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Abandoned Reset Life RAW novel - Chapter 380
외전 10화
5월은 가수들이 그렇게 기다리는 대학 축제 시즌이다.
그건 데뷔 5년 차 가수 이설아도 마찬가지다.
-Were nothing more than friends
“friends!”
어둔 밤을 자극하는 몇몇의 후창에 이설아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그녀는 역시 무대 위에서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녀는 목에 힘을 더 주며 열창을 했다.
-F-R-I-E-N-D-S
“하악! 하악! 감사합니다!”
짝짝짝짝짝!
“예쁘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봐요!”
손을 흔들며 무대를 내려온 이설아는 팔짝팔짝 뛰었다.
그런 그녀에게 40대의 중년인이 다가왔다.
“좋았어! 뭐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잘 해?”
“오랜만의 행사잖아요! 그동안 쉬었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
오늘만 벌써 두 번째 행사다. 게다가 아직 한 곳을 더 가야 한다.
무명 가수 5년 차 동안 단 한 번도 겪지 못한 이례적인 일이었다.
‘원룸을 옮기니까 좋은 일이 생기는 구나!’
월세도 월세지만, 아무리 기타를 쳐도 누구 한 명 눈치 주지 않으니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었다.
‘진짜 그 원룸에 들어가길 잘 했어!’
그녀는 어떻게든 싼 월세를 찾아 발품을 팔았던 과거의 자신을 칭찬했다.
“얼른 다음 행사 가죠, 사장님!”
순간 중년인의 낯빛이 흐려졌다.
“그게 설아야……”
“아……”
비일비재한 일이 또 다시 일어났음을 알아차린 그녀는 이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괜찮아요! 모레에 또…… 취소됐나 보네요.”
“미안하다. ……아니, 커버 댄스나 추는 애들보다 우리 설아가 훨씬 예쁘고 잘 노는데! 이것들이 눈이 삐었지!”
“그렇죠, 눈이 뻔 거죠! 칫, 얼른 가요!”
차가 있는 곳으로 향해 달려가는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었다.
가수로 데뷔해 5년 동안 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
야심차게 발매해 그래도 제법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앞으로 꽃길만 걷겠다 생각했던 1집 싱글 앨범 이후로 내리막에 또 내리막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는데, 이젠 댄스팀들에게도 무대를 뺏기게 됐다.
‘아니지. 댄서팀들은 원래부터 인기 많았지.’
강렬한 댄스 음악과 섹시한 의상, 섹시한 몸매.
각종 축제와 행사를 다니며 쌓은 그들의 인지도는 웬만한 가수들을 넘어선다고 봐야 했다.
‘축제 시즌에는 그분들이 갑이니까.’
차 앞에 선 이설아는 양손으로 가슴을 쥐었다.
“벗고 싶지 않은데……”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된 발육에 놀림거리가 되었던 몸. 같은 여자들은 따돌리고,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트렸다.
그래서 더 아득바득 음악으로만 승부를 보려 했는지도 모른다.
“하아……”
“설아야!”
“……빨리 와요, 사장님!”
* * *
“으흐응.”
비록 행사는 취소됐지만, 무려 하루에 두 개나 뛴 것 때문인지 묵직한 검은 봉지가 가볍게 흔들린다.
원룸 앞에 선 그녀는 옥상을 바라보았다.
‘어둡다.’
아쉬웠다.
“사장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오늘은 야경을 보며 술을 한잔하고 싶었다.
그녀는 곧바로 옥상으로 향했다.
-띵! 7층입니다.
스르릉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 밖으로 발을 내딛던 그녀는 귓가를 파고드는 기타 소리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누군가 있었다.
‘사장님? 사장님이 기타를 칠 줄도 아나?’
통하는 게 생겼다.
얼굴이 환해질 찰나, 그녀의 발은 멈추고야 말았다.
“아……”
기존의 곡도 아니고, 형식도 없는 애드리브.
일렉트릭 기타도 아닌 통기타.
그런데 절로 귀가 잡히고, 발목이 붙들렸다.
“대단해.”
‘사장님이 아니야.’
너무도 실력이 좋은 뮤지션의 애드리브다.
퉁탁 바디를 때리는 소리, 1초안에 수없이 바뀌는 코드, 그 모든게 해일처럼 다가와 온몸을 휩쓸었다.
‘이런 아티스트가 나랑 같은 원룸에서 살다니!’
그녀는 더 자세히 듣고자, 얼굴이라도 알고자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랐다.
그리고 이내 곧 경악했다.
‘사, 사장님?’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 봉지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터더덩!
“흡!”
이설아는 이쪽을 멍하니 보는 진호의 눈에 굳어 버리고 말았다.
* * *
당황스런 침묵이었다.
진호는 굳어 있는 이설아를 보며 볼을 긁적였다.
원하던 상황이지만, 당혹스러웠다.
‘들어오라고 해? 말아?’
우연히 올라온 이설아, 또 우연히 기타를 치고 있는 본인.
우연으로 얽힌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진다가 진호의 계획이었는데, 타이밍이 너무 빨랐다.
어쩔 줄 몰라 속으로 몸부림을 치던 진호는 그녀의 발치에서 구르는 맥주 피트와 소주를 보곤 눈을 빛냈다.
“한잔하러 오셨나 봐요? 들어와요. 같이 마셔……”
“우와아! 사장님, 기타 치실 줄아셨어요? 그것도 이렇게 잘 치다니!”
옆에 놔둔 맥주 캔을 들어 올려 흔들던 진호는 얼어붙었다.
‘……예쁘다. 이런 매력도 있었나?’
짙은 화장이 그녀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진호는 심쿵하는 심장 소리를 감추고자 머리 위의 전등을 켰다.
“이제 퇴근하는 길이신가 봐요?”
“네! 사장님은요?”
너무도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빛에 진호의 심장을 다시 두드렸다.
“저야 뭐 보시다시피 농땡이 치는 중이죠.”
“와-. 부러워라.”
“하하. 그렇게 말하는 세입자님도 오늘 농땡이 치러 온 거잖아요. 기타를 하루라도 안 치면 안 된다면서요.”
“……와, 사장님 센스 있다. 그걸 기억하고 계셨어요?”
‘나이스,’
“그런데 괜찮아요! 오늘 열심히 행사 뛰고 왔으니까 기타는 내일 쳐도 되요!”
“행사?”
진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가수셨어요?”
연예인처럼 예쁘게 생기긴 했지만, 연예인이라곤 생각 못했다.
“……네! 아.”
살짝 실망하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허리를 꾸벅 숙였다.
“안녕하세요! 3집 가수 이설아입니다!”
“와, 내 원룸에 가수가 입주할 줄은 몰랐는데……”
“에헤헤. 사인해 드릴까요?”
당연한 일이었다. 잠시 기다려 달라 말한 진호는 얼른 옥탑방으로 들어가 A4용지와 펜, 그리고 큰컵을 가져왔다.
“진짜 센스가 흘러 넘치셔!”
“제가 좀!”
둘은 서로를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사장님은 기타를 언제부터 치신거예요?”
“저요?”
진호는 약간의 허세를 부리기로 했다.
“얼마 안 됐어요. 한 3주 됐나?”
“에이, 장난하지 말고요.”
“진짜에요. 자요.”
진호는 발갛게 달아오른 손가락끝들을 보여 주었다.
“어?”
덥썩 진호의 손을 잡아 손끝을 만진 이설아는 경악했다.
“진짜다……”
보통 기타를 오래 동안 친 사람들의 손끝에는 그 흔적이 진하게 남는다. 물집이 잡히고 벗겨지고, 굳은살이 박이면서 딱딱해지고 두꺼워진다. 그런데 진호의 손끝은 너무 말랑말랑 했다.
“말도 안돼. 분명 베테랑 뮤지션이 연주하는 것 같았는데……”
“하하. 그렇게 칭찬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진짜예요!”
“네, 네. 그렇다고 할게요. 자, 마시죠!”
‘이제 스킬 얻었는데 베테랑은 무슨. 리액션 좋네.’
이설아는 상큼하게 웃는 진호를 보며 감탄했다.
“사장님 같은 천재가 정말 있구나……”
“저야 취미로 하는 수준이죠. 정말 대단한 사람은 가수로 활동하는 설아 씨죠.”
“아닌데! 진짜 아닌데!”
“네, 네. 그렇다고 칠게요.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오!”
진호는 발을 동동 구르는 그녀를 보며 속으로 어퍼컷을 날렸다.
‘옥탑방 스타 나이스!’
“하하. 자, 한잔 받아요. 소맥이죠?”
“……1 대 9로 주세요!”
둘은 술잔을 부딪쳤다.
‘크으.’
고개를 턴 진호는 이설아에게 육포 한 조각을 내밀었다.
“안주 좀 드세요.”
“아뇨. 전 제 걸 먹으면 돼요!”
“함께 마시는데 내 거 네 거가 어딨어요. 그냥 같이 먹으면 되지.”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와, 이 육포 뭐예요?”
“입에 맞는다니 다행이네요.”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다. 소량으로 만들어 비싸게 파는 프리미엄 육포이니 말이다.
둘은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셨다.
‘와, 내가 이렇게 말을 잘 했나?’
여태껏 대화가 끊기지 않았다. 너무 놀랍고 스스로 너무 대견했다.
하지만 이설아의 생각은 좀 달랐다.
‘이게 여유 있는 사람의 여유……’
이쪽에서 무슨 말을 하건 허허웃으며 받아넘기니 마치 애가 되는 기분이었다. 많아야 네 살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는 것 같은데 말이다. 괜히 부럽고 질투가 났다.
‘……아냐, 아니야! 이런 생각하면 안돼!’
진호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어둡고 음습한 반지하방에서 추위와 더위에 치를 떨며 살고 있을 터였다.
미안해진 그녀는 슬그미니 입을 열었다.
“사장님, 제 노래 모르시죠? 제가 들려 드릴게요!”
“오오! 기타 드릴까요?”
기타를 받아든 이설아는 가볍게 현을 훑었다.
‘오?’
울림이 제법이다.
기타를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 확 느껴져 괜히 기분이 좋아진 진호는 그녀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1집 싱글 타이틀 미아. 시작합니다. 우리 둘 담아 준 사진을 태워……”
달싹이며 열리는 입술이 토해낸 감미로운 목소리에 진호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 * *
디리링!
짝짝짝짝짝!
진호는 진심을 담아 박수를 쳤다.
‘이런 실력인데도 아직 무명이라고?’
리셋 라이프를 하지 않는 날에는 언제나 너튜브를 통해 걸그룹, 아카펠라, 커버 등의 음악을 들었다.
하지만 단연코 이런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말이 안 되는데?’
방금 전 얻은 스킬로 인해 부쩍 늘어난 감수성 탓에 눈물이 흐를 뻔했을 정도였기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 이제 사장님 차례예요!”
“저요?”
어필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진호는 찢어지려는 입을 재빨리 제어했다.
“허흠. 제가 아는 건 다 옛날 곡인데 괜찮죠?”
“와, 저 옛날 곡 좋아해요!”
‘진짜 마음씨도 좋네.’
기분이 좋아진 진호는 자세를 잡고 기타 줄을 뜯었다.
‘어? 이 곡은?’
어둔 밤 내리는 봄비 같은 공허한 선율이 온몸을 적신다.
절로 눈이 감겨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움찔!
진호는 미간을 좁혔다.
김강석의 서른 즈음에는 서른이 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곡이다.
그런데 이설아는 이제 25살임에도 곡에 담긴 깊이를 완벽히 소화해 내고 있었다.
절절히 스며드는 그녀의 방황이 느껴지자, 진호는 안쓰러워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더 토해 내라는 듯 기타에 감정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다시 기타 연주가 멈추자 옥상엔 침묵이 내려앉았다.
둘 모두 여운에 젖어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순간.
짝짝짝짝짝!
“와, 씨! 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린 둘이 발견한 건 재준이었다.
“뭐냐! 진짜 뭐냐? 미쳤어!”
진호는 브이를 그렸고, 이설아는 쑥스럽다는 듯 웃었다.
호들갑을 떨며 다가온 재준은 방금 찍은 영상을 보여 주었다.
“방금 둘이 어땠는지 모르지? 봐, 봐! 와, 소름!”
-다라랑. 디링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오싹 소름이 돋으며, 감정이 휘몰아친다.
분명 본인들이 한 일이지만, 이렇게 직접 보니 참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진호와 이설아는 서로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어라? 이 사람들 봐라? 뭐야? 뭔 일이야? 나 촉 되게 좋아?”
흠칫!
“일은 무슨 일! 술 마시러 왔으면 술이나 처먹어, 인마!”
진호는 재준의 입에 맥주 캔을 처넣었고, 이설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술자리는 깊어져 갔다.
* * *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었다.
하하호호 즐거운 술자리를 가지 다 혀가 꼬이기 시작한 이설아는 먼저 일어섰고, 진호는 오늘 서포트를 해 준 재준을 향해 조용히 주먹을 내밀었다.
툭!
“좋은 친구네. 성격도 밝고. 진지하게 생각해 봐.”
“진지하게 생각했으니까 기타를 배웠지.”
“아, 맞아. 기타는 언제부터 그렇게 잘 친 거냐? 깜짝 놀랐잖아!”
“빡세게 한 달 연습하면 너도 이 정도는 해.”
“아, 그래?”
고개를 끄덕인 재준은 술을 홀짝였고, 진호는 이설아가 떠난 자리를 보았다.
‘……하긴 한창 힘들 때지.’
여자 나이 스물다섯. 남자 나이로는 스물여덟.
이제 막 사회에 던져져 사회의 냉혹함에 떨 나이다.
돈은 돈대로 없고, 부모님께 폐가 될까 하소연도 못하고, 친구는 친구대로 또 그 이야기냐 화를 내거나 비슷한 처지고.
‘난 그걸 20살 때 느꼈지만……’
군대에 가기 전 잠깐 느낀 사회는 참 춥고 아팠다.
‘3집을 낼 때까지 무명이라면 더 힘들었겠지.’
사정은 잘 모르지만, 계약서에 사인을 했을 때 눈물을 글썽이던 그녀는 분명 짙게 안도하고 있었다.
“응? 뭐라고?”
“아냐. 마셔.”
‘힘내요.’
진호는 그녀가 잘 되길 빌었다.
* * *
좋은 기타가 뭐가 있을까 인터넷을 뒤지며 구매 목록을 만들던 진호는 마우스를 내려놓았다.
“하, 이거 신경 쓰이네.”
눈앞에서 고소하고 짭짤구리한 삼겹살이 왔다 갔다 하니 도저히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에이, 일단 알아나 보자.’
진호는 결국 일어나 본격적으로 거래를 시작한 장경아에게 다가갔다.
“장 부장님.”
“네, 대표님.”
“혹시 일본 전자 업계 사정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까? 정확히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쪽으로.”
그 외에도 더 있긴 하지만, 일단은 이것만이다.
움찔!
‘이건 시험이다!’
박힌 돌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기회다.
베짱이처럼 늘어지게 놀면서도 툭툭 클릭을 할 때마다 수익을 내는 진호. 가끔 실패를 할 때도 있지만, 무심한 표정을 보면 의도적으로 실수하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이쪽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다는 듯 말이다.
진호는 승률 백 퍼센트의 승부사였다.
“네! 전화 몇 통이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 알아볼까요?”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알아봐 주세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 장경아는 바로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후배에게 하듯 편한 말투는 이내 곧 일본어로 바뀌었다.
‘……언어 관련 스킬을 얻을까?’
못 알아먹으니 좀 답답했고, 굉장히 있어 보였다.
“역시! 고마워. 나중에 밥 한번 살게!”
전화를 끊은 장경아가 진호를 보았다.
“현재 액체 불화수소 판매 기업인 모리타 화학 등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거래량을 소폭 늘렸다고 합니다.”
진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모리타 화학은 주가의 파도로 파악한 일본 종목 중 하나다.
‘호재라고? 말이 안 되는데?’
“몇 퍼센트 증가했는지까지는 알수 없지만, 한국 수출량을 늘렸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가 흔합니까?”
“……가끔 일어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제가 알기로 한국 기업들에서 신제품 호재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불미스럽게 퇴사했지만, 한 번 쯤은 이용할 수 있는 인맥들이 있다.
방금 전 통화들로 몇 개가 사라졌지만 말이다.
진호는 흥분한 기색을 보이는 그녀를 향해 손을 들었다.
“잠시만요. 생각 좀 하고요. …… 그러니까 이쪽에서 신제품 호재는 없는데, 부품을 오버해서 보낸 다고요?”
‘그리고 몇 달 후 일본의 그 기업들의 주가가 고꾸라진다?’
순간 머릿속이 번쩍했다.
“……하, 이놈들 봐라?”
일본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곧 한일 양국 간에 좋지 못한 일이 생긴다. 여태까지 일본에게 당한 걸 생각하면 한국에 좋은 일은 아닐게 분명했다.
움찔!
장경아도 그걸 알아차린 건지 눈을 부릅떴다.
“대표님, 이거 재고 처리……”
“네. 근래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네요. 한국에는 악재로.”
하지만 그렇게 큰 악재는 아니다.
한국 기업들의 주가는 소폭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세에 접어드니 말이다.
“흠.”
왜일까. 가슴에서 피가 끓고 있다.
“장경아 부장님.”
“예!”
“우리 판 한번 짜 볼래요?”
놀라는 장경아를 바라보는 진호의 두 눈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이건 나가리 되도 고다.’
[스킬: 옥탑방 스타]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잠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 내려다보아라. 귀를 기울여 세상의 소리를 들어라. 네 안의 소리를 들어라. 그렇게 쉬어라. 잠시 쉬어도 너를 질책할 사람은 없다.]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