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00)
〈 200화 〉 200 언터쳐블
* * *
1.
100%의 재생력을 갖춘 암흑장막이 다시금 암흑대검의 형상을 이루었다.
방패로 사용해도 그만한 방어력을 지닌 장막이 검으로 쓰인다면 얼마나 위협적일까.
그 일격을 받아내자마자 해응응은 직감했다.
‘절정의 무학을 펼쳐낸다면 능히 우위를 점할 순 있겠죠. 하지만 그 우위를 끝까지 이어나가기에는 내공도, 외공도 모두 부족해요.’
해응응이 부하들을 지켜주었듯이.
이번에는 부하들이 그녀를 지켜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버텨낼 수 없는 수준의 강함.
천하의 묵언검객조차도.
해응응조차도.
걸음이 어지러워지며 검을 쥔 팔이 묵직한 충격을 다 해소하지 못해 떨렸다.
‘부기맨. 적기사. 괴력의 우완. 이번에는 제가 신세를 질 차례 같네요.’
앞으로 일백여 합.
해응응이 판단한 자신이 패배하기까지 걸리는 수순이었다.
몸과 검. 어느 한쪽이 먼저 무너지기 전에 수세일변도로 버티기에 들어가는 묵언검객.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부기맨. 적기사. 괴력의 우완. 동료와 부하들이 나락의 검에게 유의미한 공격을 가해 암흑요력을 소모시켜 그녀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
‘동료와 부하들을 늘려온 보람이 있기를 기도하는 수밖에요.’
보스토벌전의 성패가 세 요괴에게 걸렸다.
2.
와! 나락의 왕!
미니어처계의 파괴자의 필살기를 받아냈다고?
마왕검객과 맞먹는 나락검객ㄷㄷ
신체성능이 맞먹는 수준이 아닌데?
저 실력으로 요계수도 쳐들어갔으면 쟤가 요괴왕됐겠네 ㅅㅂㅋㅋ
ㄹㅇ 요괴장군 빅트로보다 더 강한데?
묵언검객 드디어 죽는다!!
마크2 드디어 자네의 차례인가!!
요한 2세 ㅋㅋㅋ 9개월 존버는 인정해드려야지
나
락
나
락!
시청자들은 신바람이 났다.
묵언검객이 반요곡을 하는 것은 좋다.
히든보스를 상대로 이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반년이나 그들을 방치한 악질방장을 향한 복수심만큼은.
달랠 길이 없던 원한을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할 기회만큼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게임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군. 초절정의 괴물이 도처에 굴러다니다니.”
백소천.
무림비망록의 초절정고수이자 협회의 삼대장 중 하나이며 S랭크 각성자이기도 한 실력자.
그 또한 나락의 왕과 해응응의 보스전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묵언검객을 죽여라. 이 몸을 생매장한 원한을 갚아 보이란 말이다, 나락의 왕!”
근엄하게 관람하는 백소천의 옆에서 과몰입을 참지 못하는 위스퍼의 대조적인 수치스러운 언행에 보이스걸은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존경하는 위스퍼님의 추한 모습이라니, 저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어요…’
해남파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흑의종군의 고위간부이자 조직의 2인자로서 굳게 자리매김했던 위스퍼.
그가 어쩌다가 이렇게 망가졌는지 마음이 다 짠할 지경이었다.
보이스걸은 애써 동요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고개를 돌렸다.
“성녀님은 어떻게 보세요?”
“3D로 봐요.”
“…….”
“후후, 재밌죠?”
“아, 네에…….”
“미안해요. 전장에서 동료한테 배웠던 농담인데 별로 재밌지는 못했나보네요.”
“동료분이 아저씨였나봐요?”
“아내와 딸이 있는 분이었죠.”
역시. 어쩐지 아재개그를 치더라니.
납득했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보이스걸에게 성녀 이브의 대답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을 살리고 떠난 동료이니 가족들도 자랑스러워하실 거예요.”
“…저, 혹시 떠났다는 말은…….”
이브는 빙긋 웃었다.
보이스걸은 성녀의 괴악한 개그센스를 주변에서 아무도 말리지 않은 이유를 이해했다.
‘죽은 동료의 개그를 따라하는 거라니, 그런 거 말릴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울상을 짓는 보이스걸과는 별개로 성녀는 나락의 왕의 전투를 보며 내심 긴장했다.
‘동구권 게이트에서도 저 정도 수준의 레이드보스몬스터는 극히 드물게 출현했죠.’
등급 외 몬스터, 언터쳐블Untouchable.
그 강함을 계측할 수 없는 괴수들에게 붙는 분류로 언터쳐블 몬스터가 게이트 밖으로 등장했다면 최소 국가 하나는 멸망한다고 봐야했다.
‘제 모국이었던 우크라이나를 멸망시켰던 몬스터도 언터쳐블 등급이었죠.’
유럽연방의 A급 각성자들과 망명국의 정예 각성자들이 총동원된 국토탈환전.
유럽대륙의 총력을 기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격전을 벌인 뒤에야 간신히 언터쳐블들의 퇴치 및 국토탈환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
그만한 위험도를 지닌 몬스터, 나락의 왕을.
묵언검객과 그녀의 군세가 상대하고 있다.
‘가능할까요? 오직 자신의 힘으로 일으킨 세력에 스스로의 힘을 보탠 것만으로 언터쳐블에 맞서서 승리하는 것이.’
성녀는 기적을 믿지 않았다.
기적을 믿기엔 너무 많은 절망을 보아왔으니까.
그렇기에 믿고 싶었다.
몬스터들에게 언터쳐블이 있다면.
각성자중에도 언터쳐블이 있다고.
등급을 넘어서는 강함을 지닌 진정한 강자가 나타날 거라고.
‘보여주세요. 시스터 해응응. 당신의 저력은 이 정도로는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3.
“주군의 강함을 경계하느라 놈이 힘을 회수하고 있다. 이 틈에 몰아붙여야 한다!”
“우랴아아아!”
적기사가 나락의 잔재들의 허실을 꿰뚫고는 단신돌격으로 잔재 수십을 튕겨내었다.
괴력의 우완마저 오른팔을 풀스윙으로 휘두르니 잔재를 이루던 그림자와 핏방울들이 풍선처럼 펑펑 연달아 터졌다.
나락의 왕은 확실히 강했다.
많은 부하들이 겁에 질릴만한 강함도 지녔다.
그러나 묵언검객이 분전하는 와중에도 휘하 병단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 정도로 충분히 강하지는 못했다.
“보아라! 저 나락의 왕조차도 단신으로 막아내는 주군의 힘을!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몫을 해내야 할 시간이다!”
그것이 적기사와 괴력의 우완의 분전을 이끌었고, 두 지휘관의 분전이 인근 부하들의 사기를 고취시켰다.
각 병단의 적극적인 교전참여는 잔재들의 빠른 소모로 이어졌다.
‘승기를 잡았군요.’
거기까지가 20여 합.
묵언검객은 나락의 왕의 맹공세를 견뎌냈다.
“어설프게 우리들의 흉내를 내지 말라고!”
“꼭두각시 따위에게 지지는 않아!”
피의 기억을 읽어내어 낙귀들의 행동패턴을 모방하는 나락의 군세.
그들이 병력을 늘리는 수순에는 ‘피를 갈취한다’는 전제가 들어있었지만, 애석하게도 병귀들은 이미 죽었다가 살아난 존재들.
“빼앗을 수 있다면 빼앗아봐라…”
“우리들은 무혈의 병귀. 빼앗길 피도 이미 전장에서 모두 잃어버린 존재들.”
“베어라. 쓰러지지 않을 지어니.”
“찔러라. 칼을 잡고 나아가주마.”
“너희가 나락의 군단이라면, 우리는 묵언검객의 군단. 적의 피로 전장을 뒤덮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몰살의 군단이다!”
낙귀들이 공격에 당해 피를 빼앗기더라도, 병귀들은 일말의 교환도 허용하지 않으며 그런 나락의 잔재들을 학살하다시피 한다.
특히나 거인병귀가 크게 손을 휘두를 적에는 나락의 잔재들이 우르르 쓸려나갔다.
병귀들 왤케 강해????
묵언검객 따라다니면서 경치 먹어서 그런 듯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강해질 수가 있어?
최고난이도 염마왕 잡았잖아
아
거인들도 족쳤네
그러네
히든이벤트 깨면서 추가경험치도 먹었을 테고
무쳤네?
그럼 쟤들 얼마나 강한 거임?
10회차 미만 반요곡 플레이어랑 맞먹을걸?
ㅋㅋㅋㅋㅋㅋ?
예?
병귀들이 저보다 쌔다구요??
에이 설마
말도 안 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에바지
믿을 수 없다며 현실을 부정하는 시청자들.
그러나 현실은 비정했다.
창을 쥔 병귀 한 마리가 창대를 튕기며 근접한 잔재를 밀쳐내고, 창끝을 어지러이 흐트러뜨리며 4연속 찌르기로 상대를 끝장낸다.
스턴트맨마냥 날래게 벽을 박차고 뛰어올라 몸을 비틀어 내지른 창이 잔재의 머리를 꿰뚫는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사방에서 병귀들의 미친 움직임이 클립으로 따이며 시청자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다.
“다 쓸어주마!!”
“으랴아아아!!”
거기에 쐐기를 박듯이 적기사와 괴력의 우완이 잔재들을 뭉텅이로 쓸어 넘기며 맹위를 떨치니, 잔재들은 순식간에 쓸려나갔다.
“적들을 물리쳤다!”
“좋다, 길을 열어라! 전선은 너희에게 맡기마. 우리가 나락의 왕을 공격하여 주군을 돕겠다!”
휘하 병단의 맹활약에 마음 놓고 나락의 왕에게 접근하는 적기사와 괴력의 우완.
불과 40여 합이 오가는 사이에 시작된 본격적인 가세였다.
‘이래도 제 부하들이 쓸모없게 보이나요?’
[제법이군. 저 하찮은 잡졸들로 여기까지 해내다니. 대단한 과업을 쌓아왔어.]나락의 왕은 인정했다.
이들은 다르다는 것을.
잔재들을 물리치고 자신의 앞으로 지휘관들을 보낼 정도의 실력은 있다는 사실을.
[허나 아직 멀었다.] [도착했다고 한들, 내게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저들이 진정으로 내게 유의미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보는가?]그렇다.
암흑장막을 이루는 음차원의 요력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여기까지 길을 뚫고 지휘관들이 가세한 과정이 전부 무의미하게 된다.
저 강력한 나락의 왕을 상대로 유의미한 피해를 입히려면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병귀들이 이 정도로 강해졌다면 지휘관인 적기사와 괴력의 우완은 얼마나 더 강해졌을까.
그들의 무력이 나락의 왕에게도 통할까.
‘보여주도록 하세요. 당신들의 강함을.’
그 의문에 답할 시간이 도래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