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45)
〈 245화 〉 245 스피드는 내가 더 빨라
* * *
1.
소수침투와 전군진격.
두 선택지를 앞두고 해응응은 떠올렸다.
마도천하를 외치며 황궁으로 진격하던 마교.
천마 파천린은 어떠했는지.
천마는 자신보다 강한 무력을 지녔다.
소문만 무성하던 천마신공의 실체는 상상 이상으로 대단했다.
그러나 가장 대단한 것은 절세무공으로 유명한 천마신공도, 천마 파천린의 무위도 아니었다.
‘그만한 힘을 지니고도 힘에 휘둘리지 않았던 신중함이었죠.’
백만 교인들의 생사를 책임지는 몸으로 경거망동 할 수는 없다며 군략을 세우고 철저하게 이를 수행했던 파천린.
부하들의 타락과 놓쳐버린 호기로 인해 그 꿈을 접고 십만대산으로 돌아간 그녀였지만, 교인들의 피해를 무릅썼다면 중원통일의 꿈을 이루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었다.
마도천하를 한 걸음 앞두고 천마는 끝내 군세를 도로 물렸다.
‘당신은 그럴 수 없었죠. 교인들이 있기에 천마라고 불렸던 몸. 교인들을 잃는다면 천마로서의 자신도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자신은 어떨까.
묵언검객이라는 이름은 무엇을 짊어지고 있을까.
“분부만 내려주십시오. 어떤 결정이든 주군의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뚜따도 인간주군님을 믿는 것이닷!”
“잉간이는 강하니까 믿을 수 있어!”
“어차피 요석을 채취해야 한다고 저도 데려갈 거 아닙니까? 얼른 출발하시죠.”
“여주인님은 인복이 많으시군요.”
“뭘 꾸물거리는 거냐. 얼른 앞장서라, 인간.”
적기사, 뚜따, 방랑상인, 짐꾼, 야천명랑, 부기맨.
간부급 부하와 동료들.
그들의 얼굴에 두려움은 없었다.
‘그렇군요. 저는, 묵언검객이라는 이름은 이들의 생사를 짊어지고 있었어요.’
천마가 교인들의 생사를 책임지듯이 묵언검객 또한 이들의 생사를 책임진다.
다른 세계에서, 다른 적을 두고 있더라도 천마와 자신의 본질은 다르지 않았다.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돕는다.
자신을 믿는 이들을 짊어진다.
[▶3. 본대가 도시 밖에서 시간을 버는 사이에 비행장을 습격한다.모두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그들의 존재가 무가치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헛된 죽음을 허락하고 싶지 않기에 살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것이 주군의 뜻이라면 기꺼이 따르겠나이다.”
“모든 것은 여주인님의 뜻대로.”
“양동인가. 대요괴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있지……. 아주 큰 빚이.”
바람을 등진 채 불길한 기운을 흘리는 부기맨.
망토를 흩날리는 적기사.
웃는 낯으로 수리검을 꺼내드는 야천명랑.
무장들의 전의는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침투조 선택】
[당신과 함께 도시 내부로 침입할 인원을 선별하십시오.]1. 부기맨
2. 적기사
3. 야천명랑
4. 뚜따
5. 방랑상인
6. 짐꾼
7. 적색군단 최정예
8. 객귀병단 최정예
보통의 플레이어라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인원을 데리고 들어갔겠지만 해응응은 달랐다.
[▶부기맨을 침투조로 선택합니다.] [▶침투조 편성이 종료되었습니다.]단 한 명의 동료.
그것은 ‘이 너머’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부기맨과 저, 둘이서도 감당 못할 수준이라면 나머지는 생존조차도 불가능할 사지가 되겠죠.’
결전이 끝난 뒤에 살아남은 자가 없다면, 인면지주를 잃은 그때의 반복이 될 뿐이다.
홀로 살아남아서 홀로 낯선 세계를 떠도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고독을 곱씹는다.
그런 미래 따위, 그녀는 원치 않았다.
“너무 무모하닷!!”
“잉간아, 둘은 위험해!”
해응응의 손이 뚜따와 방랑상인의 머리 위에 툭 얹어졌다.
펄쩍 뛰며 큰소리를 내던 것이 언제였냐는 것처럼 둘은 입을 다물고 분하다는 듯이 각자 제 입술만 우물거렸다.
“므으으. 치사하닷…….”
“비겁해.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려 들다니.”
묵언검객의 체온이,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듬직한 존재감이 그들의 머리를 어루만지고는 멀어진다.
그 사실에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묵언검객과 부기맨이 도시 속으로 달려 나갔다.
“꾸물거리지 마라, 참모. 우리가 충분히 적을 유인하지 못한다면 주군과 옷장요괴가 위험에 빠진다. 그러길 원하는가?”
“멍청한 소리 마랏!! 뚜따는 주군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닷!! 주군이 나설 새도 없이 요괴들을 모조리 유인할 것이닷!!”
힘이 부족했기에 남겨진 요괴들.
그들은 분한 마음을 원동력으로 삼아 가슴 속에 불을 붙였다.
2.
스피드마스터. 수많은 플레이어들 중에 정점을 논할 수 있는 정상급 스트리머.
반요곡에 한해서는 그 이상 가는 실력자를 찾기 드물다고 일컬어질 정도의 실력자.
그런 그조차도 묵언검객의 당돌한 2인 침투에는 감탄밖에 나오질 않았다.
“내가 보기에 저 인간은 일단 깡따구부터가 범상치 않아. 백만대군보다 더한 수천만 요괴들이 우글거리는 수도에 어떻게 둘이 뛰어드냐고.”
ㄹㅇㅋㅋ
삼국지로 치면 상산의 조자룡급인듯
다른 정상급 스트리머들이면 가능할지도?
스센세 말고 누구 반요곡 했던 정상급 있음?
헬몬?
헬스몬스터는 도중에 빤스런했잖아. 이 겜은 못 깨겠다고
블랙은 안했나?
블랙은 그때 에픽판타지 시작했음
그립습니다 블랙좌…
요즘 블랙 뭐함?
무슨 퀘스트 깬다고 잠수 타더니 소식도 끊김
정상급 스트리머란 개개인이 각 게임의 최고난이도를 정복하다시피 하는 피지컬이나 뇌지컬을 지닌 실력자.
그 명성은 일반 스트리머들이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높은 위치에 자리해있다.
묵언검객의 이름도 가볍지는 않지만, 그녀의 이름이 뒷전으로 밀릴 정도로 하나같이 파급력이 높은 이름들이다.
‘다른 게임도 아닌 반요곡에서 정상급 스트리머인 내 이름값에 도전하는 묵언검객. 그 이름을 내가 아닌 다른 스트리머가 밀어내선 곤란하지.’
화제를 돌려서라도 묵언검객에게 이목을 다시 몰아주려던 스피드마스터였지만, 이어지는 화면에는 헛웃음부터 새어나왔다.
이거 두더지잡기 게임임?
요괴들 나오자마자 다 죽네ㄷㄷ
반응속도 ㅁㅊ
수천만 단위의 요괴들이 거주하는 필드.
유동인구를 합하면 능히 1억에도 견줄 수 있는 반요곡 최대규모 필드.
방대한 크기만큼이나 많은 행인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술에 취한 요괴가, 밤길을 서두르던 요괴가, 으슥한 골목에서 나오던 요괴가 쓰러진다.
[거리의 요괴들이 모두 쓰러집니다.] [소음도 : 최하] [경계도 : 최하]일반인의 동체시력으로는 발검과 착검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초살??
일순을 앞 다투는 학살은 비단 묵언검객 한 사람에게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묵언검객의 검이 닿지 않는 범위.
복층건물의 창가에서 눈을 마주친 행인이나 옥상에서 연초를 피우던 요괴들의 머리가 연달아 펑펑 터진다.
불길한 오오라를 뿜어내며 허공을 부유하는 옷장요괴.
부기맨의 손들이 묵언검객의 사각을 완전히 메우고 있다.
[352킬] [114킬]적을 찾아 헤매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이들만 간결하게 해치우며 달리는데도 소탕 킬 카운트가 오르는 횟수가 매섭다.
외각 구역을 지나도 이 정도인데 요괴들이 득실거리는 축제거리에 접어들면 어떨까.
“저기 들어가면 애들 막 쓰러지는 거 아니냐?”
피의축제ㄷㄷ
묵언검객이 군단 안 데려온 이유가 있었네. ‘일인군단’이라서 그랬음ㄷㄷㄷ
부기맨도 있는데?
요괴는 사람샛기로 치지 않아요
일‘인’군단ㅋㅋㅋ
요괴 혐오를 멈춰주세요
말로는 그렇게 운을 띄우던 스피드마스터도 묵언검객이 그렇게까지 무모한 진격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저 정도 속도면 조금만 길을 돌아가도 순식간에 주파할 텐데 굳이 위험을 감수할 리가 없다.
“컥”
“크억”
“꺄아아, 아악..”
그런 발상을 묵언검객은 근본부터 부정했다.
그늘에 숨어들어 어둠 속을 질주한다.
시선의 사각, 빈틈의 틈을 노린다.
암습의 기본강령과 행동교리에 모조리 위배되는 거침없는 살상행각.
등불의 아래로 달려 나가며 적의 눈에 띄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
그렇지만, 도시의 어느 누구도 그녀의 살인행각을 눈치 채지 못한다.
보이는 순간 죽음은 피할 수 없으니까.
골목의 입구부터 끝을 한 호흡에 주파하니까.
등불축제를 즐기러 나온 요괴들이, 거리 가득 늘어선 가판대가, 쓰러지는 시체와 거슬리는 장애물들이 모조리 쓸려나가니까.
누구도, 어느 무엇도 그녀의 걸음을 단 한 걸음조차도 늦추지 못한다.
“아니 무슨 암습을 몰살로 하고 다녀?”
한 인간과 한 요괴가 지나간 길.
뒤늦게 소란을 듣고 사태를 파악한 요괴들이 비명을 지르지만, 그 소리조차도 닿지 못할 정도로 흉수들은 이미 멀어졌다.
지나간 거리에서의 학살을 다음 거리에서 끝마치고, 또 다음 거리를 주파한다.
[633킬]백 단위가 넘는 행렬이 우르르 쓰러진다.
그 너머, 다음구역으로 향하는 대로.
천 단위가 넘는 요괴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우우웅
몰살검이 울부짖는다.
겁에 질린 요괴들이 등을 돌려 달아난다.
시체가 길목을 가득 메운다.
그 모든 일이 불과 1분 사이에 벌어진다.
가히,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2814킬] [577킬]암습이자 몰살. 목격자를 모조리 죽이며 벌이는 살인질주가 경비들에게 전달되기도 전에 구역 세 개를 순식간에 주파했다.
“아니 미친. 내 타임어택 기록이랑 맞먹잖아?”
대도시의 중앙을 향해 일직선으로 최단거리를 가로지르는 질주.
타고난 속도에 각종 혈통의 축복까지 더해진 스피드마스터의 신속보다 속도는 느릴지언정, 압도적인 돌파력이 부족한 속도를 대신한다.
그가 길을 돌아가며 시간을 허비하는 구간을 묵언검객은 정면으로 돌파하며 시간을 벌었다.
[구간별 타임어택 세계최고기록] [1위 스피드마스터 02:30] [구간별 타임어택 세계신기록(new!)] [1위 묵언검객 02:28(new!)] [구간별 타임어택 세계최고기록] [1위 스피드마스터 01:11] [구간별 타임어택 개인최고기록(new!)] [2위 묵언검객 01:19(new!)]타임어택 기록측정구간마다 빗발치는 알림.
상식과 이해를 거부하는 무력돌파.
얼어붙은 채팅창이 뒤늦게 폭주하며 채팅이 멈추지 않고 쏟아진다.
“이건 필드를 통과하냐 통과하지 못하냐의 수준을 넘어섰네.”
이 정도면 통과는 기정사실이고, 스피드마스터의 타임어택 기록을 넘느냐 못 넘느냐가 더욱 관건이 되는 상황.
“언제 봐도 대단해. 인간이 저런 무력을 지닐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래도 이건 아니지. 다른 거라면 몰라도 속도에서 내가 질 것 같아?”
이어지는 코스는 난개발이 이루어진 빈민가.
그 옥상을 주파하며 돌파한 스피드마스터의 구역 내 기록, 2분 11초.
역시나 처음 겪는 사람이라면 헤맬 수밖에 없는 길에서 묵언검객의 기록이 늘어진다.
“스피드는 내가 더 빨라.”
그런 자신감에 답하기라도 하듯이, 묵언검객이 달리는 속도를 실어 어깨 너머로 크게 짊어진 검을 전방을 향해 휘둘렀다.
몰살검의 궤적을 따라 뻗어나가는 검붉은 몰살의 궤적.
검로를 따라 베고 부수고 죽이며 쌓아올린 살업이, 몰살의 전승이 위력을 더하며 경로상의 모든 건물을 짓뭉개버린다.
쾅쾅쾅
거인의 발에 짓밟히듯이 주저앉는 건물들과 함께 몇이나 되는 요괴들이 죽었는지는 헤아릴 필요조차도 없었다.
[구역 내 모든 요괴들이 전멸합니다.] [소음도 : 최상] [경계도 : 매우 위험]이 일격으로 전부 죽였으니까.
?
?
와
빈민가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건물이 방해되면 부수면 된다고ㅋㅋ
자 이제 출구 보이죠?
무친련아 암습 어디갔냐고!!
모르고 당했으면 암습 아닐까?
오늘의 띵언> 모르고 당했으면 암습이 맞다
도시 밖에서 뭔짓을 해도 어그로는 안에 다 끌리겠는데?
이것보다 더 어그로 끌려면 무슨 짓을 해야 하냐고ㅋㅋㅋ
??? : 스피드는 내가 더 빨라
신속질주도 ‘철거스피드’에 밀렸죠?
“…아닌가?”
[구간별 타임어택 세계최고기록] [1위 스피드마스터 02:11] [구간별 타임어택 세계신기록(new!)] [1위 묵언검객 02:05(new!)]우회가 필요하지 않는 직선루트.
장애물은 모조리 철거하는 무력전진.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녀만의 공략이, 오래도록 전설처럼 전해지던 스피드마스터의 기록을 진지하게 위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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