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993)
960화 re – Born (2)
(개리 리네커) – Match of the Day 호스트
“2018/19 프리미어리그도 어느새 절반이 돌았습니다. 상위 세 팀이 나머지 17개 팀과 확연한 격차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지난 일주일 사이 Top 3는 Top 2가 되어 버렸죠. 맨체스터 시티가 펩 과르디올라 체재에서 두 번째 프리미어리그 연패를 당했습니다. 리버풀, 토트넘, 맨유, 아스널, 첼시와 같은 강팀들이 아니었습니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레스터 시티였죠. 리버풀과의 격차는 7점으로 벌어졌고, 토트넘도 시티에 승점 1점이 앞서가 시작했습니다. Match of the Day. 오늘은 맨체스터 시티에 닥친 위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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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9일. 맨체스터 M3 7NH, 잉글랜드. 16 채플 스티리트, 시티 스위트 아파트호텔.
토요일 밤, 지난 한 주 동안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방송/분석하는 ‘Match of the Day’가 진행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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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롸이트) – Match of the Day 패널
“시티에 부상자가 너무 많다고 변명할 수는 있을 겁니다. 혹은 일정이 너무 가혹하다고 말할 수도 있긴 하겠죠. 하지만 그거 아십니까? 그런 문제는 모두가 안고 있습니다. 변명할 여지가 되지 않아요. 지난 크리스털 팰리스와 레스터 시티전 패배는 과르디올라의 전술적인 실수입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빴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조절하는 게 감독의 역할입니다. 지난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뻔히 스쿼드에 올루프 뫼르크라는 선수가 있는데, 경험도 없는 에리크 가르시아를 6번 자리에 세웠죠. 귄도안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시티는 중원 장악력을 잃었고, 측면도 완전히 붕괴해 버렸습니다. 특히 시티의 풀백은 눈 뜨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죠.”
(개리 리네커)
“과르디올라에겐 쓰라릴 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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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감독을 시작한 이후, 최근처럼 괴로운 적은 없었다. 무관(無冠)으로 끝났던 2016/17 시즌도 지금보다는 나았다.
당시는 모두가 인정하는 허니문 기간이었고, 사람들은 과르디올라에게 우승이나 승리가 아닌 시티를 강팀으로 도약시켜 줄 계기를 만드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축구 역사상 유일한 다섯 개의 빅이어를 가진 감독에게, 사람들은 더 많은 승리 끝에 우승을 가져다 달라고 한다.
그의 최고 선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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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롸이트)
“박싱 데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5월의 순위를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맨체스터 시티는 벌써 2패를 당했습니다. 리버풀과 토트넘이 승점 6점을 추가할 때, 그들이 거둬들인 승점은 0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와 펩 과르디올라에게는 위기입니다. 어쩌면 1월에 있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시티의 우승 가능성이 사실상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 경기에서도 패배하게 된다면, 두 팀의 승점 차는 10점이 될 테니까요. 이후에도 17경기나 남아 있긴 합니다만, 그 차이를 좁히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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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
리모컨을 집어 들어 TV를 끈 과르디올라가 고뇌에 잠긴 표정이 되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매번 그렇지만, 패배한 뒤에는 여러 후회가 밀려든다.
하지만 그건 보통 30분이면 지나간다.
이번처럼, 48시간을 넘진 않는다.
[“그가 전해 달라더군.”] [“편지?”] [“그래. 그리고 이 말도.”] [“?”] [“You don`t need more overreation.”] [“…….”]지난 12월 9일 첼시 FC와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패배하기 전까지만 해도,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순항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 한 경기.
그 패배 하나가.
[“그는 알고 있네, 펩.”] [“……뭘 말이지?”] [“Everything.”] [“…….”] [“그는 전부 다 알고 있었네. 그럼.”]알고 있었다.
이는 알고 있다 와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알고 있었다…… 라.’
냉정하게 말해 김다온의 상황은 별로 좋지 못했다. 부상 자체만 해도 경력에 치명타를 가져올 만한 수준이고, 어찌 재활을 끝낸다고 해도 이후를 장담할 수 없다.
건강한 선수가 크게 다친 이후 부상이 잦아지는 건 흔한 일이고, 그것은 한 개인의 커리어를 완전히 망가뜨린다.
심지어 그는 환상통을 앓고 있다.
‘그런데도 자넨.’
You don`t need more overreaction.
더는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온전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도, 여전히 펩 과르디올라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늘 그는 혼자가 됐다.
그리곤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감정이 잠잠해질 때까지 축구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가 과잉 반응한다고 말하는 건가?’
김다온에 이어 클럽에 중요한 선수들이 하나둘 경기에서 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케빈 더브라위너는 맨체스터에 도착했을 때부터 만신창이였고, 뱅상 콩파니/페르난지뉴/다비드 실바가 차례대로 전열에서 이탈해 밀려났다.
설상가상으로 풀백들이 줄줄이 실려 나갔다.
특히 왼쪽 풀백들이 하나씩 사라질 때마다, 펩 과르디올라는 그날의 아픔이 반복되는 기분을 느꼈다.
악몽은 잊을 만하면 되살아났다.
“…….”
크리스마스이브 때 편지를 전하며 김다온이 예상했던 것처럼, 과르디올라는 그것을 읽지 못하고 있었다.
시도는 했지만, 내용물을 뜯진 못했다.
어느새 봉투엔, 손때가 조금 묻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를 한참 동안 배회한 과르디올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책상 위에 놓인 편지를 바라보길 반복했다. 마치, 열면 안 되는 판도라 상자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펩 과르디올라는 두려웠다.
“후우-”
비록 김다온과 직접 대화를 나눠 보지는 않았어도, 과르디올라는 주변 분위기와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그의 현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한날 어딘가로 사라졌다 돌아온 클럽 닥터 에두 마우리의 걱정이 멈췄고, 많은 이들이 그가 피치로 돌아올 것을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 모든 건 재활이 긍정적으로 흐른다는 증거였지만, 반대로 자신과 시티는 조금씩 침몰해 가고 있었다.
본인의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김다온과는 달리, 과르디올라는 최근 실패투성이였다.
현재 그가 품고 있는 두려움은 마치, 선생님께 혼날 것을 알고 있는 아이가 지닐 법한 것과 비슷했다.
“빌어먹을.”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 위기 상황이다.
한 번만 더 삐끗했다간, PL 우승이 날아간다.
그래서야, 재활 끝에 돌아올 김다온의 앞에서 체면이 전혀 서지 않았다.
결국.
찌익-
과르디올라는 손을 뻗어, 김다온이 마넬 에스티아르테를 통해 전달한 봉투를 찢었다. 그는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내용물을 꺼냈고, 편지를 꺼내어 첫 문장을 읽어 보았다.
“?!”
[그리고 분명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겠죠.]편지에 적힌 대로 행동한 자신이 부끄러운 과르디올라가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한다.
“크흠.”
그러곤 계속 다음을 읽어 나갔다.
[사람들은 당신이 복잡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죠. 오히려 당신은 복잡하게 생각하면 실수를 해요. 당신은 그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어 최고가 된 사람이지, 복잡하게 생각해서 최고가 된 사람은 아니잖아요.]꾸짖음을 받을 거란 예상과는 반대로, 김다온이 적어 낸 문장은 애정이 잔뜩 묻어 있었다.
어느새, 과르디올라는 미소 짓고 있다.
[각 포지션에 적절한 선수를 넣으세요. 실험은 그만. 올루프는 좋은 녀석이에요. 그라면 당신이 바라는 역할을 해 줄 수 있겠죠. 군도는 자신을 백업해 줄 선수가 없으면 실력을 절반밖에 발휘하지 못해요. 베르나르두를 전방으로 보내세요. 걔는 중앙보다 앞에서 더 잘하니까.]선수 기용, 포지션, 전술, 철학에 이르기까지.
김다온은 과르디올라의 모든 것들을 말했다.
과르디올라도 이미 알고 있으나, 쓸데없이 복잡해져 실수를 저지르게 된 것들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응?”
[죄송해요.]“…….”
[그건 제 진심이 아니었어요. 저는 반드시 돌아갈 거예요. 팀의 곁으로. 그곳은 제가 있어야 할 장소죠. 그러니, 제 걱정은 이제 그만하셔도 좋아요. 언젠가 대화할 기분이 들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아니면 불쑥 찾아오셔도 좋고요. 그리워요, 펩. 모든 것들이요. 저는…….]마지막 문장까지 모두 읽었을 때, 몇 분 전까지 과르디올라를 지배했던 모든 근심 걱정들은 사라져 버렸다.
리버풀에 승점 7점을 뒤진 3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과르디올라는 아직 기회가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금 전 이안 롸이트가 위기라고 말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가 바로 그렇다.
인간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본인 스스로 괜찮아진다는 가장 간단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선, 원점으로 돌아가야겠군.’
당장 내일 있을 사우샘프턴 원정 경기.
과르디올라는 그것을 준비키로 한다.
***
2018년 12월 30일. 맨체스터 M11 3DU, 잉글랜드. 13 로슬리 스트리트. 에티하드 캠퍼스. 주니어 아카데미 피치.
맨체스터 시티 U-15 팀과의 연습 경기를 사흘 앞두고, 아이들은 선발로 나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Boys-! Listen Up!”
손발을 맞춘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나는 아이들의 훈련을 조금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하프 스페이스나 포켓과 같은 개념이 좀 더 깊숙이 침투했고, 개인의 역할도 많아졌다.
펩이 그러한 것처럼 나 또한 기술이 좋은 선수보다는 영리한 선수를 더 선호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머리를 많이 쓰도록 만들고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게끔 하여, 축구를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를 길러 주려는 게 당분간의 목표다.
“양쪽 측면 앞에 노란색 핀들이 있어! 다들 보이지?”
“NE-!”
“윙어들! 너희는 이 앞으로 넘어와서는 안 돼! 그리고 풀백들!”
“NE-!”
“너희는 이 노란 핀과 핑크색 핀들 사이 공간에 설 거야. 공격을 하든, 수비를 하든. 너희의 영역은 여기까지라고. 그리고 다들 앨런과 오게를 좀 봐.”
“…….”
아이들 대부분이 색이 다른 두 종류의 조끼를 착용한 가운데, 앨런과 오게만이 경기용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얘네는 중립이야! 수비는 일단 볼을 빼앗으면 앨런과 오게에게 패스를 보내야 해. 이 둘이 볼을 소유한 팀에 속해서 공격을 진행해 줄 거야. 이해했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숀과 우진이 외에는 크로스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박스 안으로 침투할 수 없어! 다들 그 밖에 머물러야 해. 연습은 총 20분이야. 빡세게 한번 해 보자. Let`s Go!!”
삑-!
재활이 끝나면 아이들과. 그리고 아이들과의 시간이 끝나면 프렛웰을 포함한 코치들과 함께 늦은 저녁까지 훈련을 포함한 Team CFG의 전반을 논의하고 있다.
Team CFG는 1월 5일부터 약 보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포함한 맨체스터와 인근 지역의 U-14 팀을 초대하여 토너먼트 경기를 펼치기로 했다.
참가팀은 총 16팀으로 PL이나 하부리그의 유소년 클럽을 포함, 프리미어리그와 연계되지 않은 일반 유소년 축구 클럽까지 이르고 있다.
“이제 조금 시티의 훈련 같군.”
“하하. 알고 계셨어요?”
“흠- 자네의 의도가 뻔히 보이니까. 괜찮은 훈련 방법이야. 언제 계획했지?”
“어제 병원으로 가신 뒤에요.”
“이런! 나만 따돌림을 받은 건가?”
“그러게 먼저 가시면 안 됐죠.”
“허-!”
요즘도 여전히, 난 프렛웰에게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는 중이다.
90%는 유소년을 지도하는 방법과 관련된 것이었고, 아이들이 훈련하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 실전에 다시 서게 되었을 때의 영감을 얻었다.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받은 아이들은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선택을 했고, 그것들은 전술적으로 옳지 않거나 실패할 때가 많았지만 그 자유로움이 내겐 도움이 됐다.
어차피 최근 진행하는 훈련도 펩의 철학을 따르는 것이어서, 나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이들이 아직 이해를 못 하는군.”
“네. 잠깐 멈춰야겠어요.”
“휘슬은 내가 불지.”
“넵.”
삐?익!!
“??”
“좋아, 이 꼬맹이들아! 잠깐 집중하도록!!”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훈련은 의미가 있다. 특히나 지금처럼 역할을 제한하는 방식의 복잡한 것이라면, 아이들은 반드시 훈련의 의미를 이해해야만 한다.
“너희는 지금 몇 가지 오해를 하고 있어.”
“…….”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축구를 살펴보자.
그러니까 펩의 철학을 말이다.
마리오와 레비가 있었던 바이에른 뮌헨 시절을 제외하면, 펩의 축구는 기본적으로 ’No Striker’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FC 바르셀로나 시절에 함께했던 사무엘 에투/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펩과 맞지 않았던 것 역시, 펩의 축구가 기본적으로 정통 9번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었다.
MSN의 시초라 부를 수 있는 리오넬 메시-다비드 비야-알렉시스 산체스로 구성된 라인업이 펩이 바라는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다비드 비야가 아니라, 좀 더 플레이메이킹에 능한 9번이었다면 더 좋았을 거다.
“내가 숀이나 우진이에게 페널티박스 안에 머물러도 된다고 말한 이유는, 얘들이 미끼가 될 수 있기 때문이야. 질문 하나 하자. 공격수가 박스 안에 있어. 그리고 윙이 크로스를 올릴 수 있게 됐지. 그럼 수비는 누구를 막을까?”
“!”
“!!”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어 올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난 평소 가장 대답이 적은 아이를 찍기로 했다.
똑똑한 애들이야 어려운 질문을 해도 대답할 수 있지만, 약간 이해가 늦는 아이들은 이런 쉬운 상황에서야 손을 들어 올린다. 그럴 때 이 친구들을 찍어 줘야, 자신감이 유지된다.
“공격수요.”
“맞췄어, 아미르. 정확했어.”
“헷.”
“윙어들! 생각해 봐! 너희가 크로스를 올리려고 할 때, 수비수는 너희가 공격수에게 패스를 보낸다는 걸 알 거야. 그러면 거기로 두세 명이 달라붙겠지. 그러면 어디가 빌까?”
“…….”
“!”
“좋아, 앨런. 대답해 봐.”
“박스 바깥쪽이요?”
“Good. 바로 맞췄어.”
아궤로는 펩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플레이 스타일에 큰 변화를 겪었다.
펩 이전에는 정통적인 9번(ST)이었지만, 지금은 연계라든가 측면으로 벌리는 일을 능숙하게 수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공격수(FW)로 탈바꿈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아궤로의 천부적인 재능인 라인을 파괴하는 능력이 더 빛을 발하게 됐다.
이전 페널티박스 주변과 안쪽에만 머물 때는 주워 먹는 득점이 꽤 많았으나, 펩과 함께한 이후의 득점을 보게 되면 박스 밖에서 안으로 침투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이는 [득점은 공격수가 박스 안에 머물 때보다, 박스 밖에서 안으로 침투할 때 더욱 잘 나온다]라는 펩의 철학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 이런 펩의 의견에 100% 동의하고 있다. 수비수로서 공격수가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공격수가 박스 안에 머물 때가 아니다.
공격수가 박스 안에 머물고 있다는 건, 그가 어디에 있고 우리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어디쯤에서 만들어야 하는지를 안다는 뜻이다.
하지만 측면이 더 높은 곳에 올라와 있게 되면 라인은 거기에 묶이게 되고, 먼저 라인을 노출한 수비를 본 공격수는 박스 밖에서 자유롭게 어디로든 침투할 수 있다.
특히나 그게 아궤로 정도 되는 선수라면.
“너희도 쿤의 플레이를 알고 있잖아. 왜 그가 득점을 많이 넣겠어? 컷백을 다이렉트 슈팅으로 잇는 게, 머리로 올리는 크로스보다 훨씬 득점 확률이 높아. 그리고 숀! 우진! 내가 너희를 박스 안에 머물게 한 이유를 정말 모르겠어?”
“…….”
“…….”
“그럼 질문을 이렇게 할게. 우리 전술이 뭐였지?”
“?!”
“!!”
나는 다가올 1월 대회에서도 다이아몬드 형태의 4-4-2를 가져갈 생각이었다. 이는 오게의 복귀 여부와는 상관없이 가는 부분이다.
미드필드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살림은 최근 아예 중앙에만 머물렀고, 그에 자극받은 선우와 로비 역시도 좀 더 중앙 지향적으로 플레이하게 바뀌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내가 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를 박스 안에 머물게끔 만든 건, 공격수 둘을 전방에 둔 상황에서는 둘 중 하나가 반드시 미끼(Dummy) 역할을 해 줘야 하기 때문이라서다.
훈련을 통해 볼 없이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방법을 익히게 함으로써, 우린 2선의 공격력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박스 밖에서 안으로의 침투가 이어진다는 뜻이 되고, 이는 다시 윙을 측면에만 묶어 놓은 것과 풀백에게 하프 스페이스를 타고 움직이라고 말한 것과 이어진다.
윙이 벌려 주게 되면 풀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이 넓어지게 되는데, 풀백이 거기에 있어 주면 6번(DM)이나 8번(CM)에 서게 될 선수들은 풀백을 맡으러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될수록 상대의 중원 장악력은 약해지고. 그건 곧 앨런 드레이크나 현준, 선우, 살림 혹은 오게와 같은 아이들이 활개를 칠 수 있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축구란.
“KEEP THINKING!!”
이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서 단번에 떠올릴 수 있지 않고는 절대 높은 수준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
넓은 공터와 공만 있으면 될 정도로 요구 조건이 단순한 종목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처음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 복잡함을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 오래 떠나 있어.’
분명 피치 위에 있음에도, 뼈에 사무칠 만큼 난 축구를 그리워하고 있다.
삑-!
2018년의 끝.
나는 오늘, 세 번째 발롱도르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프랑스 풋볼’로부터 전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