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5)
〈 25화 〉 25 또래
* * *
1.
스피드마스터는 단언했다.
“인면지주는 이길 수 없어. 아무리 검술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불패의 몰살검객의 첫 패배플래그?
센세의 발언이라 더 무섭네요
스선생님이 가끔 급발진하다 돌연사하기는 해도 허튼 소리는 안하시는 분이지
정상급 피지컬 스트리머로
열손가락 안에 당당히 손꼽히는 실력자
스피드마스터.
이루어온 업적과 쌓아온 경력만큼
그의 발언에는 공신력과 무게감이 실렸다.
근데 묵언검객이 검 집어넣었는데요?
모죠?
주먹으로 패면 더 세나요?
“니네는 검으로 못 베는 걸 주먹으로 부술 수 있어?”
아ㅋㅋ 그냥 폼잡는거였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다
후 즐거웠다 묵언검객mk1. 먼지 묵은 mk2가 빛을 볼 시간이다
당연한 패배.
무의미한 저항.
끝이 보이는 발악.
모두가 그렇게 여겼다.
검으로도 안 되는 건
주먹으로 안 된다.
그게 당연한 상식이니까.
정상급 피지컬 스트리머 스피드마스터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본방 6200명.
중계방 31000명이 지켜보는 묵언검객의 최후.
묵언검객의 주먹과 반요 인면지주의 몸이 충돌했을 때.
스피드마스터와 37200명의 시청자들은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쿵!!
“끼아악!”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뒤로 홱 젖혀지는 인면지주의 몸체.
누가 봐도 묵언검객의 주먹이 엄청난 타격을 입혔으니까.
천하의 스피드마스터마저도
그 광경에는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걸 슈퍼크리티컬을 꽂았다고?
아니, 그럴 리가 없다.
크리티컬이란 약점을 노리는 공격.
검도 잘 안 박히는 껍질에 주먹으로 통하는 약점이 가당키나 한가.
저건 크리티컬과도 다른
약점이 아닌 부위를 약점으로 만든 무언가다.
가상현실게임에는
그런 통상보다 강력한 일격을 칭하는 또 다른 용어가 존재한다.
저스트 액션 같아요.
저스트 액션.
상대의 약점을 정확하게 찌르는 크리티컬과 달리
자신의 공격을 완벽하게 펼쳐냈을 때의 용어.
“아니, 그 이상이야.”
스피드마스터만이 알아보았다.
저 일격.
저 기술.
묵언검객이 구사한 공격은.
틀림없이, 정상급 피지컬 스트리머 사이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퍼펙트 액션이었어.”
저스트 액션의 상위호환.
크리티컬 위의 슈퍼크리티컬처럼.
완벽 그 이상의 한 수.
일격에 막대한 피해를 유도할 수 있는.
‘결정타’라 불릴만한 것이다.
와
고수들의 세계는 쓰는 용어부터 다르네
퍼펙트 액션은 위키 용어에서나 보던 거 아니냐?
입전투를 실현하는 사람이 있네;
묵언검객 그녀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녀는 신인가? 묵언검객 그녀는 신인가?
고작 한 번 뽀록 한 번 터진 걸로 왤케 유난임
그렇다.
한 번은 운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에 빗대 럭키펀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성난 인면지주가 달려들었을 때
이번에야말로 초심자의 행운은 끝이라고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시청자들.
신묘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흘려낸 묵언검객이
거미다리를 붙잡고 훅 뛰어올라
관절기로 다리 하나를 꺾고
크게 올린 다리의 발뒤꿈치로 이를 내리찍어
끝내 다리를 떼어냈을 때.
더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들린 권각술.
퍼펙트액션이 빗발치는 묵언검객.
그녀는
검이 없어도 강하다는 사실을.
2.
가끔은 검보다 주먹이 유효한 상대가 있다.
외공의 고수.
단단한 영물.
피부가 강철이 아닌지 의심되는 존재들.
검기를 동원해야 겨우 생채기가 생기고.
막대한 내공이 소모되는 검강을 동원해야 살이 갈라지는
비효율을 강요하는 상대.
‘아무리 그런 상대들이라도 내장까지 단련하지는 못하죠.’
타격의 이점은 충격을 직격으로 피부나 껍질, 갑각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데에 있었다.
“이 나쁜 인간! 거미줄에 24시간을 매달아주마!”
“…….”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무해함을 어필하는 인면지주.
해응응은 코웃음을 쳤다.
타격을 밀어 넣는 발경이 통할 정도로 어수룩한 인면지주는 무림계에는 없었다.
인면지주라는 거창한 말이 아까울 정도로 약해빠진 상대다.
그러나 그것이 인면지주의 무해함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는 반요곡.
요괴의 피에 더럽혀진
반요들이 도망쳐온 세상 끝 깊디깊은 협곡 속.
인류활동권역의 끝에 걸쳐선 세계.
‘무림에서라면 마치 마교의 본산, 십만대산이나 다름없는 곳이죠.’
교의 마인들중에도 착한 이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착한 이들은 핍박 받고
피를 빨리며
악인들의 노리개나 부속품으로 전락하며
끝내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강자지존!
그것이 비정한 세외무림의 신조이기에.
하물며 인간도 아닌 반요와 요괴가 판치는 반요곡이라면.
비인외도의 정서가 만연한 것이 당연지사.
‘언제까지 그 약자흉내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그 가식적인 연기를 끝내드리죠.’
거미의 신체구조 상
결코 다리가 닿지 않는 배 뒤.
후면을 장악한 해응응의 연타가
무방비 상태의 몸체를 가차없이 뒤흔들었다.
“끼아아아아아악!!”
끔찍한 귀곡성을 지르며
격렬하게 몸을 뒤흔드는 인면지주.
비좁은 나룻배 위에서도 수귀들의 육탄돌격을 버텨낸 그녀가
인면지주의 배에 올라탔다고 떨어질 리가 만무.
거미보다 더욱 끈질긴
떨어지지 않는 그녀의 존재에
반요, 인면지주의 대응패턴이 바뀌었다.
화아아아악!
거미줄과 거미줄
그 사이를 뛰어오르며 숲속을 내달리는 도주!
엄청난 도약거리와
눈조차 뜨기 힘든 속도.
이에 거미줄의 점성까지 더해
어떻게든 해응응을 떨쳐내겠다는 질주패턴이다.
으악 멀미
와 ㅆㅂ 아무것도 안 보여
버츄얼포뮬러 시즌1 레이서입니다. 인면지주가 제 차보다 빠르네요 ㅠ
살 려 줘
묵언검객 1인칭이 오늘 사람 여럿 잡네
중계방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뉴비들의 비명!
본방 시청자들은 여유롭게 웃으며 채팅을 쳤다.
우리도 미칠 것 같애ㅋㅋㅋ
어떻게 세 번째인데도 적응이 안 되냐?ㅋㅋㅋ
몬가… 몬가 일어나고 있어
근데 안보여
진짜 뭐가 일어나는 거냐고 ㅋㅋㅋ
본방경험자라도 다를 것 없는 미친 속도감!
가장 정확한 눈과
뛰어난 동체시력을 지닌 시청자들만이
어두운 숲속을 질주하는
고속이동 도중의 교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인면지주가 나무에 등을 들이받고 거미줄 위에서 구르고 늪 지척까지 내려가기도 하는데 절대로 안 떨어지는 묵언검객ㄷㄷ
야간투시경 끼면 저거 보임?
보이긴 하겠지 깜깜한 광경이
ㅋㅋㅋ 님은 야간투시경 끼면 새까만 영화화면도 밝게 보이실 듯
야간투시경을 꼈는데 방송이 환하게 보인다면 즉시 투시경을 벗으십시오. 그것은 야간투시경이 아닙니다.
묵언검객을 박아? 속박플레이? 깊은 곳의 입구까지 내려가?
애가 성욕에 미치니까 눈에 뵈는 게 없네
성욕아 그만해! 너 때문에 엄길단이 싸잡아서 변태로 보이잖아!!
엄길단 최대 아웃풋 엄길동의성욕 ㅋㅋㅋ
성욕이 출세했네 2다혜님 방송에 이어서 묵언검객 방송까지 진출하고
보통 사람이라면 진즉에 떨어져 나가고도 남았을 필사적인 질주패턴.
묵언검객은 보통을 명백히 상회하는
초인의 반열에 들어선 무인.
그녀가 떨어져나가는 일은 결코 없었다.
“제발떨어져어어어!!”
결국 참다못한 인면지주가 비명을 지르며
역귀들의 소굴로 뛰어들었다.
쾅!
자욱한 흙먼지
급강하의 충격
작은 구덩이가 파인 공터의 중심 주변으로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던 역귀들.
그들이 중앙의 인면지주와 묵언검객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 강력한 인면지주에 더해
역귀 수십 마리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
‘정말이지, 볼품없네요. 반요곡의 인면지주는.’
강자를 향한 기대감이
생사결을 향한 갈망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희열이
모두 차갑게 식어버리는
짙은 실망과 모멸의 감정이 어렸다.
고작 이 정도
이런 잔재주에 불과한 전투뿐이라니.
‘더는 지켜볼 가치도 없겠군요.’
당연히 최선을 다해 싸우고 있다고 여겼던 묵언검객.
그녀가 검을 뽑아들며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시청자들도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전투조차도
묵언검객의 최대치의 역량이 아니었음을.
그녀에게 인면지주가
얼마나 여유를 두고 싸운 상대였는지를.
심법이 순환하는 혈도.
그 수가 고작 세 개에 불과했던 삼재기공과 달리
무려 아홉 개의 혈도를 순환하는 청해심법.
이류심법이 체내의 내공을 가속하며
바다 위 파도와도 같은
막대한 출력을 발휘해내었다.
즉살
즉살
즉살
초당 3마리.
반응조차 할 수 없는
헤일처럼 몰아치는 검격의 파도 속에서
역귀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다.
저항이라도 성립했던 수귀들 때와는 차원이 다른
실로 압도적인 강함이었다.
와
미친
찢었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역귀들이 전멸해버린 공터의 중심.
피가 뚝뚝 흐르는 검을 털어
지면에 핏방울을 흩뿌린 묵언검객.
그녀의 칼이 자신을 겨냥하자, 인면지주가 부들부들 떨며 앞다리를 들었다.
“살려주세요”
항복선언이었다.
3.
[Story mode]혈귀나 수귀, 역귀처럼
요괴의 피를 견디지 못해 미쳐버린
본능에 지배당하는 가장 미천한 존재들과 달리
자신만의 고유한 이름을 지닌 반요는
엄연한 자아와 사고체계를 지니고 있다.
가 그랬고
이 그랬듯이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렇기에 인면지주는 반요곡 최초로
플레이어에게 항복하는 기염을 발휘했다.
[그저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인간과 반요는 서로 죽일 수밖에 없어?]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인면지주.
[이십 년이야.] [다섯 살에 반요가 되어서 이십 년을 이 저주받은 몸으로 살아왔어.] [이제야 겨우 멀쩡한 사람을 만났는데.]눈물을 보이는 노파의 얼굴.
[독성에 쭈글쭈글해진 이런 얼굴로는] [끔찍한 거미의 몸으로는] [인간친구 한 명조차도 사귈 수 없는 거야?]인면지주의 진실 된 고백.
이에 묵언검객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정말인가?
진심으로?
저 노파, 인면지주는….
‘스물다섯이라고요?’
여든살도
825살도 아닌
고작 스물다섯 살.
자신과 다를 바 없을
같은 20대.
믿기지 않는 현실에 얼굴이 굳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