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68)
〈 268화 〉 268 돌아온 수련검객
* * *
1.
좀비사태 5일차.
사람들은 모르지만 해응응이 좀비해저드를 시작한 이유는 제자들의 내공습득을 위해서다.
무림에서야 숨만 쉬어도 내공이 쌓이지만.
내공이 부족하기로는 좀비해저드의 세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단서를 찾았어요.’
내공증진의 방법.
그 단초가 될만한 요소.
바로 성장하는 좀비와 진화를 마친 특수좀비다.
[시작해주세요.]해응응이 손수 잡은 좀비를 꽁꽁 묶어 가져오자 정육코너 5년차 정육직원이 눈으로 물었다.
너 미쳤니?
해응응은 진심이었다.
정육직원은 진심이 가득 담긴 한숨을 내뱉고는 피 한 방울도 살에 튀지 않도록 발골복과 위생장갑, 위생마스크까지 꽁꽁 둘러 싸맸다.
으아악 고어물 멈춰!!
고어필트를 켜ㅋㅋ
고어필터 아님?
그냥 고어필트로 하자 캐터필트 같고 멋있잖아
케터펄트임
그냥 캐터필트로 하자 고어필터 같고 멋있잖아
무한동력ㅅㅂㅋㅋ
아니 시발 이런 건 스트리머가 먼저 켜야되는 거 아니냐고!
13남자 묵언검객 센세는 고어필터 따위 모르십니다만?
반요곡에서도 요괴 팔다리를 수수깡처럼 날리시는 분한테 무슨 말씀을^^
도축칼과 커터기를 들고 좀비 발골작업을 시작하는 도축직원.
뼈와 살을 물리적으로 분해하는 과정 끝에 사람들은 좀비의 신체내부가 인간의 신체와 어떤 식으로 변형되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해응응은 일종의 영자기관, 유사내단으로 추정되는 부위를 찾아낼 수 있었다.
‘좀비라는 것도 결국은 골수에 탁기가 쌓이는 싸구려 마공과 유사하네요.’
무림비망록에는 흔히 주화입마?火??라는 말이 있다.
영약의 과복용이나 잘못된 내공운용으로 신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으며 발생하는 내공역류 및 폭주현상이다.
주화입마는 부작용도 다양했다.
내공이 영 좋지 않은 곳을 지나가서 고자가 되거나, 뇌 일부가 터져서 백치가 되거나, 치매가 찾아오고 인사불성이 되거나.
그런 이들은 차라리 양반이다.
마공을 연마하는 이들은 골수에 차오른 내공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내공을 줄이고자 파괴행각을 벌인다.
힘을 소진하면 잠시 이성을 되찾지만 이내 머리가 단전이라도 되는 줄 알고 다시 차오르는 내공에 뇌에 압력이 가해진다.
살기 위해 살상을 저지르고, 살상을 참으려 들면 살인충동이 재촉당하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주화입마에 걸린 무림인들은 사문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고쳐낸 경우도 드물게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죽음으로 해방시켜주는 편이죠.’
그런 점에서 일반좀비들은 주화입마에 걸린 무림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고통과 광기에 찌든 마기. 이건 탁기보다도 더 위험하군요. 이용할 수 없겠어요.’
일반좀비가 진화해서 탄생한 특수좀비.
그들이라고 다를까 싶었지만 뜻밖에도 도축 및 분석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마기가 어느 정도 정순해졌어요.’
해응응은 그 이유를 자신이 직접 지정한 설정 내용에서 찾을 수 있었다.
[좀비들이 포식을 통해 힘과 지능이 강화됩니다.] [특수좀비 출현유무를 출현으로 설정합니다.]지능강화. 명석한 지능은 마기에 지배당하는 상태로는 유지할 수 없다.
좀비들은 포식을 통해 자신들의 광증을 낮추고, 뇌에 고인 마기를 잠재운다.
그것이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뇌에 정착되었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 특수한 신체기관을 진화시키고, 시스템이 규정하는 가 된다.
‘알짜배기는 특수좀비였군요.’
모르는 이에게는 그저 게임의 설정일 뿐인, 깨달은 이에게는 철저하게 설계된 기연.
도전하는 자에게 더 큰 보상을 약속하는, 힘과 지혜, 용기가 부족한 자에게도 낮은 난이도에서부터 착실히 실력을 쌓아 도전할 수 있게 돕는.
마치 하나의 훈련프로그램처럼 느껴지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렴 어떤가요. 도움이 된다면 그만인 것을.’
특수좀비 의 돌진을 손가락 하나로 막아내고 손을 꾸욱 눌러서 차저를 지면에 쑤셔 넣는다.
자연스레 움직임을 봉하고는 앞서 도축으로 파악한 점혈을 짚어 이중으로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럼 이제 효율을 알아볼까요.’
특수좀비가 좀비를 포식하면 보유한 마기는 얼마나 늘어날까.
특수좀비가 이중으로 진화하는 일은 가능할까.
일반좀비가 특수좀비를 먹어도 특수좀비로 진화할 수는 있지 않을까.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귀찮으니까 이 1호를 기점으로 양식장을 차려보죠.’
다가올 실험과 고문의 연속을 직감한 차저 1호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눈을 끔뻑거렸다.
2.
좀비사태 8일차.
며칠간의 시행착오 끝에 양식장은 성공했다.
특수좀비의 살을 뜯어먹은 좀비들은 다른 좀비들에 비해 특수좀비로 각성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덕분에 백화점 주변에는 해응응이 지면에 박아둔 특수좀비들이 한 가득이다.
‘그래도 기운을 계속 뺏기면 특수좀비도 죽기는 하는군요. 음식을 공급하면 재생을 하지는 않을지 기대했지만 재생력은 거의 없었어요.’
차저는 육탄돌격에 의한 바리게이트 파괴에 특화된 특수좀비.
출혈이 일어나면 점액질의 혈액이 상처부위를 금방 덮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렇다고 이미 뜯어 먹힌 살이 재생되는 건 아니었다.
‘대신 다른 장난감을 발견했죠.’
구석구석 숨은 먹이를 찾아내는데 특화된 특수좀비 .
높은 고층빌딩을 자유롭게 수직으로 타고 다니는 특수좀비 .
인간을 보면 빼애액 소리치며 사방의 좀비들을 불러 모으는 .
“구우우”
“기그그”
“삐에에”
지금은 모두 양식장에 갇힌 종마신세였다.
대로변을 대놓고 양식장으로 써먹는 그녀지만 좀비들은 감히 그녀를 노리고 덤벼들지 못했다.
아무리 지능 없는 생물체라도 동족을 만 마리가 넘도록 학살하면 포식자가 나타났다는 각인이 본능에 뿌리 깊게 새겨진다.
해응응은 좀비들의 천적이었고 걸어 다니는 포식자였다.
그녀의 향기가 바람을 따라 닿는 곳에는 좀비들이 경기를 일으키며 물러섰고, 그녀의 걸음이 닿는 거리에는 좀비들이 등을 돌려 달아났다.
좀비 아포칼립스ㅇㄷ?
이 정도면 묵언검객 아포칼립스 아니냐?
아니 어떻게 사람이 좀비를 쫓아내냐고!!
천적관계 실화냐?
어이가 없네 진짜ㅋㅋ
꿀팁> 약점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괜히 좀비 약점을 다 없앤 게 아니었네
덕분에 해응응의 몸에서 풍긴 매화향을 기억한 좀비들은 매화꽃이 피는 거리와 꽃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언젠가 누군가 이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매화스프레이가 좀비퇴치제로 알려질 지경이었다.
3.
좀비사태 10일차.
슬슬 종마로 써먹던 특수좀비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파티원들이 자동시간경과를 선택합니다.(4/5)] [만장일치가 아닙니다.] [시간이 자동으로 경과하지 않습니다.]눈뜨고 있기도 힘든지 좀만 깨어있을라 치면 자동시간경과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저렇게 게으르게 숨만 쉬고 있는 제자들이 간단히 내공을 얻을지도 모른다니. 불합리해요.’
살아남기도 급급한 제자들이 들으면 억울해서 펄쩍 뛸 생각이었다.
식량과 식수가 부족해서 조금이라도 신진대사를 낮춰보려고 겨울잠 자는 곰처럼 잠을 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시간경과가 거절되었습니다.]게으름은 성장의 천적이니.
해응응은 이 철없는 제자들에게 친히 가르침을 내려주기로 결심했다.
‘일어나세요, 차저2호.’
찰싹!
“구우어어엉…”
채찍 대신 주워든 빗자루에 내공을 불어넣자 빗자루의 솔들이 꼿꼿이 솟아올랐다.
피부를 파고드는 강철처럼 날카로운 빗자루 솔이 등판을 후려갈기는 고통에 차저 2호는 고통스럽게 울음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쿵. 쿵.
병귀거인병을 부리듯이 차저를 부리며 좀비들이 장악한 대로변을 거니는 해응응.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채팅창은 진즉에 천하제일드립대회가 열린지 오래였다.
당사자는 그걸 또 좋다고 받아들였다.
‘천마는 뭇 사람의 존경을 받는 지배자는 낯 뜨거운 찬사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했죠.’
한국수산시장의 자존심 도미검객!
거인조련전문가 조련검객!
느슨해진 합방제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하는 좀비검객ㄷㄷ
이게 찬사인지 놀림인지는 헷갈리지만.
생각해보면 천마도 낯뜨거운 칭호다.
도미검객 정도는 차라리 양반이다 싶을 정도로.
‘아닌가? 아님 말고요.’
무심한 감상 속에 빗자루질을 당한 차저 2호가 지나가던 좀비의 뒷덜미를 움켜쥐었다.
휙!
무리를 따라 대로변을 걷다가 갑자기 빌딩으로 내던져진 좀비.
“그르릉!”
사납게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일반좀비의 모습이 썩 기분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기분이 좋지 않았던 차저 2호가 더 크게 입을 벌리며 포효했다.
“구어어어!”
“……그륵. 그륵.”
좀비가 눈알을 굴리더니 차저2호의 살광이 맺힌 눈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빌딩 안으로 터덜터덜 걸어 들어갔다.
ㅋㅋㅋ
ㅋㅋㅋㅋㅋ
좀비 왜 귀여움?
좀무룩..
약육강식의 좀비업계ㅠㅠ
맞고만 살던 차저2호 드디어 기 펴네ㅋㅋㅋ
게임시간으로 삼일 내내 주아영과 수련제자들을 괴롭힌 좀비웨이브.
그 갑작스러운 습격은 이렇게 시작되었으니.
설마 이런 이유로 좀비웨이브가 시작되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제자들이 진상을 알게 되거든 뒷목을 잡고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