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74)
939화 re – Hab (9)
2018년 11월 14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이스트 맨체스터 아카데미.
김다온이 IFC 이전 마지막 검진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향한 오늘, Team CFG의 훈련은 세드릭 프렛웰을 포함한 네 명의 코치들이 진행하고 있었다.
“이보게. 저기, 이름이…….”
“머독 헨쇼입니다.”
“아, 그래. 미안하네. 나도 나이가 들어서 말이야.”
“하하.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왜 저 두 녀석이 선발이 아닌 거지?”
“…….”
세드릭 프렛웰이 말한 두 녀석은 프렝크 오세이와 앨런 드레이크를 의미했다.
내일로 다가온 개막일의 세 번째 경기에서, Team CFG는 스웨덴의 강호 말뫼 FF의 U-14 팀을 만날 예정이다.
“다온의 뜻입니다.”
“이유를 알고 있나?”
“네. 저도 오세이와 드레이크가 이 팀 최고의 선수들이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혼자서만 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다온은 팀 전체가 함께하길 원하고요.”
“……이상적이로군.”
“?”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의아해하는 머독 헨쇼의 어깨를 두드린 세드릭 프렛웰이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아마추어 같은 판단이야.’
존중받는 유소년 전문 디렉터로서, 세드릭 프렛웰은 우수한 재능을 위해 팀이 구성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어차피 프로는 적자생존이고,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할 시간은 정해져 있다.
유소년 리그에서 50골/70골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만약 팀 내에 뛰어난 재능이 보인다면, 유소년 관리자는 해당 선수가 프로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잉글랜드의 유소년 클럽 선수 중에서 정작 프로에 데뷔하는 비율은 고작 1.7%.
만약 범주를 PL과 같은 빅리그로만 한정 짓는다면, 전 세계로 샘플을 확장한다고 해도 0.1%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잔인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최고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사람들은 노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노력하는 범인(凡人)보다 게으른 천재가 더 나은 커리어를 보낸다.
최고가 된 이들의 대부분은 타고난 재능과 노력이 결합된 경우가 많으며, 간혹 마라도나나 호나우지뉴처럼 워크에씩에 많은 문제를 지니고도 최고가 된 경우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래서는 안 됐다.
“헤이!”
“?”
“오세이! 네 이름이 맞지?”
“네.”
“멋지구나. 요 며칠 훈련하는 모습을 봤어. 아주 근사하게 뛰던데? 이 팀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고.”
“하지만 선발로 못 뛰는걸요.”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질 거야.”
“아뇨. 다온은 절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
우려한 대로, 프랭크 오세이는 자신감을 많이 상실한 상태였다. 이기심이 심한 선수를 적당히 통제하는 거야 좋은 선택이지만, 지금은 너무 과했던 것 같다.
프로가 될 수 없는 아이에게는 피치 위에서만 배울 수 있는 인생의 덕목과 요령을 알려 주고, 프로가 될 재능에게는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줘야 한다.
지금처럼 우수한 재능이 자신감 상실로 의욕이 떨어진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 당사자가 지게 된다.
고작해야 중학생 나이인 어린 소년에게 그러한 짐을 모두 짊어지라고 말하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다. 어린아이들의 곁에 좋은 어른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지 않아. 다온은 조금 방법이 다른 거야.”
“……진짜요?”
“그럼. 이곳에 처음 온 날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 그도 네가 이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라고 했어.”
“그런데 왜 선발이 아닌 거죠?”
오세이의 질문에, 프렛웰이 눈높이를 맞춘다.
아이는 마치, 겁먹은 강아지 같았다.
그래서 프렛웰은 최대한 온화하게 미소를 띠면서, 오세이의 양어깨를 살짝 붙잡았다.
“지금부터 함께 그걸 알아 가 보자꾸나.”
“…….”
고개를 끄덕이는 오세이는 안도하는 듯했다.
집을 떠나와 합숙 생활을 하는 상황에서 감독마저 자신의 편이 아니게 되자, 이 어린 소년은 엄청난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겉으론 표시하지 않았지만,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후우~ 역시, 이럴 줄 알았어.’
유소년을 지도한다는 건, 어떠한 의미에서는 프로들을 맡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다.
성인들에게 당연한 내용을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알려 줘야 하고, 집중력을 유지토록 한다거나 어리기에 가질 수 있는 시기와 질투 같은 감정도 통제해야 한다.
훈련 외적으로 쏟아붓는 에너지가 많다 보니, 자연히 훈련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도 어렵다.
Team CFG의 수석코치가 된 후 사흘.
세드릭 프렛웰은 지난 시간 동안 객관적인 관점에서 이 팀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늘그막에 고생 좀 하겠군, 그래.’
현재 Team CFG의 임시 감독은 라이선스가 없는 아마추어 지도자라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선수로서 쌓은 명성이 없었다면, 이미 아이들에게 신뢰를 잃었을 거다.
그러나 훌륭한 점은 훈련 내용이라든가 팀을 어떻게 지도하여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비전이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프렛웰은 훈련 내용과 진행 방법에 커다란 인상을 받았고, 김다온이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것 역시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 팀은 공감(共感)과 배려(配慮)라는 정서적인 부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아이들에게 용품이나 맛있는 것을 자주 사 준다고 하여 팀 케미스트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최초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을 거다.
하지만 무릇 유소년 지도자라면, 그런 물질적인 것에서 피치 위로 시선을 전환하는 타이밍을 정확히 잴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아주 전형적인.
‘폭군 스타일이로군. 펩과 닮았어.’
펩 과르디올라가 라이선스 획득 후 최초로 선수들을 지도했던 것은 FC 바르셀로나 B팀이었지만, 실제 감독 경험은 선수 생활 막바지부터 시작됐다.
유럽 선수들의 중동 진출이 유행하기도 전인 2003년 카타르로 향했을 때, 과르디올라의 나이는 겨우 32살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사실상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물론 여기에는 세리에 A 시절에 받았던 약물 복용 혐의로 인한 미디어의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의도도 있었으나, 그보다는 지도자를 준비했다고 보는 게 옳았다.
당시 카타르 리그에서 과르디올라와 함께한 알 아흘리의 젊은 선수들은, 그가 [“독사처럼 느껴졌다.”]고 표현했다.
월등한 레벨에서 뛰었던 과르디올라는 알 아흘리 선수들의 수준에 만족할 수 없었고, 그들이 발휘할 수 있는 실력 그 이상만을 요구하다 결국 실패를 경험했다.
이적 첫 번째 시즌 4위를 기록했던 알 아흘리는 이듬해 8위로 추락했고, 알 아흘리의 구단주는 과르디올라의 능력을 존중하면서도 팀을 위해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알 아흘리의 선수들로부터, [과르디올라와 재계약을 할 경우 팀을 떠나겠다. 그게 아니면 그가 훈련이나 어떠한 부분에도 관여하지 않게 해 달라.]는 편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펩 과르디올라의 첫 지도자 생활은 실패로 끝난 셈인 것이다.
그렇게 결국 펩 과르디올라는 알 아흘리에서도 방출되었고. 그는 완전히 지도자의 길을 걸을 생각으로 멕시코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앨런! 앨런!!”
“…….”
“앨런 세바스티안 드레이크!!!”
“?”
“이리로 와!!!”
프랭크 오세이에 이어 앨런 드레이크도 한번 만나 보기로 한 세드릭 프렛웰. 그는 아이의 태도를 보며 단숨에 이 소년이 Team CFG에서 가장 문제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조금 전 오세이에게 보인 온화한 모습을 거두고, 도시 전설처럼 남은 면모를 보여 주기 시작했다.
몇 분 뒤.
“훌쩍.”
“여기서 당장 사라져!”
“훌쩍.”
“헤이!!”
“?! 네, 넵?!”
“대답은??”
“네. 죄송합니다.”
“그래. 어서 저리 가.”
“훌쩍. 흑. 흑.”
오만함으로 똘똘 뭉쳐 있던 앨런 드레이크를 단숨에 나이에 걸맞은 모습으로 만들어 버린 세드릭 프렛웰. 그는 오늘도 괴담 하나를 추가하고 있었다.
물론.
‘흐음- 어디 보자. 또 다음은?’
본인은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말이다.
***
【1시간 뒤】 바르셀로나, 스페인. 08820 요브레가트 필드. 바르셀로나 필드 공항(Aeroport de Barcelona-El Prat. 08820 El Prat de Llobregat. Barcelona, Spain).
병원 일정을 모두 끝마친 뒤, 난 요나스와 함께 맨체스터로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헨쇼로부터 전화가 왔고, 깜짝 놀랄 소식을 듣게 됐다.
“드레이크가 울었다고요?”
– 그래. 모두가 깜짝 놀랐어.
“…….”
– 이후 세드릭의 말이라면 기합이 바짝 들어가서 반응을 하던데?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건지 모를 지경이야.
“잘됐네요.”
– 응?
사실 오세이와 드레이크를 어떻게 할지는 나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축구 실력 그 자체로만 두고 본다면 당연히 두 녀석이 주목받을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했지만, 나는 Team CFG가 조금 더 똘똘 뭉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두 녀석을 위해서라도, 주변 동료들의 실력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보여 주고 싶었다.
당장이야 본인들의 기량이 우월하겠으나, 11월이 끝나기 전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주변 동료들의 발전 속도에 밀려 실력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으면 했다.
내가 볼 때도 오세이와 드레이크는 언젠가 빅리그에서 뛸 만한 재능을 가졌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거나 [‘난 언젠가 최고가 될 거니까 몸을 아껴야 해.’]라는 생각이 늘 피치 위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그래서 난 의도적으로 두 친구를 계속해서 배제해 왔고, 중간에 약간 일이 꼬이면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타이밍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과 어떠한 식으로 접근하는 게 옳을지를 고민해 왔는데, 뜻밖에도 프렛웰이 도움을 줬다.
“전에 말했잖아요. 이 팀은 저 혼자는 못 해요.”
– 뭐, 확실히 그런 말은 했지.
“네. 이대로 오세이나 드레이크가 저보다 프렛웰을 신뢰하더라도 좋아요. 어차피 이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제가 아니라 당신들과 함께해야 할 테니까요.”
나는 스스로 감독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라이선스의 유무를 떠나, 막상 감독이라는 자리를 맡고 보니 관리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덕분에 지금까지 만나 온 감독님들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고, 선수로서 뛰는 게 훨씬 편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앞으로도 절 계속 도와주셔야 해요.”
– 그야 당연한 거지.
“하하. 든든하네요. 그럼 이만 끊을게요. 이제 곧 비행기에 올라타야 할 시간이거든요.”
– 그래. 조심히 오고. 내일 봐.
“네. 내일 봐요.”
-딸깍-
전화가 끊기고, 이를 본 요나스가 내 곁으로 걸어왔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
“드레이크가 울었대요.”
“그 건방진 꼬마가?”
“네. 프렛웰이 제대로 울렸다는데요?”
“하하. 역시 도시 전설의 주인공다운데?”
“내기 하나 할래요?”
“내기? 어떤?”
시간이 흐른 뒤, 이 일은 과연 어떻게 전해질까?
잘은 몰라도 아마 프렛웰이 헐크처럼 화를 내어 드레이크가 오줌을 지리도록 만들었다거나, 눈빛 하나로 반쯤 기절시켰다는 식으로 와전이 될 것 같았다.
한 성격을 하는 남자인 것은 맞지만, 단순히 거칠기만 해서는 지금과 같은 명성을 쌓을 수 없었을 거다.
지금까지 내가 본 세드릭 프렛웰은 우락부락한 근육과 거친 면모 속에 신중함과 섬세함을 감춰 두었고,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이었다.
‘어째서 그런 말들을 했는지 알 것 같아요.’
조르제 제주스.
호르헤 삼파올리.
펩 과르디올라.
너무 어렸을 때라 아무것도 몰랐던 노르셸란 시절을 제외하면, 이후 만난 감독님들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은 성적이 좋을 때 언제나 감독을 칭송하지만, 하나의 팀이 완성되어 승승장구해 나가는 일은 주변 코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말이다.
지금도 펩의 곁에는 카를레스 플랜차르트나 로렌조 부에나벤투라와 같은 남자들이 있고, 마넬 에스티아르테 또한 펩이 감독으로서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
이는 축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축구 외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선수단을 관리하기 위해 코치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 아닐까 한다.
선수로 뛸 때도 마찬가지다.
축구는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오늘을 계기로 오세이와 드레이크가 조금은 깨닫는 게 있었기를 바라며, 나는 준비되어 있는 전세기를 향해 목발을 짚었다.
***
2018년 11월 15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아카데미 스타디움.
총 정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아카데미 스타디움은 오늘 인파(人波)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본래 2,000~3,000명 관중을 예상했지만, 이는 완벽히 빗나갔다.
어지간한 챔피언십 경기보다도 더 커다란 관심이 쏟아졌고, 이는 좌석 5,000석과 입석 2,000석이 모두 매진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관중이 너무 없을까 싶어 티켓 가격을 거저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설정한 관계자들이 안타까움을 표현한 건 당연한 일이다.
제아무리 친선대회 성격이 짙다고는 하나, 프로 클럽의 재무 담당으로서 한 푼이라도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데 집착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티의 관계자들은 대회의 성공적인 진행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오오오-!!”}
하프라인 부근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은 한 소년이 환상적인 탈(脫)압박 움직임을 보여 준다.
두 명의 함부르크 SV 선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마르세유 턴이었고, 이후 측면으로 길게 보내어진 패스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어져 또 하나의 득점으로 완성된다.
삑-! 삐?익!!
주심이 휘슬을 불어 SL 벤피카의 득점을 알리자, 함부르크 SV의 선수들이 전부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렸다.
“전의를 잃었어.”
“이거, 너무 압도적인데?”
“……난 그냥 혼잣말을 한 거야.”
“나도 그래.”
“…….”
2018 IFG의 개최 사실이 알려졌을 때, 유럽 유수 클럽의 스카우트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보통 12~14세 선수들을 스카우트할 때는 입소문에 의존하기 마련인데, 이런 공개적인 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할 일을 엄청나게 줄여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늘도, 유벤투스 FC의 스카우트 나르세테 지토(Narsete Zito)는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前) 직장 동료이자 지금은 배신자로 낙인찍힌 SSC 나폴리의 스카우트인 치로 갈레아(Ciro Galea)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저 24번이 무척 잘한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
“그리고 10번도.”
“…….”
분명 말을 걸어오는 것이 분명했음에도, 치로 갈레아는 뻔뻔하게 혼잣말이라 주장하며 계속 수다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나르세테 지토는 외면이란 방법을 선택했지만, 스카우트로서의 본능이 대화에 끼어들고 싶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조금 전 얘기는 본인도 느끼는 것이었다.
함부르크 SV의 24번 켈세이 오우수 아닌코라-메이셀(Kelsey Owusu Aninkorah-Meisel)과 10번 엘리자 크란(Elijah Krahn)은 함부르크가 자랑하는 재능들이었다.
그러나 오늘, SL 벤피카의 유스에 밀려 피치 위에서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약간의 재주와 실력을 보여 준 것은 사실이지만, 빅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재능인지는 의문이 더해졌다.
“역시 벤피카야. 약한 세대라더니, 엄청나잖아?”
“……그거야 편견이지.”
“오-! 드디어 나와 대화해 주는 거야?”
“시끄러. 너는 여전히 배신자야.”
“초콜릿 하나 줄까?”
“하아~”
유들유들한 모습의 치로 갈레아를 보며, 나르세테 지토는 이 남자를 상대로 화를 낸다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그냥 자신이 덜 답답한 방향을 택했다.
“벤피카의 2001~2003년생들의 수준이 너무 높았던 거야. 그래서 뒷세대가 약해 보였던 것뿐이지. 하지만 너도 잘 알잖아. 벤피카의 유스는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약한 적이 없어.”
“뭐, 그야 그렇기는 해.”
화려했던 2001~2003 클래스의 다음으로 평가받는 벤피카의 2004년생들 중에는, 과소평가 받는다고 표현하는 게 옳은 우수한 재능들이 있었다.
엘리자 크란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선보인 주앙 네베스(Joao Neves), 벤피카가 기록한 6골 중 네 개에 관여한 우고 펠릭스(Hugo Felix), 장차 대형 스트라이커의 재목으로 평가받는 유리 모레이라(Iuri Moreira)가 바로 그렇다.
외에도 전반적인 수준 자체가 함부르크 SV보다 우위에 있었고, 사전 예상대로 SL 벤피카 U-14는 초대 IFG의 강력한 우승 후보처럼 보였다.
복병은 로열 앤트워프 U-14가 될 텐데, 다음 경기를 통해 벨기에 최고 클럽 유스의 기량도 보게 될 것이다.
“우승은 어디일 것 같아?”
“벤피카. 결승은 앤트워프랑 하게 될 것 같아.”
“흐음- 그래?”
“넌?”
“난 시티에 걸래.”
“진짜? 그들에게 알려진 거라곤 거의 없어. 게다가 여기저기에서 불러 모은 선수들에, 감독까지도 중간에 관둬서 다온과 같은 라이선스도 없는 사람이 지도하고 있는 팀이야. 네 기분은 알지만, 그건 조금 너무하지 않아?”
“글쎄.”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얼굴이 되어, 치로 갈레아가 다시 한번 Team CFG의 우승을 예상한다.
이유는 단 하나.
“뭔가, 감이 오거든.”
“…….”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면 감이 온다는 것을 진지하게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스카우트에게 있어, 육감은 그 무엇보다도 정확한 레이더와도 같았다.
그 성능이 우수할수록, 성공은 보장된다.
SSC 나폴리가 정성을 들여 빼앗아 간 치로 갈레아는 유벤투스 FC 내에서도 주목받는 젊은 스카우트였고, 그래서 더 클럽에서는 배신감을 느꼈다.
그런 치로 갈레아였기에, 나르세테 지토는 Team CFG를 주목해 보기로 한다.
개막일의 마지막 경기에서 말뫼 FF와 맞붙게 될 그들은, 대회 최약체를 상대로 기량을 평가받게 될 것이다.
과연 그들 중 몇이나 주목을 받게 될까?
곧 있으면 그 답을 알게 될 거다.
“진짜 초콜릿 안 먹을래? 이거 맛있다고.”
“……하나 내놔.”
“큭큭큭. 그럴 줄 알았어.”
나란히 앉아 초콜릿을 우물거리기 시작한 두 사람. 피치 위에서는 여전히 SL 벤피카의 일방적인 학살극이 펼쳐지고 있었다.
***
.경기 종료(U-14)
SL 벤피카 8 : 1 함부르크 S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