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91)
〈 291화 〉 291 안 먹느니만 못한 계륵
* * *
1.
[심각한 정신적 외상이 감지되었습니다.] [강제로그아웃까지 카운트다운 10초] [10, 9, 8…] […2, 1, 0] [일정시간 내에 정신을 안정시키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강제로그아웃 되었습니다.]백목귀의 힘을 빼앗고자 의도적으로 정신오염을 허용했을 때에도 당하지 않았던 강제로그아웃을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당했다.
“누가 캡슐 뚜껑 좀 열어봐!”
“제 치료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어요.”
걱정 어린 목소리들.
잠시 후, 캡슐이 외부에서 강제로 열렸다.
“괜찮아?”
물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이소혜.
“잠시 실례할게요.”
손목을 잡고 상태를 진단하는 성녀 이브.
“어때요? 언니 많이 충격 받으셨어요? 어디 아픈 건 아니죠?”
이브의 뒤로 걱정스레 고개를 내밀며 살펴보는 마크2와 어느새 달려온 주아영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뒤에야 진단을 마친 이브가 손끝으로 하얀 빛을 내뿜으며 해응응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덥썩.
저 힘은 수명을 깎는 힘.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해응응의 모습에 이브가 미소를 지으며 능력발현을 해제했다.
[미안해요, 이브.]“별 말씀을. 제가 졌던 신세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걸요.”
[방심했어요.]해응응은 몇 번이고 펜을 쥐었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그녀가 뒷말을 적을 수 있던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제 적수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누구도 위협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눈앞에서 스승님이 돌아가셨어요.]이소혜가 맥 빠진 얼굴로 핀잔을 주었다.
“이해찬이 그 게임을 몇 년이나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100위 내에서도 살아남은 랭커보다 죽은 랭커들이 훨씬 더 많던데.”
[제가 지는 게 당연했다고요?]“솔직히 살아남은 것도 기적이었지. 한 게임에서 다년간 축적된 기술과 전력이 총동원된 공세에서 갓 시작한 뉴비가 살아남은 거잖아.”
그래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해응응.
그녀의 손을 주아영이 잡아주었다.
“언니… 반요곡으로 치면 이제 막 쉬움난이도 적기사를 잡은 뉴비가 대요괴 세력의 총공세로부터 살아남은 수준의 기적이에요…….”
해응응은 그제야 실감했다.
한 게임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스트리머에게 그 게임에서 적대하는 행위가 얼마나 무모했는지.
구름용 아지사하브, 가상세계의 스승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찬을 얕보았다.
그렇기에 진지하게 그의 공세를 분쇄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아지사하브의 호의에 지나치게 기대었다.
그녀가 그의 제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강함을 믿는다며 무작정 의지하려 들지 않았더라면 월드보스 토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밖에도 그녀의 편에 선 시청자들이 얼마나 많이 죽음을 당했던가.
모든 일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잊고 있었어요. 제 안의 가장 오래된 분노를.’
모든 복수를 마치고 그저 현대로 돌아와 안온한 나날을 보내왔던 그녀. 그녀가 지난 일 년여 간 잊고 지냈던 무림비망록의 나날들을.
‘이해찬. 당신은 제게 원한을 만들었죠.’
복수. 무림비망록에서 가장 오랜 시간 그녀가 검을 쥐게 만들었던 원동력.
신검일후가 아닌 자화요녀로 불릴 적의 해응응.
무림 전역을 떠돌아다니며 지도에도 없는 전인미답의 비경을 헤매던 시절의 그녀를.
‘후회하게 해주겠어요. 제게 원한을 산 것을.’
해응응은 맹세했다. 자신의 스승을 눈앞에서 살해한 이해찬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2.
[거대한 구름을 집어삼키며 현현한 구름용을 토벌해낸 한국의 소드마스터 이해찬][186] [월드보스 토벌전과 묵언검객 토벌전을 동시에 진행한 무모한 남자의 최후][277] [국가파산 직전까지 총동원령을 벌인 독재자가 전쟁에서 승리했다? 한국인이 히틀러가 되면 벌어지는 일][1025]미쳐버린 어그로의 제목과 늘어나는 댓글, 조회수, 추천과 후원의 향연.
“으랴아아아!! 거봐, 내가 뭐랬어? 할 수 있다고 했잖아! 다른 곳에서라면 몰라도 이 검투사키우기에서만큼은 절대로 질 수 없지!”
이해찬! 이해찬! 이해찬!
이걸 이기네ㄷㄷㄷㄷㄷ
킹갓엠페러에이션트레전드국뽕검사 이해찬!
레전‘드’? 드래곤 슬레이어
슬레이‘어’? 어질어질
어질어‘질’? 질산베릴륨
륨 시발아
끝말잇기 치트키 쓰네ㅅㅂ
엄길동 죽어!!
이미 죽은 스트리머입니다
아ㅋㅋ; 지송ㅎ
축제가 벌어진 채팅창.
이해찬은 앞으로 떡상할 미래를 생각하며 기쁨에 벅차올랐다.
묵언검객을 발굴해낸 이후로 어떻게든 그 덕 한 번 보겠다고 합방각을 재던 어느 날, 우연찮게 현실에서 마주쳤던 이후.
인터뷰 방송뿐만 아니라 현실합방도 꼭 하고 싶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비록 그가 원하던 합방과는 정 반대되는 토벌전 컨텐츠가 되고 말았지만, 그가 원하던 수준의 수혜는 톡톡히 얻어낼 수 있었다.
[이 기체는 이제 제 껍니다] [이해찬은 화력파츠 비용을 지불하라! 지불하라!] [묵언검객이랑 3초 붙었다가 박살 난 아머드 보여준다. 수리비 개깝놀 주의]이해찬의 인기에 편승한 스트리머들도 이런저런 관련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저들이 아니었다면 이해찬도 토벌에 성공할 수 없었다.
“형 존나 대박났어.”
“아 애태우지 말고 빨리 말해봐. 조회수 얼마나 나왔는데.”
“영상 세 개 조회수 합치니까 3500만이야.”
브이튜브 광고단가가 얼마였더라?
이번에 메가히트 치기 전에는 일일 조회수가 백만에 영상 하나 당 4천만 원 정도를 땡겼으니까… 35배로 치면 14억.
영상 한 편당 평균으로는 4억 6667만원.
“미쳤네.”
돈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로 형편이 넉넉한 이해찬에게도 억 소리가 나는 수익이 매일 들어오는 브이튜브는 정말 대단한 성장세였다.
정상급 스트리머들의 평상시 수익이 얼마나 대단한지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분!
“근데 형 뒷감당은 어쩌려고 그래?”
“뒷감당? 에이. 그 인간이랑 친분이 없는 것도 아니고 현실에서 같이 몬스터웨이브도 넘기고 그랬는데. 설마 현피를 뜨러 오겠어?”
“혹시 모르니까 유서부터 쓰자. 죽으면 편집자에게 저 이해찬의 모든 재산을 물려줌.”
“응 아니야. 범인은 편집자라고 쓸 거야.”
실없는 대화를 나누다가 통화를 끊었다.
내일부터는 먹방이나 때려야지.
존나 맛있는 음식만 먹고 플렉스하면서 그걸로 또 돈을 벌면 얼마나 인생이 즐거울까?
방송 날로 먹을 생각에 군침이 싹 도는 이해찬.
그가 입맛을 다시던 그때, 돌연 스크린폰이 지잉 지잉 울리기 시작했다.
하도 진동이 연달아 울려서 처음엔 전화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메시지였다.
마징가젯트(아머드무관77호) : 형 ㅈ됐어 검투사키우기 빨리 접속해!
택권브이(아머드무관84호) : 형 나 어떡해? 묵언검객이 내 기체 뺏어갔어ㅠㅠㅠ
메카소녀(극동지부 아머드공장 총괄담당자) : 해찬님! 묵언검객의 부하들이 조직적으로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아머드를 노리고 있어요!
인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긴 플레이어들이 보내는 급보였다.
“아니, 이 인간이 진짜! 아직도 포기 안했어?!”
기겁하며 검투사키우기에 접속한 이해찬을 기다리는 것은 피해보고현황이었다.
아머드 무관, 보급형 아머드 순찰대, 아머드 생산공장, 아주 골고루 습격하고 알차게 털고 철저하게 부수고도 다녔다.
0 자릿수를 세기 무서울 정도로 끔찍한 적자가 적힌 보고서를 신경질적으로 닫았다.
“당장 추격대 편성해!”
“스승님. 묵언검객의 전투력은 일반 기체들로는 상대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가 직접 가야겠군. 드래곤하트는 어때. 에너지 제어는 성공했나?”
“0.3%만 간신히 통제에 성공했습니다.”
“미치겠네.”
꿈같던 현실이 지나니 악몽 같은 가상세계가 시작되었다.
짧은 승리에 만족할 새도 없이 시작되는 묵언검객의 게릴라전.
직접 잡기도 부담스러운데 심지어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곧바로 빼앗은 기체를 폭파시키고 종적을 감춘다.
이럴 거면 차라리 지는 게 나았겠다ㅋㅋㅋ
적자 돌았네
파산이야 파산!
오죽하면 드래곤하트를 얻고도 5세대 아머드 개발일정이 지연되고, 아머드태종의 스펙 업 하나에 예산이 한계에 달하겠나.
“묵언검객은 몰라도 그 밑에 따라다니는 부하들은 잡을 수 있을 거 아냐!”
“그자들도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지난 토벌전에서 사망한 랭커들의 랭킹칭호를 묵언검객에게 수여받으며 랭커버프를 지닌 적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씨. 그게 또 그렇게 되나?”
랭킹칭호는 본인이 보유한 가장 높은 랭킹의 효과만 적용된다.
남는 랭킹은 자연히 주변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다른 이에게 돈을 주고 판다.
값비싼 랭킹칭호를 선뜻 양보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는 흔치 않기에 보통은 돈으로 매매되는 칭호이지만 묵언검객은 달랐다.
“돈 주고 매수한 거면 내가 매입해봐야겠다.”
이해찬 본인이야 제 한 몸 건사하면서 몸 사릴 자신은 있다.
칭호를 전부 수거해서 자신이 들고 있으면 묵언검객의 부하들이 랭킹칭호 보너스를 받을 걱정은 줄어들지 않겠는가.
이해찬 : 말만 하세요. 가격은 높게 쳐드릴게.
엄길동의오른팔 : 꺼져라, 악의 수괴여!
사과받기좋아하는사람 : 푸풉~ 겨우 돈 따위로 매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허접♡ 발상이 빈약해♡
“아니 이걸 판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
우리 직원들은 돈 안주면 일도 안 하는데.
묵언검객과 부하들의 신뢰관계가 미치도록 부러운 이해찬이었다.
하지만 그런 속편한 걱정은 시작에 불과했으니.
사장님! 습격이에요!(오후 10시 00분)
여기 좀 도와주세요!(오전 01시 15분)
이해찬님! 북부공장지대가 묵언검객의 특공대에 파괴되고 있습니다!(오전 04시 22분)
……(오전09시37분)
……(오후02시51분)
…(오후06시44분)
“잠 좀 자자 무친련아!!”
낮밤 없는 무제한 게릴라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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