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86)
〈 186화 〉 186 망연자실×2
* * *
1.
맛있는 선택지가 여러 가지 주어지면 늘 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다.
다 가지면 좋을 텐데.
원하는 것은 곱게 가질 수 없다는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겠다는 어른들의 못된 심보 때문일까.
대부분의 경우.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는 고를 수 없다.
히든루트 50번대 임무의 진행방식이 그러했다.
[임무Task 51] [유형Type 선택하기] [목표Target 선택하기] [선택창]1. 동료 하나를 거대화한다.
2. 부하들 100마리를 강화한다.
3. 자연물을 거대화한다.
4. 방어시설을 거대화한다.
5. 수성병기를 거대화한다.
거대화 물약.
동료에게 먹여서 강력한 동료 만들거나.
네임드 동물에게 먹여 강력한 네임드 동물 만들거나.
지형지물이나 물질에 부어서 천혜의 자연요새 내지 방어시설, 수성병기를 마련하거나.
거대화 물약을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투자할 수 있다.
‘자유도가 너무 높아도 고민이네요.’
넌 시키는 대로만 해! 하고 윽박지르는 분기가 없는 게임이라면 모를까.
어디다가 쓰냐에 따라 효과나 효율이 천차만별인 이런 임무는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었다.
거다이맥스 무희 미니어처 못참거든요
절대무희해!!!
묵언검객은 무희미니어처를 거대화시켜라. 타협은 없다.
컷씬으로 나타난 동물장로 거대거북이가 동물들을 지켜줘서 감사하다며 건네준 물약.
물약을 받고 나니 비로소 풀리는 의문이 있었다.
‘무희미니어처를 따르던 동물들이 어째서 갑자기 커졌나 싶더라니, 이런 아이템이 있었군요.’
애기동물들을 거다이맥스 포켓몬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물약.
이건 참을 수 없었다.
[▶1. 동료 하나를 거대화한다.]?
?
왜 안 무희 미니어처임?
거북이 그딴 거에 물약을 왜 쓰냐고!
선 넘네
해응응은 풀이 죽었다.
어째서 몰라주는 걸까.
거북왕의 로망을.
이 사람들은 포켓몬을 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시대가 달라졌나?
해응응은 소통용 사인펜을 들었다.
[거북왕 좋아요]그녀 딴에는 소심한 반항.
잠시 찾아왔던 침묵의 너머.
둑 터진 댐처럼 채팅이 쏟아졌다.
언제적 포켓몬이야!!
거북왕 만들려고 키운 거였냐고ㅋㅋㅋ
아ㅋㅋ 거북왕이면 ㅇㅈ해드려야지
스트리밍 경력 1년차면 한창 거북왕을 키우고 싶을 때긴 하지ㅋㅋ
전 이상해꽃 키우고 싶은데요?
닌 스트리머 아니잖아 무친련아
응 니애비 수귀자폭병
쿵 쿵 육중한 걸음을 내딛으며 호수의 물을 늘려 수공을 위한 댐을 건설하는 거북대원수와 휘하 애기거북이들.
그들이 설치하는 시설물이 늘어나는 사이, 갑자기 급발진한 시청자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매니저가 없으면 이럴 때 불편하군요.’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질서가 잡힐 때가 참 좋았었는데.
[싸우지 말아요.]익숙하지도 않은 시스템을 조작해서 열줄이 넘어가도록 싸우는 두 시청자의 이름을 클릭했다.
[1레벨검사미니어처 님이 영구차단 됩니다.] [봅미파이어 님이 영구차단 됩니다.]싸우지마세욧!(깡)
영구차단하면 싸울 일은 없겠노ㅋㅋㅋ
화근의 싹도 남겨주지 않는 철저함ㄷㄷ
이래야 몰살검객답지
매니쟈들 차단시간 보고 기겁했었는데 이거 보니 선녀 같네
거북이를 먼저 키우면 어떻고, 이상해꽃을 나중에 키우면 또 뭐가 어떻단 말인가.
[어차피 다 키울 거예요.]?
ㅖ?
뭘 또 키운다고요?
해응응의 시선이 다음 미션으로 향했다.
[임무Task 52] [유형Type 선택하기] [목표Target 선택하기]두 번째 거대화 물약.
새로운 거대화 대상 지정하기.
그 대상은 구석에서 꼬물거리는 등에 꽃 달린 동물(동물 아님)이 되었다.
2.
거북대원수와 거대기생꽃, 화염이무기.
포켓몬스터를 떠올리며 거대화시킨 동물들은 최초의 거북대원수를 제외하면 누구 하나 묵언검객의 뜻대로 성장해주질 않았다.
그우우어어어
삐이이아아아
거대한 짐승의 포효를 내지르며 사방으로 포자를 흩날리고 거대한 꽃들을 피우는 거대기생꽃.
아군을 상대로는 포자가 안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야생동물들을 상대로는 순식간에 꽃이 자라며 양분을 빼앗겨 죽는 모습이 보였다.
불꽃도마뱀이 자라 탄생한 화염이무기는 땅을 파고들더니 지하에서 용암을 분출시켰다.
스스스
쿠구구
대기를 떠도는 식인포자와 흘러내리는 용암.
이소혜가 농담삼아 마왕 소리를 들었다면, 이쪽은 정말로 마왕성을 만드는 것처럼 필드가 점점 흉악해지고 있다.
이번엔 또 어디에 써야 잘 썼다는 소문이 날지 고민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이걸 남을 줘야할까요?’
내가 더 커지면 훨씬 강해질 텐데.
남에게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강해지기를 좋아하는 무림인다운 발상.
그 단순무식함이 거대화물약을 원샷 때리는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졌다.
[▷6. 자신을 강화한다.(Hidden)]히든트리거와 히든루트에 이은 히든선택지!
이제 히든무기 득템하면 되냐?
히든클래스 전직도 있거든요?
잘 보면 플레이어 겉모습도 어둠에 휘감겨 있음. 플레이어도 히든임
만물히든설ㄷㄷ
히든이 이렇게 많으면 이걸 히든이라고 할 수 있냐…?
우리 묵언검객이 계속 강해진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슴이 웅장해진 시청자들이 기뻐하던 와중이었다.
우두둑
“?”
묵언검객에 거대화를 더한다.
좋은 것에 좋은 것을 더했으니 모두가 당연히 개쩌는 결과를 예상했다.
그렇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쿠과과과과!
너무 거대해진 플레이어의 신체가 칸을 무너뜨리며 필드 밑으로 추락하리란 사실은.
[당신은 사망했습니다.] [▷임무 54번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이게뭐얔ㅋㅋㅋㅋ
세계가 감당하기엔 너무 거대했던 묵언검객
가라, 넌 우리가 품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
종말의 괴물이 따로 없네ㅋㅋㅋ
좋은 거에 좋은 거를 더한다고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 메모
이게 영국요리 같은 거죠?
이 인간 지상파 방송 나가더니 예능을 배워서 돌아왔네 씹ㅋㅋㅋ
작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꾸준히 동물들을 하나씩 강화하고 강해진 동물들이 지형지물에 영향을 미치며 심시티를 돕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도달한 임무 60번.
[특별임무SPECIAL TASK] [임무Task 60] [유형Type 전쟁] [목표Target ?:기사미니어처(침략군 대장)]수도에서 내성 성문을 들고 무한수비에 들어가야 할 기사가 미니어처 대군을 이끌고 돌아왔다.
[(°ㅁ°)]그리고 당황했다.
불과 10턴 사이에 필드 전체가 마경으로 변해버릴 줄은 그들도 몰랐으니까.
3.
50번대 히든미션의 컨셉은 확실하다.
거대화포션을 전략적으로 투자해서 병력강화와 심시티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
묵언검객의 동물군세는 그런 점에서 균형이 와장창 무너진 지 오래였다.
구구구
플레이어에 못지않은 거대한 덩치의 동물들.
댐의 주인, 거북대원수.
기생포자의 주인, 거대기생꽃.
용암 속의 서식자, 화염이무기.
그들의 뒤로도 새로운 거대종들이 미니어처 세력 침략군을 실시간으로 초토화하고 있다.
질주하는 포식자, 자이언트타조.
소음폭탄, 특대형 매미.
날아오르는 재앙, 기간트 바퀴벌레.
[( )] [( ; ω ; )] [( Ĭ ^ Ĭ )]언벨런스를 넘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빛을 본 것일까.
위풍당당하게 몰려든 침략이 무색하게도 사방팔방 흩어지며 각개격파 당하는 군세들.
기사 미니어처는 언제 도망쳤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우리 애들이 너무 잘 컸어요]ㄹㅇㅋㅋ
개사기네 이거
애들이 그냥 막 녹는데?
9포션 9보스몹 전략 개꿀이네
심지어 뒤에 만든 3마리는 출전도 못함
그렇게 채찍 한 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60번 임무가 끝나버렸다.
이 압도적인 화력의 전투양상은 시청자들에 의해 클립이 따졌고, 매니저 이소혜의 방송으로 수출되기에 이르렀다.
“……이게 뭐야. 괴수육성 시뮬레이터?”
채찍 시뮬레이터 하자고 불러놨더니 이 인간이 뭘 하고 있는 거야.
그보다 이게 왜 채찍 시뮬레이터인데.
어이가 없어하던 이소혜는 이어지는 후속클립에서 그 이유를 납득했다.
거부우우욱!
거대화된 짐승들은 지휘권이 사라지며, 그들을 다시 지휘 하에 놓기 위해서는 미니보스전에서 1 대 1 격돌을 벌여 승리해야 한다.
채찍을 공격용이 아니라 대결용, 조련용으로 사용하는 이벤트성 매치 업!
[시끄러워요]찰싹!
꼬부룩…
물론 묵언검객은 9전 9승을 거두었다.
그 과정에서 사소한 이슈도 있었다.
“미친 거 아니야?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바퀴벌레는 뭐 하러 거대화를 시킨 거야!”
ㅋㅋㅋㅋㅋ
이래야 정상이지
거대 바퀴벌레 탄생의 비밀을 알고 싶습니까 휴먼?
그것도 클립 따놨음
한 번 보쉴?
“아 싫어, 가져오지 마. 하나도 안 궁금해. 아니, 알고 싶지 않아!”
응 안 돼 이미 클립 땄어 너도 봐야해
(갑자기 존나 빨리 날아와서 무당벌레 대신 클릭미스로 선택된 바퀴벌레 영상)
(거다이맥스 무당벌레 대신 거다이맥스 바퀴벌레를 얻고 망연자실한 묵언검객 영상)
대타출전 씹ㅋㅋㅋ
오늘의 하이라이트
브이튜브에 수출될 생각하니 벌써부터 싱글벙글 웃음이 그치질 않네ㅋㅋㅋ
망연자실한 묵언검객도 웃김
기간트 바퀴벌레가 날갯짓 풍압으로 미니어처들 날리는 명장면은 쌉간지
누구도 원한 적 없던 기간트 바퀴벌레가 세상에 그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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