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Knight RAW novel - Chapter 137
퓨쳐나이트 137화
쿠구구구궁!
거대한 충격이 주변의 다크 엘프들을 덮치자 수십 톤이나 되는 그들의 기간테스가 형편없이 뒤로 밀려났다.
엄청난 양의 먼지가 솟구쳐 오른 가운데, 마치 운석이 내리꽂힌 듯한 거대한 크레이터 위로 강찬이 양손을 뻗자 추락하던 두 대의 기간테스가 서서히 속력을 줄이며 지상에 내려섰다.
『마스터! 괜찮으십니까?』
강찬은 다급한 목소리로 마스터의 신변을 확인했다.
『난 괜찮다, 제자여…….』
『마스터!』
하반신이 거의 녹아 사라진 엘븐 나이트에서 희미한 마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강찬은 눈물이 날듯 기뻤고, 그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강찬은 분노에 찬 눈으로 눈앞의 적들을 바라봤다.
목숨을 담보로 한 안전 모드를 사용하게 한 그들을 말이다.
과연 전처럼 또다시 기적이 일어나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찬은 후회하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이 죽는 걸 지켜보는 것보단 차라리 죽는 게 나았기 때문이다.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겠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듯한 조용한 어조였지만 그 말에 실린 강찬의 분노는 능히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짙은 분노와 살기가 담겨 있었다.
그런 강찬의 위세에 눌린 케레미온도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지만 서로 마지막 카드를 꺼낸 이상 끝장을 봐야만 했다.
『크윽! 너야말로…… 오늘이야말로 끝장을 보자! 공격해!』
강찬의 공격에 대열이 흐트러진 다크 엘프들이 서둘러 전투태세를 갖췄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강찬의 양손에서 뿜어진 오러 블레이드가 무려 20미터 이상 뿜어져 나와 지상 위를 어지럽게 휩쓸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제아무리 거대한 오러 소드로 방어를 하려 해도 강찬의 공격을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주변에 있던 5대의 적 기간테스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산산조각 나 무너져 내렸다.
『…….』
허무하게 무너지는 동료의 죽음을 본 다크 엘프들이 처음으로 반응을 보였다.
공포심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그들이 말이다.
비단 그들만 놀란 것은 아니었다.
『방금 그건? 내가 헛것을 본 건가?』
그 모습을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작센 공작의 놀라움은 다크 엘프들보다 더했다.
작센 공작은 눈으로 보고도 강찬의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오러 블레이드가 쉽사리 믿기지가 않았다.
꿈이 아니고서야 말이다.
그러나 강찬은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또다시 지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다.
자신들을 공중으로 피신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 적들이 강찬의 오러 블레이드 앞에선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존재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그렇게 찰나라고 불러야 할 시간이 지나는 동안 작센의 눈에 적 기간테스는 단 1대밖에 남지 않았다.
그 외의 다른 기간테스는 고철 덩어리가 되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
『어,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케레미온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강찬에게 물었다.
『너와는 좋은 친구로 남고 싶었는데, 무엇이 널 그렇게 만든 것인지…….』
『닥쳐!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내가 인간 따위와 친구가 됐을 것 같아?』
『네가 날 친구로 여기지 않아도 상관없다. 내가 너한테 해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이것뿐이니까…….』
순간 강찬의 몸이 사라지고, 거센 폭풍이 케레미온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윽고 케레미온의 기간테스가 서서히 두 쪽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어차피 죽을 운명인 그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 강찬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옥에서 다시 만난다면 그땐 꼭 친구로 지내자.』
쿠우우웅…….
강찬의 마지막 말과 함께 케레미온의 기간테스가 두 쪽이 나 쓰러져 내렸다.
둘 사이의 악연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런 둘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작센 공작은 눈앞의 광경이 전혀 현실 같지 않았다.
강찬이 펼치는 검술은 그동안 그가 보고 들어온 검술과는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를 단순히 소드 마스터로 부르기엔 뭔가 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그런 당혹감도 잠시, 작센 공작은 자신의 뒤쪽으로 느껴지는 거대한 마나의 폭풍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피닉스가 그들을 향해 또다시 브레스를 내뿜었기 때문이다.
그가 정신을 놓은 사이 날아든 불시의 일격.
그는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피닉스의 브레스를 온몸으로 받아 내야만 했다.
온 세상을 태워 버릴 만큼 강력한 불기둥의 작렬.
『안 돼!』
브래스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작센을 집어삼켰고, 그의 기간테스는 순식간에 녹아 없어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어느새 그의 곁으로 날아온 강찬이 거대한 오러 블레이드로 피닉스의 강력한 브레스를 양단해 버린 것이다.
슈가가가가각!
『가, 강찬 님?』
이젠 죽는구나 생각하던 작센 공작은 강찬 덕분에 목숨을 구원받았다.
그런 작센 공작의 얼굴엔 깊은 감동이 가득했다.
반대로 공격을 저지당한 피닉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 강찬을 바라봤다.
“어, 어떻게 나의 브레스를 검 따위로!”
피닉스는 자신의 브레스가 간단히 양분되는 모습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다음 이어진 강찬의 공격은 피닉스에게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강찬의 거대한 오러 블레이드가 브레스를 가르며 순식간에 피닉스의 머리까지 반으로 쪼개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진 무자비한 난도질.
“크아아아악!”
20미터에 달하는 오러 블레이드가 피닉스의 마디마디를 가르고 갈랐다.
그 고통은 정령왕이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물리적 형체가 없는 존재인 정령왕은 물리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는 존재다.
허나 오러 블레이드는 달랐다.
오러 블레이드는 정령왕에게도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마나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오러 블레이드에 정령왕이 난도질을 당하다니.
이것은 이 별의 탄생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극도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피닉스가 이내 정신을 놔 버렸고, 곧 정령계로 강제 송환되어 버렸다.
불의 정령왕 피닉스의 너무나도 허무한 소멸이었다.
『허…….』
작센 공작은 거의 백치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하고 있었다.
인간인 그가 이 세계의 절대자인 드래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정령왕 피닉스를 닭 잡듯 해체해 버렸으니 말이다.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저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저것이 과연 인간의 신위란 말인가?’
그런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단어만이 맴돌았다.
‘서, 설마? 소, 소드 엠페러…….’
그것 말고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었다.
작센 공작이 그 말만을 되풀이하며 멍하니 있는 사이, 어느새 그에게 다가온 강찬이 작센 공작에게 말했다.
『마스터와 우르칸타를 부탁합니다.』
작센 공작은 자신도 모르게 강찬에게 극존칭을 붙이며 대답했다.
『예, 예! 알겠습니다!』
피닉스가 정령계로 사라지고, 그 다음으로 강찬의 분노가 노리는 상대는 지크욘과 레크라시온을 공격하고 있는 지구인들이었다.
『절대로 용서 못해.』
강찬의 뒤에 타고 있던 실피리스는 도무지 정신을 가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드래곤인 그녀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녀가 아는 것이라곤 앞에 앉은 인간이 뭔가를 해제한다고 외치자 그 순간부터 엄청난 마나의 소용돌이가 그를 통해 기간테스로 퍼져 나간 것뿐이었다.
그것은 분명 윔급 드래곤의 위력과 맞먹을 만큼 엄청난 힘이었다.
한낱 인간에게는 과분한 힘이었다.
게다가 이 눈앞의 인간을 통해 구현되는 마나의 힘은 마법사들의 마법과는 그 위력부터가 달랐다.
한 곳에 집중되는 극도의 파괴력.
그것은 마법보다 적은 마나를 사용해 그보다 수백 배에 위력을 낼 수 있었다.
아마도 그 위력은 9서클급 마법을 상회할 것이 분명했다.
9서클급 마법으로도 피닉스를 한번에 강제 송환시킬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 강찬의 힘은 드래곤인 실피리스조차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실피리스는 자신의 앞에 타고 있는 강찬이 더 이상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건 그동안 그녀가 알고 있던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역시 지크욘 님이 친구로 지내는 이유가 있었어…….’
실피리스는 지크욘이 강찬과 허울 없는 친구로 지내는 이유가 이제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 또한 강찬과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았다.
그러나 실피리스의 바람과 달리 강찬은 죽어 가고 있었다.
“쿨럭! 쿨럭! 크웨웩!”
강찬이 조종실 바닥으로 엄청난 양의 피를 토해 내자 깜짝 놀란 실피리스가 걱정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
“왜 그래, 갑자기? 괜찮아?”
“으음…… 괘, 괜찮아.”
말은 그렇게 해도 강찬의 안색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았다.
얼굴은 마치 시체처럼 창백했고, 온몸의 핏줄이 징그럽게 일어나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듯했다.
“별로 안 괜찮아 보이는데……, 내가 치유 마법이라도 걸어 주마.”
실피리스의 걱정스러운 말에 강찬은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내 걱정 말고 단단히 붙잡기나 해라. 저것들과 싸우면 엄청나게 흔들릴 테니.”
비장한 목소리로 말한 강찬은 그 말을 끝으로 드래곤들을 포위하고 맹공격 중인 적들을 향해 돌격했다.
그러한 레드 레빗의 속도는 다른 소드 마스터의 기간테스들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였다.
사용할 수 있는 마나의 양부터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다.
“강찬…….”
항상 자신만만하고 시건방진 강찬이 처음으로 초조해하는 모습을 본 실피리스는 그가 왜 이렇게 초조해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혹시 몰라서 강찬의 좌석 뒤로 작은 마법진 하나를 새겼다.
그것은 최상급 힐링 룬이 새겨진 마법진이었다.
그것이 강찬을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작은 배려였다.
그것이 강찬의 생명을 구하게 될 줄은 실피리스도, 강찬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붕괴되던 강찬의 세포가 외부로부터 전해지는 치유의 손길에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일반 치유 마법이었다면 그의 세포 붕괴를 절대로 막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실피리스의 치유 마법은 죽은 자도 되살린다는 드래곤의 마법이었다.
그런 그녀가 아직 죽지도 않은 강찬을 살리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실피리스의 강력한 치유의 힘이 세포 붕괴의 속도를 앞서자 강찬의 몸이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속도로 노화되어 가던 강찬의 얼굴이 다시금 활기를 띄어 갔다.
그러나 정작 강찬만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강찬의 몸은 서서히 치유되고 있었지만, 강찬은 그저 막연히 자신이 죽는다고만 생각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지크욘을 구해야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뭔가를 감지한 무인 전투기들이 기수를 돌려 강찬을 향해 빔을 쐈다.
수십 발의 플라즈마 빔이 강찬이 타고 있는 레드 레빗을 덮쳤다.
누가 봐도 강찬의 돌격은 무모한 행동이었다.
“안 돼!”
날아오는 강찬을 본 지크욘이 비명을 질렀다.
전함의 장갑판도 녹이는 초고열의 플라즈마 빔에 꼬치구이가 될 것이 자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찬의 레드 레빗은 빔이 닿기 전에 공중에서 돌연 사라지더니 바로 옆에 나타났고, 재차 공격해 오는 플라즈마 빔을 피해 또다시 모습을 감췄다.
이윽고 강찬이 다시 나타난 곳은 가장 가까이 있던 무인 전투기의 바로 위.
『타앗!』
강찬의 괴성과 함께 휘둘러진 오러 블레이드가 실드를 가볍게 가르고 무인 전투기를 반토막을 내 버렸다.
콰아아아앙!
드래곤이 아닌 기간테스에 의해 무인 전투기가 격추되는 것을 지켜본 8대의 자이드들은 놀라움에 눈을 부릅떴다.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고출력 소형 에너지 실드로 보호받는 전투기를 아주 쉽게 반으로 갈라 버리는 적을 보게 된 것이다
거기에 막연히 원시적인 메카닉 정도로 치부했던 기간테스가 공중을 날며 자신들도 할 수 없는 공간 이동까지 하다니, 실로 엄청난 성능을 지닌 메카닉이 아닐 수 없었다.
『뭐지, 저것은?』
『저런 능력을 지닌 기간테스가 존재하다니, 들어 본 적 없는데?』
『그건 그렇고, 저 기간테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레드 레빗은 팔다리를 교체하며 외관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모태가 된 자이드의 외관까지 완벽하게 버릴 수는 없었다.
그런 레드 레빗의 외관을 적인 그들이 알아보지 못할 리 없었다.
적국의 무기와 형태, 그리고 제원은 그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유익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수상해…… 컴퓨터, 저놈의 기간테스를 정밀 스캔해 봐.』
-알겠습니다. 적 기간테스를 정밀 스캔합니다. 예상 소요 시간 5초.
모두 적의 정체가 밝혀질 때까지 무인 전투기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강찬의 레드 레빗을 유심히 지켜봤다.
이윽고 컴퓨터가 레드 레빗의 정체를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