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40)
905화 One Team (35)
※ 월드컵 준결승 사전 인터뷰
3. 호르헤 삼파올리
From. 풋볼베스트일레븐(한국)
On. 준결승에 임하는 각오
“특별한 각오는 없다. 대회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경기가 늘 똑같다. 중요한 건, 상대가 누구인지를 신경 쓰는 것이 아닌 우리의 시합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린 여기까지 올라올 자격을 갖춘 팀이고, 더 많은 것도 해낼 수 있다.”
From. Sky Sports(U.K)
On. 특별히 경계하는 선수는 있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잉글랜드가 좋은 팀이라는 것은 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있고, 좋은 축구를 펼친다. 특별한 개인을 신경 쓰고 있진 않다.”
From. 아 볼라(포르투갈)
On. 한국에서 영웅이 되었다
“(웃음) 우리 모두 영웅이다. 선수와 코치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를 위해 수고해 준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우리를 지원해 준 협회의 사람들과 무엇보다, 밤을 새워 가며 응원을 보내 준 팬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과 함께, 우린 계속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From. 포포투(U.K)
On. 대회 유일의 무실점 팀이다
“나는 참 행운아다. 우연히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수비는 무척 중요하다.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한 120분 이내에는 패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곧 그만큼 우리에게 승리할 기회의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다온, 영권, 민재, 정운, 오(반석), 그리고 조(현우). 이들은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들일 것이다. 그들이 무척 자랑스럽다.”
From. ARD(독일)
On. 대회 기간 맞춤 전술을 사용했다
“그렇다. 수비진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본다. 물론, 나는 팀 전체를 신뢰한다. 준결승에서도 적절한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잉글랜드는 기본적으로 빠른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많은 선수가 한꺼번에 페널티 박스로 뛰어든다. 그 점을 생각했다.”
4. 기성용
From. OSEM(한국)
On. 컨디션은 어떤가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월드컵 준결승이다. 다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뛰려고 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다.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기에, 더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쪽이 승리할 거라고 본다.”
From. 가디언(U.K)
On. 이적이 확정되었다는 루머가 있다
“대회가 끝난 뒤에 말하겠다. 지금은 그런 것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From. 골닷컴(U.K)
On. 준결승 진출을 기대했나
“무얼 특별히 기대하고 임하지는 않았다. 다만 4년 전보다는 더 높은 곳까지 가 보자고 다짐했고, 지금 그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만족하고 있진 않다. 대회를 치를수록, 나는 우리가 좋은 팀이라는 것을 느낀다. 대회가 끝났을 때 우리의 위치가 어디일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 중이다.”
From. 스포츠뉴스24(한국)
On. 팬들에게 한마디
“이번에도 새벽에 잠도 못 주무시고 우리를 응원해 주실 텐데, 꼭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
***
2018년 7월 11일. 모스크바, 러시아 119048. 루즈니키 성, 24. 루즈니키 스타디움(Luzhniki Stadium. ul. Luzhniki, 24. Moscow, Russia 119048).
.경기 시작 2시간 전
잉글랜드 0 : 0 대한민국
“아. 아아. 여기는 러시아의 축구 성지…….”
“자료는 다 전달했어?”
“아유, 안녕하십니까.”
“어- 어어, 그래. 잘 지냈어?”
1956년 7월 31일에 개장한 루즈니키 스타디움(Лужники стадион)은 러시아의 축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개장 당시 세계 최대의 규모로 지어졌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의 주 경기장으로도 사용되었다.
특징이라면 FIFA가 인정하고 UEFA 별 4개 등급을 받은 인조 잔디 구장이라는 건데, 인조와 천연의 비율이 95:5로 섞인 하이브리드(Hybrid)다.
또 이번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이 펼쳐지게 될, 월드컵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공간이다.
“어때? 우리가 이길 것 같아?”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장철주 등과 함께 러시아로 날아온 차범근 현(現) 대한민국축구협회 이사 겸 대한민국 유소년 육성 위원장이, ‘SBS’의 중계 부스를 찾아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 ‘SBS’의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차범근 이사는, 당시에 연을 맺었던 배정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차범근 이사와 한 번이라도 만난 사람 중,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이 드물다.
“아, 저는 일단 0:0이나 1:1로 봅니다.”
“승부차기? 아, 그럼 애들이 힘들겠어.”
“그래도 일단은 이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좋지~ 다른 사람은?”
배정세와 정지현이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를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전(前) 대한민국 국가대표였던 박지성은 한국의 2:1 승리를 예견했다.
“지금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워낙 좋고. 또 다온이가 비교적 잠잠한 편이기 때문에. 이런 큰 경기에서는 뭔가 한 방을 보여 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실은 내 생각도 그래.”
“그렇습니까?”
아무래도 잉글랜드와 치르는 시합인 만큼, 유럽 축구계를 주름잡는 주요 미디어의 절반이 다소 편파적인 경향을 보였다. 특히 어제, ‘BBC’는 아예 대놓고 한국의 전력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축구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디어 중 상당수가 잉글랜드 기반이다 보니, 자연스레 여론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하지만 독일/포르투갈/스페인, 그리고 몇몇 국가의 주요 미디어는 백중세 혹은 한국의 승리를 예상하기도 했다.
“아니, 내가 볼 땐 다온이가 힘을 빼고 있어.”
“그런가요?”
“응. 열심히 안 한다는 게 아니고. 중요할 때 한 방을 보여 주려고 페이스를 조절한다는 느낌이 들어. 아니, 지금 세계 최곤데. 4년 전보다 덜 보여 준다는 게 말이나 돼?”
차범근과 박지성의 말에, ‘SBS’의 본래 중계진이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지만 현역 시절 세계 최고 레벨에서 뛰었던 이들이 하는 말에, 어쩐지 신뢰가 가는 것 역시 사실이었다. 선수 출신은 예전부터 전문 중계진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했다.
물론 여기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맞았으면 하는 희망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었다.
두 개의 원더(Wonder)골을 만들며 베스트 골의 주인공이 되었던 김다온은 4년 전 화려한 공격력을 뽐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공격적으로 나섰을 땐 어김없이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하곤 있었지만, 그보단 빌드업에 관여하고 수비에 힘쓰며 밸런스를 갖추려고 했다.
물론 이번 월드컵, 김다온은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수비수로서 유일한 멀티 골/멀티 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8강전이 끝났을 때, 잔루카 디 마르치오가 그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한 가지 분명한 건, 월드컵 드림팀 오른쪽 풀백 자리는 확정되었다는 것이다.’]란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분명 최고의 활약을 펼치곤 있지만.
“걔는 아주 영악(靈惡)해. 축구를 아주 손에 쥐고 있어. 수비하는 것 좀 봐. 완전 손바닥 안에 넣어놓고 어디 마음대로 해 보라는 느낌이잖아? 내가 볼 땐 잉글랜드가 측면이 약해. 다온이가 마음먹고 날뛰면, 그냥 바로 무너질 거야.”
차범근 이사가 나름의 전망을 이어 나가는 사이, 대한민국축구협회장인 장철주 역시, ‘KBS’와 ‘MBC’의 중계 부수를 차례대로 찾으며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기쁜 마음으로 중계에 임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이들 역시 대표팀의 일정과 함께하며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러시아에서 보내고 있다.
월드컵이 협회와 선수단을 넘어, 한 나라 전체가 주목하는 축제인 이유다.
축구라는 이름 아래, 모두가 잠을 아끼거나 오랜 기간 타지에서 생활하고 또 이동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자국의 승리를 위해 에너지를 쏟는다.
단일 종목으로 치러지는 대회에선, 오직 월드컵만이 이와 같은 위상을 갖고 있다.
그런 무대에, 한국 대표팀이 다시 입장한다.
어느새 채워진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환호성.
기다렸다는 듯 꽹과리가 울리며, 태극전사들을 위한 응원이 시작된다.
{“대~~한! 민! 국!”}
{“대~~한! 민! 국!”}
어제 치러졌던 프랑스와 벨기에 경기의 시청자 숫자는 대략 3억 2천만 명. 하지만 오늘, 잉글랜드와 한국의 경기를 보기 위해 무려 5억 7천만 명이 TV와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대~~한! 민! 국!”}
{“대~~한! 민! 국!”}
***
.경기 시작 25분 전
잉글랜드 0 : 0 대한민국
&Match-Up`s Best Eleven(한국/상대팀)
&Tactics(한국/상대팀) : 4-2-3-1/3-5-2
GK ? 조현우 / GK ? 조던 픽포드
RB ? 김다온 / RCB ? 카일 워커
CB ? 김민재 / CB ? 존 스톤스
CB ? 김영권 / LCB ? 해리 매과이어
LB ? 정운 / RWB ? 키에런 트리피어
RCM ? 정우영 / RCM ? 델리 알리
LCM ? 기성용 / CM ? 조던 헨더슨
RAM ? 이재성 / LCM ? 제시 린가드
CAM ? 권창훈 / LWB ? 애쉴리 영
LAM ? 손흥민 / RST ? 라힘 스털링
ST ? 황의조 / LST ? 해리 케인
.
.
웜업을 마치고 드레싱 룸으로 돌아온 우린, 삼파올리 감독님의 경기 전 팀 토크를 기다리고 있다. 내부의 풍경은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종교적이고 또 미신적이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를…….”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미신 쪽이랄까?
최소 축구에서만큼은 그랬다.
웜업이 시작되기 전, 나는 그라운드로 나서는 통로에서 만난 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오늘은 비록 적(敵)이긴 하나, 얼마 뒤엔 다시 친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굳이 딱딱하게 신경전을 펼치고 싶지도 않았다.
흥민이 형은 아예, 잉글랜드 쪽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흥민이 형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이 조금 변했다고 할까? 내성적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중시하고 그랬는데, 최근에는 늘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다.
카일 워커의 말에 따르면, 얼마나 시끄러운지 클럽하우스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했다.
대표팀에서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그래도 런던과 브라질 때를 생각하면 엄청 달라진 게 맞다.
나처럼 종교와 미신 중 후자에 약간 치우쳐져 있던 흥민이 형은 지금, 거울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며 자신만의 루틴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헤어스타일 정리가 끝나면 환한 미소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드레싱 룸 안을 돌아다니며 주먹을 내밀 게 틀림없다.
“자,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합시다.”
‘봤지? 그렇다니까.’
툭.
사람 한 명 한 명과 주먹을 맞댄 흥민이 형이 손뼉을 두들기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얼추 정돈된 상황에서 삼파올리 감독님이 등장했다.
어제 잠들기 전 미팅 덕분인지, 오늘 경기를 준비하는 내내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겉으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파올리 감독님 역시, 희미한 미소와 함께 우리의 눈빛을 칭찬했다.
[다들 눈빛이 좋군.]“…….”
[명단을 봐서 알겠지만, 잉글랜드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것을 하려고 한다.]실은 명단을 확인하기 전까진, 우린 잉글랜드가 연막전술을 펼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감독과 미디어가 하나 되어, 가짜 정보를 흘린다고 말이다.
라힘 스털링을 오른쪽 윙백으로 쓰고 해리 케인과 제이미 바디를 동시에 선발로 기용하거나, 스털링-케인-래쉬포드를 쓰리톱으로 쓰고 4-3-3을 전형으로 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는 우직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가 기록한 득점 중 80%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만큼, 일반적인 플레이 상황에서의 변화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저들은 어떻게든 세트 피스를 유도할 거야. 우린 거기에 대처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수비수들은 되도록 사이드라인으로 클리어를 하도록. 코너킥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또 해리 케인은 많은 파울을 유도하고 있어. 그가 등을 졌을 때 너무 달라붙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2014 FIFA 브라질 월드컵까지만 해도, 잉글랜드는 자국 대표팀에게 씌워진 ‘뻥글랜드(Kick and Rush Only)’라는 오명(汚名)을 벗겨 내지 못하는 듯했다.
물론 우루과이/이탈리아와 함께 죽음의 조에 배정된 것이 불운했다곤 하나,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코스타리카와도 0:0으로 비긴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유로 2016에서도 잉글랜드는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고, 이는 많은 잉글랜드인이 외면하던 현실을 알려줬다.
EPL이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졌다지만, 그것이 꼭 자국 대표팀의 경쟁력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이다. 실제로 당시 PL 최고의 선수들 대부분은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EPL이 가진 경쟁력에 눈이 먼 잉글랜드는, 아주 오랜 기간 새로운 축구를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리그/대표팀의 괴리를 불러왔다.
클럽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대표팀에만 오면 힘을 쓰지 못했던 것도, 보수적인 잉글랜드 대표팀의 문화가 빚어낸 전술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컸다.
게다가 그 EPL마저, [‘EPL이 최고? 웃기시네. 유로파랑 챔피언스 리그를 좀 봐. 걔네는 안방에서만 강하잖아?’]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로이 호지슨에 이어 잉글랜드 대표팀의 감독이 된 샘 알라다이스마저, 부패 스캔들로 단 67일 만에 사퇴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샘 알라다이스가 FIFA 및 UEFA의 규제를 피해갈 방법을 불법적으로 거래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텔래그래프’가, 써드파티를 가장하고 접촉한 끝에 밝혀낸 일이다.
당시 알라다이스는 본인이 먼저 [“써드파티의 규제를 피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하며, 써드파티로 가장한 ‘텔레그래프’에 금전을 요구했다.
써드파티가 축구를 병들게 한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고, 또 여러 이슈로 써드파티의 문제점이 알려지던 시기와 겹쳐 일어난 일이라 비난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자연히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가 됐고, 적임자를 찾기 힘들었던 잉글랜드 FA는 보로에서의 실패 후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 성과를 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는, 현재까진 대성공인 듯했다.
잉글랜드는 과거의 무기력함과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이번 대회 내내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단단한 모습은 보여 주고 있다.
특히 하나처럼 움직이는 조직력이 돋보였는데, 이는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과 겹치는 부분이다. 전술적으로 완벽하진 않아도, 많이 대화하고 또 많이 뛰는 걸로 만회하고 있다.
특히 말하고 있는 것처럼, 세트피스가 뛰어나다.
[간단하다. 저들에게 세트피스를 내어주지 않으면 않을수록, 우리가 원하는 흐름으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 그리고 세트피스를 허용했다면, 일단 10명 모두가 내려앉아라. 역습은 생각하지 않는다. 세트피스 수비 땐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팀 토크 중 절반 이상이 잉글랜드의 세트피스를 경계하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그것이 모두 끝난 뒤엔 드레싱 룸 안에서 스크럼을 짜고 모여 파이팅을 외치기로 했다.
본선 토너먼트부터는 매 경기마다 한 사람이 지정되어 캐치프레이즈를 짜야 했는데, 오늘은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는 희찬이가 그 역할을 맡았다.
원래는 의조 형이 걸렸지만, 경기도 뛰지 않는 게 쉽게 가려고 한다는 농담 한마디에 희찬이로 주인공이 바뀌었다.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향한다.
“야, 준비됐냐?”
“네.”
고개를 끄덕인 희찬이가 준비한 멘트를 꺼내든다.
“제가 한국 하면, ONE TEAM을 외쳐 주세요.”
“뭐”
“ONE TEAM이래잖아.”
“에~이. 그게 뭐야, 재미없게.”
“아- 구자봉은 좀 빠져.”
“뭐?!”
“하하하하.”
월드컵 준결승전을 앞두고도 이렇게 장난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팀 분위기와 준비된 정도를 보여 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두려움과 걱정 따윈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 갑니다!!”
그저.
“한국!!”
“ONE TEAM!!!”
하나가 되어 피치 위에 후회를 남겨 두지 않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에~이, 뭔가 안 맞아.”
“입에 안 붙잖아, 입에.”
“한국, 원팀. 이건 좀 아니야.”
“그냥 어이가 낫네.”
희찬이만큼은 머리를 쥐어짜 내며 고심한 지난 시간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 좋은 것을 해내지 못한 것이 되었든, 아니면 헛수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든 간에 말이다.
그렇지만 우린 알고 있다.
그러한 것조차, 행복하다는 걸.
“후우~”
생에 첫 월드컵 준결승.
난 다음을 생각하고 있다.
“나는. 나를. 이긴다.”
.
(배정세) – SBS 캐스터
“대한민국의 축구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러시아의 축구 성지 루즈니키 스타디움입니다. 오늘 이곳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대한민국. 대한민국과 잉글랜드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경기가 잠시 뒤부터 펼쳐집니다. 역사적인 두 번째 월드컵 준결승 진출. 16년 전 한일월드컵 준결승에서 대한민국은 독일에 0:1로 패했지만, 오늘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맞아 역사상 첫 월드컵 결승전으로 향하는 멋진 승리를 올려 줄 것이라…….”
***
작가의 말 ? 본래 잉글랜드 VS 크로아티아 월드컵 준결승 시청 인원은 3억 4천만 명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김다온의 인기와 중국 및 아시아의 시청을 고려해 반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