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77)
〈 277화 〉 277 니가 왜 육성을 당해
* * *
1.
구름궁전에 내빈으로 머무르는 묵언검객.
밀린 수련을 이어나가는 그녀의 옆에서 구름용은 연신 흡족하게 고개를 주억였다.
“기공과 무술의 수련이라… 아머드 조작술이나 익히는 요즘 것들과 달리 근본이 있구나…….”
“그렇지… 삼재의 근간을 잊지 않아야 태극 뒤에 혼원이 있음을 알 수 있으니… 높은 경지에 미혹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군…….”
“기본에 충실하다고 심화심득의 궁리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군… 사상과 오행, 육합과 칠성, 팔괘와 구궁을 모두 깨우쳤구나…….”
리액션 담당이세요?
손주 재롱 보러 나온 할아버지야?
왜 니들끼리만 알아듣게 이야기해? 왜 니들끼리만 알아듣게 이야기해? 왜 니들끼리만 알아듣게 이야기해?
무알못은 웁니다ㅜㅜ
무술 그거 별거 아닌데? 운기브런치랑 은의환향만 알면 마스터임
크 아 아 악!
무틀딱 주화입마 온다ㅋㅋㅋ
운기조식이랑 금의환향을 저따구로 쓴 거야?
십탱아 니가 사람이야!!
풍 걸릴 것 같애
화는 안 걸림?
불태워버리기 전에 조용히 해라 아가야
이미 불타고 계십니다 선생님
요즘은 염마왕도 방송보냐?ㅋㅋㅋ
엄길동을 차단했던 묵언검객의 혜안 재평가
몇 수 앞을 내다본 거냐고
엄길동도 이러고 싶어서 후원으로 분탕질을 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도 일단은 스트리머이자 방송인. 합방을 한다면 시청자들을 웃기는 일이 그의 의무이기에 최선을 다해 방송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재미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니들이 이해 좀 해줘. 나도 방송 각은 재야 할 거 아니야.”
그래서 접시는 다 닦으셨고?
찌든 때 낀 구름은 다 빠셨고?
보석 보물창고에 수납은 끝나셨고?
끝이 보이지 않는 잡일의 연속!
‘제발 수련 좀 빨리 끝내고 이해찬 제자랑 한판 붙어 무친련아!’
대결을 인질로 잡고 시종일을 시켜먹는 묵언검객의 악질스러운 일과.
차라리 한 번 죽으면 도망칠 수라도 있지 않을까. 엄길동은 차라리 이해찬이 먼저 여길 찾아서 쳐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랬다.
2.
대한철국 아머드태종의 궁궐.
태사부의 전당.
검을 휘두르던 이해찬은 지축이 울리는 소리에 아머드태종이 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궁궐에서 저렇게 요란한 기척을 내고 다니는 아머드는 내 제자밖에 없지.’
거센 바람이 연무장의 흙더미를 밀어내며 큼지막한 아머드가 정자 앞에 한쪽 무릎을 굽히고 몸을 숙이며 고개를 들이밀었다.
황금색으로 도색된 기체는 오직 주상전하에게만 허락된 왕의 상징이니.
역시나 그를 찾아온 이는 아머드태종이었다.
“찾았습니다, 스승님.”
“확실하냐?”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여인이 힉센 공국의 죽음의상인 엄길동의 마차에 탑승했다는 목격담을 확보했습니다.”
“묵언검객이 틀림없군. 목적지는?”
“일이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마차는 모두 구름궁전으로 향하고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름궁전이라면…… 어쩐지 엄길단 녀석들 신이 나있더라니. 골드드래곤의 드래곤레어잖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용살의 위업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스승님께서 도와주신다면 대한철국의 총력을 기울여 기필코 오만한 날짐승을 땅에 처박아보겠습니다.”
“아서라, 이것아. 골드드래곤 하나도 부담되는데 그 마왕검객까지 동시에 상대하라고?”
“스승께서는 그 마왕을 상당히 높이 평가하시는군요. 대한철국의 시조인 이 아머드태종의 저력을 못 믿으시는 겁니까?”
아머드태종에게도 자신감이 넘치는 근거는 있다.
“천년왕국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오래도록 권세를 유지하던 포니왕국도 이 아머드태종의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그래, 그랬었지. 포니왕국의 국왕인 포니조아와 당시 랭킹 1위에 군림하던 전설의유니콘도 반으로 갈라 죽였으니까.”
“제자의 실력을 의심치 않는다면 무엇이 스승님을 심려토록 만드는 겁니까.”
이해찬이 국뽕검사라고 불린다고 현실 파악을 못할 정도로 어리석은 남자는 아니다.
“포니조아의 유니콘은 전설 속의 생물다운 전투력을 보였지. 녀석이 다루던 양자역학적 처녀론에 의한 공격무효화는 분명 대단한 기술이었어.”
“말씀대로입니다. 대한철국의 모든 아머드의 연산력을 빌려오지 않았더라면 이길 수 없는 강적이었습니다.”
“마왕검객은 그런 극강의 기술을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펼쳐내는 괴물이다. 힘을 소진시키지 않으면 그 유니콘조차 단신으로 무찌르겠지.”
마나를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는 만전상태의 묵언검객은 감히 그 누구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괴물이다.
‘묵언검객의 약점 아닌 약점이야 있지만.’
괴물 같은 저력을 발휘하는 마나연공법도 마나가 떨어지면 더는 펼칠 수 없다.
이는 반요곡의 히든레이드보스 토벌전에서 밝혀진 사항.
기력의 소모를 강제하는 기공대결로 유도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승산은 만들 수 있다.
‘하필이면 그런 묵언검객이 세상에서 가장 막대한 마나를 지닌 드래곤의 거처에서 두문분출하고 있다니. 더럽게 꺼림칙하단 말이지.’
자칫 묵언검객이 드래곤의 호의를 사서 마나량의 제한으로부터 해방되거나 마나회복력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버프라도 받는다면.
그때는 정말 국가총동원령을 내리지 않고서는 묵언검객의 제자육성을 막을 방도가 없다.
“그 유니콘을 단신으로…… 심지어 아머드도 없이 홀몸으로 해치울 수 있다니. 스승님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이야기입니다.”
“걱정 마라.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하고 그녀의 검술 여럿을 습득해두었으니. 대항법을 익혀두거든 반드시 도움이 될 거다.”
이해찬은 단 한 번도 반요곡의 묵언검객의 토벌전 감각링크를 피하지 않았다.
마나연공법에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정교함에 밀려 번번이 강제로그아웃을 당하는 신세였지만 검술만큼은 매번 몸으로 숙지했다.
‘그저 검술에 재능이 있을 뿐인 나로서는 당해낼 수 없는 지고의 검술이지만 내 최고의 제자, 아머드태종은 다를 거다.’
묵언검객의 검술과 마나연공법.
그중 검술을 이해찬의 재능으로 따라잡으며, 부족한 마나연공법은 아머드태종의 최신형 기체의 연산력으로 쫓아간다.
스승과 제자.
이해찬과 아머드태종이 합심하여 이룩하는 검투사키우기 랭킹 1위의 저력.
‘악질검객. 네가 드래곤의 궁전에서 무엇을 한들, 시간은 네 편이 아니다. 나 또한 포박이들의 악몽, 악질검사로 악명을 떨친 몸.’
이해찬의 몸을 빌려 묵언검객의 무수한 무공이 재현되기 시작했다.
아머드태종의 무기질적인 의안은 그 무공과 짝을 이루는 마나연공법의 흐름을 이해찬의 사고로부터 읽어내기 시작하니.
“도달했느냐?”
“왕국을 향해 다가오는 허리케인. 이를 상대로 시험해보겠습니다.”
아머드태종은 지상에 상륙하고도 그 기세가 줄지 않은 전령의 분노, 거대한 폭풍을 마주하였다.
창공을 물들이는 거대한 기의 헤일.
막대한 마나가 천애검법의 결전오의를 통해 구현되었을 때.
지상을 초토화시키던 기의 폭풍이 멎었다.
따라잡았다.
처음으로, 그 묵언검객의 저력을.
이해찬의 입가에 감출 수 없는 미소가 어렸다.
3.
구름용의 일과는 언제나 구름처럼 잔잔하다.
해응응을 지켜보거나, 머나먼 어딘가를 지켜보며 그저 모두의 머리 위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것!
작정하고 숨기는 존재감은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엄길동은 제 머리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
“폭풍의 한 갈래가 멎었다.”
“으허헉!”
[바람의 정령의 분노로 시작되었다던 그 폭풍인가요?]“그렇다. 하늘을 뒤덮은 창대한 바람이 흙의 자손들의 힘으로 펼쳐졌으니, 인간의 오만함이 정령을 분노케 하고 인간의 강대함이 분노를 잠재웠구나.”
“이거 이해찬 아니야?”
[그분이 그렇게까지 강했었나요?]해응응은 몰라도 엄길동은 알았다.
이해찬이 얼마나 대단한 녀석인지.
“그놈이 선생님 방송에서는 간간히 후원하면서 한 소리씩 툭툭 던지는 뒷방노인네여도 검투사키우기에서는 랭킹 1위 제자를 둔 괴물입니다.”
“아머드태종… 쇠를 뒤덮은 흙의 자손을 아는가… 무능한 시종치고는 견식이 있구나…….”
“…….”
ㅋㅋㅋ
드래곤쉑 자연스럽게 딜 넣네
약자멸시 멈춰!
“아무튼 놈들이 태풍을 잠재웠다면 모처럼 불었던 새로운 메타의 열풍도 끝나겠군요. 맞서기도 더 어려워졌겠습니다.”
“아머드태종과 맞서려는가… 너희에게는 안된 소식이군… 바람의 정령이 아머드태풍이 일으킨 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아니! 안 그래도 역겨운 쇳덩어리 놈이 정령의 가호까지 받는단 말입니까?!”
불합리하다.
이 쇳덩어리들은 포니들의 천년왕국처럼 인게임 시간으로 천년은 더 우려먹을 작정인가?
“이대로는 저희가 질 겁니다. 구름용님께 도움을 청하셔야 합니다, 묵언검객님!”
먼저 도발을 걸었던 주제에 도발당한 상대에게 패배하는 것보다 추해지기도 쉽지 않다.
이해찬에게 놀림 당하느니 차라리 엄길단에게 마음껏 선을 넘어도 되는 엄길단의 날, 퍼지데이를 하루 더 연장하는 편이 나을 정도의 굴욕!
“역시 소원을 빌고 싶으냐…”
[소원은 아니고 부탁이라면 하나 있어요.]해응응도 엄길동의 절실한 외침에는 약간의 위기감을 느꼈다.
한가하게 수련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대결에서는 이겨야 하지 않겠나.
구름용이 물었다.
“어떤 부탁인지 말해보아라…….”
[저를 육성해주세요.]“?”
“묵언검객님?”
이뇬이 지금 머라는 거임?
?
몰?루
모두의 머리가 갸웃거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