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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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5화 〉 285 묵언검객 토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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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드보스 구름용 아지사하브.
천재지변 급의 공세를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는 구름용의 위험도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심히 부담스러웠지만, 다행히도 약점이 있었다.
용들의 유일무이한 약점인 새끼용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보호본능!
“진짜 무서운 인간이야. 구름용에게 진심으로 새끼용 취급을 당할 정도로 강하다니.”
용의 제자가 된 인간이 해응응이 최초는 아니지만, 저만한 비호를 받는 건 최초였다.
앞서 제자가 되었던 플레이어는 부족한 재능과 느린 성장속도로 인해 실망을 사고 진즉에 제자자격을 박탈당했던 것!
그런 점에서 구름용이 죽음을 각오하고 포화를 몸으로 견뎌내는 일은 정말 섬뜩했다.
“며칠만 더 늦었더라면 용에게도 인정받은 무친련이 무슨 힘을 전수받았을지 몰랐겠지?”
ㅇㅈ
마왕검객은 오늘 죽어야해!
용사가 되어라, 이해찬!
오늘만 허락하는 겁니다
악질마왕을 죽이고 우리의 원한을 갚아줘!
그래도 토벌전은 성공했다.
구름용이 끝나면 다음은 묵언검객이다.
압도적인 수의 폭력 앞에서는 월드보스도, 천하의 묵언검객도 별 수 없을 터.
“급보입니다! 일선에서 엄청난 속도로 아군 기체들의 신호가 끊기고 있습니다!”
“구름용의 발악인가?”
“아닙니다! 구름용과는 별개의… 헉! 주, 중계기 바로 위에 녀석이─”
치지직. 뚝.
“…이런 짓을 저지를 인간은 묵언검객 한 명밖에 없겠지. 진짜 실화냐. 맨 몸으로 공중에서 기체들을 격추시키고 다닌다고?”
비겁하게 하늘을 나는 말박이 페가수스 메타 시절에도 이 정도로 아머드들이 쓸려나가는 사태는 없었다.
포니왕국의 지배자 포니조아와 결투장 밖에서 비공식 전쟁을 치를 적에도 겪어보지 못한 무시무시한 격추스피드다.
“현시각 부로 미확인 식별코드를 AZ001을 코드네임 마왕검객으로 명명! 마왕검객의 도약거리 밖에서 철저하게 포격전으로 이행한다!”
기체를 넘나들며 격추시킨다면 우선 공중에서 발을 묶고 추락시키면 그만이다.
신속한 판단과 재빠른 지휘로 묵언검객을 궁지로 몰아넣을 지시를 내린 이해찬!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끼기도 잠시, 그의 지시를 무시하는 기체들이 묵언검객에게 접근했다.
“접근하지 말라니깐! 내 말 안 들려?!”
“시끄러! 그런 뻔지르르한 말로 우릴 구경만 하게 만들고 묵언검객을 죽일 작정이면서!”
“악질 스트리머에게 속는 건 묵언검객만으로도 충분해!”
“우리 인면지주단을 우습게보지 말라고.”
“착한 스트리머는 죽은 스트리머뿐이다!”
착스죽스ㅋㅋㅋ
뿌리 깊은 불신ㅋㅋㅋ
무엇이 저들을 저런 괴물로 만들었을까요
묵언검객의 비인간적인 휴뱅주기죠 야팔
시참이벤트 괜히 열었죠? 말 안 듣고 트롤링 시작하죠? 벌써 열 받죠?
“아 진짜 열 받네!”
이해찬의 예상대로 거리를 좁힌 기체들이 순식간에 징검다리가 되며 팔다리가 와장창 떨어져나가며 연달아 [SIGNAL LOST] 표식이 떴다.
13기의 기체가 1기만 남고 우르르 격추되기까지는 고작 20초도 채 지나지 않았다.
“어 잠깐, 잠깐만. 마왕검객 신호가 끊겼는데?”
Hoxy?
이걸 인면지주단이 해냈다고?
자폭특공성공?
기대를 품기도 잠시.
살아남은 1기의 기체가 돌연 빔소드를 뽑아들더니 근방의 다른 기체를 베어 넘겼다.
“아아악 살려줘!”
“마왕검객이 인면지주단 기체를 탈환했다!”
“저 검, 우리가 아는 빔소드가 아니야!”
맨 몸이어도 무서운 무친련이 아머드에 탑승했다. 그것도 빔소드까지 입수했으니, 이해찬은 벌써부터 눈앞이 암담해졌다.
2.
아머드에 탑승하면 더욱 강해질 거라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해응응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인터페이스 조작을…] [자동관제사격에 의한 조준보정이…] [수동조작을 희망할 시 레버를…]까다롭기 그지없는 조종석의 안내문구들. 파일럿의 편리한 전투를 위해 제공되는 다양한 기능들은 도리어 해응응을 혼란시켰다.
‘신체를 다루는 감각으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조작법을 숙지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대한철국에서 파일럿들이 괜히 우대하며 엄선된 파일럿들에게만 아머드무관의 지위를 허락하며 기체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구름의 색과 뇌전의 번뜩임을 품은 기체들의 사이로 날아드는 탄막과 굵은 레이저빔은 또 어떠한가.
모든 것이 생소하고 생경한 전장.
[플라즈마 탄이 스쳤습니다.] [배리어의 잔량이 0.1% 감소합니다.(81.4%)] [난기류에 기체가 극심하게 흔들립니다.]강철의 거인, 낯선 몸의 아머드.
철과 기계로 이루어진 몸을 자신의 수족처럼 다루고자 내공을 더욱 넓게 펼치며 기체 전체를 파악해본다.
그런 시도로도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부품과 깨닫지 못한 작동원리가 작지만 커다란 오차를 만들며 피탄을 허용했다.
“묵언검객이 공격에 당하고 있어.”
“아머드를 조작해도 완벽하지는 않은 건가?”
“좋아, 이대로 화력전으로 말려죽이자!”
약점을 발견한 기체들도 집요하게 공세를 퍼부으며 그녀가 기체에 적응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끝장을 내려 든다.
[외부교신이 연결됩니다.]“이런,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어떻게 된 사람이 아머드에 들어가니까 전투력이 더 낮아져요?”
엄길동.
그가 다급한 얼굴로 해응응의 주변에서 방패를 펼치며 시간을 벌었다.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필요한 기능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도 잘 아는 건 아니니까 너무 뭐라고 하지는 말아요!”
끄덕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해응응.
“우선 오른손에 잡히는 조이스틱에서 2 4 5번 스위치 동시에 눌러서 인터페이스 호출하세요.”
“……”
“스틱 움직여서 커서 조정하고 엄지로 스위치 누르면 확인이에요. 움직임 제어, 조준보정, 자동전투기능은 전부 해제하세요!”
“……”
“좋아요. 다음은 장비경량화에요. 미사일은 하나도 못쓰는데 그냥 다 갖다버려요. 그거 아머드 안에서 유폭 일어나면 님만 손해야.”
“……”
“관절가동범위랑 파츠 이해 안 되는 거 있으면 다 적어요. 속성으로 빠르게 알려줄 테니까.”
활짝 열린 장갑 아래로 와르르 쏟아지는 온갖 화기와 미사일 장비들.
[전투보조기능을 모두 해제합니다.] [기체가 100% 수동조작으로 움직입니다.] [모든 화력장비를 장착해제 합니다.] [기체의 기동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기체의 가동범위와 기능을 이해합니다.] [기체의 운동성을 체화하기 시작합니다.]빠르게 떠오르는 인터페이스.
이를 모두 숙지하는 사이, 너덜너덜해진 방패와 구멍투성이 배리어가 동시에 파괴되며 엄길동의 기체가 포화에 휩쓸렸다.
“다 배웠으면… 이제 한방 보여줘요. 내 몫까지 다 조져버리라고요. 알겠죠?”
씨익 웃으며 엄지를 들어올리는 엄길동.
그의 모습을 담은 외부교신이 끊겼다.
엄길동이 죽었다.
그것이 현실에서의 죽음이 아니라는 건 그녀도 이해하고 있다.
“으하하! 엄길동을 잡았다!”
“그 인간한테도 포상금 걸려있던가?”
“없는데?”
“뭐? 이거 완전 개털이잖아!”
“병신. 그러게 화력 좀 적당히 투사하지.”
엄길동의 죽음 따윈 아무런 가치도 없다며 무시하는 토벌군의 비웃음.
성격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에게만큼은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이 되어주었던 조력자가 죽음마저 조롱당하고 있다.
그 사실에 분노하지 않는다면 무엇에 분노할 수 있는가.
“어? 잠깐, 묵언검객 기체가 사라졌어!”
“…그 잠깐 사이에?”
“으아악!!”
“찾았다!”
“이런 미친. 저 인간, 지금 미사일을 밟고 있어?”
전장을 수놓는 수많은 미사일들.
그중 하나의 위에 거대한 아머드의 동체로 발을 딛고 선 묵언검객의 기체가 흐릿해진다.
콰앙!
강한 압력에 폭발하는 미사일.
그 폭발과 소음에 돌아간 시선을 아차하며 되돌렸을 때에는, 이미 그들의 사이로 파고든 묵언검객의 기체가 동체 셋을 연달아 베었다.
[아머드 822호 신호 소실] [아머드 825호 신호 소실] [아머드 827호 신호 소실]“어, 어디야!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고 있기에 식별도 불가능한 건데!”
“열 감지 탐지기를 써, 이 멍청아!”
“안 돼, 저 인간 구름용이랑 같은 전술까지 써먹고 있어! 구름 사이에 숨어서 기체의 열에너지를 감추고 있다고!”
포화와 섬광이 오가는 전장의 한 구역에서 찾아온 불길한 침묵.
목표를 잃고 두려움에 가득 차 사방을 정신없이 돌아보며 총구를 겨누던 아머드들의 위로 훅 하고 묵언검객의 기체가 떨어졌다.
쾅!
[아머드 833호 신호 소실]“자유낙하가동?!”
“이런, 당했다! 833호 주변에서 당장 물러서!”
“안 돼, 떨쳐낼 수가 없.. 아아악!”
“저게 정말로 우리랑 같은 보급형 기체인가? 가속력이 장난이 아니잖아!”
“거짓말. 묵언검객도 우리랑 같은 3세대 보급형 지원기체를 쓰고 있잖아! 동일출력에 동일성능의 기체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수는 없다고!”
화력을 포기하고 기동력과 운동성에 모든 스펙을 집중시킨다.
탄환을 막을 일 자체를 만들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더 빠른 움직임과 기습에 사용하는 그녀의 전투는 일개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으니.
가까스로 묵언검객의 습격에서 벗어난 기체 몇 기가 사지 중 하나 이상을 잃은 채로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모두 물러서라. 여기는 우리가 맡겠다.”
그런 이들의 앞으로 한 무리의 경무장 아머드들이 대신 나섰다.
“너희라고 다를 것 같아?! 상대는 그 묵언검객이라고!”
“다를 거다. 우리들은 이런 전쟁 따위, 저쪽 우주에서 질리도록 경험해왔으니까.”
“헉! 저 선두기체, 머리 위의 닉네임을 봐!”
패잔병 플레이어들이 선두기체의 닉네임을 읽고 깜짝 놀랐다.
“엄길동의오른팔!”
“저 녀석, 잘못된 토토로 파산해서 노예선에 갇혀 지낸다던 놈 아니었나?”
“우주투기장에 노예투사로 팔렸다던 소식을 들은 게 마지막이었는데.”
“지난 번 우주전쟁에서 투기장 소속 기체를 이끌고 참전해서 공을 세우고 포인트를 떼거지로 벌었다는 소문을 들었어. 저 녀석, 인면지주단의 에이스라던데?”
“오오, 에이스파일럿!”
총포가 아닌 묵언검객과 같은 빔소드를 든 엄길동의오른팔.
그의 등장에 전장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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