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74)
〈 174화 〉 174 아, 이건 좀
* * *
1.
현장중계방송을 보던 공챗 시청자들.
그들은 예상치 못한 전개에 혼란에 빠졌다.
마이크 납치부터 음공테러까지 거를 타선이 없네
잘은 모르겠지만 죽립 쓴 쪽이 악당 맞죠?
와 음소거라도 눌렀으니 망정이지 현장 직관하던 시청자들은 라이브로 저걸 다 들어야했네ㅋㅋ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해
칠판 긁는 소리 귀에 대고 강제로 듣는 기분;
범죄성명을 빌런을 잡아서 막는 게 아니라 듣는 귀를 다 터뜨려서 막으면 어떡하냐고!
악질련 묵언검객 드디어 한 건 했네 ㅅㅂㅋㅋ
대회장의 가장 높은 심사위원석에 앉아서 모두를 내려다보며 비파를 튕기는 묵언검객.
상대적으로 낮은 대회장 위에서 그녀를 향해 보이지 않는 뭔가를 날리며 비파를 파괴하려 애쓰는 보스.
아무리 봐도 악당은 빌런보스가 아니라 묵언검객으로 보였다.
“이놈! 악덕길드의 길드장답게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구나!”
빌런의 입을 막을 수 없다면 듣는 이들의 귀를 마비시킨다.
해응응의 러시아적인 공격에 보스의 손이 허공을 격하며 심사위원석을 맹난타했다.
쾅─ 쾅─ 쾅─
공간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 공격.
위력마저도 돌을 깎아 만든 특별한 의자를 닿는 족족 박살낼 정도로 준수하다.
‘아쉽네요. 내공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호신강기로 앉은 자리에서 전부 막아냈을 텐데.’
오랜만에 호승심이 느껴졌다.
신성곽과 백소천의 이후.
실로 오랜만에 겨뤄볼만한 상대가 나타났다.
‘저를 흥분시킨 이상,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어울려주지 않으면……. 각오하도록 하세요. 곱게는 용서하지 않을 테니.’
음공의 조예는 깊지 않다.
그녀 또한 깊이 빠지지는 않았다.
하오문과 하오문주의 무공.
그것만으로도 멀리할 이유는 충분했으니까.
그러나 해묵은 원한도 이제는 해소되었다.
하오문주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마음의 변화가.
거부감의 해소가.
비파급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내공의 투로가 한 사람에게 집중되었습니다.]꽈과광!
고막을 때리는 불협화음을 넘어선.
고막을 터뜨릴 기세의 벽력같은 굉음.
하나로 집중된 소음의 위력은 엄청났다.
‘스킬을 자유자재로 펼치는 능력. 과연 그 명호길드를 무너뜨릴만한 재주는 있구나!’
보스가 팔을 크게 휘두르자 어둠이 펼쳐지며 그의 신형이 사라졌다.
어둠을 안개처럼 두른 보스.
분명 그 모습은 눈으로 볼 수 없을진대, 해응응의 비파급란은 여전히 그를 노렸다.
‘안법은 자신이 있다 이거냐? 좋다. 그리 자신이 있다면 어디 이것도 꿰뚫어봐라!’
팔방으로 갈라진 어둠.
시커먼 암흑덩어리들이 다시 한 번 갈라지며 64갈래의 어둠이 그녀를 향해 몰아닥쳤다.
보스는 그녀에게 강요했다.
그 살인음공을 계속해서 펼칠 작정이라면.
자신에게만 펼치게 두지는 않겠다고.
어디 한 번 시민들의 귀도 터뜨려보라고.
‘자아, 드러내보아라. 너희의 추악한 실체를!’
‘영리한 전투법. 싫지 않아요.’
해응응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가 지을법한.
약간은 짓궂은 기색의 순수한 미소였다.
‘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일을 해내는 것. 무공의 참된 기쁨은 그로부터 비롯되죠.’
칼로 어찌 바위를 가를 수 있는가.
몸으로 어찌 창칼을 받아낼 수 있는가.
맨몸으로 불을 뿜는 것이 가능한가.
악기 하나로 군중을 쓰러뜨릴 수 있는가.
수많은 호사가들이 장난스럽게 던진 물음.
무공의 대종사들은 늘 물음에 답했다.
할 수 있다고.
해응응은 명실상부한 무림의 최강자의 반열에 올라선 인물 중 하나.
대종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공의 화두에 답할 자격이 있는 인물이었다.
‘음의 갈래를 하나로 집중시킬 수 있다면, 팔방의 이단분화라고 못할 이유가 없죠.’
팔괘??.
건? 곤? 태? 리? 진? 손? 감? 간?
하늘(건)과 땅(곤)으로 만물의 기틀을 잡고
못(태)과 불(리), 우레(진).
바람(손), 물(감), 산(간).
두 개의 3효를 기틀 안에 심어두며.
기틀을 레일삼고, 3효를 바퀴로 삼아.
팔괘의 안에 두 개의 태극을 수레바퀴처럼 맞물린다.
그리하여 팔괘.
세상을 이루는 여덟 가지의 상.
‘팔괘에서 비롯된 팔괘장 또한 있을진대, 그 무공의 이치에 음공에 접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약이 존재할 리가 없겠죠.’
단지 대부분의 무림인에게는 음공에 복잡한 이치를 담아낼 집중력과 상상력, 이를 현실로 실현시킬 내력이 부족했을 뿐.
해응응은 달랐다.
충분한 집중력과 상상력이 팔괘의 첫 분화이자 소분화를 이루어내고, 이어지는 이차분화로 64괘라는 두 번째 분화이자 대분화를 이루어냈다.
충분한 집중과 상상이 있다면.
많은 내공은 필요치 않으니.
그래야 마땅한 현상처럼 펼쳐지는.
실로 자연스러운 64괘의 전개.
그것이 64갈래의 어둠을 관통했다.
“!!”
지이이이잉
퍼버벙!
거품처럼 터져나가는 어둠더미들.
위치가 발각된 보스가 한 손으로 제 이마를 짚으며 정신력을 고조시켰다.
호신강기처럼 얇은 암흑장막을 둘러 귀를 보호하는 보스.
더는 음공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자 해응응 또한 비파 대신 검을 뽑아들었다.
‘2차전의 시작이네요.’
‘당하는 건 여기까지다!’
두 사람의 간격이 급속도로 좁혀졌다.
2.
[실시간 묵언검객 VS 빌런보스 대결근황][7]「CG아님 실제로도 새카만 뇌전 튀면서 대회장 바닥이랑 건물들 개박살나고 있음」
저분은 왜 반요곡을 하라니까 현실에서 저러고 있냐….
리얼모드도 답답해서 진짜 리얼로 해버리네ㅋㅋㅋ
화면 흔들림 쥰내 긴박하네
드론 조종은 누가 하고 있는 거야?
01:13 담벼락 위에 납작 엎드린 사람
어케 찾았노ㅋㅋㅋㅋ
올해의 퓰리처상
[협회에서 출동한 각성자들][6]「실시간 관중들이랑 같이 멍 때리면서 저 멀리 보이는 세계관최강자들 대결 구경하는중
(협회각성자 뒷모습짤)
(새카만 어둠이 회오리치는짤)
(샛노란 뇌전이 회오리 중단을 가르면서 사방으로 불똥이 튀는 짤)」
저걸 어케 들어가냐고ㅋㅋㅋㅋ
결계 없었으면 협회각성자들 다 뒤졌겠네ㅋㅋㅋ
??? : 저길… 내가 들어가라고?
와 이번 빌런들 왜케 쌔냐?
전직 협회 소속 각성자 유가족들이 모여서 세운 조직이라 그런 듯
협회 간부급 인사들의 친자식이면 고등급으로 성장할 가능성 높음
[근데 해남파도 뭐 했음?][2]「악덕길드 어쩌고 하는데 해남파는 쟤들이 인터넷에 공개한 리스트에 없던데」
몰?루
무지성으로 싸움부터 시작해서 아무도 모름
보스는 강했다.
1차전의 음공대결.
2차전의 검법과 장법대결.
모든 대결에서 ‘그 묵언검객’을 상대로 대등한 교전이 성립했다.
하늘을 수놓고 공간을 점하는 격전.
급이 다르다.
모두가 그런 생각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안되겠군.’
보다 못한 위스퍼가 수를 쓰려 할 때.
그의 머리 옆을 부서진 건물파편이 스쳤다.
“여기서 널 보내선 안 된다는 것쯤은 누구라도 알고 있다고. 네 상대는 우리다.”
“계획에는 없던 일이지만… 그리도 화를 자초한다면… 네가 바라는 대로 해주지.”
위스퍼를 향해 수많은 파편에 를 실어 날리는 대쉬맨.
“42.”
“35.”
“59.”
아이스핸드 능력자 도하윤을 상대로도 거뜬히 공격을 받아내며 전진하던 공포스러운 광경이 다시금 재현되었다.
“이 자식, 진짜 어떻게 되어먹은 능력이냐고. 장난 아니게 강해보이잖아.”
이정운을 상대로 극적인 성장을 보여준 대쉬맨.
그의 견제가 그치는 순간.
“돌려주지. 열 배의 힘으로.”
“뭐?!”
“420.”
피유웅!
반사적으로 비튼 고개.
그 옆을 스쳐 건물 벽에 틀어박힌 파편.
부서진 벽 파편이 떨어지는 소리에 식은땀이 맺히기도 전에, 두 발의 반격이 날아들었다.
“350.”
“590.”
캉!
카강!
매섭게 받아친 파편.
그 충격에 위로 떠밀린 검과 자세가 풀어지기도 전에 하단으로 스며드는 위스퍼.
‘이건 위험해!’
한 번에 50cm.
두 번에 1m의 자로 잰 듯이 정확한 후퇴.
그 도착점을 노리고 뻗어오는 위스퍼의 손.
그 손을 종이 한 장의 차이로 피하며
대쉬맨의 출수가 위스퍼의 손목을 베었다.
화악!
베었다.
그러나 검에 닿은 느낌이, 무언가 달랐다.
‘안개?’
당황하면서도 멈추지 않는 검의 궤적.
손목에 이어 팔뚝, 상완, 어깨를 연달아 베어 넘긴다.
삼단참격에 의한 한팔의 완전무력화.
이에 쐐기를 박듯이 검을 몸안으로 당긴 뒤.
응축된 스프링이 펼쳐지듯이 힘껏 내질러 몸통까지 꿰뚫는다.
그 일격에 대쉬맨의 묵직한 파괴력이.
이정운을 꺾은 그 한 걸음을 더한다.
쿵!!
위스퍼를 중심으로 주변에 원형으로 번져나가는 먼지구름.
대기가 울릴 정도의 충격.
이 일격은 확실히 넣었다.
그런데도 도저히 가시지 않는 스산함이.
연원을 알 수 없는 가슴이 술렁거리는 불안감이.
치짓
도려낸 팔도. 꿰뚫린 가슴도.
한 순간에 원상복구 된 위스퍼의 앞에.
얼어붙은 공포심과 함께 실체화되었다.
“9200.”
“!!”
“이게 네 최선인가.”
심상치 않은 힘의 유동이 느껴지는 위스퍼의 손.
본능적으로 물러서는 그를 향해
한 걸음의 어긋남도 없이
한 걸음의 뒤처짐도 없이
지척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위스퍼.
‘안 돼, 이 녀석은 떨쳐낼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날아드는 공격.
“늦었지만 가세한다!”
“일단 힘을 합쳐서─”
“안 돼!”
그런 식으로 막을 수 있는 놈이 아니다.
대쉬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옆으로 달려온 가시인간과 양귀호.
“52550.”
“진심이냐?!”
“대쉬맨의 다섯 배 이상이라고?!”
자릿수부터가 다른 숫자의 나열.
온다.
그렇게 느꼈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짓뭉개졌다.
위스퍼의 손에 닿는 족족.
그의 힘에 부딪히는 족족.
가시인간도, 양귀호도, 대쉬맨도.
일격에 나가떨어진 세 사람을 짓뭉개듯이 발을 들어올린 위스퍼.
“52550.”
그의 걸음이 세 사람의 생사를 짓밟기 직전.
격한 바람과 함께 비단을 두른 발이 위스퍼의 걸음을 위로 걷어찼다.
퍼버벙!
나선으로 쥐어 짜이듯이 비틀리며 터져나가는 바짓단.
그 충격을 짧은 발길질 한 번으로 털어낸 백소천이 날을 치켜든 사마귀의 자세를 취하며 세 사람의 앞을 지켜 섰다.
“역시 실력을 감추고 있었군.”
“총감독관 백소천… 협회의 삼대장이자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자… 너라면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남의 문파의 행사에 이렇게나 거하게 훼방을 놓고도 손 놓고 있기를 바라는가?”
“끝내 우리의 대의를 부정할 셈인가…”
“대의? 이 테러행각의 어디에 대의가 있다는 건가. 해남파는 악덕길드도, 죄를 범한 과거조차도 없을진대.”
일시적인 소강상태에 들어간 전장.
백소천과 위스퍼가 대치하던 대회장 외곽과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대치하던 보스가 해응응을 향해 외쳤다.
“뻔뻔한 놈들! 너희가 명호길드를 부쉈다고 한들, 그들의 일원과 사업체를 흡수한 것을 모를 줄 알았더냐?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 결국은 너희도 명호길드와 같은 악덕길드가 되겠지!”
해응응이 수첩을 꺼내들자 보스가 어디 답해보라는 듯이 소리쳤다.
“어차피 너희 해남파 또한 권력을 위해 세운 길드가 아니더냐!”
해응응의 필담이 그 물음에 답했다.
[길드는 동생 버스 태워주려고 만들었는데요.]“…버스?”
[던전공략. 경험치 버스요.]인맥 빨로 레벨 업이라니. 치사하다.
치사하기는 한데.
예상했던 범죄와는 너무 동떨어진 대답이었다.
마약거래 현장인줄 알고 습격했더니.
남몰래 요리에 넣을 MSG를 밀거래 한 요리사의 실체를 밝혀낸 것처럼 허망한 광경이 아닌가.
도의적으로는 찝찝하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도 없는.
이게 그렇게 악덕 소리를 들을 정도인가? 싶은 미묘한 분위기가 현장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채팅방에도 감돌았다.
“사람을 우습게 보는군. 이 지경까지 오고도 우릴 우롱할 셈인가?”
[전 사실만을 말했어요.]“그렇게 나올 줄 알았지. 이럴 때를 대비하여 이 수정구슬을 가져왔다! 누군가가 거짓을 전한다면 붉게 물드는 진실의 수정구슬이다!”
보스가 수정구슬을 힘껏 들어올리며 외쳤다.
“어디 다시 한 번 그 거짓말을 들이밀어봐라!”
해응응은 뚱한 얼굴로 수첩을 내밀었다.
수정구슬이 팟하고 색이 변했다.
푸른색이었다.
“…그것뿐일 리가 없다! 분명 숨겨진 목적이 있겠지!”
“그럼 그렇지!”
[게임 안할 때에 심심해서 만든 감도 없잖아 있으니까요.]“……뭐?”
모두의 시선이 수정구슬로 향했다.
푸른색이었다.
동생 버스 태워주려고.
게임 안할 때 심심풀이 삼아서.
전부 진실이었다.
해남파 개문의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졌다.
“이거 완전 무친련 아니야?”
누가 그딴 이유로 길드를 만들어. 무슨 온라인게임 길드냐고.
해남파 길드원들마저도 아, 이건 좀 하는 떨떠름한 표정이 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