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60)
〈 160화 〉 160 제 2회 묵언검객배 무술대회
* * *
1.
처음 성녀가 해남파를 방문했을 때, 그녀를 알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 많네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성녀가 해남파를 찾아온 날이 면접날이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금발을 가리고자 후드를 뒤집어쓰고 온 성녀는 면접 참가자 중 한 사람으로만 보였고, 주변 참가자들도 그렇게 여겼다.
“예아~ 위알 프랜들리 맨~”
“???”
“웨얼 얼 유 프롬??”
서투른 영어로 손짓발짓 해가며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적극적인 참가자.
부끄러움은 해당 참가자의 헤드캠으로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몫이었다.
제발 그만해!!
부끄러움은 왜 우리들의 몫이냐고!!
오늘의 방송컨텐츠는 외국인 앞에서 망신당하기인가요?
우리 형이 모자라보여도 모자란 사람 맞아요
그냥 모자른 바보형이냐고ㅋㅋ
C급 각성자 대쉬맨.
어디서든 어느 방향으로든 돌진대쉬를 할 수 있는 그는 테크니컬한 움직임으로 인기를 끄는 그는 브이튜브 20만 구독자를 지닌 스트리머이다.
“와 대쉬맨님이다!”
“대쉬맨님도 면접 참가하러 오셨어요?”
“네네. 요즘 해남파가 핫하잖아요.”
“옆에 계신 분은 일행이세요?”
“제 외국인 친구에요, 인사하실래요?”
외국인친구(만난지 1분됨)
친화력 하나는 진짜ㅋㅋ
외국인 벙쩌셔 두리번거리는데 개커엽네
후드 밑에 얼굴 왠지 귀여울 것 같지 않음?
ㅇㅈ
촬영진의 카메라와 드론이 돌며 참가자들의 얼굴을 비추거나 곳곳에서 인터뷰가 열리는 상황.
성녀는 호기심이 생겼다.
“저 사람들은 무얼 취조하고 계신가요?”
“어라. 한국어 할 줄 아시는구나.”
“동료 중에 한국인 있었어요.”
“그럼 혹시 옆에서 방송화면 보시던 것도…”
“대쉬맨? 바보형? 다 읽었어요.”
앗 아앗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신속한 자살 추천한다
나 같으면 쪽팔려서 고개도 못 듬
고개를 왜 못 들어? 우리가 부끄러워?
민망함에 어쩔 바를 모르는 대쉬맨과 괜찮다며 그를 위로하는 성녀.
기묘한 콤비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다들 무얼 하고 계시나요?”
“면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남파에서 무술교관을 뽑는다고 공고를 냈거든요.”
“사람 너무 많아요.”
“이게 다 인생역전 한탕 노리는 도박충들이 많아서 그런 겁니다.”
“??”
“아, 외국인이라 모르시겠구나. 실은 예전에 해남파 길드장인 묵언검객님이 대회를 하나 여신 적이 있거든요.”
대쉬맨은 지난 묵언검객배 무술대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기 번개맨이나 가시인간처럼 대회전까지는 인지도도 변변찮던 각성자들이 대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고 인기를 끄니까, 자기들도 대박 한 번 치고 인생역전 노려보려는 거예요.”
“한탕주의 나빠요.”
“그렇죠? 근데 지난대회 최대수혜자가 그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라서 어쩔 수가 없어요. 민우성이라고 개꿀을 빤 인간이 있거든요.”
많은 각성자들이 희망회로를 불태우는 이유에는 지난대회 준우승자 민우성에게 있었다.
민우성은 사람들과의 교전을 최대한 피하면서 준우승을 거두기까지 존재감 하나 없었다.
‘우승자가 소속길드가 있어서 운 좋게 우승상품으로 길드원 채용이 된 녀석.’
‘운빨 하나로 묵언검객 밑에서 일하게 된 놈.’
‘저런 놈도 우승해서 간부가 될 정도면 나한테도 기회가 있는 거 아닌가?’
민우성이 만만해보였던 탓에 많은 각성자들에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민우성 그거 뭐하는 놈이야?”
“몰라. 협회기록도 변변찮은데.”
“진짜 운빨로 인생 날로 먹었네.”
가명을 사용하며 국가안보국의 힘으로 과거까지 세탁한 민우성.
그의 이력은 깨끗하기만 했고, 많은 각성자들은 민우성이 자신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하지만 운좋은 각성자라고 판단했다.
덕분에 대거 늘어난 한탕주의자들이 오늘 모인 각성자의 반은 되리라고 대쉬맨은 확신했다.
“길드에 들어가면 인생 날로 먹어요?”
“아 꼭 그런 건 아닌데 민우성은 어떻게 운 좋게 큰일을 몇 번 해내서 길드 내에서 간부급 인사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국가안보국의 은밀한 지원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마냥 운빨로만 보이는 민우성의 성과.
“흥미로워요.”
“그렇죠? 근데 우리 외국인친구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여태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이브.”
“예?”
“이브 크리스티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이번 국토수복전에서 수도탈환에 성공한 우크라이나 사람이에요.”
이브.
서양에서 그런 이름이야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크리스티나.
성을 쓰는 경우도 우연히 겹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까지도 백보 양보해서 같을지도 모른다.
“A급 치유계 각성자. 소위 말하는 힐러예요.”
하지만 A급 치유계 각성자이기까지 한 인물은 오직 한 명밖에 떠올릴 수 없다.
“저, 혹시……. 동유럽의 전쟁영웅이라고 불리는 코드네임 성녀님이십니까?”
성녀 이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물 떴다ㅏㅏㅏㅏㅏㅏ!!!
당신 성녀님한테 무슨 무례야!!!
진짜 국격망신 컨텐츠였냐고
사죄해! 사죄해!
성녀님 실물이 더 아름다우시네요
좀 전까지의 적극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대쉬맨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공손해진 사이, 이브가 후드 사이로 손을 넣고 챙을 넓혔다.
대쉬맨의 아래로 얼굴을 들이밀며 올려다보는 금발벽안의 아름다운 얼굴이 헤드캠에 잡혔다.
“어디 편찮으신가요?”
“아, 아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몸조심하세요. 각성자 한 사람의 몸이 아프면 국민 일만 명의 안위가 위협받아요. 분명 대쉬맨씨의 시청자들도 걱정하실 거예요.”
성녀눈나ㅏㅏㅏㅏㅏ!
이런 놈 다친다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대쉬맨 따위에게는 과분한 말입니다
그냥 이 녀석 쓰러뜨리고 헤드캠 뺏어주시면 안 될까요?
대쉬맨은 헤드캠을 넘겨라!
넘겨라! 넘겨라! 넘겨라!
이 자식들 진짜 너무하네.
대쉬맨이 울컥하며 해드캠을 손으로 반 바퀴 돌렸다.
어디가ㅏㅏㅏ!!
화면 돌려 씹탱아!
아니 십 반대편에 가시인간 있네
피임률 100% 면상 실화냐?
우욱씹
극락과 나락 ㅁㅊ
우리가 잘못했어요 십새야 제발 카메라 돌려!
인간람머스좌 카메라 발견했네
와씨 존나 부담스럽다
람머스좌 저리가 그거 아니야 일로 오지마
아니십 팬서비스 하러 오지 말라고!
개부담스러운 볼따구 ㅅㅂㅋㅋ
으아악 내눈!
대쉬맨 왜 너만 이브눈나 얼굴 봐 왜 너만 이브눈나 얼굴 봐 왜 너만 이브눈나 얼굴 봐
(화염 이모티콘)(화염 이모티콘)(화염 이모티콘)
기강다지기에 성공한 대쉬맨이 애써 웃는 낯을 지으며 이브에게 물었다.
“그런데 성녀님이 다른 국가의 길드에 들어가도 되는 건가요?”
“저는 묵언검객님을 뵈러 왔어요. 면접이나 대회 같은 건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아아, 저번 감각링크 하실 때만 보셨구나.”
“그래서 말인데요. 그 무술대회라는 거, 한번 만 더 볼 수 있을까요?”
“예?”
“동유럽 전선과 달리 동아시아 국가들이 게이트 사태에 의연하게 대처한 비결을 알고 싶어요. 분명 각성자들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겠죠?”
“저, 그게… 저는 해남파 관계자가 아닌데요. 대회 개최는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아……. 무리한 부탁을 드려서 죄송해요. 마음이 너무 앞선 나머지 무례를 저질렀네요.”
슬픈 표정의 이브를 보며 대쉬맨은 가슴이 무너지는 고통을 느꼈다.
마치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멸망 직전의 엘프왕국에서 국가의 존망을 책임지는 엘프여왕이 눈물을 흘리는 것만 같은 안타까운 모습!
가슴을 쓰라리게 만드는 슬픈 표정에 대쉬맨은 쓸데없이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고통 받았다.
‘대회를 개최하려는 노력도 한 번 안 해보고 이분을 슬프게 만드는 건 인류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혹한 만행이 아닐까?’
동유럽의 전쟁영웅을 울린 남자, 스트리머 대쉬맨, 성녀에게 끔찍한 죄를 저지르다!
그런 헤드라인이 붙은 기사가 무수히 쏟아지고, 인터넷에 그를 욕하는 악플이 수십만 개가 달리는 미래가 선명히 그려졌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비장한 목소리로 각오를 다진 대쉬맨.
그가 면접진행을 맡던 해남파 관계자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더니, 당황한 관계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혼란은 호출을 받고 민우성이 급히 달려오기까지 계속되었다.
“동유럽의 성녀님께서 무술대회 개최를 희망하신다고요?”
민우성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심기는 썩 좋지 않았다.
당장 장내의 각성자들이 자신을 엄청나게 얕잡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을 읽어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쉬맨의 생각을 읽고는 개인적인 감정을 멀리하고 그 역시 충격에 빠졌다.
‘이 여자가 그렇게까지 대단한 사람인가? 싫은 소리 한 번 하면 길드가 휘청거릴 정도로? 전 세계 각성자들이 몰매를 던져?’
사랑에 빠진 남자의 사고는 극단적이었고, 민우성은 겁에 질렸다.
그의 작은 깜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민우성은 해응응을 찾아갔다.
“이런 소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길드장님께서 직접 대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면 되지 않나요?]“네?”
[무공교두를 뽑기 위한 면접시험의 취지에 어긋나지도 않고 괜찮은 발상이네요.]무림경력 20년의 해응응.
그녀에게 무술대회는 낯선 이벤트가 아니다.
[하죠, 무술대회.]흔쾌히 제안을 수락한 해응응.
대쉬맨의 용기가 제 2회 무술대회를 이끌어냈다.
“성녀와 그분의 시종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모셔오세요.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신 분이니 대화라도 한 번 나눠보고 싶네요.]해응응과 이브.
묵언검객과 성녀.
반요곡의 독립군주와 동유럽의 전쟁영웅.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미녀의 첫 만남이 성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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