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80)
〈 180화 〉 180 도전은 받아줘야죠
* * *
1.
[묵언검객 ES(Ending Space)] [필드타입 우주]석 달이라는 시간은 롤플레잉에 미친 우주거주자들에게는 새로운 문명을 꽃피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테라포밍이 끝난 행성들에는 생명이 자라기 시작했다.
우주에는 수많은 우주건축물이 건설되었다.
묵언검객 전용으로 배정된 랜덤시드의 우주공간을 떠도는 탐사선이 여행에 떠나고.
자원수급을 위한 채굴선과 이를 노리는 해적선, 해적선을 노리는 현상금사냥꾼들의 전투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때는 바야흐로 우주시대.
시청자들은 우주생활을 알차게 즐기고 있다.
개미는 뚠뚠
오늘도 뚠뚠
열심히 채굴 하네
개미채굴송을 떼창하면서 소행성지대의 희귀금속류를 채굴하는 소형채굴선의 주인들.
잘못된 선택으로 패가망신해서 일용직 노동자로 전락한 시청자들과 달리, 그들은 올바른 투자와 리스크 관리로 중박을 친 투자자들이다.
와! 아르마딜도강 1kg 발견!
득템 ㅊㅊ
님들 백금함유율 84%짜리 1200톤 소행성 건졌는데 ㅁㅌㅊ?
저희 노예선에서 키우는 노예 한 마리 드릴 테니까 10톤만 채굴하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ㄲㅈ
나만 희귀금속 없어 힝…
뭐 하나만 발견했다 하면 무수한 비틱질이 오가는 채굴선단.
건진 거 없는 사람들에게는 극도로 아니꼬운 이 채굴선단에도 사람들이 굳이 뭉쳐 다니는 이유가 있으니.
해적선이다!
채굴선을 노리는 해적들에게 맞서기 위해 덩치를 부풀린 것이다.
어차피 공친 거 해적이나 족쳐야겠네
해적선 마크 뭐 떠있음?
거미
?
?
이거 거미 맞지 않음?(스크린샷 첨부)
채굴선단 전용 채팅방에 정적이 일었다.
두 개의 못생긴 동그라미에 여덟 개의 발이 달린 표식.
묵언검객 시청자라면 누구라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생김새에 스크린샷을 본 시청자들이 비명을 질렀다.
ㅅㅂㅅㅂ
ㅈ됐다 진짜
인면지주단이다!! 인면지주단이 나타났다!!
존나 튀어!!
우리도 머리수 많은데 함 뜨면 안 돼?
인면지주단.
이는 거액 후원자들이 설립한 대형세력 중에서는 유일하게 해적질에 재미를 들린 악질 시청자들로 이루어진 해적선단의 이름이기도 했다.
저거랑 뜨고 싶다고?
……저게 다 머시여?
실제 인면지주 팬들로 이루어진 인면지주단의 해적선들이 소행성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자, 신참 채굴선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온캐논에 이온엔진으로 도배된 거 실화냐?
추진력 개빨라 ㅁㅊ
누구는 화학연료 쓰는데 쥰내 억울하네
최신형 스파이더 해적선에 이온캐논으로 무장한 해적선단의 습격!
뒤늦게 도주를 시도해도 이온엔진의 추적속도 앞에서는 맥을 추릴 수 없었다.
안 되겠다 나라도 튀어야지 님들 ㅃ2
휴 오기 전에 하나 사둬서 다행이네
[3닷지1게임 님이 최하급 긴급탈출권을 사용했습니다. 무작위 좌표로 탈출합니다.] [묵언검객의초심 님이 최하급 긴급탈출권을 사용했습니다. 무작위 좌표로 탈출합니다.]왜 니들만 도망가!!
나도 데려가 ㅠㅠ
적지 않은 포인트를 지불해야 구매할 수 있는 최하급 긴급탈출권.
채굴장비 업그레이드나 저장공간확장에 포인트를 모두 꼬라박은 막무가내 투자올인파들은 엉엉 울면서 손가락만 빠는 수밖에 없었다.
도망치면 죄다 격추시키겠다!
걱정마라. 우리도 양심은 있다. 순순히 항복하면 딱 10%만 허락하마.
와! 저희가 채굴한 광석의 10%만 가져가신다고요?
아니 열 명 중에 한 명만 풀어준다고
야팔 개악질이네 진짜ㅠ
그래도 아직 희망은 남았다.
열 명 중에 하나에 들기만 하면 비싼 채굴선도, 장비도 모두 무사히 건질 수 있다.
그래서 누구 풀어줄 건데?
점수 높은 놈들 상위 10%
점수??
웬 점수??
1번. 객관식 문제. 다음 중 인면지주의 전투패턴이 아닌 것은?
①몸통박치기 ②내려찍기 ③허리케인스윙 ④마하펀치 ⑤지구던지기 ⑥리어 네이키드 초크 ⑦암 드래그 ⑧투렉태클
미친.. 미친놈들아…!!
그딴 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번호도 더럽게 많다.
정말 운빨에 의지해서 찍어야할지.
찍는다고 몇 개나 맞출 수 있을지.
전 재산이 걸린 죽음의 인면지주 퀴즈에 참가한 채굴선주들.
그들이 눈물을 머금고 선택지 찍기를 이어나가던 도중,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시작합니다.] [방송이 끝날 때까지 우주 대기공간이 동결됩니다.]이게 섹스지!!!
살았다!!!
방송 시청하면 포인트 모이죠?
토토 한 번 성공하면 하급 긴급탈출권 구매해서 자원 안 버리고 다 가지고 튈 수도 있죠?
포인트는 니들만 버냐? 우리도 탈출방지역장권 구매할 건데?
!!!
인면지주단과 채굴선단.
포식자와 피식자들은 서로 생각했다.
정직하게 방송시청 포인트만 모아서는 절대로 탈출하거나 붙잡을 수 없다고.
더 비싼 탈출권이나 탈출방지권을 구매해서 상대를 엿 먹이기 위해서는.
무조건 포인트토토에 전 재산을 박고 배당을 따내는 수밖에 없음을.
2.
3개월 만의 방송.
시간관념에 둔한 해응응조차도 조금 길었다는 자각이 들 정도로 오랜만의 방송이라 그럴까.
시청자들의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쥐엔장 믿고 있었다고!!!
마망검객! 마망검객! 마망검객!
빨리 토토 열어줘 빨리 토토 열어줘 빨리 토토 열어줘
오늘 토토 실패하는 채굴선주들은 진짜 개같이 멸망한다ㅋㅋㅋ
묵언검객님 제발 토토 열어서 제 사랑스러운 마망다이스키호를 지킬 수 있게 해주세요
채굴선 이름수준
그님선
저 씹덕샛기 뭐라는 거냐?
그래서 님 선박 이름은 뭐냐는 뜻임
아우슈비츠
ㄷㄷㄷㄷㄷ
저놈은 진짜다…
나치빌런 등장ㄷㄷ
인면지주단한테 걸리면 인종청소 당하겠네ㄹㅇ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들 즐거워 보인다.
인면지주의 이름도 자주 눈에 걸렸다.
해응응은 살짝 호기심을 느꼈지만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이소혜 님의 참여를 수락했습니다.]창공에서부터 지상으로 내리쬐는 소환의 빛.
인게임 합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묵하”
“?”
“묵언검객 하이라는 뜻이에요. 그보다 당신이 스트리머잖아. 매니저인 내가 이걸 설명하고 있어야해?”
아아, 이 맛은 익숙한 불통의 맛…
정말 묵언검객이야!
위스퍼좌, 당신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어!
“무슨 위스퍼 타령이야? 그 사람은 그냥 발렸던데. 오늘은 제가 특별히 부탁해서 묵언검객님도 방송을 킨 거야. 감사할거면 나한테 감사하라고.”
제 가슴 위에 한손을 얹으며 당당하게 스스로를 뽐내는 이소혜.
ㅜㅑ
매니쟈가 최고야!
역시 가슴의 크기는 자신감의 크기지
그럼 오늘 게임은 채찍시뮬레이터?
복커방송은 이제 반요곡 대신 채찍시뮬레이터 합방런으로 고정이네
근데 왜 방송을 삼 개월 만에 켜요 ㅅㅂ
맞아 대회 끝나고 그동안 뭐 한거야
위스퍼랑 어떻게 싸웠는지도 영상공개 “해줘”
해남파 때문에 전국각지에서 흑의종군 조력자나 신규조직원들이 온갖 사고 일으키고 있는데 이건 어쩔 거임?
게임방송은 석 달에 한 번 만에 켰는데 하프타임 던전공략방송은 어케 매주 한 번씩 나옴?
ㄹㅇ 이번엔 진짜 버려지는줄ㅠㅠ
소통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질문과 온갖 떡밥이 뒤섞인 채팅창.
이소혜는 채팅창을 읽어내리는 해응응의 무심한 시선에서 익숙한 감정을 읽어냈다.
지루함
자신이나 다른 교관들이 무공수련의 진척이 더디거나, 한 번 가르친 무공을 헤매고 있을 때.
그녀의 눈은 늘 지루한 기색을 띄었다.
이런 쉬운 것조차도 따라오지 못해서야 어떡하느냐고 한심하게 여길 때의 눈.
‘저건 위험하지.’
이럴 때, 다시금 그녀의 흥미를 얻지 못하면 그 교관은 다음날부터 다시는 해응응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교육은 백소천의 몫으로 넘어가고, 해응응에게 버려졌다는 충격에 남몰래 숙소에서 서럽게 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딱히 내가 그런 꼴을 겪었던 적은 없지만, 옆에서 보기엔 엄청 비참해보였지.’
교관이라면 모를까.
시청자들에게도 그런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상대는 다름아닌 해응응.
어떤 미친 짓을 저지를지 가늠이 안 되는 악질길드장이다.
저런 위험한 눈빛은 빨리 치우는 편이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 옳았다.
“다들 하고 싶은 말은 나중에 방송 끝나고 해. 요즘 우주전쟁에 재미들 붙였나본데, 나 아니었으면 그거 석 달은 더 했을 거다?”
머요?
선 넘네;
석 달을 우주에서 지냈는데 석 달이 더 걸렸을 거라고?
그럼 반년이잖아 무친련아!
(차단된 채팅입니다. 남은 시간 10:00)
와 소름; 예전에 사망후유증 때문에 한 반년 방송 쉬는 거 아니냐고 채팅친 적 있었는데 그게 실현될 뻔했네;
죽는 게 묵언검객이 아니라 답답해 뒤진 우리들이었냐고ㄷㄷㄷ
저번에도 매니쟈 덕분에 석달 휴뱅할 거 한 달만에 돌아왔더니 이번엔 반년 휴뱅을 석 달로 세이브했네
유교걸! 유교걸! 유교걸!
매니쟈! 매니쟈! 매니쟈!
당신 없으면 우리 다 죽어!
“그렇게 좋냐? 으이구. 난리들 나셨네. 아무튼 오늘 묵언검객 합방컨텐츠는 채찍 시뮬레이터 재매치야. 더 많이 깬 사람이 이기는 대결. 물론 중도에 도망치기 없기.”
[내기는 뭘로 할까요?]“애도 아니고 뭘 이런 걸로 내기까지 해?”
[싫음 방종하던가요.]“당신 그냥 방송 안하는 걸로 즐기고 있지?”
이소혜는 마지못해 제안했다.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이 고른 게임 켠왕하기.”
[켠왕이라면 켠 김에 엔딩까지 게임하는 컨텐츠 맞죠?]“용케 알고 있네. 가끔 컴맹이나 기계치 같은 소리나 하는 주제에.”
시청자의 눈에는 그 스트리머에 그 매니저 같은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이소혜의 도발은 나름 유효했다.
[괜찮겠어요? 제가 이기면 반요곡 켠왕을 시킬 생각인데.]“잘됐네. 나도 그 게임 시킬 작정이었거든.”
해응응이 조용히 눈을 굴렸다.
“응 늦었어. 네가 먼저 부른 게임이야. 악으로 깡으로 감당해.”
ㅋㅋㅋㅋㅋ
어떻게 내기벌칙이 반요곡 켠왕;
진 사람은 폐인 되겠네
매니쟈 제발 이겨줘!!
죽어라 묵언검객!
오늘만큼은 이소혜가 우리 편이다!
2만 4천명의 시청자가 널 응원한다 이소혜!
해응응이 뚱한 얼굴로 인게임 전용 사인펜을 휘갈겨썼다.
[제 편은요?]그런 거 없어 돌아가
인과응보다 이 사악한 묵언검객아!
당신은 휴뱅기간 생각하면 켠왕 좀 해야 해
이소혜가 너무 자신에게 쏠린 채팅에 아차 하고 돌아봤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해응응의 눈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