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39)
〈 239화 〉 239 정말 이상한 경험
* * *
1.
1차 심사가 끝나고 종합점수가 발표됐다.
[경연 3위 평균 72.3점] [참가번호 100번 김한나] [소속 해남파(수련제자)] [노래 65점] [댄스 52점] [전투 100점] [경연 10위 평균 70.6점] [참가번호 115번 예지수] [소속 해남파(수련제자)] [노래 68점] [댄스 45점] [전투 99점] [경연 12위 평균 69.3점] [참가번호 213번 차지연] [소속 해남파(수련제자)] [노래 60점] [댄스 51점] [전투 97점]경연 초반, 단단히 죽을 쒔던 수련제자들은 묵언검객 따라잡기의 점수 덕분에 극적인 성취를 이루어내었다.
전투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따낸 덕분에 평균치가 크게 상승한 결과였다.
그에 비해 십대엔터는 전투부문에서 단단히 죽을 쑤며 대폭락을 맞았다.
[경연 25위 평균 66점]] [참가번호 256번 조유정] [소속 일성엔터(연예인연습생)] [노래 77점] [댄스 88점] [전투 33점] [경연 152위 평균 56.6점] [참가번호 175번 김예지] [소속 태백엔터(연예인연습생)] [노래 85점]유력 TOP10 후보들의 순위권 대폭락!
더러는 이미 각성을 마친 각성자이고, 레벨도 어느 정도 올리기도 했지만.
묵언검객 따라잡기의 가혹한 난이도를 처음 겪으며 전투력 측정기록에서 제대로 망했다.
오죽했으면 김한나가 50위권에서 3위까지 수직상승을 했겠는가.
그런 이변 속에서도 2위나 기록한 십대엔터 최고실력자의 기록도 흥미를 자극했다.
[경연 2위 평균 74.3점]] [참가번호 401번 윤우정] [소속 아산엔터(길드원)] [노래 42점] [댄스 81점] [전투 100점]“윤우정? 쟨 그냥 머릿수 채우려고 출전 허락했던 애잖아!”
아산엔터 실장이 골머리 앓는 소리가 해응응의 귓가에 생생하게 들렸다.
바로 옆에서 깐죽거리는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십대엔터의 얘기를 듣겠다는 행동이었지만 동행자는 그런 도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하. 하. 하. 보았는가? 압도적인 실력의 차이를. 가장 먼저 스타각성자를 배출하는 건 우리 흑의종군이 되겠군.”
보스의 콧대가 높아질만도 했다.
[경연 1위 평균 87점]] [참가번호 222번 보이스걸] [소속 해남파(특별제자), 흑의종군(간부)] [노래 100점] [댄스 61점] [전투 100점]1위 보이스걸, 평균 87점.
2위 윤우정, 평균 74.3점.
3위 김한나, 평균 72.3점.
…
10위 예지수. 평균 70.6점.
…
12위 차지연. 평균 69.3점.
1차 심사 후반부에 접어들기 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파란의 결과였다.
심지어 4위부터 9위는 흑의종군 참가자들이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인수로 보면 TOP10 내에만 흑의종군 7명, 해남파 2명, 십대엔터 1명이다.
“부럽냐?”
“부럽지?”
[하나도 안 부러워요.]“부러울 텐데?”
해응응의 손에 들린 펜이 펑 터지며 파편의 일부가 보스를 덮쳤다.
가볍게 손으로 허공을 훑어 파편을 받아낸 보스가 피식 비웃었다.
“지니까 화난 거 맞지? 킹받지? 근데 어쩌냐? 실력차이가 압도적인걸. 하. 하. 하!”
허공으로 흩어지던 잉크를 힘으로 끌어당긴 해응응이 손 한 번 까딱하지 않고 글을 썼다.
[밤길 조심하세요]“…뭐 이런 걸 가지고 협박을 해? 이겼으면 좀 즐길 수도 있지. 쪼잔 하게.”
“…….”
“이 인간 진짜 삐졌네.”
물론 한 번 이겼다고 앞에서 잘난 체 했다간 뒷감당이 무서워지는 인간이다.
십대엔터 관계자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혹시라도 중간과제나 심사에서 한 번 이겼다고 티배깅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자고.
괜히 트집 잡히면 ‘실수’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오히려 눈도 마주치면 안 된다고 말이다.
2.
1차 심사로 함량미달의 저스펙 참가자들을 쳐낸 이후, 한 달 간의 합숙일정이 잡혔다.
매주 과제를 부여하며 일정기간 내에 일정수치 이상까지 레벨을 올리고, 춤과 노래도 일정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강행군이 예정됐다.
스타각성자는 연예인으로서의 능력과 각성자로서의 능력 모두 일류수준을 요구하는 만큼 어느 하나도 부족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러나 합숙을 하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파벌이 생겼다.
힘든 한 달 간의 생활 도중 다른 세력의 방해나 기싸움에 짓눌리지 않고자 소속이 같은 이들끼리 뭉친 것이다.
해남파 제자들은 김한나 중심으로.
흑의종군 조직원들은 보이스걸 중심으로.
십대엔터 길드원들은 윤우정 중심으로.
촬영내용만 들으면 삼파전이 한창이다.
“현장에는 더 안가십니까?”
[보스의 으스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성적에서 밀려서 다른 구단주에게 체면이 구긴 어르신마냥 단단히 삐진 해응응!
‘수첩만 안 쥐면 분위기깡패 여신이 따로 없는데 이런 모습만 보면 어린애가 따로 없네.’
우지우는 웃는 얼굴로 입을 꾹 다물었다.
괜한 소리 했다가 찍히기라도 하면 축근골을 다시 받고 원래 얼굴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외모라는 인권이 저당 잡힌 그는 해응응에게 거슬리는 소리 한 번 할 수 없는 절대적인 상하관계, 갑을관계에 속해있다.
가시인간만 해도 뭐 하다 밉보였는지는 몰라도 벌써 반년 넘게 역용술을 못 받고 있다.
심기를 거스르면 이미 베푼 시술을 도로 거두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어라? 언니, 왜 여기 있어요? 촬영 중인 애들 보러 가시는 거 아니었어요?”
[오늘은 그냥 여기에 있고 싶어요.]주아영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헤헹. 역시 제가 최고죠?”
[물론이죠. 아영이는 제 수제자인걸요.]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멈칫하는 해응응.
이번 1차 심사에서 흑의종군에게 진 건 괜찮다.
하지만 1등을 보이스걸에게 뺏긴 건 너무 분했다.
조직의 간부급 인사와 수련제자들을 나란히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아영이라면 어떨까.
자신의 수제자이자 이미 내공을 깨우친, 그녀의 무공을 누구보다도 깊이 배운 그녀라면?
[그러니까 오늘은 음공에 맞서는 특별훈련을 하도록 해요.]“네. 그런데 왜 음공이에요? 현실에서 음공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요?”
[배우면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거예요.]3.
주아영은 기뻤다.
경연대회 1차 심사가 끝난 이후, 언니가 자신을 찾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평소에는 그녀가 짜준 일정대로 잘 훈련하고 있는지 보러 오고, 이따금 진도가 막혔다 싶으면 가르침을 주는 선에 그쳤지만.
요즘은 줄곧 훈련장에 나와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빤히 지켜보고 있다.
피부로 느끼는 시선이 손끝부터 팔의 곡선을 따라 등허리를 훑을 때마다 몸이 떨리지 않도록 애쓰느라 온힘을 다할 지경이었다.
[몸에 힘이 과하게 들어갔어요. 최대한 불필요한 힘을 배제하세요. 불필요한 힘이 내공에 의해 증폭되면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요.]“죄송해요. 오랜만에 언니랑 같이 훈련한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되어서 그만.”
힘을 풀어도 부끄러움 탓에 금방 몸이 굳어버리고는 했지만, 주아영은 최선을 다해 신체의 이상반응을 제어했다.
만일 해응응이 직접 훈련장에 나와서 수련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게 된다면, 내일부터는 그녀가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언니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언니와 아주 멀어지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런 절박함이.
그런 순수함이.
다른 수련생들과는 격이 다른 집중력으로 돌아와서 주아영의 수련에 진척을 불러일으켰다.
해응응은 그 성과가 퍽 만족스러웠다.
[아영이가 경연프로그램에 나가야 했어요.]“풉. 제가요? 갑자기 왜요?”
[실력도 있지, 외모로도 꿇리지 않지, 무술을 배웠으니 춤 정도는 거뜬히 습득할 수도 있잖아요. 노래실력은 미지수이지만요.]“우씨, 무시하지 말아요. 저 노래 잘 부르거든요? 언니가 들으면 깜짝 놀랄 정도로.”
[그럼 한 곡 듣고 평가해줄게요.]훅 하고 들어오는 제안에 주아영이 멈칫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눈이 자신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노래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홀리는 마물, 세이렌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민망한 기분이 든다.
‘저렇게나 예쁜 얼굴이면 언니가 목소리만 낼 수 있어도 나 따위보다도 훨씬 더 예쁜 목소리가 나올 텐데.’
그래도 언니가 노래를 바란다면, 그녀는 기꺼이 노래를 부를 것이다.
힘든 수련조차도 언니를 위해 시작했거늘 그깟 노래가 무어가 대수겠는가.
“이 달이 저물기 전에
약속 하나 해주세요.”
밤이면 밤마다 언니를 생각하며 힘든 하루를 삭히고 견뎌내었던 그녀.
자신의 마음을 절절히 담아낸 노래는 심금을 울리는 호소력이 실려 있었다.
[좋은 노래였어요.]자신의 수제자라서 높이 평가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들어도 주아영의 노래실력은 정말 뛰어났다.
[한 번만 더 불러줄 수 있나요?]“그건 좀… 부끄러운데요.”
[괜찮아요. 별 건 아니고 녹음만 할 거예요.]“그게 더 부끄럽거든요?!”
일상에서도 묻어나는 악질스러움.
그래도 무리한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 해응응의 매력이었다.
“어? 그 노래 누가 불렀습니까?”
[괜찮죠? 우성씨가 듣기에도.]“예. 가능하다면 저희 해남아이돌즈 일일교관으로 초빙할 생각입니다.”
그렇구나.
일일교관에 초빙할 생각이었구나.
[안돼요.]“아, 이미 시도해보셨습니까?”
[아영이는 제 비밀병기에요.]그게 주아영이 부른 노래였다고?
민우성의 놀람이 더욱 커졌다.
그 모습을 본 해응응이 스크린폰을 찬 왼팔을 등 뒤로 감추었다.
그 자세를 본 민우성의 눈이 더더욱 커졌다.
“길드장님.”
[안돼요. 아영이는 절대 못 데려가요.]“그게 아니라… 옷이 좀.”
곤혹스러워하던 민우성이 길목에 들어오는 다른 교관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급히 해응응의 앞으로 바짝 다가와 그녀의 모습을 가렸다.
그 이상한 반응에 고개를 갸웃하던 해응응이 제 몸을 내려다봤다.
아영이와의 대련으로 살짝 흐트러진 의복.
벌어진 수련복 앞섶 사이로 붕대 대신 천잠사로 만든 브래지어가 보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절 지켜줬다 이건가요?’
묘한 기분이 드는 경험이었다.
배려와 보호를 받는다니.
자신보다도 훨씬 약한 남자에게.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가.
몇 번을 곱씹어도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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