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Abandoned Reset Life RAW novel - Chapter 130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 6권 6화
터졌다.
마감 시청률 7.8퍼센트. 분당 최고 시청률 9.1 퍼센트.
케이블 역사상 유례없는 첫 화 시청률이었다.
터져도 제대로 터졌다.
소문난 잔치집인 The J에는 먹을 거리가 넘치도록 많았다.
“으하하! 진호야!”
부르르 떠는 손가락으로 이쪽을 가리키며 달려온 장영진이 와락 안겼다. 스태프와 출연진들도 서로 악수를 하거나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진호도 장영진을 얼싸안고 방방 뛰었다.
‘됐어! 됐다고!’
그 어떤 기교 없이 실력으로 증명했다.
온몸이 터질 듯 뜨거웠다.
“거봐요, 감독님. 제가 잘 먹기만 해도 좋게 찍힌다고 했죠?”
“그래, 우리 진호 말이 진리다! 야, 씨! 오늘은 여기서 촬영 접어! 조연출! 승복아! 식당 예약해!”
“어제도 마셨잖아요. 그리고 지금 아침이에요!”
“그게 뭐 인마! 안 되면 펜션이라도 예약해!”
“우아아아아아!”
“감독님 최고!”
장영진이 떨어져 나가자 진호는 김윤식에게 다가갔다.
김윤식, 김수혜, 김세연 모두 짙은 안도를 하고 있었다.
“수고 많으셨어요.”
“어후. 진짜 드라마는 할게 못 되는 것 같다. 이거 찍으면 다신 안 할 거야.”
영화와 다르게 바로바로 시청률을 확인할 수 있는 드라마.
심장에 좋지 않았다.
“에이, 다음 작품도 저랑 하셔야죠.”
“그럴까?”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장영진이 다가왔다.
그는 무슨 일인지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나중에 계약하는 건데.”
The J를 사 간 상해 TV를 말하는 것이다.
The J는 현재 중국과 동시 방영 되고 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아요. 중국 반응은 어때요?”
“중국내 모든 위성 프로 드라마시청률 순위 중 8위로 마무리! 키야아!”
“그렇지!”
“오!”
몸이 다시 뜨거워지면서도 장영진의 반응이 이해 갔다. 지금 시청률이라면 두 배 이상의 액수로 계약할 수 있었다.
진호는 장난스레 미간을 좁혔다.
“씁. 이거 어쩔 수 없이 일본에서 많이 받아야겠네요.”
“그런 방법이 있었네?”
다시 웃음이 터졌다.
진호는 철수준비가 한창인 스태프들을 보았다.
“펜션 가시죠? 먼저가 계세요. 저희도 금방 따라갈 게요.”
오늘 진호 자신과 김윤식, 김수혜, 김세연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시청률은 봐야 했기에 이렇게 잡은 거다.
“그래, 잘 다녀오고. 급하게 말하지 말고.”
“옙! 가시죠!”
돌아선 진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실력을 인정받았으니 이제 판을 키우는 일만 남았네.’
* * *
LVMH그룹의 주인 아르노 베르베우는 오늘 한국에서 날아온 소식에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피에트로의 장담처럼 성공하고 말았군.”
성공도 성공이지만, 그 과정이 더 눈길을 잡는다.
배우들의 동선이나 소품 배치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투자금을 모두 촬영에 써 버린 것도 의미 없다.
“촬영장면 유출은 스태프의 욕심이 아니었어.”
The J는 그 유출이 원인으로 삼아 메이킹, 비하인드 컷들을 인터넷에 올리며 대중의 기대감을 한 껏 끌어 올렸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걸 진호가 기획했다.
“영악해.”
쓸모없는 자투리를 재가공해서 상품으로 만들어 냈다.
스폰서로 붙은 명품 브랜드를 적절히 배치했다.
어느 한 곳 의견이 없을 만큼.
“괜히 악마 같은 두뇌라 말한 게 아니군. 그런데 음원 성적은 왜 이렇지?”
흠이라면 흠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다시 헛 웃음이 나온다.
양측 팬클럽의 순위 조작 금지.
격발 장치에 손가락이 올라간 폭탄처럼 느껴진다.
“우선시할 순위를 나눈 것인가.”
‘만약 이런 상황에서 일본마저 끌어들인다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그다음인 한국을 사로잡았다. 이제 일본만 남았을 뿐이다.
그는 전화기를 들었다.
-예, 아르노.
“피에르로. 자네의 뮤즈가 일본마저 끌어들인다면 식사 약속을 잡도록 해 봐.”
-예?
대답 대신 전화를 끊은 아르노 베르베우는 마우스를 움직여 The J 동영상 파일을 클릭했다.
과콰쾅 폭탄이 터지고, 총탄이 날아든다.
“확실히 잘 만들었어. 프랑스는 이런 걸 못 만드나?”
충분한 자금과 시간. 그런데 결과물은 이렇게 다르다.
진한 아쉬움이 그의 눈가에 서렸다.
* * *
녹화는 시종일관 즐거웠다.
왜 김재석이 국민 MC라 불리는 지 알 수 있었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의 유머러스한 수다와 중심이 잡힌 토크 분배는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다.
그런 그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건, 그것도 게스트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는 건 굉장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내가 해피해피 투게더에 출연할 급이 됐구나.’
연예인이라고 해서 함부로 출연 할 수 없는 곳이 해피해피 투게더다. 엄청난 이슈를 끌어모으든가 아니면 소속사의 파워가 좋든가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출연이 불가능하다.
‘이따가 사인 받아야겠다.’
어머니 나진희와 아버지 이형만이 김재석의 팬이다.
한편, 걱정을 많이 했던 김재석은 안도 했다.
예능에 처음 출연하는 김윤식은 수더분하면서도 털털했고, The J로 인해 톱스타가 된 진호도 굉장히 성실하고 착했다.
‘애가 생각이 깊네.’
말 한마디 한마디 생각해서 말하고 있었다.
“이쯤에서 촬영 중에 일어난 에피소드를 들어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진호는 생각에 잠겼지만, 다른 세 명은 의뭉스럽게 웃었다.
김수혜가 포문을 열었다.
“에피소드야 많죠. 모두 진호와 연관이 되어서 문제지.”
‘어?’
진호는 기겁해 김수혜를 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장난기로 물들어 있었다.
“오! 이를테면요?”
‘자, 잠깐?’
“진호가 삐진 날에는 음식이 아주 간소해진다는 것? 진호가 저희 배우들과 스태프 식사를 모두 책임지거든요.”
사람들이 놀랐다.
“정말요?”
김세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희 입맛을 싹 휘어잡아 놓고는 장난도 못 치게 한다니까요? 아주 폭군이에요, 폭군.”
진호는 입을 떡 벌렸다.
“와! 와!”
미치고 팔짝 뛴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내가 언제! 제가 언제요! 아무리 방송이라도 MSG를 뿌리면 안 되죠!”
“가슴에 손을 얹고 아니라고 해 봐.”
진호는 당연하다는 듯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입을 열진 못했다.
그런 적이 있기 때문이다.
“푸크크크. 아, 이 사람 못쓰겠네.”
“한 번이에요. 딱 한 번! 그건 그 때 윤식 선배님과 수혜 선배님이 저한테 몰카 해서 그런 거잖아요!”
“몰카요?”
진호는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아무리 [스킬: 셜록의 후예]가 있더라도 두 배우가 작정하고 연기 해 버리니 속을 수밖에 없었다.
“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진호는 설명하려고 했지만, 김세연이 빨랐다.
“거기다 숨기고 싶은 비밀을 어찌 그렇게 잘 알아채는지. 저희 사이에서 진호 별명이 코난이에요. 명탐정 코난.”
진호는 경악했다.
이로써 음식 가지고 사람 휘두르는 나쁜 사람 확정이었다.
김세연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마 김재석 씨가 오늘 점심에 뭘 드셨는지도 알걸요?”
“에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MSG를 너무 많이 치신다.”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배우 셋은 아니었다.
“정말인걸요? 진호야.”
‘끝나고 보자.’
한숨을 내쉰 진호는 김재석을 보았다.
“점심으로 뼈다귀탕 드셨죠? 조필오 씨와 최명수 씨도 함께.”
지목받은 사람들이 눈을 부릅떴다.
“어, 어떻게?”
그런 그들의 반응에 다른 이들도 놀랐다.
“진짜야?”
“우와.”
“냄새도 나고, 손에 양념이 묻어 있어요.”
셋은 다급히 자신들의 손을 봤다.
정말로 양념이 조금 묻어 있었다.
“헐. 이걸 봤다고?”
차라리 그 식당에 같이 있었다는 게 더 신빙성 있었다.
“그리고 그 안경은 늦어도 3일 전에 산 것일 테고, 시계는 협찬. 응? 반지를 안 끼셨네요? 혹시.”
김재석은 식겁했다.
“아, 아뇨! 원래 촬영 중에는 빼놓습니다. 저희 부부는 싸움 같은 거 안 합니다.”
“더러워져서 빼놓은 거냐고 말하려고 했는데.”
공간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최명수의 어깨가 들썩였다.
“크크크. 정석아 이거 다 내보내! 너 딱 걸렸어. 거봐. 결혼한 지 십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행복할 수 없지! 안 싸우기는 개뿔!”
“싸운 거 아니라니까 그러네요! 증거 가져와 봐요, 증거!”
“증거는 저분이 말해 주시겠지!”
시선이 모였다.
진호는 다급히 저어지는 고개에 옅게 웃었다.
“한 가정의 평화를 위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불만족스러우시면 최명수 씨가 어젯밤 어디서 뭘 하셨는지.”
“불만 없어횻!”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보셨죠? 얘가 이래요. 어떤 비밀이라도 숨길 수가 없어요.”
그들은 질렸다는 듯 진호를 보았다.
진호는 펄쩍 뛰었다.
“아니, 내가 그걸 말하는 것도 아니고! 이러면 정말 내가 이상한 사람 되는 거잖아! 야, 너 정말 이럴래!”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진호야?”
“와! ……와!”
김재석은 가슴을 쿵쿵 치는 진호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한 번 이야기의 흐름이 진호에게로 쏠리자 진호는 그걸 틀어쥔 채 흔들고 있었다.
‘이러기가 쉽지 않은데…….’
MC로서 한 게스트에게 흐름이 쏠리는 걸 막아야 하지만 지금은 왠지 더 듣고 싶었다.
그래야 그림이 더 살 것 같았다. 그는 질문지를 보았다.
사전에 작가들이 진호와 인터뷰 하고 또 자료를 조합해서 만든 질문지다.
“진호 씨?”
“네.”
“진호 씨는 팬 사랑이 아주 지극 하기로 유명한데요.”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에 진호는 감탄했다.
뜨거워졌던 분위기가 단번에 식었다.
‘정말 강약 조절을 잘하시네.’
배울 점이 무척이나 많았다.
“대표적인 게 강의 동영상과 디올의 저가 라인을 만든 게 있네요.”
이것만이 아니다. 진호의 굿즈는 모두 실생활에 쓸 수 있는 걸로 유명하다.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음. 저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뭘 해 줄 수 있을까 하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좋아해 주셔서 참고마웠죠.”
“그래서 친구분의 인터넷 방송도 자주 출연하셔서 팬들과 소통을 하시는 건가요?”
“하하하.”
진호는 머리를 긁었다.
그에 김재석이 눈을 빛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벤트를 하는 걸로도 유명하죠. 명절맞이 카피 콘서트, 더 씨프의 칠백만 공약인 게릴라 콘서트 등.”
김재석은 잠시 뜸을 들였다.
진호는 그걸 보며 속으로 눈을 빛냈다.
이 방송에 출연하기로 한 진짜
목적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혹시 The J의 시청률 공약도 있을까요?”
사람들의 눈빛이 흥미진진해졌다.
‘됐다!’
드디어 원하던 질문이 왔다.
진호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단 한국에서는 시청자들 중 추첨을 통해 서른 분을 초청해서 1박 2일 여행을 갈 예정입니다. 여기에 계시는 선배님들과 계시지 않는 선배님들 모두 참석하십니다.”
“오!”
“우와! 나도 가고 싶다!”
“꼭 추첨을 통해야 하나요!”
“넵!”
진호는 단호히 말했고, 사람들은 굉장히 아쉬워했다.
“그리고 동시 방영되고 있는 중국에는 팬 사인회 및 몇 가지의 영상을 올릴 예정입니다. 혹시 ‘고양이 송’이라고 아시나요?”
“아, 그거! 헙!”
김재석은 눈을 부릅떴다.
여태껏 수많은 연예인을 만나온 그 자신이 눈이 부신 진호가 고양이 송을 부르며 율동을 한다. 여자들이 뒤집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는 리메이크 앨범을…… 아, 일본은 아직 판권을 사지 않으셨으니까 이건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그럴 수가 없다.
노래 실력도 유명한 진호다. 월간 프로젝트 L.
그런 그가 리메이크라지만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한다.
대박 사건이었다.
김재석은 은밀히 PD에게 시선을 주었고, PD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본 진호는 모른 척 외면했지만, 속으로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이 발언이 전파를 타면 일본에 있는 팬들이 움직일 터다. 지금도 계속 숫자를 늘려 가는 그들이 말이다.
‘The J가 성공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성공한 이상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지.’
그게 장사의 기본이다.
‘먹이는 던졌어.’
이젠 떡밥만 뿌리면 된다.
진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 다음 질문을 던져 오는 김재석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