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06)
〈 106화 〉 106 재미난 놀이를 하고 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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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도의도 없게 이게 무슨 짓인가! 명호길드의 영역에서 명호엔터가 아닌 다른 엔터가 스카웃을 하려 들다니!”
“언제 적 고리타분한 명호길드람? 그쪽 간판기업인 명호기업이 해체 절차 밟기 시작한지 3시간도 더 지났으면서.”
주아영의 매서운 견제도 가뿐히 쳐내던 한채린.
그녀의 마수는 명호엔터 대표 주영준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거 알아요? 당신네 소속 가수랑 배우들 반절은 다른 기획사랑 미팅 잡힌 거.”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풋. 그럼 더 뻔뻔한 거 아닌가? 곧 공중분해 될 회사 주제에 영업을 하다니. 명호길드 이름값 빼면 그쪽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잖아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비단 명호 엔터테인먼트만이 아닌 명호길드의 이름을 빌린 모든 사업체에 해당하는 얘기다.
길드의 위세를 빌려 성장한 사업체들이
길드의 위세가 꺾이면 쇠락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흐름.
“스타각성자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지금의 명호엔터만큼 최악인 장소는 없어요.”
대놓고 주영준을 비웃는 한채린.
이에 주영준도 눈에 불을 키고 삿대질을 했다.
“말이면 단 줄 알아? 우린 말이야, 어? 정이 있는 회사라고!”
“누군 정 없나~? 우리 애들 이번 달 성과급으로 3억 씩 챙겨줬어요. 그쪽은 월급이나 안 밀리면 다행이지. 안 그래요?”
“시끄러워! 당신은 해남파와 협력관계를 원하는지 몰라도 우리는 인수되러 온 거라고!”
주영준에게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해응응을 연예인으로 영입하겠다느니,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느니.
그런 얄팍한 생각으로 찾아왔을 한채린과 달리.
그와 신성곽은 해남파에 의탁하러 온 몸.
“연예인이 고를 소속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해남파가 명호엔터를 인수하면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신생길드가 굵직한 의뢰를 수주하거나 빠르게 사업을 확장시키고자 한다면.
엔터 사업으로 이름을 알리는 것만큼 빠른 방법은 없다.
“용케도 자존심을 굽힌 건 칭찬해드리죠. 하지만 명호엔터의 업계순위는 고작 20위권에 불과하지 않던가요?
그마저도 명호 엔터를 인수하는 건 그간 명호길드 때문에 기회를 잃은 배우나 가수, 그들의 소속사를 모두 적으로 돌리는 짓이죠.
득실을 계산한다면 필히 실이 더욱 큰 인수.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을 텐데요?”
주영준이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거야 그쪽 생각이고. 고르는 건 본인 마음이라며?”
자신의 말을 고스란히 돌려받았지만 한채린은 주영준과 달리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만큼 주영준과 명호엔터의 처지가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똑 부러지는 처자 때문에 처지가 아주 곤란하게 됐군. 그래도 선처를 부탁하네. 주영준 이 친구는 나를 따라서 함께 온 몸이야.”
보다 못한 신성곽이 지원에 나섰다.
“무너져가는 길드에서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킨 건 결사대와 이 친구뿐이었네.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는 좋은 놈이지.”
“존경스럽긴 하네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같이 위험에 빠뜨릴 착하지만 무능한 친구와 우정을 유지하다니.”
얄미운 소리만 쏙쏙 골라서 하는 한채린.
신성곽과 주영준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만하면 됐어요.]세 사람의 의견표명을 모두 들은 해응응.
그녀는 마음을 정리했다.
[신성곽. 당신을 해남파의 객원고수로 받아들이겠다는 제안은 변하지 않았어요. 함께 온 결사대도 면접만 치르고 받아들이죠.]“주영준 이 친구와 엔터회사는 어쩔 텐가?”
[받아들일 수 없어요.]해응응의 단호한 대답에 두 남자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파산이 염려된다면 걱정하지 말게. 명호길드에 속한 자회사들을 매각한 돈으로 내 직접 회사를 인수할 작정이니.”
[돈의 문제가 아니에요. 신용의 문제죠. 명호길드가 얼마나 많은 적을 만들고 다녔는지를 제가 이야기해야 하나요?]당장 해응응만 하더라도
얼마 전까지는 명호길드의 강력한 적이었다.
신성곽이 뒤늦게 길드에 돌아와서
길드의 체질을 개선하려 시도했을지언정
이미 만들어진 원한마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건 그 업보 또한 함께 물려받는 것. 명호엔터는 제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어요.]해응응이 세상 물정에 어둡다 하더라도 무림에서 쌓았던 삶의 지혜마저 덧없게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기억하고 있다.
수많은 죄악을 쌓았던 하오문이 끝내 어떻게 무너졌는지.
명호길드라고 다를 건 없다.
있어야 할 곳을 잘못 골랐던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범죄 집단에 편승하여 이익을 함께 누렸던 하부조직마저 받아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 와서는 안 될 곳을 왔나보군. 신 선배, 이만 돌아갑시다.”
“…미안하네.”
“허. 함께 오자고 불러놓고 이제 와서 버리시는 겁니까? 정말 너무하십니다.”
“회사를 포기할 수 있겠나?”
“그렇게는 못합니다. 제 살 길은 알아서 찾도록 하죠. 그간 많이 신세졌습니다. 신 선배.”
4.
해응응은 명호엔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영준은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떠났다.
신성곽은 그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지만
한채린은 도리어 흥미를 느꼈다.
“훼방을 놓은 제가 말하기도 그렇지만, 용케도 회사 하나를 통으로 삼킬 기회를 포기하셨네요. 자기 돈을 들이는 것도 아니었는데.”
[해남파의 이름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까요.]“후후. 역시 제 눈은 잘못되지 않았어요. 눈앞의 이익을 쫓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를 키우는 인내심은 아무나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죠.”
한채린은 해응응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엉뚱한 성격이나
대중에게 어필할만한 스타성이라거나
현역 각성자들도 인정할만한 전투실력이라거나.
그런 것들을 떠나서
해응응이라는 사람 자체에 흥미가 생겼다.
“협회에서 길드설립허가는 내려왔나요?”
[오늘 막 연락을 받았어요. 해남파는 정식으로 등록된 길드에요.]“잘됐네요. 명호길드가 공중분해 됐으니 조만간 협회가 나서서 그들이 관리하던 게이트를 다른 길드에 위탁하게 될 거예요.”
의뢰를 받아서 매번 번거로운 임무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하나의 게이트에서 여러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이는 기여도를 수급하거나 경험치를 벌고 소재를 수급하는데 있어 매우 높은 안정성을 보장한다.
게이트를 위탁받을 수 있으면 무조건 큰 이득이 되는 것이다.
“위탁조건은 협회에 등록된 정식길드일 것. 게이트 인접지대에 관할구역을 지니고 있을 것. 고등급 각성자를 보유할 것. 주민들의 표를 얻을 것.”
[자세히 아시네요.]“스타각성자는 연예인이면서 동시에 각성자. 그런 스타각성자를 육성하는 엔터회사라면 업계지식은 빠삭해질 수밖에 없죠.”
[제게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뭐죠?]“원래는 저희 로얄클럽의 3세대 여성그룹에 들어오라고 영입제안을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제안을 하고 싶어졌어요.”
모델워킹을 내딛으며 다가선 한채린.
그녀가 손을 들어 해응응에게 내밀었다.
“해남파가 빠른 성장을 하려면 이번 게이트 위탁에서 입찰에 성공해야 해요. 명호동을 노리고 접근하는 다른 대형길드들과 경쟁하면서 말이죠.”
[도움을 주겠다는 건가요?]“상부상조라고 해두죠. 로얄클럽과 해남파가 업무제휴를 맺는다면 저는 다른 대형길드들에 맞설 인지도와 이미지를 만들어드리죠. 길드규모에서 밀리더라도 주민들의 인기투표에서 위탁점수쯤은 압도적으로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요.”
[대가는요?]“로얄클럽에서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방송에 고정패널로 나와주세요. 매주 1회, 총 24회 편성이 예정된 게이트공략 예능방송을 기획했어요. 물론 출연료도 챙겨드리죠.”
무턱대고 폭탄을 떠안아달라고 요구하던
주영준의 터무니없는 제안보다는 훨씬 제대로 된 제안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그녀 나름의 꿍꿍이도 숨어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패널로 방송에 나오다보면 스타각성자가 되고 싶다는 유혹을 참기 어렵겠죠. 우리 애들도 작정하고 꼬실 테고요.’
일단 스타각성자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며
연예인이 되는 것이 친숙해지도록 만들려는
한채린의 교묘한 계획!
“원래 저희가 기획하던 게이트는 명호동의 게이트가 아니었지만, 로얄클럽에서 기획하고 로얄클럽에서 제작하는 예능이니 촬영장소를 바꾸는 것쯤은 일도 아니거든요.”
[그 제안을 제가 처음으로 받는 건가요?]“날카로운 질문이네요. 물론 처음은 아니에요. 게이트는 특정 길드가 공략권한을 지니는 것이 보통이니, 저희도 촬영을 위해 협조를 구한 길드가 있었거든요.”
[대가가 비쌌겠군요.]“그러던 참에 기회가 생겼죠. 명호동에 주인 없는 게이트가 생겼으니까요. 위탁받을 길드만 잘 고른다면 협약비용을 대폭 낮출 기회가요.”
[이미 협조를 구했던 길드가 좋게 생각하지는 않을 텐데요.]“위약금을 전부 지불하더라도 이번 도박이 성공하면 얻을 이익이 훨씬 크거든요.”
[특정길드를 지원해서 위탁권을 따기 수월하게 해주고, 그 대신 비용을 면할 계획이군요. 그 길드를 저희 해남파로 삼을 작정이고요.]“이해가 빨라서 좋네요.”
한채린에게도 나름 리스크가 따르는 도박이다.
명호동게이트의 위탁권을 노리고 접근해올 10대길드들 대신 해응응의 해남파가 위탁권을 얻게 도와줘야 한다.
위탁권을 얻으면 저렴하게 게이트를 이용하며 손쉽게 촬영할 수 있지만.
역으로 도박에 실패할 때에는 비용이 늘어난다.
위탁권 습득을 방해한 로얄클럽을
승자가 된 다른 길드가 곱게 둘 리가 없다.
리스크를 함께 짊어진다는 점에서
해응응은 한채린에게 신뢰가 생겼다.
하지만 굳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는 없었다.
[게이트를 얻으면 좋기는 하겠지만, 그게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해남파의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거든요.]“길드보다 중요한 목표라. 궁금하네요. 당신은 무엇이 하고 싶은 거죠?”
해응응은 당당하게 대답을 적었다.
[게임방송이요.]“네?”
단단히 준비를 하고 찾아온 한채린조차도
이 대답만큼은 예상하지 못했다.
[저는 최고의 스트리머가 될 거예요.]기필코 시청률 100%를 달성하는 것으로
천마를 위시한 많은 무림인들의 숙원이었던
마도천하의 꿈을
하나 된 무림을 이룩하겠다는 큰 뜻을
브이튜브에서나마 이루겠다.
그 다짐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그 흔들림 없는 의지의 표명에
한채린이 멍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럼 길드는 왜 만든 거예요?”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길드에요. 대단한 성장을 이룰 필요는 없어요.]“하… 어질어질하네. 좋아요. 백보 양보해서 길드를 만든 이유야 그렇다고 쳐요.”
한채린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물었다.
“최고의 스트리머가 되겠다는 분이 무슨 삼주에 한 번 꼴로 방송을 하세요?”
묵언검객의 악질스러운 방송주기는 아무리 봐도 그런 대단한 목표를 지닌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취미로 스트리밍을 한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극악무도한 방송주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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