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55)
920화 One Team (50)
(스티브 바워) – BBC 코멘테이터
“SENSATIONAL!!!! 이건!! 월드컵 결승전에서 나온 가장 훌륭한 득점 중 하나일 겁니다!!! 압도적인 골입니다!!! WORLD BEST FOOTBALL PLAYER…….”
.
.
딸깍-
“후우~”
벌써, 수십 번도 더 보았던 장면이었다.
그것도, 정확히 여기까지.
“…….”
축구 그라운드 위에 존재하는 신은 지독히 변덕스럽다.
마구잡이로 모든 것을 헤집어 놓는다.
모니터 앞 남성이 손을 다시 마우스로 뻗어 본다.
“…….”
하지만, 그는 클릭을 할 수 없다.
구름에 가려졌던 달빛이 어두침침한 실내를 비추며 드러난 남성의 얼굴은 길게 자란 수염으로 덥수룩했다.
벌써 수개월.
레녹스 베이커는 면도를 하지 않았다.
***
(마크 로렌슨) – BBC 공동-코멘테이터
“……끔찍한 파울입니다.”
(스티브 바워)
“월드컵 결승전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역대 월드컵 최고의 골을 기록했지만, 지금 그 주인공은 기뻐하는 대신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
.
.전반 44분
프랑스 0 : 1 대한민국
오늘 경기의 첫 번째 득점을 선언한 지도 벌써 10분이 흘렀다. 하지만 멈춰 버린 시합은 재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반전의 20%를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심판임에도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장면에 전율했던 네스토르 피타나는, 직후 목격한 광경에 더욱 큰 소름을 느껴야만 했다.
비정상적으로 돌아가 있는 발목.
고통에 찬 목소리.
그것은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지상 최대의 축구 쇼에서는 절대 나와선 안 되는 것들이었다.
오랜 경험에서 온 본능이 이끄는 대로 황급히 의료진을 호출한 네스토르 피타나는, 용광로처럼 끓어 올랐던 관중석이 순식간에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
(안정환) – MBC 해설위원
“이게 말이나 됩니까? 저런 선수는 영원히 축구계에서 퇴출해야 합니다! 너무 화가납니다, 진짜!!”
.
VAR 심판들을 통해 네스토르 피타나가 전해 들은 상황은 무척 간단했다. 블레즈 마튀디가 김다온의 발목을 스터드로 꺾어 버렸고, 명백한 퇴장감이라고 말이다.
의료진에 의해 김다온이 응급처치를 받는 사이, 피타나는 마튀디를 그대로 피치 위에서 내쫓아 버렸다.
하지만, 그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프랑스의 선수 중 누구도 마튀디의 퇴장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었다. 퇴장이 힘들었던 건 그에게 달려들려는 몇몇 한국 선수들과 충격을 받은 마튀디 본인 때문이었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마튀디는 심각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 같았고, 그를 탓하려는 한국 선수들과 이를 말리려는 프랑스 선수들이 엉겨 붙었다.
최고의 축제가 되어야만 했던 결승전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 버렸고, 무려 8분의 추가시간이 선언된 지금까지도 충격은 피치위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삐?익!
힘겹게 휘슬을 불어 경기를 재개하는 네스토르 피타나였지만, 누구도 시합에 제대로 집중하기 힘들었다.
결국 그렇게.
삑-! 삐?익!! 삐—익!!
맥이 빠져 버린 채로 끝나 버린 전반전.
소요(騷擾)는 전혀 진정되지 않았다.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양 팀의 스태프와 선수들. 굳게 입을 다문 채로 얼른 걸음을 가져가던 피타나와 부심들의 귀에, 거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 너희는 살인마야!!!] [그게 축구라고?! 썩을!!] [그렇게 우승하면 좋을 것 같아?!?!] [범죄자들 같으니!! 너흰 다 죽어야 해!!]***
부르르르-
부르르르-
같은 시각,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인 칼둔 알 무바라크의 휴대전화는 불타고 있었다.
세 대의 전화기에서 동시에 신호가 울렸고, 모든 것에 신경을 쓸 수 없었던 칼둔은 흘끗 눈으로만 전화를 걸어온 이의 이름을 확인해 두었다.
현재, 그는 가장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중이다.
“당장 러시아 대사관에 연락해, 전용기를 보낼 수 있게 처리해 주세요! 당장!!”
모두가 충격적인 장면에 넋이 나가 있는 동안, 빠르게 정신을 차린 칼둔은 시티의 전용기를 곧장 모스크바로 보내는 절차를 밟아 나가기 시작했다.
시티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갑부인 만수르의 친구이기도 한 칼둔인 만큼, 일을 처리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부르르르-
부르르르-
전화를 끊기 무섭게 칼둔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리고, 화면을 바라보던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다섯 번 연속 통화를 시도해 온 남자와 대화를 나누기로 한다.
툭-
“펩. 지금 전용기를 모스크바로 보냅니다.”
– 최대한 서둘러야 합니다.
“네. 그리고 지금 오마르가 모스크바에 있는 아는 의사에게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통화가 끝나는대로 한국 쪽에 전달을 한다고 했으니, 어쩌면 지금쯤 이야기가 들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 그렇군요. 그리고 변호사를 구해 주지 않겠습니까?
“변호사?”
– 네. 제가 지금 블레즈 마튀디를 죽이러 모스크바로 날아갈 생각이거든요. 농담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낀 칼둔이 오른손을 들어 올려 눈가를 꾸욱 눌렀다.
칼둔 역시,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는 중이다.
그러나, 회장으로서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
“그것만은 참아 주십시오. 당신은 이 클럽에서 중요한 존재입니다. 당신마저 잃는 것은 피하고 싶군요.”
– 우린 다온을 잃지 않았습니다.
“네. 물론입니다. 제 말은…….”
– 아, 페레에게서 연락이 왔군요. 전 따로 마튀디의 행동을 지탄하는 인터뷰를 할 생각입니다. 만약 이게 규정을 어기는 행위라면, 제 봉급에서 얼마든지 벌금을 제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이만.
-딸깍-
대체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일까?
칼둔은 여전히 그것을 알 수 없다.
“이렇게 돼서는 안 됐어.”
부상과 퇴장으로 얼룩지게 되어 버린 월드컵 결승전.
누가 승자가 된다고 한들.
“누구도 주목받지 못하겠지.”
블레즈 마튀디가 저지른 끔찍한 행동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해 버릴 거다. 그리고 이번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도, 결승전에서 나온 태클 하나로 실패라는 낙인을 받게 될 것이 틀림없었다.
과연 이를 FIFA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FIFA가 얼마나 돈에 미친 집단인지를 알고 있었던 칼둔은,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다시 전화기를 붙든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
그가 치키 베히리스타인에게 전화를 건다.
“치키. 어떻게, 처리했나?”
– 라몬에게 연락해 두었습니다.
“그런가? 고맙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다온과 그의 가족이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이제, 칼둔에게 월드컵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
“얘! 이 시간에 어딜 가려고!”
“엄마, 비켜! 나 지금 가야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진정 좀 해.”
“진정?! 내가 어떻게 진정을 하는데?!?!”
“진정 안 하면 어쩔 거야? 어? 지금 가면. 어? 김서방한테 바로 갈 수 있기는 해? 어? 어디에 입원하는 건지도 모르잖아.”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권아영이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그녀를 동생들이 달래기 시작하고, 어두운 얼굴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참담한 심정이 되어 다시 TV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프타임 쇼를 진행 중인 이들 역시, 현재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
(박영선) – SBS 스튜디오 아나운서
“저희 SBS의 스태프와 중계진 모두는, 김다온 선수의 쾌유를 바라고 있습니다.”
***
.하프 타임
@대한민국의 드레싱 룸
“…….”
“…….”
본래라면 떠들썩했어야 할 대한민국의 드레싱 룸 분위기는 패배한 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들에게도 김다온의 부상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젊은 선수들의 경우엔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것처럼 보였다. 특히 김민재는 연신 눈물을 흘리는 중이었다.
“야 다온이가 죽었어? 안 죽었어!”라는 말을 외치고 싶은 구자철이지만, 그 역시 말을 꺼내는 일이 망설여졌다.
그러한 상황에서, 잠깐 네스토르 피타나에게 불려갔다 온 호르헤 삼파올리가 등장한다.
[우린, 동료를 잃었다.]“…….”
[그가 죽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 피치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별해 있어야 할 수도 있겠지. 그건 끔찍한 태클이었다.]블레즈 마튀디가 김다온에게 보여 준 태클은 축구계에서 영원히 퇴출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상대팀이고 또 무대가 월드컵 결승전이라지만, 슈팅을 시도하는 선수의 디딤발 쪽으로 태클을 들어간다는 건 비정상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한국은 톰 밀러의 끔찍한 태클로 커리어가 망가진 이청용이 있는 팀이다.
[아마도 다온은 곧 수술에 들어갈 거다.] [?!] [임시로 수술을 하는 거고, 그의 클럽이 다온을 바르셀로나로 보낼 거라고 했다. 남은 후반전은 물론이고, 다온은 시상식에도 우리와 함께할 수 없다.] […….] [그러니 난, 우리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그의 병실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숫자 하나가 부족하고,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김다온이 없다.
이는 호르헤 삼파올리를 포함한 대한민국 대표팀에 있어 대단히 낯선 단어다. 물론 몇 차례 김다온의 소집이 없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때는 단순한 체력 안배가 이유였다.
자신의 입에서 무슨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지, 호르헤 삼파올리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그의 메시지는 선수들에겐 충분히 전달된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걔한테 얼마나 빚졌지?”
“…….”
“나도 잘 모르겠지만, 오늘 그걸 다 갚자. 자, 가자! 한국!!”
“어이!!!”
후반전, 대한민국은 준비된 상태로 피치로 나선다.
***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의해 고용된 바딕 야코비치(Vadik Yakovich)는 자신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이상적인 상황임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일해야 한다는 건 구급차가 필요할 만큼 급한 환자가 생겼다는 것이고, 그건 보통 좋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월드컵.
자신이 운전해 나를 환자는.
“진통제를 좀 더 투여해!”
“병원에 도착 시간을 알려!!”
“수술 준비는? 바로 가능은 한가?!”
“……빌어먹을.”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야코비치가 수상치 않음을 감지한 것은 중계진의 놀란 목소리를 들은 직후였다.
곧장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집어던졌고, 응급차에 올라타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야코비치는 자신의 전화가 울리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위이이이이잉-!
빵!! 빠?앙!!
“치잇. 비켜!!! 이 머저리 새끼!!!”
월드컵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야코비치가 업무용으로 받은 일회용 유심칩이 꽂힌 전화기에 불빛이 번쩍였다.
“지금 이 차엔 중요한 사람이 있단 말이다!!!”
교통 사정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고함을 내지르며, 야코비치가 운송장소로 지정되어 있던 로모노소프 모스크바 주립 대학 의료 연고 및 교육센터로 향한다.
단 1초라도 더 빨리.
집중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린 야코비치의 운전 솜씨는 놀라운 수준이었고, 사이렌을 켰음에도 도로를 양보하지 않는 일부 비매너 운전자를 지나친 끝에 병원에 도착했다.
딸깍-!
드르륵-!
“환자의 상태는?!”
“비골과 경골 모두가…….”
“!@$$$&$$%!”
“$%&^&@@!!!”
“하아-”
누구도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지 않았지만, 애초부터 그런 것은 기대하지 않은 야코비치다. 그는 그저 늦지 않았음에 감사했고, 실려온 환자의 상태만을 걱정했다.
주차장에서 미리 준비하고 있던 병원의 사람들이 김다온을 데려가고, 운전석에 앉아 잠깐 멍하게 있던 야코비치는 잠시 뒤 차에서 내려 주머니에 넣어둔 담배를 꺼내 들었다.
딸깍.
딸깍.
“……후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러시아의 축구 성지에서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최악이군.”
평범한 러시아 남자 대부분이 그러하듯, 야코비치 역시도 열렬한 축구광이었다.
다만 모스크바의 팀이 아닌 FC 안지 마하차칼라를 좋아했는데, 이는 그가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로 온 건 그저, 수도에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다였다.
그리고 이런 바딕 야코비치에게 있어, 김다온은 자신이 열심히 응원하게 된 ‘첫 번째 한국인’이자 ‘첫 번째 비(非) 러시아인 선수’였다.
2012/13 시즌 김다온이 유로파리그에서 자신의 첫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가져간 이후, 야코비치는 자신이 이 수비수의 팬이 되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한데, 그런 선수가 자신의 일에 연관됐다.
이건, 어디서 자랑할 수조차 없다.
“후우~”
담배를 모두 태운 야코비치가 들고 다니던 자그마한 양철통에 꽁초를 구겨 넣는다. 그리고 다시 차에 올라탄 그는 손을 뻗어 라디오를 틀었다.
딸깍-
***
주변이 시끄럽다.
“@$#%#$&^%&@@!!”
“!@$#$&$%&@!!”
하지만 난 그것을 알아들을 수 없다.
흐릿한 시선 속, 정신이 몽롱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일까?
그리고.
‘무슨 일이?’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나는 길게 드리워있던 생각의 끈 하나를 부여잡는다. 그러고 얼마 뒤에서야, 비로소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내 발.’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관계로, 발이 제대로 붙어 있는지를 느껴 보기 위해 정신을 집중해 본다. 하지만 그러기엔, 내 사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명히 난 월드컵 결승전을 뛰던 중이었고, 프랑스의 전략을 멋지게 되받아쳐 축구공을 요리스의 뒤로 밀어 보냈다.
그런데 어떻게.
‘……아, 그랬구나.’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통증을 느끼던 와중, 유일하게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건 깜짝 놀랐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한 블레즈 마튀디의 얼굴이었다.
녀석의 태클이 내게 고통을 안겨 줬고, 그리고 녀석의 태클이 나를 여기에 있게 만들었다.
그 말은 곧.
‘끝이라고? 월드컵이? 이렇게?’
경기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괜찮을까?
무엇보다, 아영이는?
당장 러시아로 날아오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을 아내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떠올리며, 나는 얼굴에 씌워지는 마스크와 함께 그대로 의식을 잃어 갔다.
‘누가, 괜찮다고 좀 말해…… 줘.’
정말 난 괜찮을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
“어떤가?”
“금방 수술실에 들어갔다는군.”
“……..”
급하게 펩 과르디올라를 찾은 치키 베히리스타인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그리고 이건 곁에 있던 마넬 에스티아르테 역시 마찬가지다.
김다온의 부상 장면은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다. 어떠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런 식의 태클을 해서는 안 됐다.
“에두아르도의 부상이 떠오르는군.”
“…….”
“…….”
2007/08 시즌, 당시 아스널 FC에서 뛰던 크로아티아/브라질 국적의 공격수 에두아르도 다 실바(Eduardo Da Silva)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에두아르도의 발목은 90도로 돌아갔고, 부러진 종아리뼈가 피부를 뚫고 나오는 개방성 골절이 이뤄졌다.
그리고 이후, 무려 1년에 걸친 재활이 이뤄졌다.
“부상 직전까진 에두아르도는 빅리그에 어울리는 공격수였어. 하지만 부상 이후에는 그렇지 않았지.”
“…….”
“펩. 아직 모르는…….”
“후우~ 난 지금 몹시 두렵다네.”
“…….”
본인의 입으로 두려움을 말하는 펩 과르디올라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은 시티의 감독이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버텼다.
왜냐하면 현재, 슬퍼하고 또 힘들어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김다온과 그의 가족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시티는 요나스 보럽에게 전화를 걸어, 김다온의 모든 가족을 모스크바로 실어나를 계획을 세웠다. 전담 주치의 라몬 쿠가트 역시, 지금 모스크바로 향하는 중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곧 블레즈 마튀디를 지탄하고 FIFA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성명문 역시 발표할 예정이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하지만, 버텨야겠지.”
말을 멈춘 과르디올라가 입술을 꽉 깨문다.
흐려지는 정신을 붙들기 위해서다.
“아니. 우리 전부가 잘 버텨야 하네.”
“…….”
“그가 다시 시티로 돌아왔을 때, 이 클럽이 여전히 ONE TEAM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해.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그가 무척 슬퍼할 테니까.”
펩 과르디올라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단결된 시티를 원하고 있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낼 김다온이 있어야 할 보금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를 지지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ONE TEAM.
하지만, 지금 이 두 단어는 무척 서글프게 느껴진다.
“모든 것은 다 괜찮을 걸세.”
“…….”
“괜찮고말고.”
천둥 번개가 내리치는 밤.
펩 과르디올라는 몇 번이나 괜찮을 거라는 말을 반복했다.
.
.
.경기 결과(World Cup Final)
프랑스 2 : 1 대한민국
[골] 김다온 : 전반 3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