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94)
〈 194화 〉 194 매장금과 안배
* * *
1.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충동이 있다.
점심은 새우튀김이나 먹을까.
우동도 좋지만.
돈까스도 맛있지만.
역시 새우튀김이 먹고 싶어.
그런 점심식사 메뉴 고르기에 비견되는 가볍지만 강렬한 충동이 그녀에게 명령했다.
게임하고 싶지 않니?
반년이나 정양을 하며 흡수한 내공을 가다듬은 해응응.
20년 공력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취한 이상, 이제는 반요곡을 다시 재개하더라도 아무런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두더쥐인간이 귀여웠죠.’
애기동물들이 떠오르는 생김새가 왠지 모르게 보고 싶어졌다.
오늘은 게임이나 할까.
결국 충동에 못 이겨 방송을 켠 해응응.
반년이라는 오랜 기다림의 끝에, 그런 시시한 이유로 묵언검객이 반요곡으로 돌아왔다.
동기야 어쨌든.
시청자들은 존버가 승리했다며 모두가 기뻐할 소식이었다.
2.
[묵언검객 ES(Ending Space)] [필드타입 우주]기적적인 역배대박으로 인면지주단의 마수에서 탈출에 성공한 채굴선주들.
그들 중 일부는 자신만의 전용 용병선단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채굴산업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일부는 이참에 손을 털고 안정적인 산업으로 직종을 변경하였다.
님들 저한테 투자금 좀 몰아주세요
몰아서 뭐하시게요
굳이? 우리도 하고 싶은 거 많은데?
그리고 여기. 유독 야심찬 꿈을 지닌 채굴선단주가 한 사람 있었으니.
그 이름도 무려 .
님들 엘프 따먹고 싶지 않아요?
흠… 갑자기 구미가 당기는군요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보시죠.
선생님의 변태같은 취향에는 저희도 관심이 많습니다
투자자들은 떡밥을 물었고.
우리가 행성 하나 테라포밍해서 원시생물체를 엘프로 키워봅시다.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신사들이 계획에 투자하며, 우주공간 한쪽 구석에서 엘프를 탄생시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해냈다! 드디어 귀가 뾰족해졌어!
허허, 고놈들 참 먹음직스럽게 자라났군요
역시 엘프는 귀가 뾰족해야 고증이 맞죠
이왕 생물을 키울 거면 예쁘고 잘생긴 엘프 같은 종족이면 좋잖아.
지극히 속물적인 이유로 정체모를 원시단백질 덩어리나 점액괴물을 시간배율 1만 배속이 걸린 행성에서 정성껏 키운 포인트 많은 시청자들.
오랜 투자의 끝에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엘프를 닮은 원시엘프가 탄생했다.
심지어 관측소를 건설하고 망원경을 들여다보면 행성 속 엘프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
(엘프가 우가우가를 시전했다!)
(돌 투척 마법 우가우가에 당한 사냥감이 나무에서 픽 떨어졌다!)
…무언가 아직 가야 할 기분이 먼 기분도 들지만, 외형을 잡았으니 문명이야 개발을 시작하면 금방 개선되리라.
첫 배당은 언제 시작되죠?
문명도가 5단계에 진입하면 시작해보죠
문명도가 높아질수록 행성에 걸린 시간배율도 점점 낮아지겠지만 그만큼 세밀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벌써부터 엘프들의 숭배를 받을 상상을 하며 즐거운 미소를 짓는 엘프키워서따먹고싶다와 그와 뜻을 함께 하는 투자자들.
[비상. 비상.] [행성으로 향하는 거대비행체가 감지되었습니다.]그들의 행복한 꿈에 느닷없이 마른하늘에 날벼락보다도 더한 어처구니없는 시련이 발생했다.
거다이맥스 묵언검객 조각상이다!!!
아니 시발 저게 왜 일로 와?!
무친련아 저리 가!!
거다이맥스 묵언검객 조각상의 주인.
가 대답했다.
여러분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조각상은 그저 떠다닐 뿐이에요.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우주공간을 표류하는 거대한 묵언검객 조각상.
하필이면 그 경로가 엘프들을 키우는 행성 위그드라실과 겹쳤다는 말이었다.
연료비 줄게, 경로를 바꿔!
그건 컨셉에 어긋나요.
함재기를 1만 대나 격납고에 처박은 새끼가 무슨 컨셉 타령이야 무친련아!!
비행경로에 행성이 겹치는 시점에서 교전은 피할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행성을 지키기 위해 핵미사일이라도 날리고 싶지만 자동요격시스템을 뚫을 자신이 없었다.
지난 번 채찍 시뮬레이터 방송에서 연이은 역배로 초대박을 친 그들도 시작부터 자릿수가 다른 투자금을 역배로 불린 와 겨룰 자신은 없었다.
어쩌면 우주제일의 포인트부자일지도 모른다는 저 괴짜에게 화력전으로 맞서겠다니.
포인트가 조 단위가 아니고서야 엄두도 못 낼 미친 짓이었다.
젠장… 아직 키우기만 하고 따먹어보지도 못했는데!!
이러다 엘프 손도 못 잡아보고 조지겠어! 수확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맛이라도 보게 얼른 따먹읍시다!!
아직 우리말도 못하는 원시엘프한테 무슨 소리에욧!! 이게 수간이랑 뭐가 달라!!
아니 엘프랑 수간이 무슨 상관이야!!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 이러다 우리 다 죽어…!!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아우성으로 아수라장이 된 투자자 전용 채팅방 .
그들은 떠올렸다.
반년 전, 인면지주단의 마수로부터 그들을 구원해주었던 묵언검객의 방송을.
다시 한 번 바랄 수밖에 없었다.
묵언검객이 방송을 켜기를.
역배대박을 내어서 저 무시무시한 거다이맥스 묵언검객 조각상으로부터 무사히 행성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시작합니다.] [방송이 끝날 때까지 우주 대기공간이 동결됩니다.]킷타아아아아!!!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는 신인가!
쥐엔장 안 믿고 있었다구!!
ㄹㅇ 이걸 어케 믿나 싶었는데 예술같은 타이밍에 켜지는 방송
이젠 진짜 역배뿐이야
반년 전의 기시감이 드는 채팅과 함께 를 필두로 한 와 우주제일의 거부로 추정되는 의 토토대결이 시작되었다.
방송과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들만의 토토전쟁의 시작이었다.
3.
돌아왔다.
손 안에서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요력석.
두려움에 질린 모두의 시선.
‘아아. 그런 타이밍이었죠.’
거인챔피언을 3초컷 내고 요력을 흡수, 정제, 불순물을 도로 방출하고도 모자라 요력석의 요력까지 쥐어짜내던 그녀.
그런 모습이 어찌나 공포스럽게 비칠지 깨닫자 부하들의 두려움이 이해가 되었다.
방송 접은 거 아니었냐구!!
손자에게 묵언검객 매드무비를 보여주며 라떼는 말이야 시전할 뻔했습니다..
손자가 있으시다?
여친도 없는데요
합격
합격 ㅇㅈㄹㅋㅋㅋ
사격중지 아군이다
채찍시뮬레이터 기준으로는 석 달.
반요곡에서는 반 년 만에 보는 시청자들도 두려움에 질려있지 않은가.
조금은 긴장을 풀어줄 필요가 있어보였다.
덥썩
“므에에에, 노, 놓으시는 겁니닷! 뚜따의 볼을 괴롭히면 곤란한 것입니닷!”
천재 두더지인간 뚜따.
그녀의 볼을 양손으로 붙잡고 찹쌀떡처럼 조물거리며 욕망을 채우는 해응응.
그 모습에 주변의 긴장감이 크게 낮아졌다.
“저 괴물 같은 인간에게도 아직 한 줌의 인간성은 남아있었나…”
“주군의 장난감에 제격인 반요로군.”
“시시한 여흥에 눈을 떴는가… 시답잖군.”
짐꾼과 적기사, 부기맨의 중얼거림.
그 반응을 뒤로한 채, 뚜따의 볼따구를 충분히 만끽한 묵언검객이 게임의 진행상황을 떠올렸다.
[매장금의 보물지도 해석본을 입수했습니다.]거인챔피언의 거주지.
그를 피해 필드를 돌파하는 공략을 중점에 두었던 다른 이들은 얻지 못한 공략아이템이다.
그래봤자 혈통의 축복이나 진명개방으로 보물지도 해독술 배운 적 없으면 이해 못하잖아
그림의 떡 됐죠?
묵언검객도 뭐든 다 해먹지는 못한다고
매장금은 후속주자들만 달달하게 얻어먹제
후속주자들이 따라해야 하는 공략 = 거인챔피언 3초 컷
아무도 못 따라하는 공략 실화냐
지도를 얻는 방법은 알았는데 아무도 실행을 못하겠네
그림의 떡은 후속주자들이 보는 보물지도 해석본이었고
보물지도가 가리키는 지하.
지도 해석본이 없었다면 따라갈 엄두도 못 낼 복잡한 지형에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마저도 고개를 절래절래 저을 지경이었다.
뚜따와 두더지인간들이 짐짓 자랑스레 외쳤다.
“걸어서 내려가기에는 굉장히 먼 거리인 것입니닷. 하지만 두더지인간들은 똑똑한 것입니닷!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되는 것입니닷!”
반요곡에…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뚜따련 존나 자연스럽게 해석하네
와… 맵 이동 카운트도 안쌓였어
원래 보물 하나 먹을 때에도 이벤트카운트 쌓여?
ㅇㅇ
근데 이번엔 시간소요 오래 걸릴 요소가 보물지도랑 해석본, 즉석해독으로 다 클리어되어서 카운트가 안 쌓이는 듯
두더지인간들을 거인들의 미끼로 사용하지 않고 그들을 구출, 군세로 받아들인 덕분에 이벤트진행에서 커다란 이득을 보았다.
“갱도용 엘리베이터인 것입니닷! 거인의 가죽을 찢고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금속을 찾으러 내려가다가 발견한 오래된 광산인 것입니닷!”
뚜따의 외침에 쐐기를 박듯 알림창이 떠올랐다.
[이벤트 의 정보가 갱신됩니다.] [거인챔피언에게서 입수한 해석본.] [천재 두더지인간 뚜따는 지도를 완벽하게 해석해냈습니다.] [두더지인간들을 수하로 부리고 있으며 갱도용 엘리베이터 또한 건재한 관계로, 이벤트 카운트의 진행 없이 매장금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지난 반년간.
묵언검객이 방송을 하지 않는 사이, 자신들이 먼저 반요곡을 클리어해보겠다며 도전했던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반요곡이 어째서 악명 높은 피지컬갓겜인지 몸소 체험했다.
그렇기에 부러움에 미칠 것만 같았다.
자신들은 죽어라 노력해도 클리어하지 못했던 히든이벤트를 묵언검객은 가뿐히 깬다니.
짜잔~ 두땃쥐인간들의 보물 도토리 백만 개를 습득했습니다!
와! 일년 내내 도토리묵 해먹을 물량!
무친련아 ㅋㅋㅋ 다람쥐도 그렇게 많이는 못 먹겠다
다람쥐는 그렇게 오래 못살아… 백만 개 먹기 전에 죽어…
제발 도토리 백만 개 제발 도토리 백만 개 제발 도토리 백만 개
물론 그런 건 없었다.
[옛 인간부족들이 후손들을 위해 숨겨둔 막대한 재화와 안배를 발견했습니다.] [매장금은 다음 전쟁을 위한 군자금이나 거점을 개발하기 위한 거점개발자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부족이 마련한 안배 을 습득합니다.]돈 무한 치트키를 쓴 것 마냥 수두룩한 금괴와 은괴, 철괴더미의 연속!
모두가 금속주괴들을 보고 황홀함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부기맨만이 진요의 혈청이 담긴 앰플을 보고 옷장을 들썩거렸다.
“인간… 저 혈액을 내게 주었으면 한다.”
“?”
“저 혈액을 마시는 요괴는 누구든 강해질 수 있다…….”
인간부족이 마련한 안배의 정체는 강대한 요괴들에게도 한층 더 강한 힘을 선사할 수 있는 특수한 엠플.
요괴로 플레이를 해온 플레이어라면 자신의 힘을 강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요괴의 피를 일절 받아들이지 않은 묵언검객에게는 불필요한 애물단지에 지나지 않으니.
그 피를 취할 수 있는 것은 플레이어 본인이 아닌 함께 따르는 동료들.
“허튼 소리! 주군이시여, 충심으로 곁을 지키는 이 적기사야말로 진혈을 취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진혈을 제게 하사해주십시오!”
동료강화 이벤트를 앞두고 부기맨과 적기사가 서로 자신에게 엠플을 달라며 요청해왔다.
입후보자는 둘.
“뚜따도 선조들의 안배에 대한 정당한 계승권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닷!”
……볼따구가 귀여운 뚜따도 포함하면 입후보자는 셋.
셋 중에 하나.
이중에 묵언검객의 선택을 받은 단 한 명만이 강해질 수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