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82)
948화 re – Hab (18)
[다온, 펩과 불화? “재활과 상태는 언젠가 그에게 직접 물어라.” – 더 선(U.K)/2018.11.25.(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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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이후 김다온과 펩 과르디올라가 만난 횟수는 단 두 번뿐. Team CFG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전혀 찾지 않았다. – 데일리 익스프레스(U.K)/2018.11.26.(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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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에 여전히 함구 중인 김다온과 그의 상태를 전혀 모르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김다온의 상태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심각할지도 모른다. – 데일리 스타(U.K)/2018.11.26.(오전)]***
2018년 11월 26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더 퍼스트 팀 센터, 재활실.
주변이 떠들썩해졌다.
펩이 나에 관한 코멘트를 거부하면서, 먹잇감을 포착한 미디어들이 득달같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뭐? 진짜? 진짜 두 번뿐이야?”
“네.”
“……그래도 따로 연락은 했겠지?”
“아뇨.”
“전혀?”
“전혀요. 오늘 재활은 저것부터죠?”
“어… 그, 그래.”
“Good. Let`s go. 시간이 빠듯해요.”
“…….”
멍한 얼굴이 된 도너 홀로한을 자리에 남겨 둔 채, 나는 얼른 몸을 돌려 재활 기구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Team CFG는 내일 SL 벤피카와 IFG의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데, 거기에서 승리한 팀이 토너먼트 1위. 패배한 팀이 토너먼트 2위가 될 것이다.
어차피 최종 우승은 다음 달 2일에 있을 결승전에서 결정이 되겠지만, 기왕이면 1위로 올라가고 싶다는 게 나와 아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시끄러운 외부와는 상관없이, 내가 온전히 아이들과의 시간에 몰두하려는 가장 큰 이유다.
“내가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거지?”
“전혀요.”
“정말?”
“네. 그보다는 지금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나 좀 봐주시겠어요? 이 자세는 쉽지 않다고요.”
“응? 아, 그래. 시작하자.”
“멋지네요.”
현재 내가 주변의 반응에 따로 대처하지 않는 이유는, 그 내용이 너무나도 터무니없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나와 펩이 관계가 소원해 보이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그저 시간이 필요한 것뿐이다. 현재는 서로의 위치에서 서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옳다.
그런데 사람들은 뭔가 큰일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조금 더 낮게. 좀 더 낮게.”
“익…….”
“그대로 10초. 9, 8, 7…….”
스트레칭 등을 통해 발목의 가동범위를 넓힌 데 이어, 근래에는 왼발로 무게중심을 잡는 훈련을 이어 나가고 있다.
오랜 기간 오른발에만 의존해 살아온 만큼, 현재 나의 몸은 왼발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어색하게 느끼는 중이다. 비틀대며 안전장치를 붙잡은 횟수가 대체 몇 번인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힘든 건, 종종 통증을 느낀다는 점이다.
신중하게 자세를 잡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통증이 밀려와 몇 번이나 인상을 찌푸려야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과정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주변에 아픔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무리라고 느껴질 만큼은 아니다 보니, 굳이 아프다고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요즘은 재활이 끝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게 정상적인 땀과 식은땀이 반반 섞인 거라고 솔직히 말한다면 과연 홀로한은 어떻게 반응할까?
가뜩이나 펩의 일로 신경을 쓰는 그였기에, 굳이 고민거리 하나를 더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나저나, 아직 목발을 짚는 거야?”
“최대한 조심하려는 거죠.”
“하하. 하긴 그래. 병원은 또 언제 간다고 했지?”
“다음 달 3일이요.”
“결승전이 끝난 다음 날인가?”
“네.”
현재 나는 재활을 제외한 모든 치료 일정이 멈춰 있는 상황이다.
라몬 쿠가트 박사님이 괜찮다고 하여 Team CFG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는데, 볼파르트 박사님 역시 뮌헨에 문제가 생겨 다음 달이 되어야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전화를 하신다고 했던가?’
어제저녁 집에서 밥을 먹기 전, 볼파르트 박사님에게서 받은 메시지 내용이 떠올랐다.
박사님은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내 재활 일정을 물으셨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전화하겠다고 했었다.
그때 내가 말했던 시간이.
‘오전 9시 50분.’
휴대 전화의 화면은 현재 오전 9시 49분이었다.
그리고.
부르르르-
“?!”
부르르르-
정확히 9시 50분이 되자마자, 볼파르트 박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절로 혀를 내두르게 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화면으로 손을 뻗었다.
아니, 9시 50분이 땡 하는 순간 전화를 하려고 미리 대기라도 하고 계셨던 걸까?
– 그건 무슨 소리지?
“……아니군요. 그냥 여쭤봤어요.”
– 하여간 자네는…… 아무튼, 분데스리가는 다음 달 22일에 전반기가 끝나네. 그리고 내년 1월 18일에 후반기를 시작하지. 얼추 한 달 정도 쉬게 되는 거야.
“멋지네요. 휴가라도 가실 건가요?”
– Ach du lieber Gott.
“?”
조금 전 볼파르트 박사님의 말은 [오, 이런 신이시여]라는 의미의 독일어다.
어떠한 때에 쓰느냐면…….
뭐, 상상한 그대로다.
“제가 혹시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 후우~ 다시 한번 말하지. 분데스리가는 다음 달 22일에 전반기가 끝나. 그리고 내년 1월 18일에 후반기를 시작하지. 얼추 한 달 정도 쉬게 되는 거야.
“그래……서요?”
– 자네 집이 빈방이 있나?
“네. 빈방이라면 1층이랑 별채에 각각 하나씩…….”
– 이제야 말이 통하는군.
“아.”
언젠가 볼파르트 박사님은 내게, 분데스리가의 휴식기 때 맨체스터에 머물겠다고 이야기하셨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게 농담이거나 본인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날 이후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라.
지금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몸을 다친 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선수들은, 가장 먼저 볼파르트 박사님께 전화를 걸어 치료나 수술을 부탁한다.
그런 박사님에게 있어 분데스리가 휴식기는 자신을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시간을 온전히 내어 줄 좋은 기회다.
그로 인해 벌어들일 수 있는 돈도 돈이지만, 박사님과 정도 되는 분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포츠 전문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부심일 것이다.
한데 지금, 그걸 말끔히 포기하겠다고 하시는 거다.
“아뇨, 박사님 그러실 것까지는 없어요.”
– 이미 일정은 전부 조정해 뒀네.
“……전부요?”
– 그래. 전부.
“클리닉은 어쩌고요?”
– 그거라면 자네가 걱정할 부분은 아니지.
“저를 위해 오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제가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만약 박사님이 무리해서 오시는 거라면,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으세요?”
– …….
잠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던 수화기 너머에서 짙은 한숨이 뿜어져 나왔다.
“박사님?”
– 클리닉이라면…….
“?”
– 킬리안이 당분간 맡을 걸세. 여전히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망나니 같은 녀석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성장한 건 자네 혼자만은 아닐세. 내 자리를 물려줄 만큼은 못 되지만, 한 달 정도는 클리닉을 이끌 수 있어.
“죄송해요. 그런 의도는…….”
– 알고 있네. 그저 내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겠지. 그 마음만은 감사히 받겠네. 그래서? 방을 하나 내어 줄 수 있겠나?
여기까지 대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나는 감히 박사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난 집에 돌아가는 대로 방을 만들어 놓겠다는 대답을 했고, 박사님은 고맙다며 차후 다시 연락해 일정을 확실히 말해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통화가 종료되려고 할 때쯤, 무언가 생각이 나셨는지 박사님이 잠깐 기다려 보라고 말을 해 오셨다.
– 여전히 통증이 있나?
“네. 그런데……..”
– 그런데?
“조금 왔다 갔다 해요. 어떨 땐 아픈데, 어떨 때는 그렇지 않거든요. 전에는 제가 목발을 짚었는지도 모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가 나중에 그걸 알게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나중에 조심스럽게 혼자 서 봤는데, 바로 다시 아프더라고요.”
– 흐음. 역시 그렇군.
“역시 그렇다고요?”
–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
영문을 모를 이야기를 마친 볼파르트 박사님이 치료에 도움이 될 거라며 하루 20분씩만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말을 했다.
“20분요? 그야 간단하죠.”
– 좋아. 앞으로 잠들기 전에 거울 앞에 앉아서 오른쪽 발목을 천천히 움직여 보게나. 잘 듣게.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발목이야. 반드시 거울 앞에서 오른쪽 발목만을 움직여야만 하네.
이건 또 무슨…….
– 이런. 진료 시간이 됐군. 그럼 이만 끊겠네. 명심하게. 오른쪽 발목이야.
“자, 잠시만요!”
-딸깍-
“…….”
영문을 모를 소리 끝에, 박사님 쪽에서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겼다.
망치로 머리를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던 나는 입을 조금 벌린 채, 멍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잠시 뒤 재활실을 정돈한 홀로한이 밖으로 나섰고, 복도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며 질문을 던져 왔다.
“아차! 지각이다!”
Team CFG의 훈련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얼른 움직여야 씻고 나서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내일 봐요!!”
큰 소리로 홀로한에게 인사를 던진 후, 난 목발을 길게 길게 짚어가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를 내어 얼른 아카데미 건물로 향했다.
지나가는 길에 몇몇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왔지만, 거기에 건성으로 답을 할 수밖에 없다.
“오-! 다온! 오늘은 좀 어…… 때?”
“미안해요!! 지금 좀 급해서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클럽의 사람들은 내가 갑작스럽게 자연의 부름을 받아 분주히 움직였던 걸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문의 원천지는 물론.
“브랜든~~?!!!”
“이크! 튀어!!”
맨체스터 시티의 No. 1 인기인.
킷맨 브랜든 애쉬튼이었다.
“브랜든~~?!! 잡히면 가만 안 둬!!”
“넌 목발로도 왜 그렇게 빠른 건데?!?!”
“다리가 네 개라서 그렇다!!! 멈춰!!!”
“……세 개 아니고?!?!”
“죽었어!! 서!! 서란 말이야!!”
“그런 말을 하는데 멈추라고? 절대 안 되지!!”
“잡히면 죽어!!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 줄 테니까 멈춰!!”
“지금 이상하게 말하는 거 알지?!”
“알 게 뭐야!! 서!!!”
“와하하하하하!!”
오늘도 어김없이, 평화로운 에티하드 캠퍼스에서의 하루가 끝나 가고 있다.
***
【1시간 뒤】 69150 오베르뉴 론 알폰, 프랑스. 데시뉴-사퓨. 12 시몽 베일 거리. 콥스터 호텔 리옹 그루파마 스타디움(KOPSTER Hotel Lyon Groupama Stadium. Declines-Charpeiu. 12 Simone Veil. 69150 Auvergne-Rhone-Alpes, France).
“추격전이라고요?”
“그렇다는군. 한바탕 난리가 난 모양이야.”
“…….”
“이보게나, 펩.”
“그렇군요. 저는 이만 실례해 보겠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챔피언스리그 그룹스테이지 다섯 번째 경기를 위해 원정을 떠나와 있다.
그리고 그중엔, 칼둔 알 무바라크도 함께였다.
본래 시티의 회장은 그룹스테이지 레벨에서는 팀과 동행하지 않았지만, 시시각각 수사망을 좁혀 오고 있는 FIFA와 UEFA의 문제를 처리해야만 했다.
최근 FIFA와 UEFA는 공동으로 팀을 구성, 미국 FBI에 의뢰해 ‘Oil Money’로 대표되는 클럽의 FFP 위반 사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아부다비투자청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맨체스터 시티와 카타르 국왕을 구단주로 둔 PSG 역시, 이번 조사의 주요 목표가 되어 있는 상태다.
그래서 조금 전까지, 칼둔은 모처(某處)에서 PSG의 회장 나세르 엘 켈라이피(Nasser Al-Khelifi)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FIFA와 UEFA에 있는 내부 협력자를 통해 회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로 했고, 이를 통해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해 대처에 나서자고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이후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칼둔은 맨체스터에 남겨 둔 페란 소리아노로부터 흥미로운 하나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CFG 훈련을 끝낸 김다온이 퍼스트 팀 건물을 찾아, 브랜든 애쉬튼과 한바탕 추격전을 펼쳤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클럽하우스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고도 했다.
소란이 점점 더 커지자 나중에는 페란 소리아노를 포함한 시니어 스태프들까지 사무실 밖으로 나와 두 사람의 추격전을 구경했다고도 했는데,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 한 가지가 바로 김다온은 목발을 짚어도 달리기가 빠르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냐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결과적으론 아무 일도 없었고 전화를 걸어온 페란 소리아노의 반응 역시 워낙 유쾌하여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웃음꽃이라. 그거 볼만했겠군.’
월드컵 이후, 칼둔은 자신이 마음 편하게 웃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영입한 세계 최고의 선수가 선수 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부상을 당했고, 그것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FFP 규정 위반 조사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런 과정에서 팀의 무패는 자연스럽게 깨졌고, 잊을 만하면 하나씩 나쁜 소식이 회장실에 들이닥쳤다.
어젯밤 펩 과르디올라의 답변 거절에서 시작된 이슈도, 그러한 것 중에 하나다.
“후우~”
피곤함에 지쳐 로비에 앉아 넥타이를 풀어 젖힌 칼둔이 고개를 위로 들어 올려 멍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
비보가 끊임없이 날아들었던 여름을 지나면서, 맨체스터 시티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
패배로 시작했던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에서 3연승을 거두며 조 1위로 올라섰고, 카라바오 컵 8강에 무사히 안착했으며 리그에서는 13라운드 현재까지 11승 2무로 패배가 없다.
큰 위기가 닥쳤고 이내 무너질 거라던 여름 미디어의 말을 생각해 보면, 시티는 현재 순항 중인 셈이었다.
그러나.
‘뭔가 부족해.’
칼둔은 최근 클럽을 볼 때면 소금 간이 되어 있지 않은 음식을 삼키는 기분을 느꼈다.
승리가 기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클럽을 할퀴고 간 열상(裂傷)은 봉합되지 않은 채 이리저리로 옮겨 다니며 무기력함을 주변으로 전파했다.
최근, 에티하드 캠퍼스는 좀비가 늘었다.
‘We need Rehab.’
오늘 처음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회장은 클럽 역시 재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맨체스터 WA15 0NJ, 잉글랜드. 헤일, 알트링엄. 16 힐 탑.
끝끝내 브랜든 애쉬튼을 붙잡아 복수에 성공한 후, 나는 대단히 상쾌한 기분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곤 곧바로 빈방 하나를 손님 방으로 꾸미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구의 배치 등의 인테리어는 아영이가 전담했기에, 난 그냥 의견을 보태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안 자?”
“응. 잠깐만. 30분만 있다가 갈게.”
“왜?”
“볼파르트 박사님이 하라고 한 게 있거든.”
“그래? 그럼, 안 자고 있을게. 얼른 와.”
“응, 알았어~”
아영이가 먼저 침실로 돌아가고, 나는 3층 거실에 있는 거울의 앞으로 의자를 끌고 가 목발을 내려두고 거기에 앉았다.
그리곤 말씀한 대로, 오른쪽 발목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뭐 하는 거람.’
일단 시켜서 하고 있기는 했지만, 도대체 이게 어떻게 재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게 필요한 것은 발목의 통증을 더는 일인데, 다치지도 않은 오른쪽 발목을 움직여서 얻을 게 있는가 싶었다.
지루함을 느낀 나는 발목을 돌리는 일을 잠깐 중단했고, 휴대 전화의 타이머 기능을 켜 30분을 맞춰 놓았다.
탁-
돌아가고 있는 발목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나는 내일 있을 SL 벤피카와의 경기를 생각하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일 도박수를 던지려고 한다.
어차피 결승 대진은 정해졌다.
연승을 이어 나가는 편이 아이들의 사기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모든 부분에서 생각을 해 봐도 SL 벤피카의 전력은 Team CFG보다 더 위에 있다.
그래서 난 내일 경기를 패배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을 심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중요한 것은 결승전이고 거기에서 승리하면 결국 우승은 우리의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 주어, 아이들이 가진 부담감을 덜어 주었다.
그리고 전술도 도박적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그나저나, 왼발도 이러면 참 좋을 텐데.’
거울을 보며 오른쪽 발목을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으니, 마치 꼭 왼발을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 왼발이 오른발처럼 아프지 않다면, 당장이라도 재활의 단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건데 말이다. 얼른 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싶다.
가끔 집에서 앉아 오른발로 축구공을 트래핑 하거나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나의 갈증을 채울 수 없다.
그나마 아이들이 뛰는 것을 보며 약간의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게 전부다.
“후우~”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져, 나는 내일에 대한 생각도 멈추고 타이머가 끝날 때까지 지루한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내일도 이걸 해야 한다니.
‘끔찍도 하지.’
하지만 볼파르트 박사님과 약속을 한 만큼, 나는 분명 내일도 이것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여간, 손해 보는 성격이다.
***
[펩 과르디올라와 김다온의 불화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 ? BBC(U.K)/2018.11.27.(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