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Abandoned Reset Life RAW novel - Chapter 119
게임 폐인의 리셋라이프 5권 20화
* * *
“그럼 다녀올게요. 오 일 후에는 완전히 들어올 거예요.”
“그래, 조심히 다녀와. 다치지 말고.”
“미야옹.”
하양이도 잘 다녀오라 말하고 있었다.
진호는 대견하다는 뜻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어머니 나진희를 꼭 안아주고는 집을 나섰다.
“아들. 김주아는 절대 안돼. 알았지?”
“아, 진짜!”
내려와 차에 오르니, 정 대리가 웃음을 흘렸다.
“으흐흐. 이제 내 연예인이 주연 배우구나.”
코드네임 J의 투자자들이 VIP 시사회에도 온 듯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이 더 씨프의 투자자 중 일부였던 것이다.
“그렇게 좋아요?”
“넌 안 좋냐?”
“당연히…… 좋죠. 어흐흐.”
일이 쉽게 풀렸다.
“그런데 좀 아쉽기는 하네.”
“그러게요.”
자신이 프로젝트 L의 가수 진이었다는 게 밝혀졌다면 더 극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투자 금액도 편당 1억 2천만 원이 아니라 1억 5천이 됐을 수도 있다.
물론 1억 2천만 원도 엄청난 액수다.
영화 같은 퀄리티는 아니라도 드라마치고는 꽤 고퀄리티의 영상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다.
‘그래. 어차피 모.뉴.도는 밑밥을 까는 거였으니까. 이제 레오 형이 딱 si tu만한 곡을 다시 뽑아주는 일만 남았네.’
그렇다면 자력으로 10위안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아이돌이 컴백하지 않는다면 3위안쪽도 노려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투자 금액뿐만 아니라 몸값도 올라간다.
“흐흐흐.”
“뭐가 그렇게 좋냐?”
진호는 방금 생각한 걸 말했고, 정 대리는 진호와 똑같은 웃음을 흘렸다.
“좋네.”
“그렇죠?”
“최고야. 그럼 출발한다.”
“옙!”
회사에 들러 다미앙, 장경아 실장과 함께 오늘 인터뷰에 대해 간략히 회의한 진호는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인터뷰 장소는 어느 카페의 미팅 룸이었다.
기다린 기자들은 2명뿐이었다.
그것도 매일 스포츠에서만 2명이 온 것이다.
언론사들이 이젠 마킹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았다. 대 배우들 사이에 있는 더 씨프의 어설픈 20대 배우에게 관심이 있었던 거지 이진호 개인에게는 관심이 없는 듯했다.
‘나머지 언론사들은 복붙하겠다는 거겠지?’
입맛이 좀 썼다.
‘그래. 개봉은 다음 주니까.’
손익 분기점만 넘겨도 시끄러워 질 것이다.
애써 자위한 진호는 시계를 힐끔 봤다.
탑승까지 4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식사하셨어요? 제가 살게요. 근처에 순대국밥 맛집 알아요.”
“어휴, 순대국밥이라면 먹었어도 가야죠.”
정 대리까지 합하여 넷은 진호가 안내하는 식당으로 향했다.
수십 년 세월 동안돼지 국물 냄새가 겹겹이 쌓인 허름한 식당의 허름한 쪽방.
“이진호 배우가 이런 곳을 아실 줄은 몰랐네요.”
진호는 외형만 보면 아침에 일어나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실 것 같다. 점심은 파스타, 저녁은 스테이크.
이제 20대 초반이라서 더 그렇게 보였다.
“저도 아버지 때문에 안 곳인데, 순대가 정말 끝내줘요.”
“아, 그 대기업 부장님이시라는?”
“네. 영업직이라서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셨다고 했거든요.”
그들은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긴장을 이완시켰다.
음식이 나오고 술이 들어가자 더 편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현재 진호 씨 팬들과 모.뉴.도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이.”
“최종 우승자가 설 쇼의 브랜드를 말하시는 거죠?”
“네.”
“DKNY 입니다.”
김영란과 남자 기자는 크게 놀랐다.
DKNY.
한국에서도 유명한 브랜드로서 뉴욕패션위크의 단골 브랜드다.
“이미 그쪽과의 조율은 끝났고, 디자이너도 모델을 보곤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정말 서는군요.”
“그게 약속이니까요.”
“한국 모델계가 들썩이겠어요. 지금도 술렁이고 있지만.”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한국인은 서기 힘든 무대인 4대 패션위크에 선다는 게 중요하다. 수많은 한국 모델들 가운데 아주 극소수만 설 수 있어 꿈의 무대라 부르는 4대 패션위크를 예능 프로그램 최종 우승자라는 이유로 선다.
여기저기서 지금이라도 JH에 소속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뭘요. 이제 시작인 거죠.”
패션위크에서는 게 어려울 뿐, 한번 선 이상 많은 브랜드들이 접촉을 해을 것이다.
최종 우승자는 거기서 고르기만 하면 된다.
“모델 진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네요.”
“하하. 아, 그리고 탈락자들의 이야기는 본방으로 봐 주세요. 좀 재밌는 일이 생길 테니까.”
“재밌는 일이요?”
“네. 아주 재밌을 거예요.”
“호오. 기대가 되네요. 그럼 다음으로 넘어갈게요.”
김영란의 눈이 빛났다.
‘음?’
진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모.뉴.도를 보면 진호 씨가 노래도 많이 부르시고, 또 가르치시기도 하잖아요. 원래부터 노래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그러니까 카피 콘서트 같은 걸 했겠죠? 그래도 아마추어가 어디서 본 걸 가지고 가르친 것에 불과하죠. 모델들이 찰떡같이 이해해 준 거예요.”
“그런 것치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꽤 체계적이라고 하던데요?”
“하하. 그건 감사하네요.”
“그래서 묻는데, 향후 가수에 도전하실 의향이 있나요?”
‘음…… 헐?’
이상함의 정체를 알아차린 진호는 피식 웃고 말았다.
‘알아차렸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음, 제가 의향이 없다고 말하면 이미 데뷔해서 그런 거지 않냐고 물어보시겠죠?”
“헉!”
김영란과 남자 기자가 경악했다.
정 대리도 깜짝 놀랐다.
“맞아요. 저 프로젝트 L의 싱어 진. 작곡가는 예상하신 것처럼 레오 형이고요.”
정적이 내려앉았다.
“……아오! 아니 그런 비밀을 이렇게 쉽게 말하면 어떡합니까!”
남자 기자가 엉덩이를 들썩였다.
“여기 김 기자님이 표정 관리를 너무 못하셔서요.”
“야! 내가 기자는 언제나 표정 관리 하는 거랬지!”
“질문 몇 개면 전날 뭘 했는지도 알아차리는 사람한테 어떻게 숨겨요! 차라리 귀신을 속이지!”
‘아오오!”
진호는 머리를 쥐어뜯는 그들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그러다 정색했다.
“방금 이 내용, 엠바고를 걸 수 있을까요?”
“……지금 협박하려는 겁니까?”
두 기자의 표정이 나빠졌다. 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두 분께 더 좋은 기회를 드리려는 거예요. 지금 터트려 봐야 더 씨프에 묻힐 테니까.”
언론 시사회를 하기 전에 터졌으면 모를까, 지금은 타이밍이 애매 했다.
“아, 얘가 노래도 불렀어? 이 정도 반응으로 끝이겠죠. 팬들은 다르겠지만요. 그렇지 않나요?”
맞는 말이다.
더 씨프의 배우들이 워낙 쟁쟁하고, 또 촬영 중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많기에 터트린다고 해도 큰 불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컸다.
“그래서 어쩌자는 겁니까. 계획이 있습니까?”
“네. 칠백만 공약. 제 공약 아시죠?”
“길거리 공연을 하겠다라고…….”
“원래는 그러려고 했는데, 기자님들이 알아차리셔서 조금 바꿀까 해요. 아마 충분히 만족스러울 거 예요. 기자님들이나 저나.”
어떻게 하겠냐는 진호의 눈빛에 이를 악문 두 기자는 이내 곧 한숨을 내뱉었다.
“진호 씨는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재능도 있군요. 하지만, 저희가 만족하지 못하는 기획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손해 볼 게 있나요?”
없다.
지금 눈치첸 기자가 없다면 시간이 지나도 없다.
모레부터 더 씨프에 관한 이슈는 개봉 며칠 전 같은 카운트다운으로 바뀔 테고, 기자들은 다른 연예인의 기사를 올릴 것이다.
여기에 팬클럽간부들이 팬 사이트 게시판을 계속 정리할 테고, HU 에이전시도 침묵할 것이다.
단독 보도와 특종.
진호는 갈등하는 그들을 위해 미소를 지어 주었다.
“걱정 마세요. 기대하셔도 좋을 테니까.”
그 미소는 무척이나 의미심장했다.
* * *
현란하면서도 강렬한 비트가 울리는 패션쇼장.
20여 분의 쇼가 끝나고 피날레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엔 런웨이를 걷는 모델이 아닌 관객이 된 진호는 줄지어 걸어나오는 모델들 틈 사이에 끼어 있는 최종 승리자를 향해 손바닥이 터져라 박수를 쳤다.
그리고 쇼가 끝나자 바로 최종 승리자에게 달려갔다.
“쌤!”
“수고했어. 장하다.”
날듯 안겨 온 최종 승리자인 여자 모델이 눈물을 터트렸고, 진호는 그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녀는 쇼를 봐 준 탈락자, 친구들과도 끌어안았다.
“자, 가자. 다른 애들 쇼도 봐야지.”
“네!”
쇼에서게 된 건 최종 승리자뿐 만이 아니다.
탈락자들 가운데서도 무려 2명이나 쇼에서게 됐다.
뉴욕패션위크에 3명의 모델이 데뷔한 것이다.
이에 한국 모델계와 패션계가 뒤집어졌다.
* * *
거리를 걸으며 핸드폰을 보는 진호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흐흐흐.”
더 씨프가 개봉 2주 차인 지금 500만 명을 돌파했다.
어떤 메시지를 담은 독립 영화가 아닌 상업 영화다.
비록 2주 차 후반이 되면서 기세가 꺾였다고 하지만, 이대로라면 이번 달 안에 공약을 건 700만을 돌파할 듯싶었다.
돈이 굴러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제작사와 배급사에서 배우들 모두 손익 분기점 돌파 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상영이 끝나면 중국에서도 상영한다.
인구 13억의 중국. 기본이 천만관객.
자국 배우들이 참여했기 때문인 지 좋은 조건으로 배급된다고 했다.
멈춰 선 진호는 회사 건물을 보았다.
외관이 허름했다. 간판도 없었다.
“……옮길까?”
이왕이면 최소한 JH 신사옥의 5 분의 1 수준 정도는 되는 곳으로 말이다. 이곳으로 이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런 욕심이 생겼다.
“지금 통장에 쌓인 돈이면 음향기구도 충분히…….”
“저기.”
“응?”
최소 8등신은 되어 보이는 여성 모델이었다.
‘피팅 쪽 모델이네.’
“계약 문의는 HU 에이전시와 상의해 주세요. 수고하세요.”
“아, 아니 잠깐! 잠깐만요!”
‘모델, 뉴욕에 도전하다.’가 최종 화를 방송한 이후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벌써 몇 명째인지 모른다.
‘이러다가 회사 안까지 쫓아오는 사람도 생기겠네.’
혀를 찬 진호는 무시하며 회사로 들어갔다.
“좋은 아침…….”
“제발 받아주십시오!”
진호는 골치 아픈 표정을 짓는 직원들과 사무실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 모델을 보며 관자 놀이를 눌렀다.
남자 모델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부리나케 도망쳤다.
진호는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경비원이 있는 빌딩으로 옮겨야겠네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큭. 보증금이…… 돈이…….”
경리실장이 심장을 붙잡으며 괴로워했고, 모두 무시했다.
“그럼 회의 시작하죠.”
‘더 씨프’와 ‘모델, 뉴욕에 도전하다’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다.
더 씨프 700만 공약에 관한 문제도 있다.
우우웅!
“아, 잠시만요.”
어머니 나진희의 친구이자 사사로이 이모라 부르는 디올 코리아의 부사장 이미영이었다.
“응, 이모!”
-우리 아들, 천만 찍은 후에나 계약을 갱신하려는 걸까나?
더 씨프가 500만을 돌파한 이후 진호는 충무로의 신예로 불리고 있다. 대배우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 주가는 당연히 높아졌고, 그에 미영은 후원 계약을 갱신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일렀다.
“아뇨. 더 재밌는 일을 하고 갱신 하려고요.”
-응?
“칠백만 공약을 수행하는 걸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이번엔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음. 옛 향수?”
-응?
“끊을게요.”
-잠깐, 아들! 진호야!
전화를 끊은 진호는 장경아 실장을 보았다.
“장소와 음향, 촬영 기구 모두 섭외됐죠?”
그녀가 차갑게 웃었다.
“걱정 마십시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 중입니다.”
그렇게 웃는 건 그녀뿐만 아니었다.
모든 직원이 서늘하게 웃고 있었다.
이번에도 돈이 굴러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