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21)
〈 221화 〉 221 영웅급 요괴의 등장
* * *
1.
요심 좋은 요괴마을.
스피드마스터는 떠올렸다.
저 평화로워보이던 마을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오오, 검은 머리 인간이 말을 한다!
대단해! 이 인간은 말을 할 줄 아는 구나!
뭐? 거래를 하지 않겠냐고?
우오오, 다들 여기로 와봐!
이 인간이 숫자라는 개념을 알고 있어!
오오오. 정말 대단한 인간이야!
인간,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 마침 저녁시간인데 배가 고프거든.
안 돼, 이 인간은 우리 집에 올 거야!
이런 똑똑한 인간은 흔치 않다고. 내 집에 데려갈 거야!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어 안달이라도 난 것처럼 앞다투어 싸우던 요괴들.
숨만 쉬어도 들숨날숨을 잘 구분해서 쉰다고 칭찬받는 이세계에 온 것처럼 기이한 우쭐함을 느끼기도 잠시.
마을의 실체를 본 스피드마스터는 깨달았다.
요괴들이 왜 그리 신이 났는지.
뭐만 하면 그리 신기하게 여겼는지.
우에에
에으으
우아우아?
가장 집이 커서 좋은 대접을 받을 거라고 예상했던 촌장저택.
식사준비가 늦는 것 같아서 집구경을 하고 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한 지하실.
그곳에는 언어도 의복도 모르는 헐벗은 인간가축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신기할 만도 했겠지. 가축이 말을 하고 숫자도 세고 상거래도 한다는데.’
스피드마스터는 인간가축들을 풀어 마을이 혼란에 빠진 사이, 필요한 물자를 모두 훔쳐서 보급하고 마을을 탈출했다.
그것이 그가 기억하는 요심 좋은 마을.
오직 요괴들을 위한, 요괴들만이 행복한, 요괴들의 풍요로운 마을.
“이걸 저렇게 깬다고?”
그런 스피드마스터조차 묵언검객의 플레이에는 기가 막혔다.
저 잔혹한 요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참상은 그만치 대단했다.
“제 1 천인대, 보고 올립니다! 동서쪽 해안부근에서 민가 1백여 채를 부수고 요괴주민 300여 마리의 수급을 베었습니다!”
“제 3 천인대, 승전 보고합니다. 요괴마을들의 연합자경단을 와해하고 적병 500여 마리를 패퇴시켰습니다.”
“제 5 천인대, 식읍 2500호에 달하는 큰 마을의 우두머리 요괴를 추살하고 포로 다수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이놈들, 동족포식을 하는 놈들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커다란 해골마에 탄 적기사가 망토를 흩날리며 지휘를 내렸다.
“제 1 천인대는 계속해서 해안가를 따라 해안마을들을 확실하게 파괴하라.”
“제 3 천인대는 제 2 천인대와 합류해서 큰 마을을 봉쇄하라. 2, 3, 4 천인대가 힘을 합쳐 놈들의 농성을 뚫을 것이다.”
“제 5 천인대의 전령은 똑똑히 전달하라. 동족포식을 하는 천것들은 우리 군문에 필요 없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모조리 참살하라.”
일련의 지휘를 마친 적기사가 전속 거인병귀의 어깨 위에 올라선 해응응에게 보고했다.
“주군, 전장은 저희 군에게 기울었습니다. 요괴마을들의 60%를 점령, 30%를 초토화, 남은 10%도 머지않아 함락시킬 예정입니다.”
현실에서는 기자와 팬들, 연예인지망생들의 물량공세에 시달리던 해응응도 반요곡에서는 병귀 1만, 낙귀 5만을 거느린 세력수장이니.
더는 몰살검을 뽑을 필요도 없이 요괴마을처럼 하찮은 필드들은 자동사냥으로 복속된다.
“이게 반요곡이야 몽골군 시뮬레이션이야.”
스피드마스터는 쓴웃음을 지었다.
헬난이도 세계에서 살아남기를 첫트에 자신과 같은, 아니 자신 이상의 루트로 공략하고도 모자라서 반요곡에서도 이런 활약이라니.
이제는 피 말리는 긴장감 대신 오히려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또 무슨 미친 플레이가 나올지.
2.
개인이나 파티 단위로 요괴들의 마을을 공략했던 플레이어들과 달리, 필드에 진입한 순간의 묵언검객의 군세는 무려 6만.
낮은 난이도면 작은 마을 하나.
높은 난이도면 큰 마을 하나.
파티원이 있으면 마을 부속 외부시설 등장.
그런 자잘한 변화가 우스워질 정도의 군세는 정말 많은 요괴들의 마을을 구현했다.
요계수도의 방대한 규모에 못지않은 특대형 필드가 나타날 정도로 말이다.
그런 필드에는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돌발이벤트가 숨어있다.
[Story mode]무언가 사태가 발생할 것을 암시하는 갑작스러운 스토리모드의 등장.
아니나 다를까, 거인의 어깨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야에 다수의 먼지구름이 눈에 띄었다.
각지의 전선에서 급히 지휘부로 파견한 전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행렬이었다.
“큰일입니다, 적기사님! 적들이 급속도로 병력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전방의 낙귀군단장 괴력의 우완님으로부터 급보가 들어왔습니다! 요괴들을 통솔하는 장군이 나타났습니다!”
“병귀군단 제 8 천인대가 적들의 기습에 큰 피해를 입고 천보 뒤로 퇴각했습니다!”
적기사의 적색군단 소속 전령들의 움직임이 다급해졌다.
전선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는 징조였다.
[돌발이벤트 발동] [망국의 위기에는 구국의 영웅이 나온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고관대면은 대요괴 세력에게 있어서 틀림없는 구국의 영웅이다.] [높은 관리의 모자를 쓴 얼굴의 주인, 영웅급 요괴 고관대면을 가급적 신속하게 격퇴하라.]뚜따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빽 소리쳤다.
“여기서 발이 묶이면 대요괴 세력의 본대가 후방지원을 위해 회군하는 것이닷! 무조건 저 얼굴 없는 도깨비를 쓰러뜨려야 하는 것이닷!!”
돌발이벤트.
그간 발생확률이 꾸준이 오른다는 문구가 등장하고, 최근에는 고위험군 돌발이벤트의 발생확률이 증가한다는 경고까지 있었다.
이제는 그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6만 군세의 발을 묶는 이벤트.
일반 플레이어들은 꿈도 못 꿀 이벤트다.
오직 그녀이기에 가능한.
그녀의 앞을 가로막기 위한.
그녀만을 위해 안배된 강한 시련.
두려운가?
그렇지 않다.
그녀는 지금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비로소 자신이 나설 때가 되었음을 직감하였기 때문이다.
‘자동사냥도 재미는 있었어요. 제 취향에 가까운 건 역시 직접 나서는 거지만요.’
해응응은 몰살검을 들어 전방을 가리켰다.
“주군께서 적장의 얼굴을 보고자 하신다! 지휘부는 전선으로 전진하라!”
적기사와 일천 호위병단과 함께 향한 최전선.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던 요괴자경단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모여들고 10만 호(가구)는 가볍게 넘을 거대마을, 소도시에 적이 모였다.
민가와 나무를 베어 세워올린 목책에 곳곳에 튀어나온 크고 작은 창칼과 투구들.
형형색색의 요괴들을 하나의 군율로 다스리는 흔적이다.
“주군,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저곳을 함락시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는 무시하고 적의 수도로 진격하는 것이 어떠십니까.”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닷!! 단번에 수도를 함락시키지 못하면 저들이 성문을 열고 진군해서 협공을 당하는 것이닷!!”
소심한 성격의 뚜따치고는 보기 드문 고집.
뚜따의 의지는 강건했다.
피해서도 안 되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고관대작의 병력은 어떻게든 물리쳐야 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저… 군략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저 요괴의 전승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적기사조차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하고 앓는 소리만 흘리는 천재 두더지인간 뚜따의 의견에 짐꾼이 소심하게 반대의견을 내밀었다.
“영웅급 요괴는 일백 개체 이상의 집단이 위기에 처하면 극히 희박한 확률로 등장하는 특수조건형 요괴입니다.”
“그래서 머가 어쨌다는 것이닷!”
“요괴인 여러분도 알다시피 희소한 전승,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킨 전승일수록 전승이 주는 힘과 지혜, 능력은 더욱 크지 않습니까.”
“앗!”
“드디어 눈치 채셨군요. 6만입니다. 무려 6만 군세의 침략이 근방일대의 모든 요괴부락과 마을, 큰마을과 소도시를 하나로 뭉치게 했습니다.”
그들의 침략을 받은 요괴들의 수.
그건 얼마나 될까.
“백이십만.”
적기사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 일대 요괴들의 수는 모두 백이십 만이다. 습격한 각 마을의 우두머리 요괴들의 식읍을 통해 추합한 것이니 틀림없다.”
자릿수부터가 다른 엄청난 수의 요괴들.
따로 있을 때에는 나약한 민간요괴들의 무리에 불과했지만.
단 하나의 영웅급 요괴의 등장이 이들을 하나로 규합하여 대군으로 탈바꿈시켰다.
“적기사님의 말대로라면 고관대면은 한 지역에 사는 무려 백만 이 넘는 요괴들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나타났습니다. 이는 백만 요괴를 홀로 구할 수 있는 전승의 힘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결전을 외치던 뚜따마저도 짐꾼의 경고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전신의 털을 부르르 떨 정도로 두려움을 내비쳤다.
“히에엑!! 백만 요괴에 맞먹는 전승!! 너무 무서운 것이닷!!
웬일로 믿음직스러운 책사다운 모습을 보이나했더니, 금세 평소대로 겁쟁이가 된 뚜따.
“그렇습니다. 백만대군입니다! 존재 자체가 백만대군이나 다름없는 요괴가, 실제로 민가요괴로 수십만에 달하는 병력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아주 아주 위험한 겁니다!”
“히에에에엑!!”
“주군. 저 반요의 주장에도 제법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짐꾼의 말은 들을 가치가 있었다.
나름 중요한 정보이기도 했다.
보통의 플레이어라면 그의 경고를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나락의 왕조차도 십만 낙귀들을 절망에 빠뜨렸을 뿐, 백만이라는 엄청난 단위에 필적하는 무언가를 지니지는 못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해응응은 확신했다.
‘고관대면. 높은 관직에 오른 얼굴 없는 요괴. 그 이름은 어떻게 생각해도 무관보다는 필시 문관에 가깝겠죠.’
나락의 왕처럼 전투력에 치중된 요괴가 아니라면 백만이 아닌 천만요괴 급 전승을 지닌 존재라도 두렵지 않다.
【상호작용 선택지】
[영웅급 요괴, 고관대면의 출몰에 동요하는 지휘부. 수하들의 충언에 당신은….] [1. 적기사의 조언대로 수도로 진격한다.] [2. 뚜따의 조언대로 결전에 돌입한다.] [3. 짐군의 조언대로 전선에서 퇴각한다.] [▶뚜따의 조언대로 결전에 돌입한다.]걸려온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
묵언검객의 6만 침략군 대 고관대면의 수십만 의용군.
전쟁이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는 대군의 결전이 시작되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