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89)
854화 Farewell
2018년 5월 7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야야가 시티를 떠나기로 결정한 후, 클럽의 모든 것은 그의 송별식에 맞춰지고 있었다.
이벤트를 위한 외부 인력들이 정신없이 오갔고, 비밀스러운 대화를 주고받는 보드진의 모습도 종종 보였다. 뭔가, 서프라이즈가 있는 듯했다.
“흥미가 있는가 보네.”
“응? 아, 약간은요.”
“하하. 그래?”
“네. 동료가 이런 식으로 작별하는 걸 보는 경우는 처음이거든요. 이런 성대한 이별은 경험해 보지 못했어요.”
“뭐, 이 바닥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
내 앞에서 어깨를 으쓱이는 다비드 실바도 시티가 송별식을 열어 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2010/11 시즌부터 시티에서 뛴 다비드는 이 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에 하나다. 쿤과 더불어, 실력과 업적 또 인성 부분에서 완벽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가정사로 팀을 떠나는 시간이 많았던 이번 시즌에도, 다비드는 11골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어떤 기분이에요?”
“뭐가?”
“한 팀에서 오랫동안 뛴다는 거요. 무엇이 당신을 이곳에 머물도록 만들었는지도 궁금해요.”
“하긴, 넌 동상은 글렀어.”
“시끄러워요. 아직 내 커리어는 10년 이상 남았거든요? 당신처럼 은퇴를 앞둔 노땅이 아니라고요.”
“이런! 한 방 먹었네.”
다비드의 지적에 발끈한 척 반응하긴 했지만, 나는 이 남자를 마음속 깊숙한 곳부터 존경하고 있다.
그 역시, 내가 그렇다는 걸 안다.
“전에 비니한테도 물었다고 들었어.”
“네. 맞아요.”
“그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았어?”
“아뇨. 그냥 다양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흐음- 그래?”
만수르 인수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시티에게 있어, 그 시작을 함께한 콩파니는 클럽의 영혼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비니 역시, 시티를 비슷하게 여겼다.
“여긴 내 집이야.”
“집?”
“뭐, 정확히는 할머니의 집이랄까? 대가족이 모여 사는 곳 말이야. 너무 편하고 좋아서 언제까지고 지낼 수도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돌아가야 할 곳은 있지.”
“발렌시아인가요?”
“응.”
“…….”
표현 방식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 다비드의 이야기 역시 비니가 내게 해 주었던 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
“네가 원하는 답은 이런 게 아닐 거야. 아마도 넌, 내가 어떻게 이곳에서만 뛸 수 있었는지를 묻는 거겠지. 안 그래?”
“……그런 것 같아요.”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기로 한 순간부터, One Club Man은 나와 거리가 먼 단어가 되어 버렸다. 물론 지금부터 10년간 시티에서 뛴다면, 이런 이미지가 흐릿해질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과연 내가 동료와 팬이 아닌, 클럽 그 자체를 사랑하는 일이 가능할지가 궁금했다.
SL 벤피카를 이미 사랑하고 있는 지금, 다른 클럽을 동등한 위치에 올려 두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뮌헨. 아틀레티코.
그곳에서 뛰었던 추억과 피치 안팎에서 얻은 좋은 경험들을 사랑하곤 있었지만, 외의 감정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그건 너 같은 사람의 특권일 수 있어.”
“저 같은 사람?”
“넌 세계 최고잖아. 그걸 자신 있게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 중에 하나야. 봐. 호날두도 스포르팅을 거쳐 맨유에서 뛰었고,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에 있어. 챔피언스리그 탈락 후엔 팀을 떠날 거란 이야기도 나와. 그는 얼마든지 팀을 고를 자격이 있어. 너도 그런 거고.”
“메시는 그렇지 않잖아요.”
“뭐,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해. 하지만 그거 알아? 오히려 메시와 같은 경우가 별로 없다는 거.”
“…….”
다비드의 이야기가 옳다.
시대적인 여건상 브라질 리그에서만 머물 수밖에 없었던 펠레를 빼면, 최고로 불린 이들은 여러 차례 클럽을 옮겼다.
디에고 마라도나만 해도 FC 바르셀로나 이후 나폴리와 세비야에서 뛰었고, 아르헨티나로 돌아간 뒤에도 5년 넘게 현역 생활을 더 이어 갔다.
펩의 은사이자 영원한 정신적 지주였던 고(故) 요한 크라위프 역시, 아약스와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7팀에서 뛰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기량이 정점에 있던 순간엔 단일 클럽에서 뛰었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지단이나 호날두의 경우처럼, 두 개의 클럽에서 뛴 정도가 다다.
누구도 나처럼 두 개의 다른 클럽에서 연속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하고, 세 개의 다른 클럽에서 연속으로 트레블을 눈앞에 두고 있지 않다.
나를 향한 비난 중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충성심이 없다.”]인 이유도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그게 신경 쓰여?”
“조금은요.”
“Vamos, Nino. 그건 그냥 관점의 차이야.”
꼬마(Nino)라는 애칭으로 나를 부른 다비드의 말에, 난 조금이지만 위안을 느낀다.
“무슨 이야기 했어?”
“뭐, 그냥.”
다비드와 헤어진 후, 그와의 대화 내용을 묻는 베르나르두를 보며 어깨를 으쓱여 본다. 나와 거의 비슷한 커리어를 걷고 있는 이 녀석에겐 ‘충성심’에 관한 이슈는 없다.
뮌헨을 떠나는 과정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지도 않았었고, 결정을 비난하는 고국의 팬도 존재하지 않았다.
조금 전 현명한 베테랑에게서 들은 말처럼,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점의 차이일는지도 모르겠다.
‘뭐, 사실 아무렴 어떻기는 해.’
과연 나는 시티를 떠날 때 어떠한 모습일까에서 출발한 작은 궁금증은, 하나의 클럽을 사랑하는 감정으로 이어져 가장 나다운 답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난 그저 펩의 축구가 좋을 뿐이다.
그를 위해, 모든 걸 감수해 왔다.
서로 다른 살아가는 방법과 그로 인해 생겨난 시각 차이 때문에, 난 굳이 상처를 받지 않으려 한다.
“그나저나, 선물은 정했어?”
“응. 야야는 음악을 좋아하니까. 그래서…….”
야야를 위해, 우린 모레 경기에서 승리를 바칠 것이다.
***
2018년 5월 9일. 맨체스터 M11 3FF, 잉글랜드. 애쉬튼 뉴 로드. 에티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3시간 전
맨체스터 시티 0 : 0 브라이튼
&Match-Up`s Best Eleven(맨시티/상대팀)
&Tactics(맨시티/상대팀) : 4-3-3/4-2-3-1
GK ? 클라우디오 브라보 / GK ? 매튜 라이언
RB ? 주앙 칸셀루 / RB ? 브루노 살토르
CB ? 뱅상 콩파니 / CB ? 루이스 덩크
CB ? 에므리크 라포르트 / CB ? 쉐인 더피
LB ? 김다온 / LB ? 가에탄 봉
RCM ? 야야 투레 / CM ? 데이비 프뢰퍼르
LCM ? 페르난지뉴 / CM ? 데일 스티븐스
AM ? 일카이 귄도안 / RAM ? 앙토니 크노카르트
RW ? 베르나르두 실바 / CAM ? 파스칼 그로스
LW ? 리로이 자네 / LAM ? 호세 이스키에르도
ST ? 가브리에우 제주스 / ST ? 레오나르도 우요아
.
.
성대한 송별회를 준비 중인 지난 며칠, 메레디스 리드는 어쩌면 두 번 다시는 겪을 수 없는 재미난 경험을 했다.
고마움과 아쉬움으로 가득했어야 할 시간이 [“행여 모자라진 않을까.”]라는 우려들로 일부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마음이 커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시티의 사람들은 야야 투레가 송별회에 만족하지 못할 상황을 걱정했다.
과거 [“생일 축하 자리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한 차례 팀을 떠나려고 큰 소동을 피운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너무 작지 않을까?”
“아냐. 이 정도가 딱 적당해.”
“진짜? 야야는 이걸 자신의 집 거실에 걸어 두고 싶을 거야. 그럴 거면 좀 더 큰 게 나을 뻔했어.”
“…….”
시티는 과거 야야 투레의 사진을 모아, 하나의 커다란 액자를 만들었다. 그것은 충분히 근사했고 또 현관문 앞에 두기에도 부족하지 않았으나, 어쩐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용기 안에서 백룸 직원들이 가져간 생일 케이크가 너무 작고 또 주변 동료들의 축하도 부족해 팀을 떠나려고 한다.”]고 주장했던 전력이 있었기에, 선물의 ‘크기’를 두고 고민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팬들을 믿어야겠어.”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시티의 팬들은 자신들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영광의 순간을 가져다주었던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미드필드를 사랑했다.
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 오늘도 경기장은 가득 찰 거니까. 그들이 전부 축하해 주는데, 설마 그러겠어? 또 깜짝 선물도 있잖아.”
“그가 이 남자를 잘 달래 줘야 해.”
“응? 깜짝 선물이라고요?”
“아, 메리. 네. 하지만 비밀이에요.”
“제가 소문을 낼까 봐요?”
“미안해요. 다른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이야기해 줄 수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오늘의 주인공이 주인공인지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티 보드진의 모습이 재미있다가도, 한편으론 ‘스타’로 불리는 이들이 얼마나 제멋대로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 메레디스 리드다.
어떠한 축구 스타들은 자신의 편의와 방식을 위해, 남은 스쿼드 전체의 희생을 요구하기도 한다.
당연히 선수들은 그에 불만을 지니지만, 결국 스타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그에 반해…….’
이러한 면에서, 김다온은 그들과는 달랐다.
그는 절대, 자신의 방식을 요구하지 않았다.
시티가 김다온을 위해 해준 일이라곤, 훌륭한 계약 조건으로 그와 그의 가족의 편의를 제공해 준 것이 전부다. 외의 부분에서는 늘 다른 선수들과 동등했다.
자신의 주차 자리를 두 칸이나 요구하지도, 클럽의 강령 중 일부에서 예외가 되길 바라는 일도 없었다.
‘다온은 진정한 팀 플레이어야.’
많은 사람이 피치 위에서의 모습만을 생각하며 축구에 관한 부분만을 말하지만, 선수들에게 있어 클럽하우스는 직장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장소였다.
당연히 그 나름의 애환이 존재했고, 직장동료가 좋은 사람이냐 까다로운 사람이냐의 여부 역시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그러한 부분에서, 김다온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목표를 추구하기에 좋은 동료였다.
한 시간 뒤, 메레디스 리드는 경기장에 도착해 드레싱 룸으로 들어서는 김다온을 본다.
“컨디션은 어때요?”
“지금 피곤한 거 안 보여요?”
“하하.”
짧은 한마디로 남을 웃게 하는 재주를 지닌 풀백이 드레싱 룸으로 들어서고, 메레디스 리드는 다른 장면을 스케치하고자 카메라맨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녀의 눈에, 송별식의 진행 순서가 적힌 큐시트를 미리 확인하던 알렉스 커클리가 눈에 들어왔다.
맨체스터의 목소리로 불리는 그 역시, 살짝 긴장된 얼굴로 야야 투레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확실히, 좋은 이별은 아니야.’
메레디스 리드는 지난 며칠 동안 시즌 후의 디미트리 셀룩을 우려하는 시티 보드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떠한 방향으로건, 문제가 터질 거라는 게 사람들의 예상이다.
그리고 그러한 걱정은 현재, 다른 곳으로도 전염되어 클럽 전체의 예민함으로 이어지는 중이었다.
***
.후반 16분
맨체스터 시티 3 : 0 브라이튼
2017/18 시즌의 마지막 홈 경기도 이제 1/3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우린 복귀 경기에서 건재를 알린 주앙의 선제골과 오늘도 어김없이 득점포를 가동한 베르나르두의 득점 등으로 여유 있게 3:0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야야!!”
모처럼 PL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야야에게 패스를 넘겨받은 후, 나는 경기의 진행 속도를 늦춰 후방에서 천천히 빌드업을 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러자 미드필드에 여유가 생겼고, 야야의 부족한 기동력을 커버하러 정신없이 뛰던 지뉴와 군도가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제부턴 최대한 늦춰야 해.’
이른 말이긴 하지만, 사실상 끝난 경기다.
브라이튼은 오래전 반격할 힘을 잃었다.
뒤처지고 있는 팀이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압박하지 않고 멍하니 지켜보고 있다는 게 바로 그 증거다.
삑-!
후반전 21분, 폴 티어니(Paul Tierny)가 휘슬을 불며 교체를 알린다.
현재 사이드라인 쪽에서는 진첸코가 대기 중이었고, 그것이 의미하는 부분을 알았던 나는 피치를 빠져나가며 눈에 보이는 동료들에게 무리한 공격을 자제토록 요청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시티의 팬들이 박수를 보내오고, 난 손을 높이 들어 그들의 행동에 화답했다.
“서둘지 마, 올렉스. 천천히 하면 돼.”
“응.”
진첸코의 뒤통수를 손으로 툭 건드린 후, 벤치 앞으로 걸어가 마중을 온 펩과 손을 맞잡는다.
최근 중간에 교체되어 빠져나오는 경우가 꽤 잦아지긴 게 미안했는지, 펩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왔다.
그래서 난 그의 고민을 덜어 주기로 했다.
“다리가 조금 무거웠어요.”
“그랬군. 가서 푹 쉬게나.”
“네.”
오늘은 나의 프리미어리그 37번째 경기다. 마지막 사우샘프턴 원정에만 선발로 출전하게 되면, 커리어 최초로 리그 전 경기 출전을 만들어 내는 셈이 된다.
내게는 꽤 의미가 있는 기록인지라, 시즌 마지막 경기에도 출전을 바라고 있다.
마찬가지로 펩도 그것을 알고 있어, 시즌 마지막 원정 경기에서도 날 출전시킬 거라 약속했다.
삐?익!!
“헤이!!!”
벤치로 돌아오고 5분 뒤, 베르나르두를 거칠게 잡아챈 가에탄 봉(Gaetan Bong)을 보며 내가 목소리를 높인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요주의 인물답게, 티어니는 경고를 꺼내 들어야 할 상황에도 경기를 그냥 진행하고 있다. 내가 볼 땐 최소 다섯 개의 경고 카드가 아껴졌다.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 경기라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의 판정은 꽤 크게 문제 되었을 거다.
그리고 파울을 부는 기준과 타이밍 역시도 애매했던지라, 그가 과연 축구 경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오늘 진짜 최악이야.”
“내 말이.”
교체 명단에는 들었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경기에는 뛰지 않을 예정일 케빈과 함께, 폴 티어니에 대한 불만을 토해 내어 본다.
시즌 초반부터 느꼈지만, 이곳 PL의 주심은 종종 경기의 주인공을 자신이라 착각하는 듯했다.
삑-!
내가 교체되어 나오고 약 10분 뒤, 이번에는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피치를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쿤의 갑작스러운 시즌 아웃 부상으로, 제주스는 복귀와 동시에 거의 전 경기에 출전해왔다. 이는 무척 힘든 일이어서, 최근 그의 득점력이 떨어진 것도 이해가 됐다.
“수고했어.”
“제기랄. 오늘 주심 진짜 최악이야.”
“큭큭큭. 안 그래도 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진짜 개판이야.”
너나 할 것 없이 주심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가운데,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페르난지뉴가 다시 한번 자네의 패스를 연결받아 네 번째 득점을 만들어 낸다.
“그렇지-!!!”
“지뉴우-!!!”
이번에도 어김없이, 자네의 패스가 빛났다.
“뭐야? 쟤 그럼 해트트릭 아니야?”
“어시스트?”
“응.”
오늘 경기에서만 세 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한 리로이 자네는 이로써 시즌 15어시스트를 기록하게 되었다.
PL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숫자다.
“이럼, 마지막까지 모르겠는데?”
“Vamos, Gabi. 괜히 자극하지 말아 줘.”
“큭큭. 왜? 아니, 그렇잖아.”
올 시즌 EPL 득점왕은 모하메드 살라로 거의 굳어지는 분위기였고, 어시스트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시티의 독과점이라는 게 사람들의 평가다.
현재 PL 어시스트 순위 1위부터 6위까지, 우리 시티 소속의 선수들 이름밖에 없다.
내가 19어시스트로 가장 높은 곳에 있고, 케빈이 17어시스트, 자네가 15, 그 뒤를 다비드와 베르나르두 그리고 라힘이 차례대로 잇고 있었다.
토트넘의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이름은 10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룹인 7위부터 찾아볼 수 있다.
가비는 조금 전 그러한 어시스트 순위 경쟁을 재촉한 건데, 나도 또 케빈도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기는 건 오래전에 관두기로 한 상태다.
서로가 서로에게 피곤한 성격이라는 걸 알았달까?
우리 나름의 타협점인 셈이었다.
‘그래도, 20어시스트는 채우고 싶어.’
20-20 달성을 눈앞에 둔 지금, 그것이 욕심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속 편하게 일찌감치 결정되었다면 모를까, 최근엔 유독 공격 포인트와 인연이 없던 것도 아쉬웠다.
“…….”
찰싹-!
“윽-!! 갑자기 왜??”
“다 너 때문이야.”
“???”
오늘도 그렇고, 가브리에우 제주스는 요즘 내가 거의 떠먹여 준 패스를 그대로 토해 내는 경우가 잦았다.
제주스 스스로도 골이 터지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걸 알아서 이해하곤 있었지만, 괜히 그것이 미워져 한 번 뒤통수를 때려 보았다.
억울한 녀석이 잔뜩 미간을 찌푸리며 얻어맞은 부위를 손으로 매만졌고,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린 나는 사이드라인에서 준비 중인 한 남자를 쳐다봤다.
‘이제인가?’
삑-!
다시 한번 교체를 알리는 휘슬이 불리고, 상황을 미리 예감하고 있던 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시티에서의 마지막 홈 경기를 마치는 야야를 위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짝짝짝짝짝짝짝-
오랫동안 몸담았던 클럽에서의 마지막 홈 경기.
그 기분은 나로선 짐작할 수조차 없다.
다만 그래도 최소한 마지막은 야야가 좋은 기억만을 가져가고,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시티에서의 모든 순간을 간직했으면 한다는 점이다.
“수고했어요.”
“응. 고마워.”
벤치로 돌아온 야야 투레.
그를 위해 앉아 있던 우리 모두는 따뜻한 포옹과 인사로, 위대했던 미드필드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끝은 그래도 좋아야 할 건데.’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불안함이, 부디 단순한 기우이기를 바라고 있다.
.
.
.경기 종료(2017/18 EPL 37R)
맨체스터 시티 4 : 0 브라이튼
[골] 주앙 칸셀루 : 전반 10분(리로이 자네)베르나르두 실바 : 전반 34분(리로이 자네)
일카이 귄도안 : 후반 01분
페르난지뉴 : 후반 27분(리로이 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