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38)
〈 138화 〉 138 수련의 성과
* * *
3.
대기권 벤치빌런이 종적을 감춘 사이.
현실 수련동에서는 한 명의 제자가 뱃속을 뜨겁게 달구는 기운에 장문인실을 찾아갔다.
“언니… 저 아랫배가 이상해요…….”
[열이 높아 보이는데 괜찮나요?]“배가 막 큥큥거리고 몸이 뜨거워요…….”
잠시 주아영의 손목을 붙잡아 맥을 짚고 기를 투사해 상태를 살펴본 해응응.
그녀가 눈을 크게 깜빡거리길 몇 차례.
돌연 주아영의 상의를 가슴 밑까지 들어 올리고는 복부에 손을 얹었다.
“어, 언니……?!”
[가만히 있어요.]명치 부근을 살살 쓸어보며 복부의 강직도와 열기를 확인해보니 해응응이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해요. 수련의 성과가 나왔네요.]주아영.
그녀가 오랜 수련의 끝에 내공을 얻었다.
4.
“하아아…….”
간밤에 있었던 내공소동 덕분에 주아영은 심란해진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애를 먹었다.
갑자기 손목을 붙잡힌 것도 깜짝 놀랐는데 설마 옷을 들추고 배를 만지기까지 하다니.
엄한 의도가 아니라는 걸 알아도 도리어 그녀가 엄한 마음을 품게 생겼다.
‘내공을 지닌다고 설마 그런 기분이 들 줄이야.’
단순한 동경심에 그쳐야 하는데.
열심히 수련에만 집중하면 엄한 마음은 참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루어진 스킨쉽에 그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언니도 내공을 운용할 때마다 그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운기조식을 할 때마다 단전과 아랫배가 지잉 하고 울리며 몸에 열기가 돈다.
잔잔하게 파도를 치는 열락을 참으며 기를 끝까지 순환시키는 과정은 몹시 힘들었다.
“언니는 내공을 운용할 때 어떤 기분이 들어요?”
[저는 고통이 느껴지는 편이에요.]“네에?!”
[심법도 익히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몸에 득이 되고 해가 되는데, 상성이 나쁠수록 고통이 세지는 편이에요.]“그럼 저는 상성이 좋은 편이에요?”
[…극상이라고 할 수 있죠.]주아영의 건강에 이상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정도로 상성반응이 클 수는 없었다.
그녀에게 가르친 무공은 기본공인 삼재기공에 불과했으니까.
삼재기공은 가장 기본적인 혈도를 통해 안정적인 운기조식을 펼치는 무공.
효용은 적지만 그렇기에 안정적이다.
그렇기에 구음절맥 환자라도
삼재기공만큼은 고통을 느끼는 일도 적다.
절맥증 환자인 그녀조차도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보다 몇 백배는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주아영.
당연히 명백한 비정상이다.
무언가 주아영의 신변에 이상이 일어났다.
[상태창을 불러보겠어요?]“상태창이요? 지금 해볼게요.”
별 생각 없이 속으로 상태창을 불러낸 주아영.
그녀의 숨이 턱 멈추더니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눈동자가 허공을 바삐 응시하였다.
“언니.”
[무슨 변화가 생겼나요?]“저, 상태창이 두 개가 됐어요.”
아무래도 비정상적인 상성반응의 원인을 찾은 것 같았다.
5.
【상태창 선택】
①각성자 상태창(비활성화)
②무림비망록 상태창(활성화)
주아영은 흠칫흠칫 떨리는 손으로 무림비망록 상태창을 훑었다.
【상태창】
[이름]주아영??(여성, 25세) [경지]삼류(Lv30) [직업]수련제자 [칭호]장문인의 수제자 [근골]12 [근맥]17 [재주]22 [지성]27 [오성]73(+5P) [매력]65 [공력]1▷잔여포인트 : 0
*내공의 불모지* : 자연지기가 매우 낮은 지역에 거주중입니다. 공력증진이 극도로 어렵습니다.
*장문인의 수제자* : 당신은 장문인의 수제자입니다.
*장문인의 수제자* : 당신은 장문인의 수제자입니다.
칭호장착효과 : 오성+5P
칭호보유효과 : 오성+1P
해응응이 걱정스레 수첩을 들었다.
[보이는 내용을 전부 적어줄 수 있나요?]“물론이죠!”
주아영은 기꺼이 상태창을 적어주었다.
해응응이 침음을 흘렸다.
[저와 같은 상태창이네요.]“그럼 언니도 상태창이 두 개에요? 어쩐지. 강해도 너무 강하다 싶었어요!”
[다른 명령어도 알려줄 테니 다른 것도 보여주겠어요?]해응응은 네 가지 명령어를 알려주었다.
축복.
금제.
무공창.
경지창.
모두 그녀가 주로 사용하던 기능이었다.
【축복】
[점프애호가] 당신은 점프를 할 때 마음의 평온을 얻습니다. [감각동화] 당신은 천부적인 감각동화의 재능을 지녔습니다. [따라쟁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 전부 따라할 수 있습니다. 물론 노력한다면 더 잘 따라할 수 있겠죠? [자매결연(해응응)] 지정대상(해응응)과의 신체적 거리 및 정신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모든 능력치 및 판정효과가 상승합니다. [대기만성] 수련을 지속하는 일수에 비례하여 성장속도상승 보너스를 얻습니다.【금제】
[마음속의 자물쇠] 당신은 특정감정에 강한 트라우마를 지녔습니다. 해당 감정이 표면으로 드러날 때마다 강한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장난 멈춰!] 당신은 더 이상 장난꾸러기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무심코 장난을 치고 그것을 자각할 때마다 우울해집니다. [잘못가져왔어요] 언니를 닮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금제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영구문신에 깃든 힘이 당신의 내공에 녹아듭니다. [처녀공] 처녀성을 유지하는 동안 순음지기의 힘으로 성장속도가 상승합니다. 해당 축복은 이성과 관계를 맺을 시 사라집니다. [???] 당신의 무의식이 고른 금제. 상세내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무공창】
[심법] [삼재기공](3성)(삼류)【경지창】
[경지]삼류(Lv30) [승급조건]삼류의 적과 싸워 승리(0/100)
이류의 적과 싸워 승리(0/1)
경지레벨 50 달성(30/50)
이류무공을 습득(0/1)
위의 네 가지 조건 중 둘 이상을 달성할 시, 원하는 때에 언제든 승급할 수 있다.
단, 이류 이상의 무공이 5성의 경지에 접어들면 강제로 경지가 승급된다.
[유지조건]탁기레벨이 경지레벨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
공력이 탁기에 오염되어서는 안 된다.
주아영은 부끄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따라쟁이.
자매결연.
마음속의 자물쇠.
하나같이 그녀의 마음을 훔쳐보는 것처럼 부끄러운 내용들이 아닌가.
언니는 보이는 대로 전부 알려달라고 했지만 도저히 그럴 자신이 없었다.
부끄러움에 달아 오는 얼굴을 푹 숙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서 해응응은 깨달았다.
뭐가 있긴 있구나.
[전부 알려주기가 그러면 가능한 만큼만 알려줘도 괜찮아요.]어디까지나 아영이에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
그런 마음을 느낀 주아영은 부끄러움 이상으로 자괴감에 사로잡혔다.
‘뭐냐고요, 정말. 언니는 그날의 일도, 오늘의 일도 전부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요?’
혼자만 의식하는 관계.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올라오는 감정.
그것을 깨닫자마자 가슴이 찌르르 울렸다.
‘아.’
이거였구나.
마음속의 자물쇠라는 건.
가슴이 욱신거리는 고통에 주아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
그런 주아영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던 해응응.
예쁜 글씨는 아니구나.
말할 수 있더라도 말할 수 없는.
살짝은 발칙한 감상을 품으며
글보다는 주아영의 옆모습에 푹 빠졌다.
‘많이 노력했네요.’
내공의 불모지.
이런 열악한 세계에서 내공을 깨우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도움이 있더라도 쉽지는 않았겠지.
수련 중에 다쳤는지 볼에 붙인 반창고도.
여성의 손보다는 무인의 손에 더욱 가까워진 굳은살도.
모두 그 나이 또래의 여자에게는
무엇 하나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영이가 이 길을 원했으니 말릴 수는 없겠죠.’
이제 와서 돌아가기에도 이미 늦었다.
발을 들였다면 끝까지 책임질 뿐.
그녀는 주아영이 기록을 마친 종이를 한 글자도 놓치지 않을 기세로 신중히 읽어 내렸다.
“어때요…? 저 괜찮아요?”
“…….”
“언니?”
이제야 해응응은 알게 되었다.
내공을 얻으면 무림비망록의 상태창을 얻을지도 모른다던 가정이 옳았음을.
해응응은 알게 되었다.
그녀가 얼마나 자신을 좋아하고, 닮고 싶어 하고, 영향을 받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자신의 호기심이 그녀에게 평생 지울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금제】에 시달리게 만들었음을.
【금제】
[잘못가져왔어요] 언니를 닮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금제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영구문신에 깃든 힘이 당신의 내공에 녹아듭니다.내공의 상성효과가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더 질 나쁜 힘이었다.
‘영구문신. 초기에는 그저 하복부에 수치스러운 문신이 생긴 채, 내공을 운기하면 빛이 나는 거추장스러운 제약이라고만 여겼었죠.’
문신에는 숨은 효과가 있었다.
【축복】
[완전무결] 당신은 씻지 않아도 피부가 자동적으로 청결해지고 몸에서 여성스러운 향기를 발산합니다.완전무결의 축복이 주변공기를 정화하고 깨끗한 산소를 생성하며 숨을 쉬지 않아도 일정량의 산소를 체내에 공급하는 것처럼.
【축복】
[변태물리학] 당신의 신체가 비정상적인 신축성과 유연성, 고통경감, 치유능력을 지닙니다.변태물리학의 유연성 효과가 신경계와 근맥의 회복력에도 영향을 주었듯이.
【금제】
[영구문신(하복부)] 당신의 하복부에는 자동복구 기능이 있는 자궁문신이 새겨져있다.문신의 자동복구기능은 내공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는데, 복구를 위해 내공을 문신 속에 저장하고 기의 성질을 변화하기도 했다.
자궁문신이라는 형태에 영향을 받기라도 한 것처럼 음심을 자극하는 기운이 그것이었다.
‘문신을 훼손하고 도려내거나 그 안에 저장된 내공까지 쥐어짜낼 때마다 그 저주받을 기운의 영향에 시달려야만 했었죠.’
고통이 쾌락으로 물들고 자신을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거듭되는 타락의 충동.
전신을 질주하며 파도처럼 몰아치는 음심 앞에서 그녀는 피가 흐르도록 주먹을 움켜쥐고, 입술을 짓씹고, 검으로 상처를 만들었다.
하오문의 기녀가 되어버리자고
황제의 여자가 되어버리자고
혈교의 노리개가 되어버리자고
무림인이 아닌 그저 일개 암컷으로 전락하라고 강요하는 충동에 시달려야만 했으니까.
자궁문신에 저장된 내공은 단전의 내공이 모두 소진되고도 동원할 수 있는 예비 내공이자 목숨줄이지만.
동시에 그녀를 절망시키는 충동이기도 했다.
누구라도 좋다.
그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든
무얼 하는 사람이든
전부 상관없으니
그 품에 안겨 암컷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그런 가증스러운 충동을
원치 않는 저주를
주아영은 내공을 다룰 때마다 느껴야 한다.
자신을 동경했기 때문에.
오직 자신 때문에.
“언니 울어요?”
책임을 묻는다면 순진무구한 그녀가 아닌 부주의한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금제는 강력한 정신주박에 의한 일종의 세뇌나 저주와도 같은 것. 벗어나기는 힘들지만 결코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그녀가 환골탈태를 하며 스스로의 무에 자신감이 생기고 함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듯이.
주아영의 금제 또한 특정조건을 충족하면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방법은 무척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무술을 배우는 건 그만두세요.]“언니…?”
[금제에서 벗어나려면 무림인의 내공이 아닌 각성자의 탁기를 운용해야 해요.]무술을 배우는 걸 그만 둔다면.
무림인이 되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으니.
“그건… 제가 언니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잖아요.”
주아영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