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33)
898화 One Team (28)
조별 예선 경기가 끝난 후, FIFA는 [‘VAR로 인해 판정의 정확도가 99.7%가량 높아졌다.’]는 자평을 내 세계인들의 빈축을 샀다.
오심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VAR 제도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여한 13명의 VAR 심판 중 9명이 유럽 출신인 것부터 시작해, 제도 자체도 유럽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었다.
Group C조에서 탈락한 콜롬비아가 프랑스전에서 인정받지 못한 두 개의 페널티 킥이라든가, 페루가 포르투갈과 비긴 1:1 경기에서도 P.K 상황의 찝찝한 판정이 나왔다.
만약 우리가 보았던 TV 화면이 옳았던 것이라면, 콜롬비아의 2:1 승리. 그리고 페루의 2:0 혹은 1:0 승리가 나왔어야 했다.
외에도 폴란드/스위스/스웨덴이 각각 VAR 제도에서 이득을 보았는데, 중요한 건 유럽을 뺀 팀은 전부 손해였다는 거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는 유럽이 아닌 남미의 우루과이 대표팀을 상대하는 중이다.
삐?익!!
.
.
.전반 27분
우루과이 0 : 0 대한민국
(김형근) – MBC 캐스터
“아- 오프사이드. 오프사이드가 선언됩니다. 대한민국으로서는 다행입니다.”
(안정환) – MBC 해설위원
“지금은 너무나 확실해서. 실은 그전에 부심이 제대로 깃발을 들었어야죠. 그래도 대한민국 대표팀이 VAR 제도에서 이점을 보았다는 것은 좋습니다.”
.
인정되었던 수아레즈의 득점이 취소되고, 경기는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재개된다.
“헤이, 헤이!”
VAR 판독이 이뤄지는 동안, 성용이 형과 나는 점유율을 더 높일 방법을 의논했다. 우루과이는 의도적으로 경기를 거칠게 만들어, 우리의 빌드업을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 성용이 형은 내게 볼을 좀 더 몰아주겠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나는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우루과이의 왼쪽 라인이 전부 옐로카드를 받은 데다가 주심 산드로 리치의 성향도 카드를 아끼는 게 아닌 만큼, 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게 좋아 보였다.
오른쪽 수비가 비게 되면 그만큼 부담도 생기고 수아레즈의 포지셔닝도 걱정이긴 하지만, 그건 동료에게 맡겼다.
기존보다 10M 이상 높은 위치까지 올라선 내가 측면 미드필드처럼 빌드업에 관여하기 시작하자, 성용이 형은 민재를 오른쪽으로 벌려 서게 한 후 직접 센터백 사이에 내려섰다.
벤치의 지시가 아닌 성용이 형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이뤄진 포지셔닝의 변화였고, 팀의 컨셉 역시 단순하게 바뀌었다.
그리고 이를 본 삼파올리 감독님 역시, 일부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며 우리가 시도코자 하는 공격 방식에 힘을 실어 줬다.
기본적인 토대나 철학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에, 피치 위에서 선수가 내리는 판단을 믿어 주기로 한 거다.
“뒤!”
“…….”
경고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드리고 벤탕쿠르는 여전히 과감하게 플레이하고 있다.
무모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바보 같은 행동으로 경고를 누적받는 짓만 하지 않는다면 평소처럼 뛰는 것은 선수의 좋은 멘탈을 나타낸다.
어떠한 선수는 경고에 위축되어 본래 해야 하는 임무까지도 저버리는데, 자신의 플레이에 확신이 없어서 그런 거다.
툭-
“??”
{“오오오-!!”}
벤탕쿠르의 노력 자체는 존중할만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나를 막아 세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소 불안정한 바운드를 튕기면서 온 축구공을 향해 나는 발을 슬쩍 뻗었고, 이내 공을 머리 위로 넘김과 동시에 몸을 휙 돌려세우며 벤탕쿠르의 압박을 벗겨 냈다.
그러곤 떨어지는 축구공을 찾은 뒤, 이마로 받아 두며 볼을 발아래로 떨어트렸다.
일련의 동작이 끝났을 때 나는 이미 하프라인을 넘어선 상태였고, 왼쪽에서 접근하는 베시노를 확인한 후 왼발을 볼 앞으로 가져간 후 오른발을 그 뒤로 보냈다.
툭-
“!!!”
돌진 타이밍에 맞춰 가져간 백숏에 베시노 역시 벗겨지고, 그렇게 두 사람을 따돌린 내 시야에 아래로 내려선 의조 형이 들어왔다.
대한민국의 원톱은 시티의 원톱과 마찬가지로, 볼이 한쪽에 머물 땐 아래로 내려섰다가 전환이 이뤄지면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해 줘야 한다.
가끔 역습이 이뤄질 땐 이를 역이용하여 수비를 등지고 돌아 뛰어나가는 오프-더-볼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조금 떨어진 의조 형은 교과서대로 뛰고 있다.
안타깝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저게 도움이 된다. 난 의조 형에게 패스를 보냈고, 직후 재성이 형의 위치를 파악한 뒤에 다음 행동을 결정했다.
측면에서 하프 스페이스로. 그리고 이번엔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쭉 달려 나가며 의조 형과 재성이 형을 이은 줄 한가운데를 잘라 움직였다.
벤탕쿠르와 베시노라는 두 명의 미드필드가 뒤쪽에서 벗겨진 지금, 내가 이렇게 페널티박스로 곧장 뛰어들게 되면 우리가 숫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2vs3이 3vs3이 되고, 거기에 부담을 느낀 우루과이의 수비가 이쪽에 숫자를 몰아 두려고 한다.
“재성!!!”
재성이 형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나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달려 나가는 쪽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 넣어 달란 의미다.
만약 재성이 형이 디에고 락살트의 수비를 뚫어 내고 축구공을 내게 밀어 보낼 수만 있다면, 아주 근사한 장면이 만들어질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수비는 볼을 받는 선수를 밖으로 밀어내려고 할 건데, 내게로 향하는 패스길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난 분데스리가에서도 그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은 형의 능력을 믿는다.
“?!”
‘……왔어.’
사실 어떠한 상황인지는 현재의 내 각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 축구공은 디에고 락살트의 머리 위를 통과해 달려가고 있는 내게 떨어져 내리고 있다.
직후 재성이 형이 피치에 쓰러졌는데, 락살트의 차징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연히 어드밴티지가 적용되었고, 오른쪽 델란떼로로 진입한 내가 가슴으로 볼을 받아 두려는 것처럼 몸의 방향을 옆으로 틀었다.
지금쯤 분명 내 곁으로 수비가 접근 중일 거다.
우루과이는 아래로 내려서는 의조 형을 마크하는 방법으로 센터백이 아닌 중앙 미드필드인 루카스 토레이라에게 맨마킹을 지시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센터백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을 때, 흥민이 형에게 그 공간을 허락하는 걸 두려워한 데서 온 판단이다.
하지만 이런 수비 방법을 택하게 되면, 뒷공간은 막을 수 있어도 포백과 미드필드 사이 공간에서 움직이는 선수에게 자유를 허락하고 만다.
물론 오스카르 타바레스의 입장에선, 흥민이 형을 막아 내는 게 우리의 10번을 막는 것보다 더 중요했을 거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내가 그러한 우루과이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의도를 파괴할 수 있는 위치와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조금 전 몸을 옆으로 틀었던 건, 진짜 가슴으로 볼을 받으려고 해서가 아니다.
반대 방향을 등지며 이런 식으로 자세를 잡게 되면, 뒤쪽에 시야가 생겨 아까부터 완전히 방치되던 한 남자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퉁-
“?!?!”
이런 장면에서 머리를 이용해 축구공을 다시 뒤쪽으로 보낸다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그러나 난 그렇게 했다.
깜짝 놀란 디에고 고딘의 발이 멈추고, 내가 달려왔던 길을 따라 그대로 움직이던 청용이 형에게 헤더로 보낸 축구공이 부드럽게 떨어져 내린다.
‘바로 저거야.’
축구에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이유는, 피치 위에서 내리는 모든 판단이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기 때문이다.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판단이나 완벽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플레이 혹은 전술이 있을 수는 있어도, 경기가 끝나고 복기(復棋)할 때면 그 모든 게 착각임을 깨닫는다.
그렇기에 펩은 언제나 정답을 교묘하게 감추어 두려 했고, 나 역시 이번 플레이에서 정석적인 플레이란 정답을 감췄다.
보통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그대로 볼을 끌고 가 크로스를 노리는 방법을 택했을 거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내가 처음 이 위치를 향해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난 크로스가 아닌 뒤쪽에서 달려와 줄 청용이 형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상대가 속을 거란 확신도 했다.
오늘 우루과이의 기본적인 전략은 디에고 시메오네의 4-4-2처럼 ‘최대한 많은 선수를 박스 주변에 배치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부지런한 미드필드 넷을 플랫(Flat)으로 배치했다.
그래서 경기 초반부터, 우루과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환되는 방식의 공격을 의식해 라인을 아래로 눌러 앉혀 두는 전략을 보여 줬다.
또 의조 형이 아래로 내려설 때마다, 루카스 토레이라가 마크하도록 하며 수비 의도를 더 명확히 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내게서 시작해 흥민이 형에게로 연결되는 공격 방법을 막아 내겠다는 것 말이다.
‘너무 다 보여 줬어.’
축구에서 자신들만의 색(色)을 보여 주는 것은 무척 중요하지만, 그것을 상대가 너무 쉽게 파악하지 못하도록 숨기는 것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한데 이유가 뭐가 되었건, 우루과이는 너무나 노골적으로 자신들이 하려는 것을 보여 줬다.
자신감인 걸까?
아니면 그냥 오래된 것일 뿐일까?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 후 대대적인 개혁을 시도한 오스카르 타바레스지만, 그가 70년대 스타일의 노장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거다.
청용이 형이 제기 차는 듯한 동작으로 볼을 받아 두자, 우루과이 진영에서 큰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에?이!!!]조금 전 내가 벤탕쿠르와 베시노를 차례대로 제압하고 하프스페이스에 침입했을 때, 왼쪽으로 이동하는 고딘과는 달리 호세 히메네스는 오른쪽에 치우쳐 움직이지 않았었다.
그렇게 되면 중앙을 비워두는 셈이 되지만 어차피 의조 형은 내려서 있고, 다시 공격 포지션으로 복귀할 때 토레이라를 센터백처럼 움직이게 하면 그만이다.
사실 팀이 더 완벽하게 돌아가려면 청용이 형이 과감하게 안으로 뛰어들어 히메네스가 움직이도록 해 줬어야 한다.
그러나 알다시피 청용이 형은 그런 선수는 아니다.
어쩌면 빅클럽에서 뛰었을 수도 있었던 재능을 추락시킨 톰 밀러의 끔찍한 태클이 있었던 이후, 청용이 형의 플레이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바뀌었다.
도전보단, 안정을 더 중시한다.
그러한 청용이 형에게 있어, 오른쪽 델란떼로로 뛰어든 나의 움직임은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다. 반드시 도움이 필요했고, 자신이 가자고 여겼을 거라고 본다.
그렇게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청용이 형은 볼이 머무는 곳으로 움직임으로서 자연스럽게 +1이 되어 줬다.
의조/재성/나로 이어지는 삼각형의 주변에서 나타나, 네 번째 꼭짓점이 되어 사각형을 만든 것이다.
우루과이는 청용이 형을 내버려 둬도 되는 안경 선배쯤으로 생각했는지, 페널티박스 앞쪽에서 공을 잡은 지금까지도 내버려 두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3vs3이라고 믿었던 숫자 싸움 상황이 4vs3이 되어 버리자 당황해 발이 얼어붙은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질문 하나.
피치 한쪽에서 우리가 숫자 싸움에 이득을 봤다면, 그 반대편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 e스포츠 해설위원이 말하는 대각선의 법칙처럼 말이다.
하지만 난 거기에, 이건 축구라는 말을 해 주고 싶었다. 피치 위는 오직 인간만이 존재하고, 컴퓨터라는 기계가 아닌 자신의 몸뚱어리를 도구로 사용한다.
그리고 지겹게 말했듯, 인간은 실수한다.
눈과 귀가 나를 속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청용이 형의 등장에 우루과이 선수들의 발은 얼어붙었고, 그런 틈을 타 움직이기 시작한 흥민이 형이 고딘과 히메네스의 사이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당연히 저런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할 사람이 아닌 청용이 형은 크로스를 띄워 보냈다.
팡-!
이제야, 우루과이의 선수들은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그 이전.
‘2초? 3초?’
아주 짧은 순간의 망설임과 멍함이 그들이 지금까지 해 온 훈련과 오늘 경기를 앞두고 준비했을 계획에 균열을 만든다.
쇄도에 성공한 흥민이 형이 다이빙하며 그대로 헤더를 시도하고, 머리에 닿으며 방향이 꺾인 축구공이 우루과이의 골대로 향하지만 우루과이의 수호신이 놀라운 반사신경을 선보인다.
팡-
‘뭐? 저걸 막았어?’
벌써 7년째 터키 갈라타사라이 SK에서 뛰는 페르난도 무슬레라(Fernando Muslera)는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과소평가 받는 골키퍼일 수도 있다.
23살의 나이에 우루과이 대표팀 주전 장갑을 끼었고, SS 라치오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세리에 A에서 인정을 받았다.
다비드 데 헤아와 비슷한 수준이라 평가받는 괴물 같은 반사신경을 자랑했는데, 지금도 전혀 반응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빠르게 몸을 날려 팔을 뻗어 막아 냈다.
그러나.
‘응?’
무슬레라의 손을 맞고 튀어나온 축구공을 향해, 달려 들어가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공격 전개가 이뤄지는 내내 발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 분명한 의조 형이, 세컨볼에 오른발을 가져가며 재차 몸을 던진 무슬레라를 뚫고 축구공을 골대로 밀어 보냈다.
“!!!!”
“!!”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어떻게 보면 지금 장면은 완벽과는 거리가 먼 요소들이 종합되어 만들어진 것이었다.
사실 재성이 형의 패스는 로빙이 아닌 바닥으로 굴러왔다면 더 좋았을 장면이었다. 하지만 락살트의 압박을 뚫고 거기까지 기대키는 어려웠고, 그냥 볼을 넘겨받는 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본래 나도 컷백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로빙 패스가 오는 것을 보며 PLAN B를 급하게 만들었다.
뒤쪽으로 뛰어와 준 청용이 형의 플레이는 과거 살인 태클로 인한 플레이스타일의 변화와 현재 떨어진 폼에 기인한 자신감 부족 때문이었고, 골을 집어넣은 의조 형은 일부 가십 언론으로부터 대회 최악의 공격수로 꼽히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흥민이 형도, 완벽한 기회였던 만큼 헤더로 마무리를 해 주는 게 옳았다.
하지만, 축구는 매번 이렇다.
모든 장면 장면마다 실수가 반복되고, 그 실수가 겹치고 겹쳐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장면을 만든다. 우리도 또 우루과이도, 완벽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와아아아아악-!!!!!”
울분을 한꺼번에 토해 내듯 포효하는 의조 형이 코너 플랫을 향해 달려 나가고, 주부심을 차례대로 쳐다보다 고개를 떨어트리는 고딘을 지나친 나 역시 사람들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그러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 공놀이가 미친 듯이 좋다고.
득점 과정에서 내가 집중했던 일은 숫자를 늘리는 것이었고, 마침내 결과물을 만들어 낸 지금 한 단계 올라섰음을 느꼈다.
어쩌면 이건, 축구의 유일한 전술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 여유가 생겨나고, 반대로 숫자 싸움에서 열세에 처하게 된 쪽은 조바심을 느껴 실수를 저지른다.
그리고 정말로 축구가 실수에서 만들어지는 장면들이 쌓여 완성되는 스포츠라면, 모든 전술은 볼이 머무는 영역에서 숫자를 늘리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그것을 뒤엎는 역습 전술이 있는 이상, 이것 역시 정답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오랫동안 접해 온 ‘비엘시즘’의 다음을 본 것 같다. 스퀘어무브먼트가 추구하는 +1. 거기엔 분명 더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그러니 내가 앞으로 해야 할 건, 오늘 느끼고 있는 이 감정과 머릿속에 번뜩이는 영감들을 피치 위로 옮겨 하나하나 실험해 보는 것이다.
그중 어떠한 것은 옳고 어떠한 것은 틀리겠지만, 이 모든 작업이 끝났을 때 나는 분명 더 좋은 축구 선수가 되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의조오오오오-!!!!!”
“예에-!!”
환호하는 의조 형의 머리통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목청껏 소리친 후, 나는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고 환하게 웃는 대한민국의 스트라이커와 포옹을 나눈다.
“형 최고야, 진짜. 진짜 최고야.”
“야이 씨, X나. 울 것 같아.”
“아직은 아니야, 형.”
조용히 주고받는 대회 속, 경기장 어디선가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대~~한 민! 국!!”}
{“대~~한 민! 국!!!”}
.
.
.전반 종료
우루과이 0 : 1 대한민국
[골] 황의조 : 전반 30분***
작가의 말 ? 목요일 쉬어 가고, 금토일 각각 2편 업로드됩니다. 그리고 연재 계획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기존은 212121로 주 9회 연재였는데, 월화/목금토 각각 2편씩 주 10회 연재로 4월 25일부터 약 2주가량을 이어 나갈까 합니다. 그리고 이후 연재 종료까지 주 6회 12회 연재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그럼 금요일 다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