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65)
930화 re – Start (10)
띵-동.
모스크바에서 맨체스터로 돌아온 후, 우리 집을 찾은 클럽의 사람은 펩과 베르나르두가 전부였다. 몇 번이고 다른 이들이 방문 의사를 내비쳤지만, 내가 그걸 모조리 거절했다.
그랬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다치고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위로 역시도 달리 받고 싶지 않았다.
그들을 만나는 건 내가 괜찮을 때.
이기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고맙게도 사람들은 이런 나를 인정해 주었다.
그런데, 이토록 허무하게.
“네? 지금 무슨 소리세요?”
“진심일세.”
펩과 베르나르두 외 클럽 사람들의 집안 출입을 이토록 허무하게 허용해 버릴 줄이야.
그것도.
“여기에 있는 모두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네.”
“…….”
무려 넷씩이나.
.
.
2018년 10월 12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집 초인종이 울렸을 때, 난 하필이면 창고에서 짐을 정리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아영이는 브랜드 미팅을 위해 오늘 오전 맨체스터를 떠나 밀라노로 향해 있다.
그래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
“Team CFG를 맡아달라고요? 진심이세요?”
“물론.”
“Come on, James. 뭐라고 말 좀 해 봐요.”
“난 불만 없어. 내가 밀어붙인 의견이니까.”
“허-!”
현재 내 앞에 앉아 있는 것은 시티의 스포르팅 디렉터 치키 베히리스타인과 아카데미 디렉터 제임스 윌콕스, 클럽 닥터인 에두 마우리와 스포츠 사이언스 도너 홀로한이다.
“쿠가트 박사로부터 자네 컨디션에 관한 보고를 받았네.”
“…….”
손님들을 접대하는 거실 소파 테이블의 위에, 치키가 가져온 서류 중 몇 개를 꺼내어 올린다. 박사님이 초안을 작성하고 도너가 마무리한 나의 재활 일정이다.
나는 하루 최소 140분에서 최대 210분에 이르는 재활 프로그램을 17일부터 약 보름 동안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그 전후로 추가적인 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바로.
“원치 않는다면 거절을 해도 좋네. 또 지금 당장 답을 해 달라는 것도 아니야. Team CFG는 앞으로도 운영될 거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감독을 구하고 있으니까.”
“…….”
“그저, 새로운 감독이 올 때까지 임시로 부탁한다는 걸세. 아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찬성하더군.”
“애들한테 말했다고요?”
“그러하네. 물론, 안 될 수도 있다고는 했네.”
“…….”
치키가 사람들을 대동하고 우리 집을 찾은 이유는 Team CFG의 임시 감독직을 요청하기 위함이었다.
어차피 Team CFG는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Team CFG를 맡는 감독의 라이선스 역시도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내가 감독이 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과연 내가 그래도 될까?
“말했듯이, 당장 답을 해 달라는 건 아닐세. 이러다 내일 당장이라도 감독이 구해지게 되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어. 그렇지만 분명한 건, 자네와 함께한 이후 아이들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야. 그 부분은 제임스에게 보고를 받았고, 나도 그것을 어제와 오늘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지.”
“바뀌었다고요?”
“그래.”
“어떤 점이요?”
“흐음- 괜찮다면 내일 직접 확인해 보지 그러나?”
“…….”
치키와 제임스 외 에두 마우리와 도너 홀로한이 자리에 함께한 이유는,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정이 재활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해 주기 위함이었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를 더 클럽하우스에 머물게 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어떠한 부담도 없을 것이라고 보증했다.
“그럼, 생각해 보게나.”
“……너무 긍정적인 대답은 기대하지 마세요.”
“하하. 그러지. 나오지 않아도 되네. 푹 쉬게.”
“네. 고맙습니다.”
집을 찾았던 이들이 전부 현관 밖으로 나서고, 소파에 앉아 생각에 빠진 내 앞으로 사람들을 배웅한 요나스가 다가왔다.
“그냥 받아들이지 그랬어?”
“네?”
“있잖아. 사실 그제 내가 치키에게 전화를 걸었어.”
“?!?!”
나의 에이전트와 클럽의 스포르팅 디렉터가 서로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전화 통화를 주고받았다는 점도 말이다.
모르긴 모르지만, 시즌에 몇 번이고 통화를 나누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놀란 이유는 요나스가 치키에게 전화를 건 목적 때문이다.
“솔직히, 그런 얼굴은 정말 오랜만이었거든.”
“…….”
“너도 알고 있지? 부상 이후에 넌 웃고 있어도 진짜 웃는 게 아니었어. 사람들이 널 걱정하니까 그랬던 거야. 주변을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잖아. 다른 동료들의 출입을 거부했던 것도 그런 이유일 테고 말이야.”
오직 단 두 사람.
아내와 펩만이 내 진심을 알고 있다.
그런 줄 알았는데.
“이 팀이 네게 기대고 있는 것은 맞아. 세상의 어떤 축구 클럽이 그러지 않겠어? 너는 진짜 대단한 녀석이야. 굳이 누가 보증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가끔은 기대어 쉬는 것도 필요해. 네가 쉬겠다고 하면, 그들은 기꺼이…….”
“만약 그대로 평생 쉬게 되면요?”
“?”
“만약, 제가 예전처럼 뛰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죠? 그러면 저는 사람들을 실망하게 만드는 셈이 되어 버려요.”
“…….”
재활을 결심한 것과는 별개로, 불안은 여전히 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의 기대가 부담스럽다.
당분간, 나를 잊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날의 일들이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의 입에서 거론되었고, 그럴 때면 또 며칠 동안 미디어에서 대대적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다.
역대 최악의 부상 Top 10.
축구 최고의 비극 Top 10.
그것을 볼 때마다, 모든 악몽이 되살아난다.
“요즘 통 잠을 못 자요, 요나스.”
“…….”
“매일 같은 꿈을 꾸죠. 어둠 속에 그어진 새하얀 선을 보고 쭉 달려 나가다가, 갑자기 다리가 허전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산산이 조각나 버린 내 왼쪽 발목이 보여요. 그리고 한꺼번에 그날의 기억이 몰려들죠.”
“…….”
꿈에서 깼을 땐, 언제나 땀범벅이다.
“그런데 딱 하루. 꿈을 꾸지 않은 적이 있어요.”
“그래?”
“네. 이틀 전이요.”
아이들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던 날 밤, 나는 불안 속에서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땐 환하게 떠오른 아침 해가 실내를 밝혀 오고 있었다.
창밖에선, 이름 모를 새의 지저귐도 들려왔다.
“처음이었어요.”
“푹 잔 거?”
“네. 그것도 그거지만, 제가 아영이보다 먼저 일어나서 그녀가 마실 커피를 침실로 배달한 것도 다친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었죠. 신기했어요. 왜냐하면 무척 오래전의 일인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분명 그건 제 일상이었는데도 말이죠.”
“다시 그것을 되찾아올 수 있어.”
마지막 요나스의 말에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다만, 다른 대답은 할 수 있었다.
“저, 해 볼래요.”
“?! 그러겠어?”
“네. 이미 한 번 감독에게 버려진 아이들이잖아요? 또 다른 어떤 무책임한 인간한테 상처를 받게 내버려 둘 수는 없죠.”
“그, 그래! 그렇게 하자!”
어쩌면, 난 아주 오래전부터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
2018년 10월 14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자신을 찾은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의 앞에서, 김다온은 Team CFG를 담당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감독이 되었다고?”
“하하. 정식은 아니긴 해요.”
“…….”
“응?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아니. 그건 아닐세.”
김다온의 얼굴에서 쑥스러움이란 표정이 나타난 건, 상담 치료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한스-빌헬름은 이 변화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는 무척 커다란 전진이다.
쑥스러움이라는 감정은 무척 원초적이다. 꾸며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일단 그것이 밀려들었을 때 밀어낸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부상 이후 두꺼운 가면을 써 왔던 사내에게서 이를 발견한 현재, 볼파르트 박사는 비로소 김다온이 자신의 시작 지점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크흠. 그래서? 언제부터지?”
“일단은 17일이요. 내일 바르셀로나에서 검진을 받을 건데, 그때 쿠가트 박사님께도 말씀을 드리려고요. 듣자 하니 벌써 알고 계신 것도 같지만요.”
“그렇군. 그렇다면 하나만 더 묻겠네.”
“네.”
“요즘도 꿈을 꾸나?”
처음 상담을 시작했었던 날에 들었던 김다온의 꿈은, 그의 현실과 정신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집합체다.
어둠은 불안을 상징하고 그 위에 그어진 흰색 줄은 희망을 뜻한다. 그리고 김다온의 내면세계는 희망에 기대고 있다. 흰색 줄 위를 달린다는 것 자체가 그런 의미다.
또 꿈속에서 발목이 산산이 조각나는 것은 트라우마(Trauma)를 나타냈다.
매일매일 꿈을 꾼다는 것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그만큼 심하다는 것이었고, 가면을 쓴다는 건 그 트라우마를 감추고픈 방어기제다.
그런데, 그 가면에 지금 금이 갔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네. 꿔요.”
“?”
“하지만, 조금 달라요.”
“다르다고?”
“네. 저 끝에 흰 점이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점?”
“제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본 순간, 아 저건 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저기가 목표지점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조금 이상하죠?”
“아니, 그렇지 않아.”
“그런가요?”
“그래. 일단, 재활을 시작하는 것을 축하해 주고 싶군. 조금 더 미룰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 핑곗거리를 써먹지 않아도 되게 생겼어.”
손으로 가방을 두드린 한스-빌헬름이 웃음을 터뜨리고,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다온이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자신이 재활을 결심한 이유를 밝힌다.
펩 과르디올라와의 약속도 약속이지만,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해 둘 수 없었다고 했다.
“물론 대런도 좋은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역시, 40이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훈련하는 건 비효율적이니까요. 아이들의 1년은, 성인의 1년보다도 더 중요하니까요.”
“글쎄, 모두에게 똑같지 않을까?”
“네?”
“1년이라는 시간 말일세. 그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거야.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또 자네에게도 말이지.”
“…….”
“하하. 어쨌든 오늘은 이만하지.”
“네. 고생하셨어요.”
조금 전의 이야기에서, 한스-빌헬름은 김다온이 Team CFG를 맡을 결심을 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부분은 차치해 두고 재활이란 측면에서만 접근해서 보았을 때, 김다온은 ‘감독에게 버려져 1년을 허비할 수도 있게 된 아이들의 현실’을 자신에게 투영했다.
김다온이 완벽한 컨디션으로 올라서려면 최소 1년 2개월에서 1년 5개월 정도 되는 시간이 필요하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단서만 달아도 최소 7개월이 필요하다.
내년 5월 31일까지 시티와 계약된 Team CFG.
그들의 남은 기간도.
‘대충 7개월이로군.’
무의식은 인지를 가볍게 뛰어넘어 인간이 특정하게 행동하도록 만든다.
Team CFG의 계약과 자신의 최소 재활 시기가 미묘하게 겹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김다온의 무의식은 감독직을 받아들이도록 행동을 유도했을 것이다.
또 감독에게 버려졌다는 부분에서도,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것만 같은 자신을 발견했을 게 틀림없다.
물론 당사자는 이를 전혀 모를 것이다.
말 그대로 무의식이니 말이다.
‘삶이란, 참으로 기묘하군.’
과연 그 누가, 20명의 아이가 김다온의 재활 시작 지점을 찍어 줄 거로 생각했을까?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가던 김다온을 본래의 세상으로 끄집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3개월이 헛되지 않았음에, 한스-빌헬름은 한 사람의 의사로서 순수한 보람을 느낀다.
언제나처럼 살짝 무표정한 표정.
하지만, 한스-빌헬름은 지금 기분이 좋다.
***
2018년 10월 16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감독실.
똑똑똑-
“?”
들려온 노크 소리에, 안경을 쓰고 테이블 위에 놓인 자료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과르디올라가 문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곳엔, 풍성한 짙은 갈색 머리카락을 지닌 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지난 7월,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용된 네 명의 스태프 중 하나였다.
레이몬드 드보로는 김다온만을 위한 클럽의 특별 퍼스널이다.
이에 과르디올라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레이몬드 드보로에게 들어오란 손짓을 보낸다.
“문은 닫고 오게.”
“네.”
딸깍-
열려 있던 문이 닫히고, 잠시 뒤 두 남자는 흰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테이블 앞에 놓인 하늘색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그 이야기로군.”
“네.”
“소문은 들었네. 그게 사실인가?”
“놀랍게도요.”
“……그가 하고픈 대로 하게 내버려 두지.”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
과르디올라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부쩍 말수가 줄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여전히 누구보다 수다스러웠지만, 밖에서는 멍한 얼굴로 상념에 잠길 때가 많아졌다.
레이몬드 드보로가 다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고, 홀로 남은 남자는 내면의 세계에 빠져든다.
여전히, 모든 것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이 불안함이 단 하나의 명백한 이유에서 오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쿠르릉-
쿠릉-
“…….”
이틀 내내 까만 먹구름이 드리운 하늘.
비는 내리지 않지만, 천둥이 계속 내리친다.
쿠르르릉-
…….
쿵!!
강한 천둥소리가 지나간 자리, 분명 조금 전까진 깨끗했던 바닥에 깨진 머그잔 하나가 뒹굴고 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펩.”
“보았나?”
“머그잔은 죄가 없네.”
“파리가 있었네.”
“그 파리를 머그잔을 던져서 잡으려고 했나?”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선 마넬 에스티아르테가 엉망진창이 된 감독실의 바닥을 바라보며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다온이 Team CFG를 맡는다더군.”
“……알고 있네.”
“혹시 그것 때문인가?”
“…….”
“재활에 집중해야 할 선수가 다른 것을 하겠다니. 감독으로서 화가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기는 해.”
“그것 때문이 아니야.”
“그럼?”
“…….”
“펩. 한스와의 상담은 어떻게 되어 가나?”
“상담? 그냥 단순한 보고일 뿐이야.”
발끈하는 과르디올라를 보며, 마넬 에스티아르테가 다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본인은 부정하곤 있었지만,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은 무척 불안정했다.
훈련 때면 하루에 몇 번이고 이른바 ‘Pep Mode’를 발동하며 사람들을 당황케 했고, 몇몇 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
여기저기에서 과르디올라가 조금 이상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벌써 두 달여가 지났다.
‘역시, 본인만 모르는 건가?’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와 펩 과르디올라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 동안, 그 누구도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가 클럽 전체에 내려졌다.
클럽 ITK까지 알고 있을 정도였지만, 정작 당사자인 펩 과르디올라는 한스-빌헬름과의 대화를 여전히 정기 보고로만 여기고 있다.
자신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아무튼, 사람을 부르겠네.”
“…….”
침묵한 채 등을 돌리고 있는 과르디올라에게 이야기하며, 마넬 에스티아르테가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청소 스태프 하나를 감독실로 호출한다.
여전히 밖에서는 천둥 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불어오는 바람에 얇은 나무들은 휘청였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고 있는 과르디올라.
그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다.
‘감독이 되겠다고? 정녕 그렇게 도망을 칠 텐가?’
어렵게 찾아낸 김다온의 재(再) 시작점.
그건 바로 Team CFG의 감독이 되겠다는 것.
과르디올라는 이를 조금 오해하여 받아들이는 중이다.
쿠르릉-
쿠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