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61)
〈 261화 〉 261 걱정 말아요
* * *
1.
마크2는 마음이 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에게 심한 말을 하지도 않고, 실패작이라며 실망하지도 않는다.
본체는 엉뚱하지만 상냥한 마망검객이었다.
“인지. 마크2는 사생아 왕자의 기분을 알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자신을 돌봐준다.
어떠한 이해타산도 계산도 없이.
그 순수한 마음이 어머니가 아니라면 무엇이 어머니라 할 수 있겠는가.
“마크2는 마망검객이 좋습니다.”
그리 말하며 해응응의 팔을 덥썩 끌어안는 마크2의 돌발행동에 모두가 와하고 입을 벌렸다.
“길드장님 얼굴로 저러니까 왤케 위화감이 미쳐 날뛰지?”
“오늘부터 진 묵언검객은 마크2다!”
“곤란하군요. 길드장님의 얼굴로 저런 짓을 하다니. 앞으로는 표정관리가 힘들어지겠습니다.”
남자들의 반응도 그랬다면 주아영은 코에서 코피까지 흘렸다.
“언니가 두 배…… 양손에 언니…… 금단의 삼각관계……?”
본인이 권하기도 했고 다른 이들도 싫어하지 않으니, 해응응은 조금 곤란함을 느끼면서도 얌전히 마크2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인간처럼 피와 살로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어서 매달린 팔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상당했지만, 그 이상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마크2의 마음이 무거웠다.
따지고보면 닥터 요한2세의 잘못이었다.
창조주이자 어버이이면 다인가.
아이가 이토록 외로움을 타게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그녀가 잘 주워서 닥터 요한2세가 해내지 못했던 몫까지 대신하겠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실패작은 어쩔 수 없는 실패작인가.”
훈훈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한마디.
다크써클남의 달라진 목소리와 분위기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저 녀석, 갑자기 목소리가 늙어지지 않았어?”
“느낌이 좋지 않은데.”
“길드장님, 조심하십시오.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시인간과 대쉬맨, 민우성이 단순히 불길한 낌새를 느끼고 반응한 것에 비해 주아영은 마크2의 반응을 더욱 예의주시했다.
“닥터……?”
다크써클남을 향해 조심스레 묻는 마크2.
남자의 얼굴에 근엄함이라고 불러도 좋을 관록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널 만든 창조주라고 알아볼 줄은 아는구나. 마크2.”
닥터 요한 2세.
갑작스레 나타난 그의 목소리에 동요하는 마크2.
그녀의 등에 손을 얹은 해응응이 가볍게 기를 불어넣어주었다.
“!”
등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지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기운에 마크2는 놀란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정말 어머니스러운 마망검객이었다.
“갑자기 어떻게 된 거지?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이봐, 당신이 닥터 요한2세라는 사람이야?”
“가시인간. 평소에 눈치 없다는 소리를 종종 듣지 않나? 어른들의 이야기에 끼어들지 말게.”
“아니 뭐 저딴 녀석이!”
욱하고 대거리를 하려던 가시인간을 대쉬맨과 민우성이 말렸다.
“길드장님을 찾아온 분이잖아.”
“지금 덤비면 무조건 죽습니다.”
민우성의 말에 가시인간뿐만 아니라 함께 말리던 대쉬맨까지 깜짝 놀랐다.
“진짜? 저게 그 정도야?”
“B급 셋의 합공을 받으면서도 그런 소리는 한 적이 없었는데. 저 한 명이 앞선 셋보다 더 강하다는 겁니까?”
“다크써클남도 혼자서 셋을 뛰어넘을 정도였습니다만, 분위기가 달라진 지금은 더 위험합니다.”
타고난 눈치와 마인드리딩 능력의 결합으로 전력분석가 뺨치는 잠재력을 발휘하는 민우성이기에 그의 발언은 더욱 무게감이 있었다.
“언니를 위협할 셈이라면 제가 상대하겠어요.”
[아영. 물러서세요.]“언니!”
[절 걱정시키려는 건가요?]“그런 말은 치사해요…. 저도 언니의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겨우 주변의 소란이 잦아들자 닥터 요한2세가 묵언검객을 향해 예를 차려 인사했다.
“이렇게 만나는 것은 처음이군, 묵언검객. 당신에게는 많은 영감을 받았지.”
[닥터 요한2세. 겁도 없이 제 모습을 본딴 존재를 만들어냈군요.]“그리 화내지는 말아주게. 자네는 인류의 보물이자 혁신이야! 천상의 아름다움과 고귀한 정신, 지고한 무력을 한 몸에 고루 지닌 여신 같은 존재. 그런 자네를 모티브로 삼지 않으면 무엇을 모티브로 삼겠나?”
[마크2는 포기하고 돌아가서 비너스 석상이라도 만드세요.]“그깟 석상은 일곱 살에 졸업했네. 마크2도 보내줄 수 없어.”
그래서 싸우자는 건가?
해응응이 슬쩍 검에 손을 얹자 닥터가 손사래를 쳤다.
“마음만 먹으면 이런 몸쯤이야 얼마든지 벨 수 있겠지만, 나와의 대화 창구를 잃어도 괜찮겠나? 마크2에 대해 알려줄 얘기가 있는데.”
마크2에게서 혈강시를 보았다면 닥터 요한2세에게서는 혈교 교주 혈목린을 보았다.
각인의 힘으로 욕망을 증폭시키고, 사람의 욕망을 교묘하게 비틀어 지배한다. 혈목린이 그런 사람이라면, 닥터 요한 2세도 비슷했다.
마크2를 아끼는 해응응의 태도를 보자마자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이를 무기로 삼은 것이다.
[가치 없는 이야기라면 당신을 베겠어요.]“그럼 아무 말도 말아야지.”
“…….”
스르릉.
“농담이니까 검은 다시 내려놔주지 않겠나?”
“…….”
“하긴 천하의 묵언검객이 농담이 통할 상대는 아니지. 본론부터 들어가겠네.”
닥터가 손으로 마크2를 가리켰다. 마크2가 움찔하더니 해응응의 뒤로 반쯤 몸을 숨겼다.
“마크2는 미완성품일세.”
“!”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양한 능력을 동시에 보이는 묵언검객 자네와 달리, 연료와 보급을 필요로 하지. 마크2의 연료는 내 마력이라네.”
해응응이 수첩을 들이밀었다.
[당신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제 힘으로 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요.]“기라. 자네의 특수한 마력을 그렇게 부르나보지? 의도는 알겠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걸세. 내 마력은 조금 특수하거든.”
닥터 요한2세가 마크2에게 내민 손을 까딱거리자 마크2가 가슴을 움켜쥐었다.
“고통. 생명반응이 빠르게 감소합니다.”
“……!”
“잘못했습니다, 닥터…. 그만 용서해주세요…….”
닥터가 손을 튕기자 그제야 호흡이 안정된 마크2. 그녀가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헐떡였다.
CRUD.
생성Create, 읽기Read, 갱신Update, 삭제Delete로 이루어진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기본기능은 자신의 발명품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마크2가 닥터의 피조물인 이상.
닥터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였다.
“하아, 하아……!”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는 묵언검객의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숨을 헐떡인다니.
아래로 피가 쏠리는 기분에 급히 고개를 돌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쓰는 남자 삼인방의 모습을 닥터가 큭큭 하고 비웃었다.
[마크 2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별건 아니네. 내 힘으로 불어넣었던 생명의 일부를 잠시 거두어갔다가 돌려주었을 뿐이지.”
“!”
“알겠나? 마크2의 생사는 전적으로 내 의지에 달려있음을. 내가 없다면 마크2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교활한 수작을 부렸군요.]“안전장치라고 해두세. 자신의 피조물이 반드시 자신을 따른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닥터는 마크2를 순순히 보내줄 마음이 없었다.
그렇지만 마크2를 그저 파기하고자 했을 뿐이라면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에게도 마크2는 흔치 않은 소재이자 귀중한 걸작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 아이가 저렇게나 자네를 잘 따를 줄이야. 본체와의 우호관계가 마크2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흥미가 있다네.”
[저와 거래를 하자는 건가요?]“마크2는 조만간 보내주겠네. 단, 내가 원할 때에는 언제든지 마크2를 연구소로 돌려보내는 조건이네. 내 마력도 언제나 여유롭지는 않으니.”
민우성이 경고했다.
“듣지 마십시오, 길드장님. 마크2를 이용해 길드장님의 전력을 분석하려는 수작입니다.”
“모시는 주인의 권위가 높아서 그런가? 자네가 기르는 사냥개들은 입을 다물 줄 모르는군.”
개 취급을 당한 민우성이 얼굴을 붉혔다.
옆에 있던 가시인간과 대쉬맨이 그 대신 욱하며 덤벼들 기미를 보였지만 민우성이 그들의 어깨를 손으로 붙잡아 내렸다.
“저는 괜찮습니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저 자식이 우리 동료를 모욕했는데도 참으라는 겁니까?”
가시인간과 대쉬맨은 그들의 어깨를 붙잡은 민우성의 손에 힘이 실린 것을 느꼈다.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손이 떨릴 정도로 큰 힘이 들어간 그가 분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저도 사람입니다. 모욕을 당하고 기분이 좋을 리가 없죠. 하지만 길드장님에게 해를 끼칠 수는 없습니다.”
“민우성…”
“이미 저희는 한 번 길드장님에게 심려를 끼쳐드리지 않았습니까. 두 번은 안 됩니다.”
해응응이 이곳까지 온 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폐를 끼쳤다.
“어떤가? 내 제안을 받”
딕터의 시야가 비스듬히 사선으로 무너졌다.
뭐지? 연결에 문제가 생겼나?
경악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 3인방.
손을 들어 올리려고 시도했지만 느껴지는 감각이 하나도 없었다.
철퍽
한발 늦게 바닥에 떨어진 그것이 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닥터 요한2세. 그가 어처구니 없다는 얼굴로 해응응을 올려다보았다.
[그 조건은 마음에 안들어요. 제가 다시 정하죠.] [마크2의 생명반응에 문제가 생길 시, 그때는 제가 당신의 본체를 찾아내어서 죽이겠어요.]이거 진짜 무친련 아니야.
어이없어하며 입모양으로 그리 말하던 닥터 요한2세.
그의 분신체의 숨이 끊어졌다.
“언니, 그래도 되는 거예요?!”
“공포. 마크2는 후환이 두렵습니다.”
[걱정 말아요.]해응응은 놀란 주아영과 마크2를 달랬다.
[죽으면 복수는 확실하게 갚아줄게요.]“…….”
“반성. 마크2는 마망보다 파파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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