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46)
〈 246화 〉 246 위험한 생각이군. 당장 해보자
* * *
1.
묵언검객군 본대.
침투조의 안전을 위해 적을 유인한다는 목적을 지닌 이들은 현재 뜻밖의 난관에 처했다.
“적이 유인되지 않는닷!!”
유인에 당해야 할 적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기껏 사명감을 안고 성벽 위의 적들을 몰살하고 도시 안을 향해 공격을 퍼부은 것이 무색하게 모여드는 적은 미미했다.
그럴 만도 했다.
지금도 도시 안쪽에서는 엄청난 굉음이 연달아 울려퍼지고 있으니까.
콰앙━ 콰과광━
건물 터지는 소리.
급히 부는 호각소리.
요괴경비대가 출동하는 소리.
온갖 소리가 다 들리지만 정작 들려야 할 본대를 향해 달려오는 소리는 미미했다.
뚜따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주군이 곤경에 처한 것이닷!”
“주군께서 들어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적에게 발각되었단 말인가! 이놈들, 우리가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구나!”
설마 묵언검객이 건물을 부숴가며 화려하게 전진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적기사.
그의 발언에 다른 요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여주인님을 구하려거든 보다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다.”
“잉간이를 위해서라면 공성병기를 만들어줄게!”
“호에엑!! 주머니에 그런 것도 들어갈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주머니인 것이닷!!”
“그치? 굉장하지?”
“자랑은 나중에 하고 거리를 습격한다. 적색군단의 위험을 저들에게 보여줄 차례다!”
묵언검객의 높은 소음도를 상쇄하기 위한 본대의 적극적인 공세!
[본대가 도시 안으로 침공합니다.] [대량의 시체가 발견되어 혼란에 빠진 거리가 공황상태에 접어듭니다.] [구역 내 요괴들이 저항의지를 상실하고 사방으로 달아납니다.]“놈들의 등에 창을 꽂아라!”
“천인장님, 동쪽 시가지에서 경비대 30개체가 도주합니다.”
“활을 쏘아라!”
수비를 하러 출동했던 경비대들이 도망치다 창칼에 찔려 죽고, 화살에 맞아 죽는 사태.
묵언검객과 부기맨이 만든 혼란을 연이어 달려드는 본대가 크게 벌리며 도시의 각 구역의 피해현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주군이 포위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정리는 객귀들에게 맡기고 적색군단은 적진을 돌파한다!”
한술 더 떠서 병귀들이 후속병력들을 타격하고 객귀군단이 잔존요괴들을 확인사살하며 뒤따르니, 묵언검객이 지나간 경로를 따라 미니맵이 쐐기형태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적을 알리는 표식이 사라지고 아군을 알리는 표식이 침투하는 미니맵.
도시는 대혼란에 휩싸였다.
2.
하강지대의 수도권역 인근필드, 수도방위사령부.
참모회의를 연 사령관이 사건브리핑을 지시했다.
“현재 수도에서는 연속사체발견, 원인불명의 건물붕괴, 정체불명의 군세의 출몰 등의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재앙급 전승의 효과일 가능성은?”
“저희 사령부에서 파악한 전승리스트에는 존재하지 않는 복합효과입니다. 강력한 전승에 동반되는 고등급 요력반응도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요력감지기가 반응하지 않았다는 말은 순수한 물리력으로 일어난 사태라는 뜻.
참모부의 분위기가 더욱 심각해졌다.
“차라리 불운한 재앙이라면 좋았을 것을. 이제는 그런 가능성을 떠올릴 수 없게 되었군.”
참모장이 말했다.
“사령관. 원군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알고 있네.”
수도에서 간간히 넘어오는 지원요청은 매번 구역이 달라지고 있다.
그것도 점점 수도 깊은 곳의 중추시설들을 향해서 말이다. 수도방위군단은 연이은 급보에 급히 출병준비를 하였고, 그 즈음 정보가 구체화됐다.
“겁도 없이 수도를 침공하는 요괴군세가 나타났다. 부관, 상세브리핑을.”
“적의 수는 3만 이상. 경비대가 궤멸상태라 정확한 숫자는 집계할 수 없습니다. 대단히 위급한 상황입니다.”
“목적지는?”
“비행장 방면으로 진격 중입니다.”
“비행장을? 그곳은 수리장수가 지키고 있으니 놈들이 향하여도 헛걸음이 되지 않는가.”
“아닙니다. 수리장수는 얼마 전에 대요괴님의 직명으로 직속비행병단을 이끌고 수도 밖으로 출병에 나섰습니다.”
실로 공교롭다.
너무나도 완벽한 타이밍이 아닌가.
“놈들의 목적이 밝혀졌습니다.”
“참모장. 그 말이 사실인가?”
“역모입니다.”
역모.
대요괴 치하에서는 감히 입밖에 함부로 꺼낼 수 없는,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위험발언이었다.
“자네, 지금 그 발언에 책임질 수 있겠나?”
“틀림없습니다. 일련의 사태는 작정하고 계획된 거사입니다. 수많은 사상자가 소리소문 없이 속출하고 건물이 무너지려면 얼마나 많은 사전작업을 하고 간자들을 심어두었겠습니까?”
“아주 긴 세월이 걸릴만한 일이군.”
“이는 하강지대의 완전정복을 넘어서 승천지대, 도원향을 노리는 본격적인 침공입니다. 시급히 수도방위에 나서야 합니다.”
“목적지는 비행장인가?”
“이만큼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승천의 기둥을 지키는 요괴를 알 것이고, 그에게 맞선다는 어리석은 짓을 범할 리가 없습니다. 십중팔구, 아니 무조건 비행장입니다.”
“대요괴님은 절대로 중지할 수 없는 의식을 치르고 계신다. 놈들이 상승지대에 발을 들인다면 대요괴님을 뵐 면목이 없다.”
대요괴는 요괴왕의 사후, 야심을 드러내며 자신을 따르는 세력들과 함께 인계침공에 나서 새로운 낙원의 건설에 성공한 자.
비록 자신들이 그 낙원에서 함께 하고 있지는 못할지언정, 대요괴 덕분에 죽어가는 대지를 떠나 풍요로운 반요곡에 살고 있다.
은혜를 입었다면 결코 원한으로 갚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놈들이 어떤 경로로,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해왔든 이 이상 치부가 늘어서는 아니 된다. 전군, 수도를 향해 진격하라!”
본대의 본격적인 활약은 경계도의 최대상승으로 이어졌고, 끝내 수도방위군이 원군으로 지원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진실을 깨닫지는 못했다. 수도파괴의 주범은 한 인간과 한 요괴였으며, 군대는 그 뒤를 쫓고 있을 뿐임을.
심지어 그 목적지가 비행장조차도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말이다.
3.
[돌발이벤트 발생] [수도방위군이 수도의 위기를 깨닫고 급히 접근 중입니다.] [30분 뒤, 필드에 수도방위군이 도착합니다.] [수도방위사령관은 대요괴를 따르는 다섯 장수 중 하나인 극곰장수입니다.] [극곰장수가 수많은 요괴들 사이에서 수도를 지키는 장수로 선정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극곰장수와 조우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이걸로 세 번째인지, 아니면 네 번째였는지.
급박하게 쏟아지는 돌발이벤트 알림문구에도 해응응은 조금도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다.
무어가 오든 더 빨리 진격하면 그만이다.
‘이런 진격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도시의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요괴들.
거리에서 마주치는 요괴들도 무장한 요괴가 늘어나는가 싶더니, 어느덧 일반요괴는 모조리 숨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요계수도에서처럼 바리게이트를 치고 단단히 포진한 요괴들.
천라지망이 떠오르는 겹겹이 펼쳐진 포진이지만 진을 이루는 개인들의 실력과 사기가 참담해서야 시간벌이조차도 될 수 없다.
“한 줌의 버러지들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
부기맨의 손바닥 수어 개가 방어선을 난타하니, 바리게이트와 머리통 십여 개가 펑펑 터져나가며 순식간에 길이 열렸다.
[부기맨의 공격으로 방어선을 돌파했습니다.] [소음도 : 높음] [경계도 : 높음] [도깨비부족이 하강지대에서의 처우개선을 꿈꾸며 공을 세우고자 몰려듭니다.] [도깨비부족이 소란에 이끌려 다른 방면으로 몰려갑니다.] [상승지대로의 등선을 꿈꾸는 강력한 네임드 요괴들이 공을 세우고자 몰려듭니다.] [네임드 요괴들이 소란에 이끌려 다른 방면으로 몰려갑니다.]본대도 제대로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지 앞을 가로막는 적들도 적은 상황.
묵언검객과 부기맨의 진격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어느덧 비행장이 육안에 들어오기에 이르렀다.
그 즈음에 이르러, 부기맨은 깨달았다.
“인간. 비행장은 저쪽이다.”
묵언검객의 진격방향이 달랐다.
비행장을 노린다면 걸음을 돌려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돌아가지도 않았다.
오직 올곧게 중앙 저 멀리 보이는 기둥을 향해 달려 내려가고 있을 뿐.
“다리를 오를 셈인가? 둘 뿐이라면 굳이 다리를 이용할 필요는 없을 텐데.”
그리 말하던 부기맨이 무언가를 깨달았다.
참을 수 없는 희열에 웃음이 새어나오듯이 옷장 문을 덜그럭거렸다.
미친 생각이다.
정신 나간 짓이 틀림없다.
무모하며 비효율적인 우자의 행동이다.
‘그래서 안할 건가요?’
그런 의미가 담긴 묵언검객의 시선에 부기맨은 더욱 크게 기세를 분출하였다.
“그럴 리가.”
아무리 터무니없는 짓이라도 그 생각이 재밌어 보인다면 마음이 동하기 마련이다.
호기심은 모든 동물이 지닌 감정.
요괴가 아닌 원시자연을 살아가는 동물들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강렬한 화학반응이다.
“당장 해보자.”
도시의 중심, 상승지대의 도원향을 떠받치는 승천의 기둥.
그 기둥을 부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누구도 해본 적 없는 전대미문의 테러를 위해 한 인간과 한 요괴가 속도를 올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