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20)
〈 220화 〉 220 역효과와 도피방송
* * *
1.
기자들은 갑작스러운 해응응의 호출에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해응응이 해남파를 출범한 이후, 단 한 번도 기자회견 비슷한 짓도 한 적이 없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 징조가 보인 것이다.
“길드장님. 우지우 씨가 알려줘서 왔습니다. 괜찮다면 전할 기사를 제가 검토하고 대신 알려도 괜찮겠습니까?”
[이런 일은 길드장이 직접 나서야 말이 통하기 마련이에요.]“알겠습니다. 혹시나 불순한 목적으로 기사를 올리는 이가 없는지 지켜보겠습니다.”
민우성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아니, 왠지 모를이 아니었다.
그는 불안감의 원인을 거의 확신했다.
‘이 인간이 직접 나서서 뭔가를 저지르기 시작하면 무조건 대소동이 되었지.’
게임에서 그러는 거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건 게임 속에서의 일이니까.
애석하게도 여기는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다.
‘속내라도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때보다도 해응응의 속마음이 읽고 싶어지는 민우성!
그의 바람이 닿기라도 한 걸까?
해응응이 돌연 민우성을 돌아보더니 그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어어, 왜왜, 왜 그러십니까?”
놀란 나머지 담벼락에 등이 닿도록 물러서는 민우성.
물러서는 그의 보폭보다 해응응이 다가오는 보폭은 훨씬 크고 빨랐다.
화악
바람 한 점 불지 않아도 와 닿는 특유의 향기.
벽에 몰린 민우성의 옆으로 담벼락에 손을 짚으며 다가온 해응응.
그녀가 혀를 차더니 냅다 손을 휘둘렀다.
“?!”
싸대기인가?
느닷없이 기자들 앞에서 폭행을 당한다고?
당황과 굴욕에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부들부들 떨던 민우성은 예상했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이런 걸 머리에 달고 다니면 어떡해요.]해응응의 손에 들린 것은 나뭇잎 한 장.
[칠칠맞게.]설렘과 쫄음 사이에서 해응응의 손짓 한 번에 제대로 놀아난 민우성.
그가 억울함 가득 담긴 얼굴로 노려보았지만, 위협적이지도 못한 실력으로 그래봤자 해응응에게는 고개만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혹시 일부러 달고 다닌 건가요? 매력포인트?]“그럴 리가 없잖습니까!”
씩씩거리며 화를 내던 민우성.
“아, 지금 그 대사 좋았습니다.”
“얼굴 15도만 좌측으로 숙여주실래요?”
“야, 막내. 담벼락 위에 올라가서 꽃잎이나 좀 뿌려봐!”
“그거 주작 아니에요 선배?”
“야 인마, 연출이라는 좋은 말 놔두고 촌스럽게 주작이 뭐야? 주작이.”
팟팟 터지는 카메라플래쉬와 기자들의 시선에 뒤늦게 깨달았다.
아, 굴욕샷 하나 제대로 찍혔구나, 하고.
2.
[해남파 굴욕샷 사천왕][112]점프에 실패해 어스웜에게 잡아먹힌 해남파 사업동 총괄책임자 겸 외원주 소경석.gif
우는 여자 달래다가 10칸 폭주상승하는 어스웜에게 잡아먹힌 내원 간부 우지우.gif
안창윤의 위상전환 능력에 당해 어스웜에게 잡아먹힌 해남파 길드장 수제자 주아영.gif
벽쿵당해서 부들부들 떠는 나뭇잎이 매력포인트인 내원 접객당주 및 협상가 민우성.gif
모아보니 레게노네
해남파에서는 다섯이 모이면 넷이 굴욕샷을 찍힌다고ㅋㅋㅋ
사천왕 중에 셋이 1차 무술대회에서 나온 거 실화냐?
그때 레전드였지
반요곡 켜 무친련아!!
오늘 오후 10시에 방랑상인단 제 1호 궤도구축함 완공식 엽니다 구경하실분들 오세요~
민우성 왤케 쫄아있냐고ㅋㅋㅋ
단신으로 길드 하나 부수는 길드장이 말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오면 쥰내 무서울 수도 있지ㅋㅋ
결국 간부중에 굴욕샷 안찍히고 살아남은 신성곽 어르신의 승리네
그분은 저택이 테러로 박살난 사진 9시 뉴스에 올라갔음 ㅅㄱ
아니 ㅅㅂ 원로고수 아니랄까봐 굴욕샷도 차원이 다르네
원로고수ㅋㅋㅋㅋ 미친놈이네 진짜
원로고수ㅋㅋㅋ
헬세살 킬 때까지 숨 참는다 흡
그래서 길드장 굴욕샷은 언제 올라옴?
이거 찾니? (해남파 길드장이 옥상에서 담벼락 위로 뛰어내리는 역동적인 착지샷)
굴욕 ㅇㄷ
문파 밖에 나갈 때마다 영화촬영을 하시네
그래서 도보로는 왜 안 다니는데?
기자들 귀찮아서 그렇대
근데 저 사진은 어쩌다가 찍힌 거임?
몰?루
인터넷에서 한참 민우성의 굴욕샷과 함께 다른 간부들의 굴욕샷까지 덩달아 엮여서 발굴되며 네티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사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떡밥이 속보를 퍼나르는 렉카들에 의해 뒤바뀌었다.
[속보> 해남파 길드장 충격발표] [특종> 해남파 길드장이 주도하는 길드공식사업] [속보> 해남파 연예계에 본격적인 진출?] [해응응 실시간 발표내역][11]우리 집 앞에서 얼쩡거리니까 피곤해요
귀찮으니까 로얄클럽 주변에서 얼쩡거리세요
우리 애들도 그리로 보낼 거예요
연예계 진출 어디갔는데 기레기 10샛기야
미어캣은 또 속았습니다
근데 진지하게 가능성 있지 않음?
지 방송도 안 키는 무친련이 퍽이나
연예기획사에 애들 보내는 건 지가 직접 나가는 거랑은 다르잫아
그러네?
어떻게 사람 이름이 헤으응?
헤으응 아니라고 ㅋㅋ
머야 그럼 해남파 수련제자들은 무공도 배우고 연예인도 하는 거야?
로얄클럽 대표랑 해응응 길드장이 사석에서도 친하다는 소리 들은 적 있음
진짠가보네
3.
사건의 진상은 해응응이 누군가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로부터 시작되었다.
해응응 : 상담 좀 해주세요
한채린 : 어머, 드문 일이네.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다하고. 미모의 여대표님의 매력에 드디어 빠졌다거나?
해응응 : 인기가 너무 많아서 피곤할 땐 어떻게 해야 하죠?
한채린은 고민에 빠졌다.
소속사 연예인들도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면 일상생활부터 이런저런 지장을 겪곤 했다.
이런 상담이 생소한 건 아니다.
보통은 SNS로 팬들과 소통을 해줘서 아쉬움을 달래주거나, 반짝인기가 식을 때까지 외출을 자제하라는 말을 해주겠지만.
‘사고 치겠지?’
해응응의 독특한 성격에 적응한 한채린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훤히 예측했다.
SNS로 온갖 악질짓은 다 부리고 다니면서 어그로를 구름처럼 끌고 다닐 어그로 여신의 미래가 벌써 보인다.
요즘도 빌딩 옥상을 넘나드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 등의 방송에도 나오는 걸 보면 외출을 자제하라는 조언도 하나마나한 소리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면 그녀가 할 수 있는 조언도 결국은 정론으로 돌아온다.
한채린 : 인기가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죠.
해응응 : 인기는 어떻게 하면 식나요?
한채린 : 더 유명한 사람이 생기면 식겠죠.
도움이 되기는 한 걸까.
잠시 끊겼던 문자가 이어졌다.
해응응 : 그럼 저보다 인기 있는 사람 좀 만들어주세요
“어머, 얘 좀 봐. 큭큭.”
그게 맘처럼 되면 얼마나 좋을까.
묵언검객보다 인기가 많은 연예인을 마음먹은 대로 찍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니.
연예기획사 대표로서는 정말 탐나는 능력이다.
할 수 있다면야 하고 싶지만.
될 리가 없으니 유감이라고 답장을 적던 도중이었다.
해응응 : 우리 애들 대신 보내드릴게요.
한채린 : 애들이요?
조금 구미가 당기기는 했다.
묵언검객의 밑에 모인 각성자도 등급을 따지지 않으면 수천 명을 넘는다.
대부분이 수련제자에 등급도 낮지만, 그 정도로 인재풀이 넓으면 스타성이 있는 예비연예인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한채린 : 알다시피 저희 로얄클럽의 3세대 테마는 혼혈미인에 유능한 각성자들이라서 아무나 받지는 않아요.
해응응 : 그럼 골라서 키우세요
한채린 : 키운다고요?
해응응 : 원하는 인재가 없으면 직접 키워야죠.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신선한 올리브 한 알을 쏙 입에 밀어 넣은 한채린.
혀를 자극하는 올리브의 부드러운 단맛 때문인지 제법 구미가 당겼다.
한채린 : 경연프로그램 하나 만들고 3세대 새로운 멤버선발 용 공개오디션이나 열어보면 나쁘지 않겠네요. 저희 회사로 애들 좀 보내주세요.
기자들을 해남파에서 로얄클럽으로 옮겨 보내겠다는 해응응 나름의 잔머리는 한채린의 호응에 힘입어 해결되었다.
“경연대회? 다음 주에 시작하려고. 애들은 어디서 뽑냐고? 50%는 해남파 수련제자 중에서. 나머지 50%는 오는 애들로.”
경연대회가 시작할 날이 아직 멀었고, 해남파에 연예인 자리 하나를 따로 정해뒀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만.
“싱싱정보통의 왕신선 기자입니다! 해남파에서 연예인을 노리는 제자들이 많은 편인가요?”
“태백일보의 한공원 기자입니다! 길드장님이 점찍은 연예인 감인 제자가 있다면 누구인지 이름 하나만 알려주세요!”
“앗, 도망친다!”
“쫓아가!”
“아니, 건물 벽을 수직으로 올라가는 사람을 어떻게 쫓아가?”
“미친. 벌써 옥상이야.”
“준비성은 역시 좋고 볼 일이야. 이럴 줄 알고 옥상에는 후배를 보내뒀지.”
쫓아낸 기자들은 두 배는 더 많은 인파가 되어 돌아왔고, 이제는 옥상마저도 기자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잘못된 언론플레이는 의도와 달리 역효과로 인기와 관심이 더욱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해응응 : 이 사람들 어쩔 거예요. 처음보다 더 늘어났잖아요.
한채린 : 애초에 미녀가 인기 없기란 정말 힘들어요. 숨만 쉬어도 인기가 있을 텐데 그냥 즐기는 게 어떨까요?
해응응 : …
상담할 사람을 잘못 골랐다.
해응응은 뒤늦게 후회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해남파.
쏟아지는 제자신청서.
따갑기 그지없는 이브의 매도하는 시선까지!
자신이 길드장이자 장문인인데도 모두의 눈치가 보이는 상황!
“길드장님. 연예계 진출을 꿈꾸고 들어온 이 꿈많은 수련제자들은 어떻게 해요? 신청접수가 쏟아져서 업무가 마비됐어요!”
“길드장님, 저 우지우입니다. 기자들이 자꾸 담벼락을 넘어와서 징벌동이 가득 찼습니다. 경찰에 몇 놈 인계할까요?”
“시스터 해응응. 실망이에요. 편의점은커녕 이제는 내원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됐어요.”
어떻게 손을 쓰기도 무서운 상황!
가혹한 현실 앞에서 그녀는 결심했다.
[전 방송하느라 바빠요. 알아서 하세요.]“예?”
“아니, 길드장님? 그냥 가시면 어떡..”
[브이튜브 파트너 BJ] [묵언검객 님이 방송을 시작합니다.] [게임 반요곡(시미럴 사)] [플레이타임 73:32:45] [방송시간 00:00:00]방송으로 도피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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