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49)
〈 249화 〉 249 포식의 만찬
* * *
1.
[Story mode] [속이 빈 그릇으로는 덩치를 키운다고 한들 진정한 강함 앞에 무너지는가.] [정말이지 기둥으로서의 역할 하나밖에는 수행할 수 없는 그릇이구나.]허공에 맺힌 거대한 짐승의 상.
이를 올려다본 부기맨이 환영을 씹어 먹을 기세로 외쳤다.
[대요괴!] [당돌하고도 앙칼진 영혼의 광채. 그런 빛을 지닌 이가 세상에 둘이나 존재할 수는 없지. 대살귀. 설마 육신을 잃고도 살아있었을 줄이야.] [복수를 위해 치욕을 무릅쓰고 돌아왔다. 잘도 내 육신을 더럽혀주었구나.]대요괴는 최악의 배신자였다.
오랜 우정에 칼을 꽂았고, 친우의 몸을 더럽혀 자신의 도원향을 위한 도구로 삼았다.
우정 따위를 믿었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단지 부기맨이 품은 후회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믿을 요괴를 잘못 고른 것이니.
[조잡한 피륙을 빚어 타락시킨 몸 따위로 이 몸을 막을 수 있다고 믿지 마라.] [그 저주받은 기둥에서 내 육신을 해방시키거든, 다음은 네 차례다.] [도원향은 이룰 수 없는 황금향.] [너의 것 또한 그리 될 것이다.] [눈앞에서 네가 지닌 전부를 잃는 고통을 반드시 네게도 알게 해주마.]드러낼 수 없는 형체를 감싼 어둠 대신 옷장에서 뻗어 나온 손들을 엮어 감싼 얼굴.
벌어진 손가락 사이로 부기맨의 눈동자가 핏빛 광채를 띄며 번뜩였다.
평범한 요괴라면 기세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기절하고, 보스급 요괴들조차 긴장하여 물러설 살기를 앞두고도 대요괴는 느긋했다.
[과연.]먹이를 앞둔 맹수처럼 흥미를 담은 얼굴.
달콤한 진미를 앞둔 것처럼 그가 입맛을 다셨다.
[그 기개, 그 대담함.] [육신을 잃고 세월이 흘렀음에도 타고난 운명을 벗어난 의지의 강인함은 변치 않는구나.] [차기 요괴왕의 즉위를 앞둔 이 대요괴가 유일하게 인정하였던 연인답도다.]연인?
연이이인???
대요괴랑 부기맨이 사겨???
누가 여자야
알아서 뭐하게
박으려고
옷장에?
님 머리에 부기맨 손이 박히겠는데요
대요괴가 여성이었어?
아닌 거 같은데
대요괴의 연인, 대살귀.
그 부기맨이 여성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채팅창이 대혼란에 빠졌다.
[닥쳐라.] [더러운 배신으로 내 몸을 취했을지언정, 이 마음과 영혼은 두 번 다시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멘트 앙칼진거 보니 부기맨이 여자였네
와씨 그 목소리에 어떻게 여자야?
몸 잃어서 원래 목소리도 잃은 듯
그럼 지금은 여자 아니잖아
옷장 대신 여자 몸에 빙의시키면 여자가 되지 않을까?
남자 몸에 빙의하면?
남자가 되겠죠 야발련아
슈뢰딩거의 성별ㄷㄷ
옷장 문을 열고 맨 몸을 관측하기 전까지는 남자일수도 여자일수도 있는 부기맨… 헤으응
[너의 독존과 야망도 결국은 추악한 배신의 연장선상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 [배신과 찬탈의 전승을 업으로 삼은 모든 요괴들이 그렇듯이 너 또한 자신의 전승에 발목이 잡혀 무너질 것이다.]파국을 향해 치닫는 대화.
한때의 인연, 과거의 연인은 이제 끝났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미 모든 것이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달라진 관계.
아련한 추억조차 빚이 바라는 비정한 현실.
대요괴가 고하였다.
[포식의 만찬은 이미 시작되었다.] [만찬의 끝을 고할 날을 기다리고 있을 뿐.] [네 육신은 훌륭한 실험대가 되었다.] [무엇을 취해야할지.] [무엇을 버려야할지.] [이제는 전부 알고 있지.]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서 고하겠다.] [포식의 만찬이 종료되었노라고.] [잘 가거라. 오랜 벗이자 한때의 연인이여.]사라진 환영.
그와 동시에 승천의 기둥이 울부짖었다.
기둥을 감싼 거대한 벽들이 떨어지고.
가장 거대한 단 하나의 손이 펼쳐졌다.
하강지대의 수도권역.
반경 30km의 대지를 정확히 채우는.
길이 30km의 거대한 손이.
[당했군.] [포식의 만찬. 녀석이 치르던 만찬의 실체가 설마 이런 것이었을 줄이야.]무슨 뜻이냐고 묻는 해응응의 시선.
이에 부기맨이 답했다.
[만찬이 열리거든 상을 차리고 제물을 올리지.] [녀석의 만찬은 잔칫상 위에 제물을 올려놓는 제물수집의 기간이었다.] [지금 그 끝을 고하였으니.] [모아온 제물을 거둘 일만이 남았다.] [의 시간이다.]부기맨과 그녀가 올려다보는 천장 너머.
창공에 떠오른 상승지대.
그곳에서부터 무시무시한 힘이 범람하였다.
붉은 빛의 기둥이 솟구치고.
수많은 죽음과 절규가 비산하며.
상승지대 너머로 제물들이 흘린 피가 쏟아졌다.
블러디 퐁듀Bloody fondue.
제물들의 피로 빚어낸 잔혹한 만찬.
그 여파가 하강지대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이를 기점으로 삼듯.
멈춰섰던 거대한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승지대의 만찬에 이은.
제물조차도 되지 못한 쓰레기들을 처분할 하강지대의 만찬의 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3.
기둥의 회전을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손이 대지를 한 바퀴만 휩쓸어도 하강지대의 모든 건축물이 파괴되고 모든 생명체가 몰살당한다.
만찬의 종언이라는 페이즈 이름에 걸맞은, 모든 것이 파멸하는 화려한 피날레였다.
와씨 만찬이 이런 거였어?
한 번도 라이브로 본 적이 없어서 그냥 대요괴 강화이벤트인줄만 알았는데 개돌았네ㄷㄷ
원래는 어케 깸?
상승지대 올라가서 공략아이템 쓰면 만찬 강제중지하고 대요괴 토벌전 들어감
토벌대랑 같이 최종결투 하는 부분ㅇㅇ
백령신군이랑 아군 먹으면 부기맨 대신 백령신군 부하들이랑 같이 싸우거나 여기에 백령신군 소환해서 같이 싸울 수 있음
와 개오지네
백령신군도 요괴루트에서는 보스 아님?
맞음
와 다른 루트 보스가 아군이라니 개오지네
공식 인간루트 공략법임
스피드마스터가 그 루트 밟았지ㅇㅇ
정상급 스트리머랑 100회차 넘기는 하드코어 폐인들만 가능한 공략ㄷㄷ
공략아이템으로 만찬을 강제중지시키거나.
뒤늦게 도착하여 만찬이 끝난 이후만을 목격하였던 시청자들.
그들이 알지 못하는, 겪어본 적 없었던 포식의 만찬의 실체가 드러났다.
“와… 저렇게 중지시키는 방법도 있었네.”
스피드마스터는 벽을 느꼈다.
압도적인 속도로 순식간에 적의 급소를 베어 지나가는 스피드마스터의 전매특허, 신속.
그의 신속은 인간형 생물체에게 특화되어 있고, 약점이 존재하는 생물체에게만 통용된다.
“저게 어떻게 원콤이 나지?”
절망의 집합체의 신체는 게임 내에서 주어지는 스킬만을 이용해서는 이길 수 없다.
살을 가르고 데미지를 넣어도 완전무력화까지는 딜타임을 두세 번은 나누어 가져야 한다.
특공대를 동원해도 모두 맥없이 쓸려나가고, 혼자서는 역부족에 처하게 되는 극악무도한 절망의 집합체의 공격패턴.
당연히 공략불가대상이라고 여겼던 패턴들을 묵언검객과 부기맨은 극딜로 씹어먹었다.
그런 절망의 집합체의 모든 공격패턴이 페이즈 1에 불과했던 승천의 기둥 토벌전.
그 두 번째 페이즈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보다 문제는 저거야. 절망의 집합체도 작은 건 절대 아니었는데 저건 도시를 한 방에 소멸시키는 특대형이잖아.”
저 팔이 원형으로 한 바퀴만 돌면 하강지대의 수도권역은 폐허로 전락한다.
공략아이템이나 공략수단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번에야말로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황.
바로 그때, 묵언검객도 알지 못했던 공략방법이 나타났다.
[팔이 아니다. 벌어진 기둥을 노려라, 인간.]“?”
[기둥의 틈을 더 벌려서 승천의 기둥의 핵심매개체가 되는 과거의 신체에 접촉한다면, 내 의지로 저 팔을 멈춰 세울 수 있다.]“!!”
[분하지만 대요괴의 준비는 철저했다. 저 팔을 일격에 멈춰 세우는 것은 아무리 너라도 불가능하지 않은가. 방법은 이것뿐이다.]승천의 기둥에 속박된 절망의 집합체. 대요괴에게 사역된 그릇을 부기맨이 탈환해서 거대한 손의 제어권을 빼앗는다.
절체절명의 위기.
죽음이 목전에 치달은 패턴을 무효화하는 부기맨만이 할 수 있는 비장의 방법이다.
【상호작용 선택지】
[부기맨의 작전제안에 당신은…]1. 작전을 받아들인다.(승천의 기둥 공략)
2. 작전을 거절한다.(종언의 손 공략)
3. 토벌전을 포기하고 도주한다.
그러나 그 작전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
스피드마스터는 그 사실을 눈치 챘다.
[▶2. 작전을 거절한다.]“묵언검객도 깨달았네. 저 작전의 근본적인 결함을. 너희는 알겠어?”
먼데요
왜 너만 알아
또 또 선생질한다
당신 우리가 스센세라고 부르니까 진짜 선생님 된 줄 아나본데 노트에 받아적기 쉽게 천천히 설명해주세요
왜 갑자기 공손해지냐고ㅋㅋㅋ
스피드마스터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
“떠올려봐. 부기맨이 이런 말을 했잖아. 절망의 집합체는 승천의 기둥에 저주로 묶여있고, 기둥을 파괴해야 저주에서 몸이 풀려난다고.”
ㅖ
네
“부기맨은 절망의 집합체에 들어가서 육신의 제어권을 되찾고 종언의 손을 멈출 거고.”
아. 설마
그래서요?
“저주가 풀리지 않은 기둥 속 신체에 부기맨이 들어가면 밖으로는 어떻게 나오는데?”
!
헐
들어가면 못 나와?
“못 나오는 정도가 문제가 아니지.”
스피드마스터는 더욱 심각한 미래를 예상했다.
“빼앗긴 몸을 오랫동안 대요괴한테 조종당하기까지 했잖아. 예전이랑은 달라도 완전히 다른 신체. 딱 동화율 생각나지 않아?”
앗
신체 다르면 동화율 개박살나긴 하지
아닌데? 포간충들은 사람이어도 말에 들어가면 동화율 80% 찍고 그러는데?
그분들은 전생에 말이셨고요
ㄹㅇㅋㅋ
암말이랑 교배하시게 그냥 둬…
숫말이랑도 교배 하는데?
?
?
이해할 수 없는 심연의 채팅을 무시한 채, 스피드마스터는 자신이 떠올린 결말을 언급했다.
“부기맨은 저 몸에 갇히는 걸 넘어서 대요괴한테 지배당할 가능성이 높아. 아군을 구하느라 희생한 동료가 적이 된다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