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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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1화 〉 281 뭉게뭉게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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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실의 공력이 20년치 상승했다고 게임 속에서도 20년 치만 상승하는 건 아니다.
게임의 효능이 현실까지 이어지는 내공은 오직 영단과 영능, 상단전을 통해 현실로 전달되는 힘의 총량일 뿐이니.
태양의 정기를 통해 해응응이 받아들인 내공은 도합 1갑자(60년)에 달하는 공력.
현실로 전달된 내공이 20년 치라면 게임 속 신체에 잔류한 내공은 40년 치가 추가로 있다.
[공력 : 42(+40)]현실의 해응응이 지닌 내공은 42년이지만 검투사키우기에 머무르는 동안은 82년.
현실내공도 두 배가 되었지만 거기서 다시 한 번 두 배에 가까운 엄청난 양의 내공이 증가했다.
본래라면 이렇게 많은 내공을 한 번에 받아들이는 행위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내공의 상성이 좋았어요.’
22년에서 82년까지 약 4배의 상승을 이룬 내공.
영약으로 얻은 내공은 마치 불로소득과 같다.
쉽게 얻은 만큼 쉽게 쓰게 된다는 뜻이다.
내공이 부족할 적에는 감히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신묘한 공능을 지닌 황궁무공.
일류의 경지로 낮추어 그 신묘함은 줄었지만 위력만큼은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파괴적인 황궁무공이 검투사키우기의 세계에서 펼쳐졌다.
콰과과과과!
해응응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던 바람이 마치 검 끝에 실린 것처럼 들썩인 직후.
파괴적인 바람이 검로를 뒤따라 아머드무관 셋을 덮쳤다.
[센서가 파괴되었습니다.] [마그넷 코팅이 소실됩니다.] [티타늄 합금 외부장갑이 파괴되었습니다.] [좌완부 동체가 소멸합니다.] [코어 과부하가 감지……] [배리어 생성기가 파괴……] [……] [아머드 4호 신호 소실] [아머드 5호 신호 소실] [아머드 6호 신호 소실]수하들의 기체정보를 제공받던 지휘관용 기체에 탑승했던 정2품 당상관.
병조판서의 직위를 겸직하는 대한철국 군영 최고수뇌부이자 에이스 파일럿의 재능을 겸비한 박춘영의 얼굴에 경악과 공포의 기색이 역력했다.
“일격에 최신형 아머드 세 기가 모두 완파되었다니, 저것이 정녕 맨 몸의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위력이란 말인가?!”
저것은 인간의 탈을 쓴 마왕이다.
상대는 인간이 아닌 마왕이라던 주상전하의 경고를 실감했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으아악! 괴, 괴물이다!”
“죽어어어!”
푸슈슈슈슉!
패닉에 휩싸여 다연장미사일을 발사하고 레이저건을 난사하는 무관 7호.
어쩌면, 하는 희박한 기대는 폭연과 폭음의 너머, 서릿발처럼 차갑게 번뜩이는 검격과 함께 반으로 갈라졌다.
[아머드 7호 신호 소실]“이 자식! 잘도 7호를!!”
“머, 멈춰라! 그런 공격이 통할 상대가..”
양 팔을 한데 모아 고위력의 레이저캐논을 충전하는 3호.
“이미 도망치기에는 늦었습니다.”
“병조판서 나리. 저희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그의 시간을 벌어주고자 전방으로 달려드는 1호와 2호의 기체.
땅울림과 함께 집채만큼 커다랗게 솟구친 기세가 2호의 동체를 양단하고, 1호의 필사적인 돌격을 삽시간에 잘게 토막 내며 무위로 돌렸다.
[아머드 2호 신호 소실] [아머드 1호 신호 소실]와르르르르!
퍼어엉!
동력부까지 반으로 갈라져 폭발하는 2호와 잘게 썰린 슬라이스치즈처럼 무너지는 1호.
그들의 뒤로 충전을 마친 3호의 레이저캐논이 폭발적인 열량을 담은 레이저빔을 쏘아 보냈다.
“해냈다! 직격이야! 보십시오, 병조판서 나리! 제가 동료들의 복수를…”
“아, 아직이다! 출력을 낮추지 마라, 3호! 레이저 너머에서 생명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진심이십니까? 이 정도로 충전한 레이저캐논에 당하면 특대형 이동요새급 아머드의 외부장갑인 오리하르콘도 녹아내린다고요?”
지휘기체보다 스펙이 낮은 3호의 기체에도 뒤늦게 묵언검객의 생명반응이 감지됐다.
마법도 쓰는 개사기 매지컬플라잉 말박이메타 페가수스 검투사들의 투명화 마법을 카운터 치고자 개발된 탐지기가 제 몫을 해냈다.
“도망쳐라, 3호!”
“이미 늦었습니다. 여기서 출력을 낮추면 녀석이 곧바로 반격해올 겁니다.”
“더는 에너지 잔량도 한계이지 않은가! 퇴각에 필요한 에너지를 남기려면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당장 공격을 중지해야 한다!”
“안됩니다. 기체의 동력부를 폭주시키면 순간출력을 높여서 확실하게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무릅써야 할 위험이라면 등 돌려 달아나느니 죽음을 감수하고 맞서겠습니다.”
“멈춰라, 3호! 그러다가는 너까지…”
“그간 신세 많이 졌습니다, 병조판서 나리.”
“3호오오오!”
3호는 통신기에서 들리는 지휘기 0호의 외침을 무시한 채 레버를 당겼다.
적색 경고등과 함께 조작기기 하단에서 등장하는 비상부저.
보호장치를 해제하고 주먹으로 부저를 누르는 순간, 요란한 알림이 울렸다.
[파일럿의 안전을 위해 걸려있던 동력부의 잠금해제를 시도합니다.] [출력한계를 넘길 시, 기체내부의 온도가 상승하며 부품이 녹아 탈출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출력제한의 해제를 원치 않는다면 임계점을 돌파하는 3초 내로 청색 취소버튼을 누르십시오.] [3. 2. 1] [동력부 출력제한이 해제되었습니다.] [파일럿 3호의 무운을 기원합니다.]3호는 씁쓸한 얼굴로 담배를 물었다.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개비 정도는 괜찮지 않은가.
후덥지근한 열기 속에서는 잡히지 않는 라이터를 찾아 헤맬 필요도 없었다.
치이익
뜨겁게 달아오르는 금속질의 기체.
사우나 열탕마냥 뜨겁게 달아오르는 조종석에 담배를 대자 저절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죽기 전의 마지막 한 대는 각별하군…….”
지긋지긋한 계기판의 경고문을 바라보는 대신, 두 눈을 감고 고향의 풍경을 떠올리는 3호.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 농부는 되기 싫다며 저지른 야반도주, 말박이들의 착정알바를 하며 받은 일당으로 검술을 배우던 나날.
대한철국의 개국과 메카닉 적성검사의 합격, 아머드무관 취직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일생이 머릿속으로 펼쳐졌다.
‘뭐지. 나 벌써 죽었나?’
지옥 같은 콕핏 속의 고열 대신 전신으로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과 해방감.
저승도 썩 나쁘지는 않다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뜬 3호.
반으로 갈라진 콕핏 절단면 위에 쪼그려 앉은 마왕이 코앞에서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기겁하며 입을 뻐끔거리는 3호.
그의 입에서 담배가 흘러나오는 그 순간, 마왕의 섬섬옥수가 번개처럼 출수했다.
‘죽는다! 이번에야말로!’
흔들렸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적에는 이미 얼굴을 향해 뻗어오는 손.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하얀 죽음의 손길 앞에서 창백하게 질린 3호. 그는 목이 떨어지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고 바짝 얼어붙었다.
‘무시무시한 솜씨구나. 면전에서 당하고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을 극속의 일격이라니.’
황망함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그의 시야에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마왕의 손에 담배가 들려있는 것이 아닌가.
‘잠깐, 저 담배는 설마…?’
입가로 담배를 가져가는 마왕.
자연스럽게 담배를 들이마시며 연기를 머금더니 입 밖으로 후우─하고 연기를 뿜어낸다.
“어어… 니코틴 함량이 낮은 담배라서…….”
[다음부턴 제대로 된 담배를 피도록 하세요.]멱살이 잡히자마자 파밧 하고 시야가 흔들리더니 바닥 위에 내려앉았다.
멍하니 고개를 들기 무섭게 반으로 갈라진 동력부가 뒤늦게 쪼개지며 폭발에 휩싸이는 아머드 3호의 동체.
시간을 번 보람은 있었는지 다행히도 아머드 0호 대장기는 이미 도망친 모양이었다.
“사, 살아남은 건가……?”
담배의 참맛을 모르는 어설픈 흡연가는 베지 않는다.
마치 제대로 된 흡연가가 되어서 돌아오라는 듯이 자신만을 살려두고 유유히 사라진 마왕검객의 모습에 3호는 생각했다.
오늘부터는 무조건 금연에 무관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살겠다고.
2.
초토화 된 아머드 기체들과 불타오르는 초목, 솟아오르는 연기들.
지옥도의 한 장면처럼 변한 필드 위, 부러진 나무둥치 밑에서 기어 나온 엄길동은 묵언검객이 만든 광경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합방 여기까지만 할까?”
ㅋㅋㅋㅋㅋ
네가 선택한 합방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응 늦었어 벌써 뒤에 묵언검객 왔어^^
[시시한 적이었어요]적장의 목이라도 던지듯이 아머드의 머리통을 나무둥치 앞에 쿵 내려놓는 묵언검객.
흡연검객 떴다!!
일진검객ㄷㄷ
그래서 귀 쫑긋 어떻게 한 건데!!
불타오르는 채팅창에 엄길동이 두려움을 밀어내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저 선생님? 혹시 담배 피셨어요?”
[아니요.]“아 뭐야. 시청자들이 장난치는 거죠? 난 또 뭐라고. 하하. 하긴 여캠이 담배를 필 리가 없지.”
[니코틴 1mg은 담배라고 치지 않아요.]“완전 골초잖아!”
묵언검객은 골초 이전에 십상남자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떠올렸다.
[가질래요?]“저 담배 안 피거든요?!”
아득바득 내지르는 외침에 흐음, 하고 턱에 손을 받치며 엄길동을 향해 고개를 내미는 해응응.
“뭐, 뭐요? 담배 안 펴서 불만이라도 있어요?”
[그냥, 조금 의외구나 싶어서요.]마치 순진한 남자를 놀리듯이 어른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담배갑을 한 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던 해응응. 그녀가 휘릭 담배갑을 뒤집어 내밀었다.
“……갑자기?”
이런 바보같은 권유는 거절해야 하는데, 왠지 모르게 뭉게뭉게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감정에 입이 열리질 않는 엄길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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