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5)
〈 15화 〉 15 또 혼자인가요
* * *
1.
[Story mode]머리를 꿰뚫린 반요, 수귀대장.
그 생선대가리가 격한 몸부림을 치며 스토리모드가 활성화됐다.
[오오, 이럴 수는 없다. 아직 백 명의 첩을 거느리지도 못했거늘, 어찌 이리 허망하게 죽어야 한단 말인가!]필사적으로 체내에 수납한 여체들을 쏟아내며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는 반요.
뇌가 반쯤 파괴되고도 해응응을 뗴어내며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다.
‘추잡스럽게 나오는군요.’
뇌가 아닌 반요의 피에 지배당하는
본능만이 남은 육신
그 마지막 저항이 시작되었다.
[Player mode]쾅쾅쾅쾅!
지상으로 전력질주를 하기 시작하는 반요.
어스름한 지하감옥에서
해응응과 겨루는 행위의 무의미함을 깨닫고
체급의 우위를 살리려는 본능적인 시도.
그녀 또한 그 사실을 깨달았다.
‘이 괴물이 지상에 도달한다면 그때는 저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워요.’
뇌를 파괴해도 죽지 않는
수많은 여체를 집어삼켰다가 자유자재로 꺼낼 수 있는 반요.
강호에 괴이한 일이 많다 한들
이 정도로 상궤에서 벗어난 존재는 드물다.
이번 3 페이즈.
끝장을 낸다면 지하감옥을 모두 벗어나기 전에 결판을 내야만 한다.
‘알고 있나요? 밀물이 있으면 썰물도 있다는 사실을.’
출수의 파괴력은 있되 회수의 묘리는 없는
반요의 반쪽짜리 공세와 달리
해남파의 해남검술은 진퇴를 아우르니.
하나의 초식은
반드시 두 개의 묘리를 담아 펼쳐낸다.
‘백파창파 도행역시白??? ?行??.’
푸른 파도에 숨어든 도둑과도 같은 흰 거품처럼
자연스러운 기습에 허를 찔린 자
급한 상황에 무모하게 순리를 거스르게 되니.
허를 찔린 상대가 위기를 자처하듯
지상을 향한 반요의 무지성 돌진
이는 스스로 새로운 위험을 자처하고 있었다.
챙그랑!
캄캄한 통로 중간중간마다 설치된 랜턴.
그 랜턴이 깨지며 반요의 몸체에 묻은 기름.
돌격이 이어질수록
통로 중간마다 걸린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랜턴들이 깨지니
[제발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 [이러다 우리 다 죽어!!!]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반요의 전리품들이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제발 그만해!!
우리도 존나 무서워!!
왜 자꾸 반요 몸 파서 안에 들어가있고 달리는 반요에 매달려있고 ㅇㅈㄹ이야!!!
진짜 아무나 못 보는 묵언검객 1인칭
공포영화가 따로없음ㅠㅠㅠㅠ 언냐 제바류ㅠㅠ
전리품들과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울부짖는 시청자들
그들의 마음도 모르는 매정한 해응응은
리액션 하나 없이 반요의 몸에서 뛰어내려
재빨리 계단입구로 뛰었다.
드디어 도망!!
와 묵언검객이 도망을 다 치네
묵언검객 넌 이제 상남자클럽에서 제명이다
상남자도 저런 거에는 못 매달려;;
ㄹㅇ 상남자도 사람이야 사람
어어 뭐 쫓아온다
추적!!! 피해욧!!!
계단을 타고 오르는 그녀를 향해 급히 뻗어낸 생체채찍.
입구 너머 지상으로 향하는 채찍을
계단입구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내려다보던 해응응.
그녀의 손에는 이미 계단입구에 걸린 횃불이 들려 있었다.
화르륵!
기름을 따라 불이 붙더니 반요의 팔 전체로 불길이 확산됐다.
고통스러운 비명은 하나로 그치지 않았다.
수많은 여인들의 절규가 메아리치며 고막을 거듭 때렸다.
[끄아아아아아아아!!] [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악!!]인세의 지옥이 눈앞에 펼쳐졌다.
여체로 이루어진 거대한 팔이 불길에 휩싸인 채 죽어간다.
허겁지겁 바닥을 짚으며 지상으로 올라온 물고기의 상반신을 지닌 반요가 몸부림을 친다.
앞으로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수로채 내부에 뚫린 수로에 도달한다.
몸만 담그면 이 지옥 같은 불을 끌 수 있다.
그런 희망.
그런 발버둥.
그런 덧없음을.
해응응은 싸늘한 눈으로 내려다보며 검을 치켜들었다.
콱!
[안돼애애애애!]몸이 지면에 고정된 반요.
살길을 눈앞에 둔 처절한 몸부림은 숨이 멎어서야 비로소 끝났다.
수괴소탕3연전에 보스3페이즈까지 쥰내 알찼다
묵언검객 mk2 갖다 버려도 될 듯 mk1 절대 안 뒤지네
다른 난이도 기준으로는 이거 거의 최종보스급 전투 아니냐?
ㅇㅈ
나 쉬움모드 클리어 경험자인데 수괴대장이 최종보스보다 더 강해보임 ㅅㅂㅋㅋ
시청자들은 축배를 들었지만
한 가지
아직 해야만 하는 일이 남아있었다.
2.
[Story mode]반요는 죽었다.
그러나 지하 감옥 안에는 생존자가 있다.
거대화한 반요가 급히 달려 나오며 길게 파이고 뒤집힌 복도.
우그러지고 좌우로 벌려진 감옥쇠창살 너머에서 도움을 요청하던 여자.
[살려주세요.]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아요.] [제발요.]간청하는 여자의 다리는 무너진 잔해에 깔렸고
팔꿈치가 돌아가선 안 될 방향으로 돌아갔다.
【상호작용 선택지】
[여인의 구조요청에 당신은…]1. 반요의 피를 먹인다.(여인생존)
2. 당신은 누구인가.(진명개방)
3. (죽음으로 자비를 베푼다.)
바닥의 오물에 불이 옮겨 붙은 지하통로.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는 가운데
기둥과 천장마저 불길한 소리를 내었다.
여인을 업고는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
히든NPC는 무조건 살려야지
피 먹이면 요괴눈나 되는 거임?
거근도 생겨?
드디어 돌아버린 거근숭배단ㅋㅋ
진명개방 하면 비하인드 스토리 알 수 있음
처형자 진명개방도 안 했는데 저걸 하겠어?
힘들게 깨놓고 그냥 죽이는 건 선 넘지
ㄹㅇ 묵언검객 아니면 누가 여기까지 오냐고
방장이 안 보면 아무도 못 봄
시청자들의 아우성과는 별개로
해응응은 결정해야만 했다.
여자를 반요가 되어 살게 할지.
인간으로 죽게 할지.
‘독왕의 불량품들에게도 결단을 내려야만 했죠.’
선천지기를 잃고 건강을 상실한
독에 중독되어 외모마저 망가진 여인들.
그때의 엄숙한 기분을
다시금 느끼며
해응응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검을 겨누자 크게 흔들리는 여인의 눈.
망설임도 잠시.
한 줄기 눈물 너머로 결연한 의지가 깃들었다.
[적어도 고통 없이 보내주세요.]여인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
목을 베고 나니 보이는 것이 있었다.
잔해에 깔린 다리.
그로부터 이어진 가느다란 탯줄 같은 선.
그 선은 지상의 수귀대장에게 이어져 있었다.
‘이미 인간은 아니었군요.’
수많은 여자를 제 것으로 삼았던.
그러나 누군가에게 사랑받지는 못했던.
수귀대장의 비밀.
그것이 바로 감옥에 갇힌 여자였다.
본래부터 인간이었던 자를 타락시킨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타락시킨 전리품들을 이용해 자신의 이상형을 만들어낸 것인지.
그도 아니면 반요가 된 여자가 만들어낸 존재가 수귀대장이었는지.
진상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진실을 알 기회는 그녀의 손으로 없앴으니까.
‘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또 혼자인가요.’
고독함을 느끼는 해응응.
그녀가 보지 못하는 채팅창은 지하감옥처럼 단단히 불타고 있었지만.
보이지도 않는 것에 무슨 가치가 있으랴.
그래도 마냥 부질없는 짓은 아니었다.
적어도 혈둔수로채에서 고통 받을 수귀나 전리품여자는 더 이상 없을 테니까.
[필드보스 수귀대장 토벌완료] [도전과제] [수귀들의 상위개체가 탄생하기 전에 보스를 토벌한다.(달성)] [한 번의 도전으로 소탕과 토벌을 모두 완료한다.(달성)] [소탕랭크 SSS] [토벌랭크 SSS] [도전랭크 SS] [종합랭크 8★/3★(+500%)]몸보다는 마음이 힘들었던 시간이 끝났다.
결연히 각오를 다지며 죽음을 받아들인 여자.
뇌가 파괴되고도 끝까지 날뛰던 반요.
‘튜토리얼 필드보스 처형자의 각오를 지금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어요.’
요괴의 피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잔인한 참사를 만들어낸다면.
이런 불길한 피 따위,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처음으로 다짐했다.
이 게임에 존재하는 모든 요괴를 죽이겠다고.
그 피를 받은 저주받은 피조물들 또한
모두 죽음으로 해방시켜주겠다고.
제발 스토리 좀 같이 보자!!
아니 무덤 만들 거면 애초에 죽이질 말라고!!
당신이 죽였어, 이 살인마!
어떻게 한 명을 안 살리냐ㅡㅡ
싸늘하다…
첫 뱅송의 기시감이 드는데 기분 탓이죠?
불에 타 사라진 시체 대신
검집으로 판 무덤에 잿더미를 넣어 만든 무덤
묵묵히 무덤을 내려다보기를 약 5분.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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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xxxxxxx
(일시정지 화면 아님)
엑스 광클 보소 ㅋㅋㅋ
아 화면이 안 넘어가는데 광클 어케 참냐고
제발다음필드제발다음필드제발다음필드
(복장터지는이모티콘)(복장터지는이모티콘)(복장터지는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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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렁 이모티콘)(드르렁 이모티콘)(드르렁 이모티콘)
나 알았음. 저거 공인인증서 팜업창 떠서 설치하는 중인 거임. 그거 아니면 말 안 됨
오
오는 개뿔ㅋㅋ
악질짓도 한 번이면 됐지.
설마 두 번을 똑같이 당하겠냐고 애써 불안을 감춰보는 시청자들.
그들의 인내와 기도에 묵언검객이 응했다.
[▶게임을 종료합니다.]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종료했습니다.]잿더미가 된 혈둔수로채 대신 광활한 우주공간에 3800명의 시청자들을 내던지는 것으로.
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정신나갈것같애
방종타이밍 ㅅㅂ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고
야 이 악질련아!!!
방장 문 열 때까지 숨 참는다 흡
저기 떠다니는 시체 보여? 첫 방송 끝나고 숨 참았던 놈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개꼴받는다
다른 방은 하다못해 ES 설정이라도 바꿔주는데 또 우주공간 진짜 ㅋㅋㅋ
포보스 선정 제일 꼴 받는 엔딩 공간 1위
누가 메일로 설정 바꾸는 방법 좀 보내줘 ㅅㅂ
채팅매니저 하겠다고 삼일 전에 메일 보냈는데 그것도 안 읽고 계심…
아니 선생님은 묵언검객이지 문맹검객이 아니시잖아요 제발 메일 좀 읽어주세요
우리 선생님은 묵언검객이 아니라 몰살검객이십니다 말 똑바로 해주세요
몰살검객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아 웃긴데 화나 ㅠ
읽씹해도 좋으니 제발 메일 좀 눌러!!
시청자들의 속 터지는 외침은
오늘도 묵언검객에게 닿기엔 힘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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