나르두 실바가 김다온의 패스를 깃털처럼 받아 두었을 때,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로마의 선수는 콜라로프 단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B.실바가 왼발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