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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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8화 〉 158 벤치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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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곡을 찌르는 주아영의 발언.
해응응은 차마 시선을 똑바로 마주보지 못하고 눈을 옆으로 돌렸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주세요.]“언니를 걱정할까봐요?”
[고작 각혈 하나로도 이렇게나 걱정하는걸요.]그보다 심한 절맥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무조건 병원침상에 묶고 일년 365일 치료만 받으라고 할지도 모른다.
마음은 고맙지만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되는 그런 배려는 구속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두 사람만의 비밀로 해요.]“두 사람만의 비밀…….”
주아영의 눈이 몽롱해졌다.
[제 몸의 비밀도.] [아영의 몸에 새겨질 비밀도.] [우리 두 사람만이 간직하는 거예요.]주아영의 눈에 수줍음이 어렸다.
“아프지 않게 해주실 거죠?”
[약속할게요.]침상에 누워 수줍게 상의를 올려 복부를 드러내는 주아영.
그녀의 복부에 해응응의 손이 얹어졌다.
2.
자궁문신은 성공적으로 새겨졌다.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부족한 내공이 해결된 이상, 성공은 예정된 결과였다.
“이게 언니의 문신…….”
주아영은 제 손으로 복부를 쓸어 만졌다.
속성내공을 봉인한 문신 덕분에 이제는 내공을 운기해도 야한 기분이 들거나 아랫배가 큥큥 뛰는 일은 없었다.
그래야 했는데.
곤란하게도 다른 문제가 생겼다.
‘내공을 운기하지 않아도 드는 야한 기분. 그런 건가…….’
언니라서 그렇구나.
속성내공이 강요하는 빠른 템포의 큥큥거림은 없을지라도.
느릿하게 큥… 큥… 뛰는 아랫배의 감각은 속일 수도 부정할 수도 없다.
‘이런 건 언니한테 절대로 말 못해.’
그랬다간 부끄러워서 죽어버리고 말거야.
주아영은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3.
문신의식이 성공적으로 끝난 이후.
해응응은 느긋함을 되찾았다.
‘고비는 넘겼어요. 이제 아영이도 속성내공 때문에 몸이 달아오르는 일은 없을 거예요.’
대신 해응응을 떠올리며 몸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거기까지는 그녀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고맙네. 매번 신세를 지는구려.”
[게이트 순찰이 도움이 되나요?]“물론이네. 아라크네의 리빙아머들이 쓸 만한 몬스터를 잔뜩 모아놔서 삼일에 한 번씩 하는 몰이사냥으로 경험치가 잔뜩 모이고 있지.”
오랜만에 치료해주는 신성곽의 마력병.
내공이 적을 때보다는 치유되는 수준이 확실히 늘었다는 사실이 체감되었다.
‘확실히 마력의 양이 많으니 주요혈관이 타통 되려는 움직임을 보이네요.’
근맥의 내구도가 약한 것과는 별개로 신성곽은 경지상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까운 시일 내에 큰 성취가 예상되었다.
[모쪼록 몸조리에는 신경써주세요. 레벨업도 좋지만 무리하다가 어르신이 쓰러지면 사문의 기둥 하나를 잃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허허. 이 노인네가 무리하는 바람에 길드장에게 심려를 끼쳤군. 앞으로는 주의하겠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지금의 신성곽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사냥과 신속한 레벨업이 아닌, 251레벨 A급 각성자가 될 때까지 근맥을 지키는 것.
급한 마음에 능력을 혹사해서 몸이 상하지만 않으면 승급은 따 놓은 당상이다.
“헌데 우지우는 언제까지 시간을 허비하게 둘 셈인가? 젊은 친구가 할 일을 잃고 방황하는 모양인데 내게 맡기면 죽도록 굴려주겠네.”
신성곽 딴에는 호의랍시고 내미는 제안.
해응응은 고개를 저었다.
[당분간은 문파를 정비하면서 새로운 자리를 만들 생각이에요.] [지우씨에게는 VIP 수련제자나 귀빈들이 묶는 내빈당의 당주자리를 만들어주려고요.]“허허. 고 젊은 녀석 운수가 끝내주는구먼. 분에 넘치는 배려를 받았어.”
[지우씨라면 충분히 자격이 있어요.]“그 무식한 놈의 공헌을 어찌 모르겠나. 지닌바 실력에 비해 큰 감투를 썼다는 말이네.”
우지우에게 자리를 마련해주어 VIP수련제자를 전담할 간부를 두었으니, 이제 그녀가 신경 쓸 부분은 수련동의 교관양성 하나였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가르칠 수 있겠나요?]“어렵지 않군. 교관들의 기본기를 다지기에는 나쁘지 않겠소.”
백소천은 총교관의 지위를 주고 교관양성을 돕도록 하였다.
그 정도 되는 인재가 일일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은 인력낭비였고, 백소천 본인도 거기까지 헌신하기는 원치 않았다.
“교관을 희망하며 지원서를 낸 각성자나 무술가들이 아주 많소. 후원제자들 외에도 외부인력을 들이면 기틀이 다져질 것이오.”
[소경석씨는 어떤가요.]“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친구요. 사마귀인간이라 그런지 당랑권과 상성도 나쁘지 않고. 음험한 버릇이 일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오.”
협회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방첩능력과 시설침투, 암살능력 등을 길러온 소경석에게 무술을 믿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일은 꽤나 어려웠다.
당랑거철이라는 말마따나 수레 앞에 선 사마귀처럼 자신을 무모하게 여기는 마음이 무공수련에 제동을 걸었다.
무능한 스승이라면 그런 버릇과 심리를 바로잡지는 못했겠지만 백소천은 유능한 스승이었다.
“이 버릇만 고치거든 그를 내 수제자로 삼아볼 생각이오.”
[경석씨에게도 운이 따라주었네요.]“이를 말씀을. 모두 장문인의 지모에서 비롯된 운이 아니오.”
[좋은 친구를 둔 운이겠죠.]백소천의 수제자가 되는 것은 능히 기연이라 불러 마땅한 인연.
그는 해응응이 있기에 베푸는 기연이라 말했지만 해응응은 우지우에게 그 공을 돌렸다.
그가 소경석을 챙겨주지 않았다면 백소천의 눈에 소경석이 들어올 일도 없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가기 전에 하나만 묻고 싶은데.”
[?]“구음절맥은 고치셨소?”
황제가 반한 무림제일미.
천하제일미녀 해응응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강호의 유력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
무림맹 군사출신인 백소천이 그 비밀을 아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방도가 있어요.]백소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무림을 떠나고도 10년을 더 살아남은 해 응응이라면 구음절맥을 이겨낼 수단 하나쯤이야 지니고 있을 테니까.
알아서 어련히 잘할 해응응이지만 우려되는 구석도 하나 존재했다.
“반요곡. 그 사특한 게임에서 흡성대법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았소.”
[말릴 셈인가요?]말린다고 말릴 수는 있겠나.
백소천은 고개를 저었다.
“기를 정제하는 기술이 있음은 눈으로 보았소. 나로서도 엄두를 낼 수 없는 엄청난 묘예일진대 어찌 과한 참견을 하겠소.”
실력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마음에 걸리는 구석이 하나 존재했다.
“모든 기는 주인에게 길들여지며 속성이 깃들기 마련이지. 요괴들의 기 또한 그럴 것이고.”
[주화입마가 우려되시나요.]“부정하진 않겠소. 전 주인들의 속성을 모두 씻어내지는 못할 것이오. 그 속성이 중대한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발현될 수도 있겠지.”
내공을 다루는 이 본인조차 모르는 변수.
이는 적보다 먼저 자신을 위협한다.
“조급해하지 말아야 할 사람은 신성곽만이 아니라는 것이오.”
해응응은 순순히 동의를 표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제 것으로 길을 들일 생각이에요.]“하면 반요곡은.”
[반년 정도는 멀리해야겠죠?]백소천은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반년의 정양. 꼭 지키시오.”
[그럴게요.]자신을 걱정하는 백소천의 마음이 느껴지자 괜시리 가슴이 푸근해진 해응응.
그녀가 설핏 미소를 지으니,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매화나무가 흔들리며 진한 매화향기가 자욱하게 번졌다.
‘매화 중의 매화가 한겨울에 피는 설중매라더니, 참으로 아름답기는 하구나.’
지금이라면 그 포악했던 황제의 심정도 알것만 같았다.
이런 고귀한 미모를 자신의 것으로 취할 수 있다면 어찌 마음이 동하지 않으랴.
허나 세상에는 넘보지 말아야 할 미모도 있다.
“평안하시오.”
[그쪽도요.]백소천은 선을 넘지 않았다.
권력의 중심에 오래도록 있으면서도 그가 단명하지 않은 비결은 그 자제력에 있었다.
4.
며칠 뒤. 채용공고를 보고 모여든 교관들이 수련동에 줄지어 방문했다.
자신의 제자들에게 무공을 가르치며 함께 무공을 배우기도 할 교관들을 뽑는 행사에 장문이 빠질 수는 없는 노릇.
해응응 또한 면접장의 총심사위원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외부인들이 드나들 것이니 불편하더라도 양해를 바라겠소.
백소천이 했던 말에 해응응은 교관지망생들을 말하는 것이겠거니 생각했다.
교관을 뽑는 면접장에서 외부인이라 하면 당연히 지망생들을 떠올리지 않겠는가.
“자, 1번 카메라로 화면 돌려.”
“드론 띄워. 해남파 주변정경 한 바퀴 크게 담으라고.”
“3번 카메라 앵글 잡혔습니다!”
“좋아, 실수하지 말고 빠릿빠릿하게 준비해. 해응응님 덕분에 방송도 크게 떴으니 이참에 신세도 갚을 겸 제대로 한 번 찍어보자고.”
“예!”
결코 카메라를 든 촬영진들의 방문을 생각할 리가 없었다.
[이분들은 다 어디서 온 분들이시죠?]“한채린님이 지난 번 방송 덕분에 하프타임이 크게 떴다면서 이번 면접을 돕겠다고 특별방송편성을 하나 잡으셨습니다.”
[왜 전 지금 처음 들었죠?]“사업동의 소경석씨가 길드장님께는 당일 방문하고 알리라고 하셨습니다. 빼앗긴 벤치의 복수라고 하던데요?”
소경석 딴에는 길드에 보탬이 될 촬영계획안도 수락할 겸, 소심한 복수도 한 셈이다.
[그럼 저희 면접이 방송되는 건가요?]“면접은 삼일에 걸쳐서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촬영은 하루만 하지만 방송을 보면 남은 이틀 동안 더 많은 지원자들이 찾아올 겁니다!”
[언제부터 시작하는데요?]“이미 카메라 돌고있는데요? 지금 이건 인터뷰 영상으로 쓰려고요.”
[아.]“시청자들한테 리액션 하나 하실래요?”
슬금슬금 올라오는 왼손.
“브이 말고요.”
브이 말고?
해응응의 머리가 뇌정지에 빠졌다.
카메라에 채찍 같은 거라도 휘둘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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