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Knight RAW novel - Chapter 120
퓨쳐나이트 120화
“너, 보기보다 용기 있던데?”
브리티나는 머리 하나는 더 큰 15명의 거친 사내들을 상대로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던 그녀의 용기를 치하했다.
“응, 난 용기 많아.”
“아무리 용기가 있어도 그렇지, 너처럼 예쁜 애가 이런 험악한 곳에서 늦게까지 혼자 술 마시면 위험해. 얼른 숙소로 돌아가.”
브리티나의 말에는 걱정보다는 부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로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 괜찮아. 다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걸.”
로키가 자신의 가냘픈 주먹을 올려 보이며 천진난만하게 말하자 브리티나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지었다.
“아하하하! 그래, 알았어. 인정해 줄게.”
이렇게 웃음지어 본 게 얼마 만인지.
그만큼 웃음을 잃고 살아온 그녀였다.
브리티나는 자신의 거대한 손으로 로키가 내민 가냘픈 손을 잡고 악수하듯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녀의 손은 로키의 몇 배는 될 만큼 거대했지만 무척이나 고운 손이었다.
“그래도 위험하니까 일찍 들어가. 내가 데려다줄게.”
브리티나가 다정하게 로키를 타일렀지만 로키는 자신의 자리에 도로 앉으며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로키는 오늘은 늦게 들어간다고 말하고 나왔으니까. 오늘은 마음껏 먹고 마셔도 돼.”
“네 이름이 로키야?”
“응.”
여자애 이름이 로키라니, 브리티나는 의아해하면서 로키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난 브리티나라고 해. 실버라인 공화국에서 왔어.”
“난 로키, 몬타나 산맥에서 왔어.”
“몬타나 산맥? 그 험한 곳에서 살았어?”
“응.”
브리티나는 로키의 외모를 보고 대도시 출신이라 짐작했는데, 로키가 몬타나 산맥에서 살았다는 말에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왜냐면 그녀도 대륙의 등뼈라 불리는 마테우스 산맥의 농촌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거기서 뭐 하고 살았는데?”
“응? 사냥도 하고, 밭도 갈고.”
“네가?”
“응.”
그녀는 로키의 가냘픈 팔과 백옥 같은 피부를 바라봤다.
그것은 절대로 험한 일을 해 본 여자의 팔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아니, 난 혼자 살았어.”
“뭐, 뭐? 혼자?”
전 대륙에서 가장 험하기로 유명한 산맥인 마테우스 산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몬타나 산맥.
그런 험지에서 홀로 수렵과 농사를 하며 살았다는 소녀의 말을 브리티나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곳은 거대한 산맥이니만큼 인간의 영향이 미치기 어려운 오지였고, 그런 곳에는 인간들에게는 시련이나 다름없는 몬스터들이 우글거렸기 때문이다.
“그럼 넌 뭘 사냥했는데?”
“음, 털가죽 때문에 아스낙도 자주 사냥했고, 가끔은 트롤이랑 놀도 먹었고, 주식은 멧돼지였어.”
“…….”
브리티나는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로키의 말을 믿지 않았다.
멧돼지만 하더라도 인간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짐승이다.
그런데 3미터에 달하는 트롤이나 2미터에 달하는 놀, 그리고 공포의 괴수인 아스낙이라니…….
아스낙이 여자 혼자 잡을 수 있는 토끼 같은 몬스터였다면 그 가죽이 대륙 최고가를 달리고 있겠는가?
브리티나는 로키를 그냥 꿈 많은 소녀 정도로 치부했다.
“그래, 그럼 로키는 전쟁 끝나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거야?”
“아니, 이젠 인간 세계에서 살기로 해서, 삼촌 따라 비스만 제국으로 갈 거야. 아버지가 거기 공작이셨거든.”
“…….”
브리티나는 말없이 로키를 안아 주며 눈물을 훔쳤다.
‘불쌍한 것, 얼마나 모진 시련을 당했기에…….’
그녀가 보기에 로키는 어느 귀족 가문의 영애였다.
전쟁통에 집과 가족을 잃고, 숫한 남자들에게 겁탈을 당하여 정신까지 이상해져 결국 여기까지 흘러들어 온 기구한 삶을 살아온 가련한 여자아이였다.
그것은 거의 각본 없는 비극 오페라 수준이었다.
로키는 갑자기 거구의 여인이 자신을 보듬어 안고 눈물을 흘리자 영문도 모르고 그녀를 안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게 너무나도 컸기에, 로키는 그녀의 가슴 하나에 겨우 매달리는 형국이었다.
그녀가 엄청난 글래머였기 때문이다.
로키는 그런 그녀의 말랑말랑한 가슴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부드러운 감촉이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 알았어, 오늘 마음껏 마셔. 내가 옆에 있어 줄게.”
브리티나는 눈물을 훔치며 로키 앞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것도 주문했다.
“아저씨, 여기 맥주 30,000cc랑 멧돼지 바비큐 한 마리 통째로 주세요.”
“30,000cc…….”
여기 강찬 말고 맥주 30,000cc를 마시는 사람이 또 있었다.
“계산은 전부 제가 할게요. 이 애가 전에 먹은 것 까지 해서.”
그녀가 기사 생활을 하면서 받는 봉록은 상당했기에 그 정도 여유는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술집 주인은 그녀의 제안을 정중이 거절했다.
“아닙니다. 돈은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드세요. 돈은 이미 받았습니다.”
술집 주인은 로키의 테이블에 엄청난 거구의 여기사가 가세해 주자 매우 기쁜 듯했다.
그녀라면 그의 기대에 충분히 부흥할 수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바로 1골드의 술값 말이다.
“네? 언제요?”
주인장은 로키가 준 1골드를 보여 주며 말했다.
“선불로 주신 겁니다. 마음껏 드세요.”
“…….”
브리티나는 놀란 눈으로 로키를 바라봤다.
이런 보잘것없는 길거리 술집에서 1골드를 선불로 걸고 술을 마시다니, 역시 제정신이 아닌 듯했다.
“너, 돈 많아?”
“응? 아, 돈 많냐고? 몰라. 이게 많은 건가?”
좌르르르르…….
로키가 주머니 안에 있는 금화 9개를 테이블 위에 꺼내 놓자 술집 주인과 브리티나의 눈이 빠질 듯 튀어나왔다.
지금 그녀가 꺼내 놓은 돈은 근위 기사인 브리티나의 3개월 치 봉록이기 때문이다.
어린애가 가지고 다닐 만한 액수가 절대로 아니었다.
“너, 너, 이 돈 다 어디서 났어?”
“삼촌이 줬어.”
“사, 삼촌? 그 삼촌이란 분은 어디 계시는데?”
삼촌이란 말에 브리티나는 순간 이상한 생각을 했다. 간혹 몸을 파는 어린 여자애들이 나이 많은 아저씨를 삼촌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사령부.”
“사령부?”
사령부란 말에 브리티나는 사정을 이해하고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150만 연합군을 이끄는 핵심적인 인물들이 모인 그곳은 능히 그녀에게 하룻밤의 대가로 10골드를 줄 수 있는 권력자들이 우글거리는 집단이었다.
“응, 우리 삼촌은 지금 거기 있어.”
“거기서 뭐 하시는 분인데?”
“총사령관.”
“푸웃!”
맥주를 마시던 브리티나가 맥주를 도로 잔에 내뱉었다.
“초, 총사령관?!”
“진짜입니까?”
어느새 로키와 브리티나 옆에 한 자리 차고 앉은 술집 주인도 놀라서 되물었다.
“응.”
“혹시, 그분 성함이 작센 공작님 맞으셔?”
로키는 자신에 가족이 되어 준 작센의 이름이 나오자 무지 반가운지 목소리 높여 답했다.
“응, 맞아! 우리 삼촌이야.”
“…….”
“…….”
순간 술집 주인과 브리티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졌다.
졸지에 권력자들의 검은 커넥션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연합군 총사령관님이 이런 어린애와 금전적인 관계를…….’
‘하룻밤 잠자리로 여자에게 10골드씩이나 주다니…….’
전 대륙 최고의 검사로 추앙받고,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며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류미엘 폰 작센 공작.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민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 주게 되었다.
본인이 알면 땅을 칠 노릇이겠지만 말이다.
“우, 우리, 술이나 마실까?”
“건배!”
둘은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을 마셨고, 로키도 약간 취기가 올라오는지 해롱해롱댔다.
브리티나 역시 약간 취기가 달아오른 채 로키를 슬픈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
“부럽다…….”
“뭐가?”
“작고 날씬하고 예뻐서.”
“누가?”
“너 말이야.”
“나? 그런 걸 왜 부러워하지?”
“사람들은 너처럼 예쁘고 날씬한 여자를 좋아하니까.”
이야기를 듣던 로키는 브리티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나 여자 아닌데?”
“뭐라고?”
“난 남자야.”
“거짓말하지 마라. 언니한테 혼난다.”
“진짠데, 난 남자라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브리티나는 로키의 전신을 훑어봤다.
역시나 가슴만 절벽일 뿐,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하나 남자다운 구석이라곤 없었다.
“아무리 봐도 남자로는 안 보이는데?”
“사람들이 왜 날 자꾸 여자라고 하는 거지?”
그건 지크욘한테 따질 일이었다.
“여자로 보이니깐 여자라고 하지.”
“하지만 난 진짜 남자야! 만져 볼래?”
“푸읍!”
이번에는 술집 주인이 마시던 물을 도로 내뱉었다.
“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곳에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뭐 어때? 그냥 확인해 보는 거잖아. 만져 봐!”
“싫어! 난 못 만져.”
브리티나는 남들 앞에서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로키의 태도에 직업은 못 속인다고 생각했다.
“그럼 아저씨가 대신 만져 봐.”
“헛! 소, 손님!”
로키가 자신의 허리 아래를 들이밀자 50대가 넘은 술집 주인도 순간 민망해졌는지 얼굴이 벌게졌다.
하지만 눈빛이 약간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음흉한 술집 주인의 눈빛에 브리티나는 차라리 자신이 만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알았어, 내가 만져 볼게.”
브리티나의 거대한 손가락이 로키의 그곳을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렸다.
한편 그들의 모습을 수많은 인파가 지켜보고 있었다.
일단 그들의 모습과 행동이 너무도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브리티나는 남들 시선에 부끄러워 목까지 빨개졌다.
‘아…… 내가 어쩌다 이런 추태를…… 어? 어라? 이, 이건?’
하지만 이내 로키의 허리 아래에 자신과 다른 묵직한 뭔가가 있는 게 만져지자 자지러질 만큼 깜짝 놀랐다.
“꺄악! 진짜 남자잖아!”
3미터에 이르는 거구였지만 마음속은 남자를 모르는 순진한 그녀인지라 비명을 내지르며 고양이처럼 뒤로 물러섰고, 순간 그를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수군거렸다.
“뭐라고? 저 여자가 남자라고?”
“말도 안 돼!”
“세상에, 어떻게 된 거야?”
“아깝다, 아까워…… 차라리 여자로 태어났으면 내가 데리고 사는데…….”
“미친놈.”
술집 주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여자라 생각해 저런 딸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 정체가 남자라 하니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다.
38. 드래곤의 회합
자신의 레어로 돌아온 지크욘이 자신 다음 서열인 레드 드레곤 R.레크라시온에게 마법 통신을 날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로드?”
“긴급히 회의할 의제가 생겼다. 드래곤의 안전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일이다. 지금 즉시 모든 드래곤들을 내 레어로 소집시켜라.”
지크욘의 모습은 강찬과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알겠습니다, 로드시여.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법 통신이 끝나고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공간을 가르며 15명의 인영이 지크욘의 거대한 레어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르셨습니까, 로드?”
15명의 드래곤들이 차례로 지크욘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그들 중엔 오크 모습을 한 드래곤도 있었고 트롤 모습의 드래곤도 있었다.
“한 명은?”
“B.바론시아는 지금 알을 낳고 있는 중이라 회의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블루 일족에게 축복이 내렸군. 5,000년 만에 해츨링이라니.”
드래곤들은 엄청나게 강한 존재인 만큼 해츨링이 매우 귀했다.
그것이 다 신의 섭리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대륙에서 가장 강한 만큼 최악의 번식력을 지닌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만년 가까이 산다는 드래곤이지만, 개체 수는 많아 봐야 20마리를 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