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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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화 〉 192 구사일생 엄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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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묵언검객 따라잡기로 작년 하반기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엄길동.
그는 요즘 죽을 맛이 무엇인지 체감하고 있다.
속보> 묵언검객 마왕검객으로 진화
길동아 부조금은 넉넉히 챙겨줄게
장례식 도네는 우리만 믿어 힘내^^
“으아아아아! 그만해 이 개새끼들아! 니들이 안 그래도 존나 쫄린다고!!”
그러게 협회 양아치들하고는 엮이질 말았어야지ㅋㅋㅋ
계약금이랑 로얄티 1% 아직도 안 받고 있음?
그거 5%로 오름
길동이가 돈이 너무 적어서 안 받는건가 싶어서 0.5%씩 올리는데 여전히 안보고 있음
ㅋㅋㅋㅋㅋㅋ
마 전액상납을 해도 봐줄까말까 한데 5%로 누구 코에 붙이누
“시바……. 진짜 더 올려야하나?”
묵언검객 따라잡기 VER 2.0의 출시!
거기까지는 좋았다.
묵언검객 따라잡기 시뮬레이션의 각성자협회 시험종목 정식계약.
거기서부터 꼬였다.
묵언검객님하고는 저희가 개별연락 넣어서 약속 잡겠습니다. 2차 창작권에 대한 협의는 로열티를 따로 떼어놓고 선조치 후협상에 들어가죠.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요? 하하, 설마요. 언네임드가 아니고서야 모든 각성자는 협회의 눈치를 보기 마련입니다.
만일 묵언검객이 외국인이라도 한국에서 활동하고자 한다면 저희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을 겁니다.
각성자협회의 담당관은 자신만 믿으라며 큰소리를 쳤다.
그리고 어제. 채찍 시뮬레이터 브이튜브 편집본 마지막 편이 올라온 직후.
“와 진짜 나 이러다가 저분한테 살해당하는 거 아니야? 안되겠다. 협회에 상담부터 해야지.”
[현재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아니지?? 내가 잘못 건 거 맞지??”
[현재 거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이 새끼가?”
엄길동은 협회 고객센터에 전화를 넣었다.
김형택 주임님이랑 연락이 안 되신다고요? 그분 어제 사직서 내시고 잠수 타셨어요.
“아 네네. 그럼 묵언검객 컨텐츠 유료서비스 거래 관련 협의는 하신 거 맞죠?”
그건 담당관이랑 연락하셔야 해요.
“담당관이 누구시죠?”
김형택 주임님이요.
“퇴사했다며!”
그러게요.
“그러게요?”
잘 몰?루
뚝. 뚝. 뚝.
“야, 야! 협회 이 씨발 새끼들아!”
협회에서 꼬리를 잘랐다.
ㅋㅋㅋㅋㅋㅋㅋ
버림받은 엄길동쉑
공무원이 다 그렇죠 뭐
협회가 정부기관임?
공무원보다 더한 철밥통이지
“와 진짜 뒤통수가 다 얼얼하네.”
배신감에 치를 떠는 엄길동.
팔자에도 없던 위장약이 땅기는데 영상후원이 하나 도착했다.
(묵언검객이 현실에서도 전술핵폭탄 마왕검객 짓을 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 영상)
와ㅋㅋㅋㅋㅋ
이제 마왕검객이 빡치면 엄길동한테 마왕펀치 날리는 거야?
화장은 할 필요 없겠다 뼈도 안 남을 테니깐ㅋㅋㅋ
너어는 진짜…
한 사람만 괴롭고 모두가 즐거운 이벤트ㅋㅋ
“으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악!!”
[사용자의 건강에 이상이 감지되어 가상세계접속을 자동으로 중지합니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발광을 하며 강제로 방송이 종료된 엄길동.
결국 그는 위장약 한 통을 얻었다.
2.
해남파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많다.
성형시술상담부터 상가입주를 위한 소상공인들의 문의, 무술을 배우려는 수련제자 희망자들의 방문까지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
해응응이 이들을 모두 마주하기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기에 중요한 인물들은 우지우가 따로 추려서 알려주는 편이다.
“이분은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엄길동도 그런 경우에 속했다.
[별난 이름이네요.]“…혹시 엄길동이 뭐하는 분인지 모르십니까?”
[알아야 하나요?]우지우가 이 새끼 불쌍하게 됐네, 하는 얼굴로 우지우가 기다리는 대기실을 돌아봤다.
“스트리머입니다. 피지컬보다는 뇌지컬과 근성으로 유명한 K카피닌자… 기술훔치기 장인이라고 나무위키에 써져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분이 저는 왜 찾아오셨나요?]“묵언검객님의 반요곡 플레이를 바탕으로 묵언검객 따라잡기라는 시뮬레이션을 제작했는데, 유료판매로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돈 문제라는 말에는 시큰둥해지는 해응응이지만 이번만큼은 솔깃한 기색을 보였다.
‘기억났어요. 협회에서 능력측정을 할 때에 그런 시뮬레이션을 했었죠.’
아영이가 자신의 닉네임으로 1등 기록을 세웠던 적이 있었다.
[들어오라고 해주세요.]우지우가 엄길동을 부르러 간 사이, 해응응은 찻주전자를 기울였다.
1m 높이에서 정확하게 찻잔 안으로 쪼르륵 소리를 내며 들어가는 찻물은 숫제 묘기나 마술처럼 신기한 광경이었다.
찻잔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맞는 높이로 채워진 찻물.
‘무림과는 확실히 다르네요.’
찻잔의 모양은 둥그렇고, 찻물은 찻잔의 색을 투영하며 영롱한 색채를 띤다.
그윽한 향에 코가 뚫리고 괜스레 입술에 물칠을 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들었다.
‘찻잔은 울퉁불퉁하고, 찻물은 색이 짙고, 침전물도 들어있는 물과는 정말 달라요.’
무림에서 차는 더러운 생수를 마실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끓이는 물로부터 시작됐다.
몸에 해로운 성분을 조금이라도 거르기 위해 약초를 첨가하거나 독을 중화하는 중화제를 넣고 끓이는 문화가 정착되니.
이것이 중원무림의 차 문화의 시초였다.
‘딱히 저한테는 필요 없지만요.’
이런 거 좋아하시겠지, 하는 편견으로 선물받은 물건들이 아까워서 끓여봤는데 찻잔에 차를 채워넣는 재미가 의외로 쏠쏠했다.
거리감을 가늠하거나 유동성을 손끝으로 조절하는 감각훈련에 도움도 된다.
‘다음엔 어떤 차를 따라볼까요. 연두색을 띄는 녹차랑 주홍색을 띄는 대추차, 노란색을 띄는 곡물차 세 종류 모두 따라보고 싶은데요.’
선물한 사람들도 차를 한 입도 마시지 않고 찻잔 멀리서 채우기로 써먹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겠지만, 받은 당사자가 즐겼으니 된 건 아닐까.
우지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엄길동이 왔음을 알리고 문을 열었다.
딸칵
점잖게 찻주전자를 탁상에 내려놓고 아무 일 없던 척 시치미를 뚝 떼는 해응응.
그런 그녀의 앞으로 엄길동이 들어오더니, 냅다 도게자를 했다.
“죄송합니다, 묵언검객님!!”
선즙필승보다 효과적인 선도게자필승전략을 들고 찾아온 엄길동.
그는 협회와의 거래사실과 협회담당자가 묵언검객과의 거래를 따로 주관하기로 한 점, 담당자가 번호를 바꾸고 잠적한 사실을 모두 전했다.
“일이야 협회가 저질렀지만 저도 협회의 꼬드김에 넘어가 묵언검객님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한 점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용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개 드세요.]답장을 적어 내민 해응응.
그녀가 곤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개를 들지를 않으면 수첩을 못 보겠군요.’
말로 하면 참 쉬운 일도 이럴 때에는 새삼 불편함이 느껴진다.
[저기요. 고개 좀 드세요.]할 말을 적은 수첩을 북 찢어 반으로 접고, 양 날개를 포인트를 주어 다시 접고, 중앙을 한 손으로 쥐어 슬쩍 밀어낸다.
급조 종이비행기가 슉 날아가서는 엄길동의 뒤통수에 쿡 하고 내리꽂혔다.
“으허억! 도, 돈도 드리겠습니다. 로열티도 5%, 아니 10%! 10% 드리겠습니다!”
[알았어요]툭
“20%!!”
[알겠다고요]툭
“30%!!! 아니, 달라는 대로 다 드릴 테니까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이러다 이 사람 기절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이 악물고 도게자 자세로 제 할 말만 하는 엄길동의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뭐어, 별 거 아닌 오해로 폭리를 취할 마음은 없지만요. 저렇게까지 고집스럽게 일어서질 않으면 이쪽도 오기가 생긴단 말이죠.’
묘한 승부욕에 불이 붙은 해응응.
그녀가 수첩을 잔뜩 찢어 각양각색의 종이비행기를 접었다.
툭툭 투두둑
“으헉! 어흣, 으어어!”
뒤통수나 팔뚝, 등허리에 종이비행기가 부딪힐 때마다 안절부절 못하는 엄길동.
급기야 목의 옷깃 사이로 비행기 하나가 쏙 들어가자 그제야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나서는 펄쩍 뛰고 난리를 벌였다.
“이, 이건…… 종이비행기?”
내가 이겼다.
그런 의미의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짓는 해응응.
“…………헉!”
한참을 넋 놓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던 엄길동.
해응응의 장난에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달아서인지, 미모가 부담스러워서인지.
볼을 붉히며 짐짓 소심하게 투덜거렸다.
“너, 너무하세요. 종이비행기를 대체 몇 개나 던지신 거예요?”
잔뜩 뜯겨진 수첩을 펼쳐 보여주자 기가 막혀하는 엄길동.
감정이 풍부하게 묻어나는 표정을 보고 있자니, 배역 연기를 하는 배우의 감정연기를 보는 것처럼 감정이 물씬 전해졌다.
‘표현력이 좋네요. 전문 스트리머는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걸까요?’
스트리머라는 직종을 새삼 다시 봤다며 감탄하는 모양새에 엄길동은 도리어 수줍음을 느꼈다.
‘예쁜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예쁜 줄은 몰랐잖아. 어떻게 그 얼굴로도 캠빨을 덜 받을 수가 있지?’
눈도 제대로 마주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미녀가 장난기를 가득 담은 눈으로 장난을 건다.
이 흔치 않은 경험에 정신을 못 차리고 허둥지둥하는 엄길동.
그에게는 이 순간이 마치 청춘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다.
마치 호숫가에서 한 마리의 학이 도도하게 고개를 치켜드는 것처럼 기다란 소매 밖으로 팔을 빼내고는 붓펜을 움직이는 해응응.
무어라 골몰하며 글씨를 쓰는 모습이 창가의 햇볕과 어우러지며 눈으로만 봐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기묘한 착각을 선사했다.
‘대박. 화보촬영인줄 알았네.’
다년간 스트리머로 활동하며서 예쁜 사람도 숱하게 보며 미녀내성이 생긴 엄길동도 이 사람의 미모만큼은 도무지 적응할 새가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종이비행기 중에 숫자가 써져있는 종이를 찾아보세요.]“어… 찾았어요. 15? 이게 뭔데요?”
[그럼 로얄티는 15%만 받을게요.]도무지 끝을 모를 장난기도 포함해서 말이다.
“설마……. 아니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시치미를 뚝 떼는 해응응.
엄길동이 바닥에 엎어진 종이비행기들을 연달아 펼쳤다.
[74] [99] [3]“……혹시나, 진짜 혹시나 싶어서 묻는 건데요. 이거 1부터 100까지 쓰셨어요?”
해응응이 고개를 끄덕였다.
랜덤로얄티 계약 실화냐고.
살해당할 걱정까지 하며 찾아온 그의 각오가 무색하게도, 장난기가 넘치다 못해 심심풀이처럼 느껴지는 가벼운 계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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