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04)
〈 104화 〉 104 레벨과 경지
* * *
6.
신성곽은 인간적인 고뇌에 빠졌다.
“자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기는 하나, 내게도 오랜 세월 신세 진 길드가 있네. 제안은 고맙지만 명호길드를 생각해서라도 떠나긴 어렵네.”
[생각이 바뀌면 나중에 다시 찾아오세요. 제안은 변치 않으니까요.]해응응은 미련없이 그를 놓아주었다.
신성곽 같은 강자야 있으면 좋지만
그가 없다고 해남파가 하루아침에 망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 대범한 모습마저도
신성곽의 눈에는 더욱 좋게 보였다.
“그래서… 그, 내가 앞서 말했던 것들은. 흠흠. 정말로 아닌가?”
[아니라고 했잖아요.]“끄응. 이 늙은 몸이 나이를 먹어서 괜한 주책을 부렸군. 몹쓸 추태를 보였어. 지난 일은 전부 험한 시대를 살아온 탓이라고 생각해주게.”
[이해해요.]“정말인가?”
무림에도 걱정 많은 늙은이들은 흔한 인간군상이었다.
[겪어보지 못한 자들은 고난의 시대를 알지 못하는 법이니까요.]“그 말은…… 자네도 그런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처럼 들리는군.”
[많은 일들이 있었죠.]무림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답하는 해응응.
신성곽은 그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저 젊은이가 그 암흑기를 겪었다는 건……. 협회나 정부가 아닌 다른 소속으로 손을 더럽혀왔다는 말이군. 그것도 대단히 어린나이에.’
남들은 학교에 다닐 나이에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을 해왔다고 생각하니
그녀가 부쩍 다르게 보였다.
‘그런 참혹한 과거를 겪고도 지금은 사람을 모아 자신만의 길드를 만들며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살아갈 용기를 품다니.’
정말이지 가엽고도 기특한 아이였다.
명호길드만 아니었으면 진즉에 이 젊은이의 곁을 지키며 그녀가 커나갈 미래를 뒤에서 지켜봐주고 싶을 정도이니.
신성곽은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길드로 돌아갔다.
“허억! 죽은 대표이사님이 돌아오셨다!”
“언데드다, 언데드가 틀림없어!”
“적은 네크로맨서인가!”
“조심해, 가까이 다가가면 시체가 폭발할지도 몰라!”
“크흐흑, 이런 악랄한 녀석들. 죽은 자의 안식마저 더럽히다니. 흉수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들인가!”
그런 그를 기다리는 것은
길드빌딩 입구부터 온갖 가구를 다 끌어내려
삼중으로 친 바리게이트 너머에서
울분을 토로하며 엉뚱한 소리를 하는
간부 몇 명과 소수의 길드원들.
“이놈들이 멀쩡한 사람을 어딜 죽은 놈 취급을 하느냐? 단체로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했냐?”
그들이 명호길드에 의리를 지키고자
최후까지 남은 극소수의 결사대이며
이사진과 간부진, 다른 길드원들은
이미 한밑천 챙기고 도망쳤다는 사실은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었다.
“허허. 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었구나.”
수명까지 갈아가면서 어떻게든 망해가는 길드를 다시 바로잡겠다고 애를 썼건만.
고작 헛소문 하나에 길드가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났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니
길드를 향한 신성곽의 충성심도 차게 식었다.
“내가 기억하던 명호길드는 이미 끝난 지 오래였구나. 내 손으로 일으킨 길드가 이리도 쇠락했다면, 길드를 닫는 것 또한 내 손으로 하겠다.”
신성곽은 남은 결사대를 앞두고 말했다.
“길드장 이명호는 마력병을 고치기 위한 폐관수련에 돌입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던전에서 이미 죽었을 것이다.”
“예에?!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 사달이 일어났는데도 얼굴 한 번 비치지 않는 것이 말이 되겠느냐.”
그간은 길드의 안정과 미래를 위해 함구하였지만
길드의 일원이라는 것들이
제 손으로 길드의 자산을 훔치고
제 발로 달아났다는 소식마저 접했으니
더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지키고자 비밀을 숨길 이유가 없었다.
“도망친 것들이 돌아오기 전에 길드를 해체하겠다. 이 더러운 것들이 눈치를 보며 돌아오기 전에 남은 길드자산을 처분할 것이다.”
“정말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를 대표이사로 올린 것이 녀석들이다. 의사결정을 포기하고 달아난 놈들에게 반대를 표할 자격은 없다. 만일 제 발로 내 앞에 나타나거든…”
신성곽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그때는 혹독한 대가부터 먼저 치러야겠지.”
이날, 신성곽의 그 한 마디로 명호길드의 운명이 정해졌다.
7.
신성곽이 명호길드의 해체절차를 밟는 사이.
해응응은 소경석을 통해 각성자의 레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보통 B급 각성자는 201레벨부터 250레벨 사이를 의미합니다. 50레벨 단위로 능력이 진화하며 마력량이 대폭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신성곽은 어째서 249레벨에서 정체되어 있던 것이죠? 2레벨만 더 올린다면 경지가 올라 마력병의 영향도 한동안 피할 수 있었을 텐데요.]해응응의 의문은 합당했다.
그러나 각성자들의 경지상승 또한
무림인 못지 않게 만만찮은 구석이 있었다.
“50레벨 단위의 레벨업에는 특수조건이 딸려있습니다.”
[특수조건이요?]“가령 도전레벨 250레벨의 던전을 클리어하라, 같은 조건 말입니다. 동급의 각성자를 모아 도전하지 않는다면 감히 깰 엄두도 못 낼 조건이죠.”
[그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모으면 되잖아요.]“음지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양지에서는 다른 길드의 전력강화를 원치 않습니다. 이미 A급에 올라선 이들도 자신의 길드를 위해서만 돕죠.”
길드장인 이명호가 폐관수련에 들어서고
자신보다 강한 이가 없게 된 신성곽.
그가 강해지는 것을 원치 않은 다른 길드들이
그를 돕지 못하게 고수들을 단속하니
신성곽은 자신의 인맥이 닿는 범위 내에서만
함께 던전과 게이트를 공략할 파티원을 모집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신성곽 어르신 정도로 레벨이 높으면 동급의 실력자를 찾기가 점점 힘들고, 대부분은 노환이나 마력병, 임무실패 등의 이유로 동료들도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혼자가 되어버린 신성곽이
더 이상 게이트 속 던전을 공략할 수 없음을 깨닫고
레벨업을 포기한 것이 바로 1년 전의 일.
그가 죽을 날만 기다리던 것에는
그런 연유가 있었던 것이다.
[안됐네요.]“홀로 강해진다는 건 고독한 일이죠. 그런 점에서 저와 지우는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협력하며 도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협회 소속 각성자들의 관계가
아무리 얄팍하다고 한들
끝내 그 관계를 끊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이었다.
그 얄팍한 관계마저도 끊어진다면
언젠가 진정으로 혼자가 된다면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벽이 기다리니까.
어떻게든 그 인연의 끈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전말을 알고 보면 더욱 서글픈 관계였다.
“그래서 말인데, 해응응님의 레벨은 대체 몇 레벨이십니까?”
레벨과 경지라.
소경석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해응응도 오랜만에 스스로를 점검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현제 레벨과 경지도 점검할 겸, 오랜만에 상태창과 무공창을 열람해볼까요.’
수치에 얽매이며 일희일비 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경계하는 성격의 해응응이지만
오늘만큼은 예외로 두고
무림비망록의 상태창을 불러내었다.
신체초기화를 겪으며
불품없이 격화되었던 상태창은
현실세계에서 보낸 시간들로 인해
나름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상태창】
[이름]해응응???(여성, 15세) [경지]이류(Lv190)(누적Lv290) [직업]낭인검객 [칭호]묵언검객 [근골]25(+15P) [근맥]17(2P) [재주]12 [지성]35 [오성]89(+5P) [매력]100(+2P) [공력]14▷잔여포인트 : 290
*근맥약화* : 구음절맥에 의해 근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내공의 불모지* : 자연지기가 매우 낮은 지역에 거주중입니다. 공력증진이 극도로 어렵습니다.
*처형자* : 대요괴의 수문장으로 전락한 처형자. 그의 유지를 이어받았다.
*천공돌파* : 바람의 벽을 뚫고 올라선 모습. 이는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묵언검객* : 묵언검객의 전승이 반요곡에 쌓이고 있다.
*위험한 그녀* : 당신의 위험한 매력에 빠진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해남파의 시조* : 당신은 하나의 문파를 일으킨 시조이다.
*천공돌파* : 바람의 벽을 뚫고 올라선 모습. 이는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칭호장착효과 : 근골+3P
칭호보유효과 : 근골+1P
*묵언검객* : 묵언검객의 전승이 반요곡에 쌓이고 있다.
칭호장착효과 : 근골+10P, 오성+5P
칭호보유효과 : 근골+3P, 오성+1P
*위험한 그녀* : 당신의 위험한 매력에 빠진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칭호장착효과 : 매력+3P
칭호보유효과 : 매력+1P
*해남파의 시조* : 당신은 하나의 문파를 일으킨 시조이다.
칭호장착효과 : 매력+3P
칭호보유효과 : 매력+1P
【능력치 변동수치】
[근골]25(△9) [근맥]17(△2) [재주]12(△2) [지성]35 [오성]89 [매력]100 [공력]14(△9) [합계]289(△22)능력치의 전체 상승폭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근력 20의 벽을
칭호효과에만 의지하지 않고
순수한 노력으로 돌파한 덕분에
해응응의 근력 능력치가 높은 상승을 이뤘다.
근맥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구음절맥의 페널티에 굴하지 않고
성실하게 단련을 거듭한 결과.
처음보다 그 수치가 높아지는 성과를 거두었다.
공력 또한 이번에 백목귀를 흡수하며
높은 성취를 이루었으니.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성장세였다.
‘상황은 나쁘지 않아요. 무림에서는 무림행에 나서야 얻을 수 있던 칭호를 게임으로 대체할 수 있는 건 상당한 강점이에요.’
게임만 해도 강해진다.
이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셈이다.
【무공창】
[심법] [삼재기공](10성)(大成)(이류) [청해심법](10성)(大成)(이류) [권법] [육합권](10성)(大成)(이류) [조법] [금나수](10성)(大成)(이류)깨달음을 접몹시킨 삼류무공의 승급.
새로운 이류무공들의 대성.
이로 인해 무공창은 이류무공들이 즐비했다.
삼류무공이 하나.
승급을 피하고자 경지상승을 억제한
일류무공이 또 하나.
이를 제외하면 대성한 이류무공만 19개에 달하는
엄청난 무공종류를 자랑했다.
【경지창】
[경지]이류(Lv190) [승급조건]이류의 적과 싸워 승리(100/100)
일류의 적과 싸워 승리(1/1)
경지레벨 100 달성(190/100)
일류무공을 습득(1/1)
위의 네 가지 조건 중 둘 이상을 달성할 시, 원하는 때에 언제든 승급할 수 있다.
단, 일류 이상의 무공이 5성의 경지에 접어들면 강제로 경지가 승급된다.
일류로 오르기 위한 승급조건은
진즉에 충족시킨지 오래.
그녀에게 남은 것은
이류의 경지에서 올릴 수 있는
이류무공 20개의 대성에 의한 200레벨 도달.
앞으로 하나의 이류무공을 더 습득하여
대성을 이루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곤란하단 말이죠.’
더는 익힐만한 이류무공이 떠오르질 않았다.
떠오르는 심득과 무공들은
하나같이 일류 그 이상의 무공뿐.
억지로 깨달음을 접목시키다간
무공의 경지가 단번에 일류로 올라가서
강제승급을 당할 판이었다.
‘어렵네요. 하수의 경지에서 최대의 성취를 얻는 것도.’
상승무공 하나를 연마하기는 쉬워도
삼라만상의 무수한 무공을 섭렵하기는 어렵다는
귀한 무공 하나 얻지 못한
삼류잡배들이나 할법한 말이 사무치게 와닿았다.
어쩌면 낭인들 중에도
경지레벨에 관한 법칙을 깨닫고
다양한 무공을 익히는 중요성을 설파하던
재야고수가 있던 걸지도 모른다.
‘하나 남은 이류무공과는 별개로 이렇게 돌아보니 알 것 같은 점도 있네요.’
각성자 식 상태창과 무림비망록 식 상태창.
그 수준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각성자 식 상태창은 무공경지가 아닌 탁기의 총량에서 비롯되죠.’
그 단순무식한 성장세와 깊이 있는 성장을
굳이 같은 선에서 비교하기는 몹시 어렵다.
‘내공의 양을 중시하는 각성자와 무공의 성취를 중시하는 무림인. 무공을 기준으로 둔다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죠. 하지만 내공위주라면…’
그 성장세는 1 대 2.
각성자의 1레벨을 무림인의 2레벨로 쳐야 한다.
손쉽게 탁기를 쌓으며
빠르게 강해지는 각성자들의 성장속도가
무공의 수행으로 인해 정체되는
무림인의 성장속도보다 월등히 빠른 탓이다.
‘이 기준으로 신성곽의 249레벨은 무림인의 498레벨이 되겠죠.’
삼류에서 이류로 오르는 최소레벨인 50레벨과
이류에서 일류로 오르는 최소레벨 100레벨에
일류에서 절정으로 오르는 최소레벨 150레벨.
절정에서 초절정으로 오르는 최소레벨이 200레벨.
도합 500레벨에 달하는 최소승급레벨 기준으로
신성곽은 초절정을 목전에 둔 고수.
내실은 텅텅 비었고
무공의 깊이는 부족한
몇 안 되는 깨달음의 깊이만으로 경지를 올린
무림의 흔한 양산형 절정고수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경지레벨을 최대폭으로 잡는다면 그 경지는 크게 낮아지죠.’
삼류에서 이류로 오르는 최대레벨인 100레벨과
이류에서 일류로 오르는 최대레벨인 200레벨에
일류에서 절정으로 오르는 최대레벨 300레벨.
도합 600레벨 기준으로는 완성형 무인의 일류경지에서 헤매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사파식 절정고수가 정파식 명문세가의 일류고수들에게 지는 이유가 이렇죠.’
물론 몬스터의 탁기만을 흡수하며
비정상적인 성장을 거친 각성자들은
하나같이 사파식 성장을 따르는 자들.
신성곽의 성취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정파의 일류고수에게도 수치를 겪을 수 있는
사파식 절정고수이자 초절정의 벽에 막힌 자.
상태창과 레벨비교 덕분에 신성곽의 수준은 얼추 파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