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64)
〈 164화 〉 164 과한 공격
* * *
1.
묵언검객이 본방을 버리고 또 지상파 방송에 나갔다.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아니 우리 방장 왜 또 지상파방송에 있음?
무7련아 본방이나 해!!
아니 ㅋㅋㅋ 어떻게 된 인간이 정상급 스트리머들보다 지상파 방송을 자주 나가냐고
그것도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신규방송에 편성되서 나오니까 더 킹받음
방송 시청률은 또 쥰내게 좋아요 아주
잡은 물고기는 필요 없으니 새 물고기를 낚으러 가시는 건가요?
잠깐 이거 우리한테 좋은 일임
방송 켜야 될 련이 남의 방송 가있는 거의 머가 우리한테 좋은 일이죠?
우리는 포인트 거지지만 그래도 노동의 가치로 조금은 벌었잖아
ㅇㅇ
그래서?
우리보다 더 가난한 뉴비들이 유입되면 카스트제도 서열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 있음
오
오는 무슨ㅋㅋㅋ 이게 먼 다단계냐고
나름 우주공간 경력자라고 신입들을 맞이할 생각에 신이 난 묵언검객 본방 시청자들.
[그러니까 노력하세요. 제게도 고백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묵언검객의 연애기준 하한선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충격> 묵언검객 평생 솔로로 살겠다고 선언
충격> 묵언검객 현행인류 중에는 사귈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아
충격> 전세계 S급 각성자들 청첩장 만들기 시작해 논란
미친 충격파새끼들아 그만해!!
충격> 미국정부가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남아달라 애원하는 S급 각성자가 정부를 뿌리치고 한국에 방문하게 될 이유!
국뽕섬네일ㅅㅂ도랏나ㅋㅋㅋ
이딴 것 좀 만들지 말라고ㅋㅋㅋ 기레기랑 브이튜버 놈들이 섬네일 렉카하잖아
충격> 느금마 캡슐 밖에서 네 캡슐에 손 얹고 오열하시는 중
아닌데? 우리 마망은 방송에서 이상형은 나보다 강한남자라고 고백하셨는데?
가상세계에 미쳐서 엄마까지 가상마망으로 바꾸는 불속성효자ㄷㄷㄷ
그 정도면 엄마도 이미 자식을 호적에서 팠을 테니 가상효자가 아닐까?
가상마망 카운터 가상불효자 만들기ㅋㅋㅋ
물론 묵언검객보다 강해진다는 상상조차 해볼 수 없는 대부분의 일반 시청자들은 금세 삼천포로 빠졌다.
하지만 소수의 실력자들은 욕심이 생겼다.
재밌네. 도전해보고 싶어졌어.
묵언검객. 그 여자가 그렇게 강해?
그 여자보다 강하다는 걸 증명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묵언검객의 이름이 보다 넓게, 보다 높은 곳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
번개맨의 손가락에게 강렬한 스파크가 터져 나오며 상대선수의 망막을 공격했다.
“악! 내 눈!”
눈물이 줄줄 흐르는 눈을 손으로 비비며 눈을 떴을 때, 능력자의 주변에는 번개에 파이고 터진 경기장 바닥이 펼쳐졌다.
“더 할래? 다음엔 니 몸에 꽂을 건데.”
츠츠츠─
초수교환 따위는 용납조차 하지 않는 번개줄기가 번개맨의 손끝에서 돋아났다.
“미쳤어? 당연히 기권해야지. 더럽게 강하네.”
“이변은 없었다! 이번 대결의 승자는 번개맨~!”
본업(본업 아님)으로 돌아온 사회자가 열띤 해설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민우성은 두근거렸던 가슴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가시인간과 메카사무라이의 경기만큼 박진감 넘치는 대결은 없군.’
대회수준이 시시한 건 아니다.
단지 그 두 사람의 수준이 높았을 뿐.
그래도 흥이 식는 건 어쩔 수 없다.
번개맨이랑 안 붙어서 다행이야.
내가 엄길동의 왼쪽 다리라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겠지?
여긴 근처에 어떻게 괜찮은 음식점이 하나도 없냐. 국밥집 하나만 차려도 떼돈 벌겠네.
선수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어디 흥미로운 선수는 없을지 생각을 염탐하고 다니던 민우성.
그의 머릿속에 무언가 수상한 생각이 읽혔다.
슬슬 우리조직원들이 나설 차례군. 일단은 팔 하나를 자르는 걸로 시작해볼까.
“?!”
다른 참가자들과는 명백히 다른 사고방식.
좋은 뜻으로 참가한 선수라고는 여길 수 없는 위험한 생각에 민우성이 집중력을 높였다.
민우성이 능력의 출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그가 감시하던 대상의 귀에서 파직 소리가 나며 보석 한 알의 빛이 변했다.
정신계 각성능력을 감지하는 정신방어 아티펙트의 자동발동!
감지반응을 눈치 채고 급히 능력을 캔슬하려던 민우성이었지만, 그가 능력을 끊기도 전에 상대와 먼저 시선이 마주쳤다.
보아서는 안 될 것을 엿보았군.
“!!”
잠들어라. 이번 대회가 끝날 때까지.
당했다.
민우성의 손이 비상호출기를 잡기도 전에 그의 의식이 훅 꺼졌다.
쿵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
“이 사람 왜 이래?”
“어, 민우성이다. 지난 대회 우승자.”
의료진이 급히 민우성을 천막으로 데려왔지만 그의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감지되지 않았다.
“과로에 인한 피로로 보입니다.”
“영양제나 하나 놔드렸으니 대회가 끝날 때까지 푹 쉬게 하시죠.”
의료진의 처방에 의해 민우성이 푹 잠드는 사이, 그가 발견했던 불온한 인물은 인파 속에 스며들어 모습을 감추었다.
3.
민우성이 쓰러졌지만 대회진행에는 아무런 차질도 발생하지 않았다.
“민우성 간부님도 쉬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더라. 늘 바쁘셨지?”
“항상 스크린폰을 붙잡고 통화를 하시기는 했어. 소경석 간부님 다음으로 바쁜 사람 아닐까?”
“이참에 우리가 간부님 몫까지 대신해서 노력하자. 간부님도 분명 기뻐하실 거야!”
순진한 직원들은 주먹을 꼭 움켜쥐며 민우성의 몫까지 해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청코너, 지난대회에서 상위 10위 기록을 세운 빙결술사 도하윤!”
도하윤은 도도하게 고개를 치켜들며 대회장에 입장했다.
‘지난 대회에는 강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 터무니없는 배신까지 당했고.’
지난 대회의 굴욕적인 탈락계기를 떠올리며 도하윤은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이걸 내가 왜 다 올라야해?
야 이 악마같은 년아! 니가 이러고도 사람이야?
뭘 돕고 살아 미친놈들아 이거 무술대회야.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며 으쌰으쌰 산악동호회마냥 산을 타던 무리에서 갑작스레 일행을 배신한 독사눈의 이소혜!
절벽을 오르던 도중 위에서 일방적으로 퍼부어지는 갑작스러운 채찍질에 반항다운 반항 한 번 못해보고 추락해 어스 웜에 잡아먹혀 탈락!
‘그딴 굴욕은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아.’
그녀 딴에는 자신도 있다.
두 손이 모두 절벽을 타느라 봉쇄되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운신의 제약도 없다.
“홍코너, 메카사무라이에 이은 또 다른 루키가 될 것인가? 신입선수 위스퍼가 입장합니다!”
위스퍼, 상대선수의 얼굴을 보자 도하윤의 표정이 굳었다.
배신자 주제에 묵언검객의 매니저까지 되어 출세한 독사눈의 이소혜를 닮은 날카로운 인상의 눈매. 거슬려도 너무 거슬렸다.
“시합 개시!”
도하윤의 양팔이 호를 그리며 손의 궤적을 따라 30cm 남짓한 크기의 고드름을 대량으로 생성해내었다.
“원망하려면 네 눈매를 원망하도록 해. 난 그런 눈을 지닌 사람이 정말 싫거든.”
도하윤의 손이 전방을 겨냥하자, 허공에 생성된 고드름들이 일제히 위스퍼를 향해 날아들었다.
퍼버벅!
망토를 두른 위스퍼의 몸이 고드름에 난타당하며 좌우로 마구 흔들렸다.
‘조금 심했나?’
긴장해서 꼼짝도 못한 루키를 일방적으로 두들겨 팼다며 조금 후회하는 도하윤.
“52.”
“뭐?”
“네 데미지다.”
역시 건방져.
잠깐이지만 마음이 약해졌던 자신이 어리석었다.
도하윤의 손짓이 거칠게 허공을 뿌리쳤다.
촤라락!
마치 날개를 펼친 새처럼 크기를 부풀린 얼음으로 이루어진 날개.
“아, 그러셔? 평가까지 할 정도로 자신만만하다면 더는 봐주지 않아도 되겠지.”
힘찬 날갯짓과 함께 휘몰아치는 눈바람.
무수한 얼음가시로 이루어진 날개가
얼음의 비를 흩뿌리며 위스퍼를 난타하였다.
‘이거 너무 심하게 공격해서 심사위원이 개입하는 건 아닐까?’
너무 열이 오른 나머지 필살기를 써버렸다는 생각에 뒤늦게 흠칫하는 도하윤.
그녀가 얼음날개의 사출강도를 낮추려하던 그때, 돌연 쉼 없이 공격에 당해 마구 흔들리는 위스퍼의 신형이 훅 꺼지듯 사라졌다.
“어어?!”
저게 뭐야.
능력을 써서 회피한 건가?
놀란 도하윤이 몸을 돌려 팔을 후방으로 뻗었다.
날개사출범위를 경기장 전체로 넓혀 적을 감지하려는 시도.
그러나 그 시도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몸이 덜컥 멈추며 오싹한 느낌과 함께 공포가 엄습해왔다.
이미 늦었다.
등을 돌리면 죽는다.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바로 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건 기분 탓이 아니었다.
“320.”
“어, 언제 뒤를…….”
“기껏 사용한다는 큰 기술이 고작 그 정도인가.”
“1920.”
“커헉!”
“우스울 정도로 커다란 격차로군.”
그녀의 배후를 정확히 점거한 위스퍼의 손이 그녀의 등을 강타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폭삭 주저앉은 어깨뼈.
오른팔을 움켜쥐며 전방으로 쓰러지던 도하윤이 급히 바닥을 구르며 자세를 추슬렀다.
“파편과 파편의 간격배치도, 면과 면 사이의 공백도 처참할 정도로 느슨하군. 마치 네 마음의 느슨함처럼.”
이를 악문 도하윤이 좌우로 왼팔을 휘두르며 발악하듯이 얼음을 흩뿌렸지만, 위스퍼는 막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왔다.
“25.”
“17.”
“33.”
이딴 공격은 막을 가치조차도 없다고 주장하듯이 조금도 느려지지 않는 위스퍼의 걸음.
도하윤의 왼손이 있는 힘껏 지면을 강타하자 바닥에서 솟아오른 얼음기둥이 위스퍼의 한쪽 발을 감싸며 꽁꽁 얼어붙었다.
“200.”
그 한 마디와 함께 다시금 내딛는 걸음.
발을 감싼 얼음이 단 번에 깨지며 흩어졌다.
도하윤의 눈이 겁에 질렸다.
“이, 이건 사기야. 너 같은 녀석이 C급일 리가 없잖아.”
“원망스럽나?”
“규정위반이라고. 말도 안 되잖아.”
“원망하려면 네 나약함을 원망해라.”
위스퍼의 눈동자가 불온한 기색을 띠었다.
도하윤은 그 시선의 끝이 자신의 주저앉은 오른쪽 어깨로 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너, 너…! 설마, 내 팔을?!”
“5500.”
심상치 않은 진동이 실리며 맹렬하게 진동하는 위스퍼의 손.
도하윤의 어깨에 그 손이 닿으려던 찰나.
살랑
작은 꽃씨를 품은 것처럼 가볍게 이는 바람과 함께 두 사람의 사이로 누군가가 착지했다.
“시합은 이미 네가 이겼다. 아무리 성녀께서 어떤 부상도 고칠 수 있다고 해도 필요 이상의 과한 공격을 펼쳐서야 쓰겠나.”
선수들의 시합에서 승패를 결정짓고 시합중지를 선언할 권리를 지닌 감독관과 그런 감독관들의 정점에 선 총감독관.
해응응을 대신하여 직접 일선에서 부채질을 하며 대회장을 거닐던 백소천.
“아니면. 그 숫자놀음을 내게도 해볼 셈인가?”
그가 위스퍼의 주먹을 위로 감아올리는 순간, 도하윤의 어깨를 뼈도 못 추리게 뭉갤 힘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