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0)
〈 10화 〉 10 내공증진현상
* * *
1.
게임을 했는데 내공이 늘었다.
강호의 괴이 막측한 기사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마치 도시괴담 같은 현상.
게임에 빙의도 당하는 판에 도시괴담이라고 없겠냐만은.
적어도 해응응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사고방식을 지녔다.
‘무림도 결국은 사람 사는 세상이었죠.’
기이한 일에는 다 그에 걸맞은 이유가 있기 마련.
연원을 따지고 보면 내공증진 현상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다.
‘분명 내공심법이 통했죠.’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이 둘은 엄연한 별개의 개념.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은 뇌파인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거기에는 현실의 육체도.
단전도.
내공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내공심법이 통했다는 건.
중대한 사실을 암시한다.
반요곡은.
이 게임의 제작사인 시미럴 사는.
‘내공을 인지하고 있어요.’
그녀가 20년간 갇혀 지냈던.
무림비망록처럼.
내공이라는 인외지력이 존재한다.
축기는 그 다음의 문제.
기가 쌓였다는 건.
가상현실게임이 단순한 데이터로 이루어진 세계가 아닌.
자연지기가 실재하는 세계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무림비망록.
그녀가 경험한 게임만이 실존하는 게임세계가 아니라
반요곡을 포함하여
수많은 게임들이 현실세계처럼 실존하는 세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실은
해응응에게 위화감을 선사했다.
‘어째서 제가 경험했던 게임만 달랐던 거죠?’
사전조사에 따르면 반요곡에 빙의당하거나 차원이동을 당한 게이머는 한 명도 없었다.
[검색 : 무림비망록] [검색결과 없음] [검색 : 반요곡] [검색결과 약 12,500,000개]단 한 건의 정보조차 나오지 않는 그 게임에 비하면.
플레이하면 100%의 확률로 모두 끌려가는 게임과 그저 내공이 적용되는 반요곡은
무언가, 결 자체가 다르다.
‘제게는 나쁜 이야기가 아니죠.’
한 번의 플레이로 늘어난 내공은 대략 1개월 치.
하루만에 1개월의 공력이 늘어나는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한 달이면 2.5년 공력을 모으고.
1년이면 30년(반갑자)를 모으고.
6년이면 180년(3갑자)를 모은다.
환골탈태에 필요한 3갑자의 내공을 무려 6년 만에 모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래도 약간의 참고 정도는 할 수 있겠죠.’
마냥 무지성으로 게임에 몰입하기에는 찝찝한 상황.
막말로 언제 어디서 빙의트리거를 밟아서 반요곡의 세계에 끌려들어갈지 모르는 노릇 아닌가.
이것이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인지.
누구도 반요곡에 위화감을 느낀 적이 없었는지.
확인해볼 필요를 느꼈다.
해응응 : 시간 좀 괜찮아요?
주아영 : 넹?
정보통을 이용할 시간이다.
2.
밥 주는 사람들이 가상세계로 전부 사라진.
냉혹한 야생의 생태계로 돌아온.
비둘기들의 사라진 낙원.
공원벤치.
주아영은 설레는 얼굴로 벤치에 앉아 발을 까닥거렸다.
편의점 유니폼도.
각성자학원 연습생복장도
개인용 트레이닝복장도 아닌
스키니진에 박시한 니트, 운동화라는 간소한 데이트 룩으로 한껏 기분을 낸 그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설렘이 가득한 그 모습에
몇 안 되는 행인들이 한 번씩 그녀에게 눈길을 주었다.
“저기요, 실례지만 정말 제 취향이라서 그러는데”
“죄송해요. 선약 있어요.”
“아. 그러시구나….”
10분 사이에 벌써 세 번째.
남자들이 차인 횟수였다.
‘언니도 참. 그렇게 금방 게임에 빠지실 줄이야.’
게임에 대해서도 꽤 오래 이것저것 물어보던 해응응.
며칠간 게임에 푹 빠졌는지 연락 한 번 없던 매정한 언니는.
삼일 만에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해응응 : 게임을 하다가 강해진 사람이 있나요?
주아영 : 네? 레벨업을 하면 강해지지 않을까요? 게임이니까요.
해응응 : 현실에서요.
이 언니가 생전 게임 한 번 안하고 폐관수련만 하면서 살았다더니.
늦바람이 제대로 불었나보다.
딱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친절하게 물었다.
주아영 : 갑자기 그건 왜요?
해응응 : 현실에서 무언가 변화가 느껴져서요.
주아영 ; 제가 따로 알아보고 말씀드릴게요!
주아영은 솔직히 말해서 가상현실게임에 대해 그리 깊이 있는 지식을 지니지는 않았다.
그러나 언니가 바라는 지식이라면.
얼마든지 솔선수범해서 정보를 모으겠다는 의욕이 있었다.
이전 정보출처가 나무위키였듯.
이번 자료조사장소는 구글.
[검색 : 게임을 했더니 현실에서 강해졌어요] [검색결과 352,000건]구글링 결과는 제법 많았다.
‘의외네요. 언니 혼자 과몰입이 심해서 했던 소리인줄 알았더니.’
진지하게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심지어 그냥 기분 탓도 아니다.
해외포럼.
학술논문.
전문가 차원에서의 진지한 담론마저 존재했다.
‘각성자학원에서 영어를 배워봐야 어디서 쓰나 싶었는데, 이럴 때 써먹을 수가 있었네요.’
6시간에 걸친 조사의 끝에.
주아영은 상당한 지식을 쌓았다.
주아영 : 언니가 말한 대로 게임을 했더니 현실에서 강해지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한대요.
해응응 : 어떤 경우인가요?
주아영 : 내일 주말인데 점심 같이 먹고 보는 거 어때요? 자료 더 모아서 드릴 수 있어요!!
어차피 구글링으로 모은 정보.
첨부파일을 보내면 그만이지만.
주아영은 이렇게라도 언니와 만날 핑계를 만들고 싶었다.
혹시나 싫다고 하면 어쩌지.
괜한 말을 한 건 아닐까.
억겁처럼 기나긴 1분.
초조함을 견디다 못해 [라고 할뻔~]이라는 텍스트를 입력하던 도중에 답장이 도착했다.
해응응 : 좋아요
주아영은 기쁜 마음으로 쓰던 답장을 지우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오늘.
‘주말에 놀러 나올 때 언니는 어떤 옷을 입고 다닐까요?’
이상한 모자에 망토를 둘러도
사극배우처럼 잘 어울리는 언니.
분명 평상복도 장난 아니겠지.
묘한 기대감에 빠진 주아영.
[해응응 : 공원입구 왔어요]이 공원 입구가 셋인데.
어느 쪽이세요, 라는 물음은 던질 필요가 없었다.
‘아, 언니구나.’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질적인 복장.
편의점에서 봤던 그 차림.
죽립에 피풍의, 장삼이라는 사극세트복장을 그대로 입고 나왔으니까.
“언니 그 옷 정말 좋아하시네요!”
그래도 모처럼 데이트 기분을 내고 나왔는데.
조금은 화사한 옷을 입어주시지.
서운한 마음을 감추고 애써 밝게 포장한 말에 돌아오는 대답.
[전투복이에요. 언제 어디서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주아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폼으로 입는 옷이 아닌.
지극히 실용적인 복장.
거기에 불순한 마음을 품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편의점에서도 언니가 칼을 차고 오지 않았더라면.
큰일을 당하는 건 그녀였을 텐데.
그런데도 자신은 언제나 긴장을 유지하는 언니의 모습에서 서운함이나 느끼고 있었다.
‘마음가짐부터가 달랐어요.’
각성자연습생인 그녀와.
현역 각성자인 언니.
둘의 사이에는 단순한 실력고하뿐만이 아니라 마음가짐부터 커다란 격차가 있었다.
한 번 움츠러드니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해응응의 시선.
혹여나 자신을 태도부터가 글러먹었다며 훈계하는 건 아닌지.
잔뜩 긴장한 주아영.
그런 그녀에게 해응응이 수첩을 내밀었다.
[얼른 밥 먹으러 가요. 먼저 와서 기다리느라 추웠을 텐데.]“언니…!”
감격에 찬 목소리로 덥썩 손을 잡는 주아영.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해응응은 그녀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찬바람 부는 가을.
한 사람만 눈에 띄게 진심인.
한적한 주말의 데이트였다.
3.
식사를 마치고 방문한 카페.
후식을 겸해 커피와 도너츠를 먹는 주아영의 맞은편.
해응응은 서류철까지 끝난 자료를 정독하며 내심 생각했다.
‘이 아이, 진로를 잘못 잡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각성자연습생이 되려고 했다던가.
아무리 봐도 사무직이 천직인데.
그 정도로 자료의 퀄리티가 높다.
‘실력증진 사례들의 공통점이 눈에 보이네요.’
피지컬이 좋은 게이머이거나.
동화율이 높거나.
최고난이도를 깬 고인물이거나.
평범한 게이머가 아닌.
게임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게이머일수록.
현실에서 몸이 건강해지거나.
힘이 좋아지거나.
집중력이 좋아지는 등의 다양한 개선효과를 얻은 사례가 많았다.
‘아예 이 현상을 주제로 삼은 논문도 있고요.’
물론 일반인이나 논문작성자가 내공의 존재를 알리는 없기에.
그들은 그저 뇌파로 실행했던 신체활동과 자극, 통증을.
뇌가 실제로 일어난 일로 ‘착각’해서 운동효과나 개선효과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했다.
동화율이 높으면.
착각의 강도가 올라가고.
높은 난이도를 깨면.
그만큼 운동량이 많아져서 전해지는 자극의 절대량도 커지고.
원래부터 피지컬이 좋으면.
가상근육을 보다 면밀하게 떠올려서 자극이 정확하게 전달되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상호보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사뭇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일반인이 아닌 각성자들의 반응이 흥미롭고요.’
내공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마나라는 개념을 다루는 각성자들.
그들이 이런 말을 했다.
게임을 했더니 마나가 늘었다고.
모든 각성자가 그런 건 아니다.
게임을 아주 잘하는.
동화율의 재능이 있는.
극소수의 각성자만이 그랬다.
‘이 정도면 확신해도 되겠어요.’
혼자만의 착각이나 우연은 아니다.
내공증진은 게임을 집중력 있게 잘하면 일어나는 현상.
반요곡에서만 일어나는 일도 아닌.
대부분의 피지컬게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시미럴 사의 게임에서 마나증진이 발생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실력증진과 마나증진의 효과를 받은 사람들이 갑자기 실종되는 사례도 없었어요.’
안전이 확인됐다.
그런 수준을 넘어서.
예상치 못한 분석결과도 있었다.
게임을 하는 각성자들이 위험한 게 아니라 반대로 게임을 안 하는 각성자들이 위험하다.
그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각성자를 직접 볼 수 있을까요?]“게임 하는 각성자요?”
주아영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언니도 알다시피 각성자들이 게임을 하는 경우가 흔치는 않아요. 게다가 저도 아직 연습생이라서….”
[너무 마음 쓰지 마요. 그냥 가볍게 물어본 거니.]“정 원하신다면 다른 각성자들을 만날 기회는 있는데…. 그분들이 게임을 할지 안할지는 몰라요.”
[어디로 가면 되나요?]“제가 다니는 학원이요. 일일강사로 와주시면 다른 강사 분들을 만날 수 있는데. 어떠세요?”
각성자학원에서 강사 노릇을 하는 각성자들.
그들을 표본으로 삼아 게임과 인성의 상관관계를 검토한다.
나름 흥미로운 제안이었다.
[거기까지는 괜찮아요.]구미는 당기지만.
그녀는 진짜 각성자가 아니다.
정식 각성자 라이센스를 필요로 하는 학원에 일일강사로 초빙될 수는 없는 신분.
신분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그녀가 알고자 했던 건 내공증진이 안전한 현상인지에 대한 것.
게임과 각성자들의 인성 사이의 인과관계를 알고 싶은 게 아니다.
‘목적은 달성했어요.’
그렇다면 거리낄 건 없다.
해응응은 각오를 다졌다.
“그럼 정보는 도움이 되셨나요?”
[충분히요.]반요곡을 마저 플레이할 각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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