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97)
〈 197화 〉 197 천마의 가르침
* * *
1.
【필드 선택지】
1. 빛이 꺼진 신사입구로 돌아간다.
2. 수수께끼의 구름다리로 진입한다.
3. 해가 뜨지 않는 공동묘지를 찾는다.
아ㅋㅋㅋ
옘병할 퀴즈쇼 구간 나왔네
스핑크스 십탱이 트라우마on
근데 저기 다리 폭 별로 안넓잖아
ㅇㅇ
거인들 지나갈 수 있음?
몰?루
거인을 데려가 본 사람이 있어야 알죠
ㄹㅇㅋㅋ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
만일 나아가기를 결정하더라도, 이 앞으로 펼쳐진 길에 부하들이 함께 할 수 없다면.
그 길은 그녀가 고를 길이 아니다.
바보 같은 놈! 천마 된 자가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교인들을 버려서야 쓰겠느냐.
천마란 백만 교도들의 하늘. 천마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은 하늘에게 버림받은 것. 저들이 그런 벌을 받아야 할 정도의 죄를 저질렀는가?
그렇지 않다. 약하다는 것이 죄라면, 본녀는 모든 약자들의 숭상을 받는 자. 본녀의 흑도천하에 그런 비정함은 단언컨대 필요 없다!
천마 파천린.
그녀는 중원정복의 꿈이 좌절되기까지 몇 번이고 고비와 맞닥뜨렸지만, 결코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을 먼저 버리지 않았다.
눈앞의 향락에 취한 부하들이 그녀와 교를 먼저 배신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손을 내밀어주세요.’
팔에 손을 얹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뜻을 눈치 챈 거인병귀가 손을 내민다.
‘천마란 자신의 품에 들어온 존재를 먼저 놓아주지 않는 존재. 그런 거였죠?’
파천린의 가르침은 그녀의 안에 남아있다.
누구보다 고고한 존재.
편리를 쫓지 않기에 더욱 아름다운 열망.
아무리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반짝이며 빛나는 투지.
‘높은 곳에 오른다면, 조금이라도 그녀의 마음가짐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거인의 손을 딛고 어깨에 올라선 해응응.
불과 10m의 차이라고는 해도.
그 10m의 차이가 그녀의 군세에 속한 누구보다도 높은 위치가 된다면.
‘여기가 정상. 가장 높은 곳. 모두의 머리 위에 속하는 장소.’
바보 같다는 자각은 있다.
이런 짓을 한다고 그녀가 정말로 천마가 되는 건 아니니까.
천마신공도 없는 천마가 가당키나 한가.
하지만 천마의 마음가짐만큼은.
매서운 칼바람 속에 단단히 결집한 의지만큼은.
‘아무리 바보 같더라도, 가끔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습관을 들여야겠어요.’
바위산의 능선 너머.
필드에도 존재하지 않는 길을 따라서.
적진으로 진격을 거듭한다.
그런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4. 고난의 산맥을 가로지른다.
와! 히든필드!
히든은 아님
[▶ 고난의 산맥을 가로지른다]아ㅋㅋ 이걸 구름다리에서 추락하기 전에 제 발로 찾아가네
저기가 거기였어?
ㅇㅇ
낙뎀 없어도 생환불가능이나 다름없는 필드인데 거길 간다고?
묵언검객은 뉴비야. 공략 같은 거 몰라
;;;
쥰내 믿기지 않지만 진짜 뉴비긴 하네
천당의 구름다리와 지옥의 산맥.
극과 극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갈림길.
시스템조차 권장하지 않아 감춘 선택지를.
묵언검객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다.
“주군께서 바라신다면.”
“우리의 역할은 그저 뒤따르는 것입니닷!”
2.
[Story mode]천당의 구름다리.
요괴들의 도원향을 쫓아 다리를 건너는 자.
모두가 그 다리를 건너지는 못하니.
힘이 없는 자.
겁에 질린 자.
자격 없는 자.
다리에서 추락한 그들을 뭉뚱그려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낙귀?]천당으로 향하는 단 하나의 다리.
그곳에서 추락한 요괴들에게 다른 정체성은 불필요하니.
헛디뎠든 떠밀렸든 쫓겨났든
그들은 모두 희망을 눈앞에서 놓친 존재들.
떨어지고 짓뭉개진 그들에게는 다리가 없다.
[다리가 없어 슬픈 요괴들의 소굴] [분에 넘치는 영광을 꿈꾸다 눈먼 자들의 지옥] [이곳이야말로 고난의 산맥일지어니.] [재기를 꿈꾸는 이들이여, 멈추지 말지어다.] [생환을 꿈꾸는 이들이여, 나아갈 지어다.] [그대의 두 다리와 목숨을] [저 어둠 속을 기어 다니는 천한 실패자들에게 빼앗기기 전에.]3.
[Player mode]고난의 산맥.
녹아내리는 대수림의 무성한 나무들이 떠오를 정도로 이곳은 그늘지고 서늘했다.
어둠 속에서 무리를 노려보는 짐승의 노란 눈이 빛나거나 작은 으르렁거림과 비명이 귓가를 어지럽히는 일은 예사였다.
두두두두두!
퍼벅 퍽
해골마에 올라타 주변 일대를 크게 한 바퀴 순찰하며 창을 내지르는 기마병귀들 앞에서는 그저 사냥감에 지나지 않았지만.
“주군, 정찰을 완료했습니다!”
말해보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해응응.
적기사의 보고는 그녀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저희 군단의 위협이 될 요소는 없습니다. 이곳의 요괴들은 모두 제 몸조차 성치 못한 하찮은 패배자들에 불과합니다.”
“뚜따, 무서운 것이닷. 가끔 두더지굴에도 흘러들어오는 산맥의 주민들이 있닷. 생긴 것도 이상하고 분위기도 살벌한 것이닷…….”
닷쥐가 마려운 땃쥐
라임ㅇㅈ
무서워하는 두더지인간들과 달리, 적기사와 병귀들은 심드렁한 기색이었다.
거인들과도 용맹하게 맞서 싸워 승리한 그들에게 변변찮은 낙귀들 따위는 창 한 자루로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는 먹잇감에 불과했다.
척
해응응이 전방을 가리키자 진군이 재개됐다.
해골마의 발에 짓밟히고.
마상에서 내리지르는 창질에 관통당하고.
헛된 발버둥이 죽음으로 끝나더라도.
낙귀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물량 하나는 질릴 정도로 많군…….”
힘을 쓸 가치도 없는 상대라서 그런지, 부기맨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2부 필드의 졸개 반요들이라기에는 낙귀들의 수준은 그 정도로 낮았다.
왤케 쉬움??
우리가 알던 그 산맥 맞음?
몬가 다른데?
변수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전방에 낙귀 약 일천 개체 발견!”
“몇몇 낙귀들의 팔뚝이 굵습니다. 두 팔로 기어 다니면서 팔 힘이 강해졌나봅니다.”
물량. 그리고 강함.
조금씩 낙귀들이 많아지고 강해졌다.
“팔이 굵은 개체들은 투창으로 대응한다!”
“거인병귀들은 바위를 투척하라!”
하늘을 수놓으며 날아가는 수백 자루의 창.
연이어 무리를 와해시키는 커다란 바위들.
전쟁은커녕 싸움조차도 아니었다.
학살.
그 정도 표현이 딱 맞는 전장이다.
아 이제 알았음 우린 혼자였고 묵언검객은 비겁하게 물량빨로 밀어붙여서 그럼
1 대 1로 싸워도 묵언검객이 우리들 중에서 제일 강하잖아
피지컬망겜이 그렇죠 머
약자들에게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지옥.
잃어버린 다리를 되찾기 위해 몸 성한 자들을 가만두지 않는 곳이지만.
저 위의 구름다리를 골랐다면 가뿐히 다리를 통과해 대요괴의 세력권 보다 깊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묵언검객에게는.
낙귀들의 물량도, 강함도.
모두 패배자들의 작은 발버둥에 불과하였다.
“이런, 나무 위다!”
“조심하십시오, 주군!”
개중 유난히 팔 힘이 강하여 두 팔만으로 나무 사이를 타고 넘나드는 낙귀들.
그들이 묵언검객을 노리고 덤벼들기 전까지도 시청자들이나 그녀의 부하들도 그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였지만 이내 깨닫게 되었다.
묵언검객을 걱정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우드득
쿵쿵 쿵
손에 쥔 몰살검을 가볍게 두어 번 휘두른다.
허공에 새겨진 검붉은 궤적들.
그 경로를 따라 주변 일대의 나무들이 일제히 기울어지며 지면에 내리꽂혔다.
어떤 나무도 그녀보다 높이 남지 못했다.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들조차 허망하게 스러질진대 낙귀들 따위가 버틸 수 있을 리 없었으니, 낙귀들은 비명조차 남기지 못하고 전멸했다.
“오오. 훌륭하십니다, 주군!”
“대단한 것이닷!”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 번 패배했지만 누구에게도 거둬지지 못한 패배자들이 뭉친다고 한들, 반요가 된 이후로도 전선을 떠나지 않고 군율을 지키는 병귀들과 비할 수는 없죠.’
아무런 노력도 각오도 없이 그저 추락했을뿐인 낙귀들과 구국의 사명을 지니고 버텼던 병귀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존재.
특히나 거인병귀들의 존재감은 낙귀들에게는 살아 움직이는 악몽 그 자체다.
‘애초에 거인들의 바위산에 낙귀들이 자주 출몰하지 않았던 이유도 거인을 두려워해서겠죠.’
자유롭게 풀어헤쳐진 거인들조차도 그들을 두렵게 할진대, 병귀군단에 합류하여 군율과 협동에 눈을 뜬 거인병귀들의 위험은 어떻겠는가.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이곳이 벗어날 수 없는 악몽이라고 한들, 그들에게는 아니었다.
“주군, 낙귀들이 도망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몰살검이 적들을 가리켰다.
적기사가 창대를 치켜들었다.
“주군께서 적들의 죽음을 원하신다!”
“몰살! 몰살! 몰살!”
“감히 주군을 위협한 죄, 목숨으로 치르도록 하라!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어느 쪽이 필드의 원주민들인지 의심될 정도로 제 집마냥 날뛰는 적기사와 병귀들.
만렙풀강 적기사 왤케 강하냐고ㅋㅋㅋ
진짜 적기사야말로 묵언검객 루트 최대의 수혜자다…
일방적인 학살극의 너머.
피칠갑을 한 적기사가 수하들과 함께 돌아왔다.
“주군, 대승입니다.”
떠났을 때보다 무리의 숫자까지 늘었다.
자세히 보니 포승줄을 차고 질질 끌려 다니는 낙귀들이 병귀들 사이사이에서 눈에 띄었다.
“포로로 사로잡은 낙귀가 480개체, 병단에 들어오기를 희망하는 낙귀가 52개체 있습니다. 이들은 어찌하시겠습니까?”
천마란 자신의 품에 들어온 존재를 먼저 놓아주지 않는 존재.
그랬었죠?
거인의 어깨 위에 걸터앉은 채로 낙귀들을 내려다보는 해응응.
그녀의 눈에 흥미로운 빛이 어렸다.
새로운 장난감을 찾은 아이의 눈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